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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64화)
작성일 : 19-11-07 21:47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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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

 

  “혹시 우리 그룹과 관련 있는 회사인지 모르지만……. 우리 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만 해도 자그마치 4만개가 넘습니다. 그 많은 회사를 다 알지도 못하지만......”

  민 반장이 자신의 말에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박 실장이 부연의 말을 했다.

  “제 위치가 되면 그 회사들과 일일이 알 필요도 없습니다. 개중에는 나와 인사만 나눈 정도인데도 마치 나와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내 이름만 팔고 다녀 제가 황당했던 경우도 여러 번 있었죠.”

  박 실장의 말이 길었다. 제 발이 저린 탓이었다.

  “그러시겠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잘 기억 좀 해보시죠.”

  민 반장이 눈치도 없는 사람처럼 다시 한 번 기억을 재촉을 하자 박 실장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더니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흔들더니 다시 엄 차장을 찾는다.

  “이봐! 엄 차장? 외주관리부서에 연락해서 유림실업이란 회사에 대해 좀 알아봐줘.”

  박두희가 일부러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봤다. 황금색 손목시계는 한 눈에 봐도 명품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만 가달라는 표시였다. 그러나 민 반장은 여기에서 일어 설수는 없었다. 아마 오늘이 아니면 더 이상 박두희를 만날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것을 잘 아는 민 반장은 나가기 전에 박두희에게 확인을 해야 할 것이 있었다.

 

  “바쁘신 분을 이렇게 잡고 있어 미안합니다. 빨리 끝내고 가도록 하죠. 마지막으로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박 실장님. 왜 장필수를 죽였습니까? 그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죽인 겁니까?”

  민 반장의 이 질문에는 당당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던 박 실장도 당황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박 실장은 금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내가 무슨 이유로 장필수를 죽입니까? 그래도 공무를 집행하시는 반장님이라 체면을 생각해서 시간을 내 줬더니…….”

  말을 마친 박두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민 반장과 차 형사가 들으라는 듯 분명한 목소리였다.

  “이래서 가진 것 없는 자들에게 선심은 오해를 불러온다니까. 자기들이 찬 완장이 무소불위의 힘이라도 가진 줄 아나보군......”

  “박 실장님. 오해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완장의 힘을 믿고 그런 것 아닙니다. 우리가 수사를 하다 나온 단서가 아무래도 박 실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미리 귀띔을 드린 겁니다.”

  박두희가 돌아섰다. 그리고 민 반장을 뚫어지게 노려봤다. 표정의 변화는 없었지만 아마도 머릿속은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복잡할 것 같았다.

  “민 반장님……. 증거를 가지고 있기나 합니까? 솔직히 아무것도 손에 쥔 것이 없죠? 그냥 조자룡 헌 칼 쓰듯 휘두르다 보면 걸려드는 것이 있겠지 하는 마음인 것 같은데……. 그건 하수들이나 쓰는 방법이죠. 오늘 일은 분명히 경찰청장에게 항의할겁니다. 나가는 문은 어딘지 아시죠?”

  그러나 그런 박두희의 협박에 주눅이 들 민 반장이 아니었다.

  “아이구……. 이거 큰일 났네. 청장님에게 또 혼나게 생겼네. 아무튼 오늘은 그냥 돌아갑니다만……. 박 실장님! 다음에 저를 만나게 될 때에는 박 실장님도 미리 준비를 해 두셔야 할 겁니다.”

  민 반장의 마지막 말은 박두희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처음과는 달리 얼굴색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그러나 아직도 자기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큰 목소리로 두 사람에게 소리쳤다.

  “당신들 뭐야? 당신들 누구한테 사주 받고 지금 이런 짓 하는 거야? 오늘 여기에 온 것 당신 청장도 알고 있는 거야?”

  박 실장이 갑갑하다는 듯이 넥타이를 약간 풀렀다. 그래도 모자랐는지 커프스링크를 풀러 책상위로 내 던졌다.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마름모꼴 커프스링크에 햇살에 비쳐 작은 무지개를 만들었다.

  “아이구……. 박 실장님 진정하세요. 우리가 뭐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겠습니까? 일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거죠.”

  민 반장이 두 손으로 사래까지 쳐 가면서 해명을 했지만 그런 민 반장의 행동과 차림이 오히려 더 박두희의 열을 올리게 만들었다. 매일 자기가 내려다보던 개미 같은 인간이 이제 자기를 물은 것이다.

  “알았으니까 지금 바로 나가주시죠! 제가 선약이 있어 지금 나가봐야 됩니다.”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터폰을 신경질적으로 눌렀다.

  “이봐!! 엄 차장!!! 미팅 약속 시간이 됐으면 준비됐다고 보고해야 되잖아!”

  엄 차장이 놀란 표정으로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리고 사무실 분위기를 눈치 채고 얼른 민 반장에게 말을 건넸다.

  “죄송합니다. 지금 외국 손님들하고 미팅이 잡혀 있어 바로 실장님께서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만 돌아가시죠. 실장님! 차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더 이상 있어봤자 나올 것도 없을 것 같았고 이미 확인하고 싶은 사항은 다 확인한 민 반장이 굳어 있는 엄 차장의 얼굴을 보고 싱긋 웃음을 지어 보이며 한 손을 들어 보였다. 괜한 엄 차장만 힘들게 할 필요는 없었다.

  “박 실장님……. 너무 시간 빼앗아 죄송했습니다. 협조에 감사드리고 혹시 수사를 하다 막히는 것이 있으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민 반장이 박 실장의 비위를 건드렸다.

  “제게 연락 할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빨리 범인이나 잡으세요. 그러라고 우리가 세금을 내는 것 아닙니까? 식충이들처럼 세금이나 축내지 마시고……. 댁들이 해야 할 일이나 똑바로 하세요.”

