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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긋나다
작가 : 야차
작품등록일 : 2019.11.7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 버려지기만 했던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다. 사랑도 인생도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교감되는 타이밍. 안타깝게 어긋난 그들의 사랑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넣은 조금은 독특한 로맨스 소설.

 
어긋나다 2장(1부)
작성일 : 19-11-07 21:45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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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운명적 여인(?)을 우연히 만난지도 벌써 일주일의 시간이 흘러 있었다. 그 시간동안 준식은 하루 하루를 충실히 살았다. 커피숖에서 영어 공부를 하겠다며 학원 팜플렛을 보고 있는 여인한테 프리드리히 막스 밀러의 “독일인의 사랑”의 한 부분을 영어로 이야기 해서 그 여인과 하룻밤을 보냈다. 솔직히 준식은 영어를 잘하긴 하지만 가끔 어이가 없기도 했다. 홍대에 나가면 영어만 하면 하룻밤을 아무 조건도 없이 잘 수 있는 여자들이 부지기수였다. 영어를 배우겠다는 그 생각 때문에 외국에서 온 신원도 확실치 않은 자들이 단순히 영어를 하는 것 하나 만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다. 자신이 태어난 모국의 말을 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는데... 그것을 무기로 수많은 여자들을 농락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마치 신분 상승의 유일한 기회라도 된다는 듯한 조금은 언어 노예적인 근성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허긴 백인에 대한 문화와 그들의 언어에 대한 동경은 비단 우리나라만에 문제는 아니긴 했다. 중국도, 일본도 다른 아시아나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훨씬 더 오래된 역사와 무수히 많은 문화를 이뤄왔던 나라들이 불과 100년이 조금 넘는 나라들의 언어에 목매야 하는 현실.

  하지만, 뭐 어차피 그런 건 준식에게 그닥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를 고민하며 보낼만큼 인생은 길지 않았다. 그저 자신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 되니까.

  지난밤에도 준식은 자신이 과외하는 여인과 뜨거운 밤을 보냈다. 사실 이걸 뜨거운 밤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준식은 별 느낌이 없었지만 뭐, 연신 준식의 아래에서 뜨거운 숨을 내쉬며

  -몸이 다 타버릴 것 같아 너무 뜨거워 녹아 내릴 것 같아.

 라는 이야기를 여인이 밤새 내뱉었으니까 뜨거운 밤은 뜨거운 밤이었다.

  지난밤에 잠자리를 한 여인은 참 독특한 여인이었다. 아버지가 사학과 교수라서 사학과에 들어가 아버지처럼 사학과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재수를 한다는 그 여인은 준식에게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았다. 그동안은 과외 선생님들의 열정이 부족해서 (여기서 그녀가 말하는 과외 선생의 열정은 키 180 이상에 조금은 잘생긴 얼굴을 뜻한다. 물론, 내 자랑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근데, 정작 180 이상만 찾는 이 여인의 키는 150이 간신히 될까 말까였다. 우러러 볼 수 있어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나 머라나)

  암튼, 그리고 그것보다 더 이상했던 건, 사학과를 지망한다는 그녀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아버지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일조하고 결국엔 왕위에 오른 태종이 부산 태종대에서 한