  박 실장이 분을 못 이겨 얼굴을 붉히면서도 감정을 누르며 억지로 차분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참! 이제야 생각났는데?”

  사무실을 나서던 민 반장이 발걸음을 멈추며 박 실장에게 물었다.

  “아까는 분명히 유림실업을 모른다고 하더니……. 어떻게 죽은 장필수를 아십니까?”

  민 반장의 말에 박두희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졌다. 엄 차장이 얼른 민 반장의 팔을 잡아끌며 문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사무실을 나가자 박 실장은 부아가 도졌다.

  형사들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았다. 멍청하게 보았던 형사들에게 자기의 속내를 들킨 것이 못내 부아가 났다. 아직 확실한 증거나 단서를 찾지는 못한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더 깊숙이 실체에 다가선 것은 분명해 보였다.

  장필수의 죽음을 곧바로 자기와 연결시킬 정도라면 지금처럼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경찰들의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일부러 탑차에 오토바이를 싣고 현장까지 가는 방법을 쓰기도 했고, 일부러 어떤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오른손 포수단’이란 없는 조직까지 만들어 흘렸는데도 기대만큼 효과적이질 못했다.

  박 실장은 마음이 급해졌다. 형사들이 계속 저렇게 설치고 다닌다면 조만간 모든 일들이 드러날 것 같았다. 요즘은 차 회장의 눈치를 살피는 일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이제 강력계 형사들까지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어디에서부터 일이 이렇게 꼬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행인 것은 유일하게 남은 사건의 증거인 김선호를 아직은 경찰에서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박 실장은 그들보다 빨리 선호를 찾아내 없애는 것만이 자신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박 실장은 잠시 창밖을 주시하다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민 반장은 차 형사와 사무실을 나왔다.

  오후 햇살이 대승그룹 사옥을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민 반장이 도로에서 사옥 꼭대기를 올려다보았지만 햇살에 반사가 되어 눈이 부실 뿐 49층은 보이지도 않았다. 어쩌면 애당초 49층은 민 반장의 세계에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높은 곳을 선호했다. 높은 곳은 그만큼 신神과 가까울 것이란 생각과 높을수록 자신들의 권위와 신분이 높아진다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런 믿음은 변하질 않았다. 대부분의 회장이나 사장들의 사무실이 사옥 맨 꼭대기 층에 있는 것도, 전망 좋은 팬트하우스가 인기 있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차 형사가 볼 때 어땠어?”

  “우리 작전대로 잘 된 것 같습니다. 박 실장이 부인은 했지만 얼굴 표정이며 하는 행동이 사실을 고백한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 이제 뱀 꼬리를 밟았으니 저 능구렁이 같은 작자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하군.”

  “범인은 김선호가 확실한 건거죠? 박 실장이 범행을 지시했고.”

  “지금까지 정황상으로는 그런 것 같은데……. 아직도 안 풀리는 것이 있어. 김선호는 왜 박 실장의 지시를 따랐던 걸까?”

  “돈 때문이 아닐까요?”

  “돈?”

  “대부분의 범죄는 결국 돈 때문에 벌어지잖습니까?”

  차 형사가 단정적으로 말했다. 맞는 말이었지만 이번 사건은 돈 때문이 아닐 거란 느낌이 들었다. 김선호를 알지도 못하고 본적도 없었지만 민 반장은 그가 돈 때문에 청부 살인을 할 사람 같지는 않았다. 물론 그것은 민 반장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럼 김선호는 어떻게 박 실장하고 알게 된 걸까?”

  “글쎄요. 죽은 장필수가 소개 시켜 준 것 아닐까요?”

  “장필수의 소개라…….”

  민 반장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 반장이 사무실로 들어와 점퍼를 벗기가 무섭게 김미림 순경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서장님이 반장님 들어오시는 대로 올라오시랍니다.”

  “왜?”

  “저야 모르죠……. 두 분이 사랑싸움이라도 하시나보죠.”

  김 순경이 빙그레 웃으며 놀렸다.

  “사랑싸움? 어이구야…….”

  김 순경의 농담에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맞장구를 치며 서장실로 올라 간 민 반장이 한참이 지난 뒤 잔뜩 찌푸린 얼굴로 돌아왔다. 강력계 형사들이 슬그머니 하나 둘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민 반장의 얼굴 표정이 찌푸려져 있을 때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괜한 불똥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차 형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하자 민 반장이 불러 세웠다.

  “야! 홍석아!”

  민 반장이 차 형사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만큼 마음이 착잡하다는 의미였다. 차 형사가 뭉그적거리며 민 반장의 책상 옆으로 다가갔다.

  “그 여우같은 박 실장 놈이 벌써 손을 쓴 것 같다. 아마 위에서 보고도 없이 불법적으로 수사를 한다고 한바탕 난리를 쳤나 보더라. 서장이 자기 진급 막으려고 아예 대놓고 개긴다고 펄펄뛰며 당장 수사 그만 두란다. 이걸 어쩌면 좋으냐? 밖에서도 방해를 하고 안에서도 들볶으니…….”

  민 반장의 얼굴 표정은 말과는 달리 그다지 심각해하지 않았다. 차 형사가 씩 웃으며 대꾸했다.

  “뭘 어쩌면 좋습니까? 서장님 진급 시켜 드리면 되죠. 이번 사건 잘 해결하면 진급은 따 논 당상 아닙니까?”

  “그렇지?”

  민 반장이 굳은 얼굴을 펴며 빙긋 웃었다. 차 형사는 민 반장의 저런 모습이 좋았다. 저럴 때에는 상사라기보다는 형 같은 느낌을 줬다. 덩달아 차 형사의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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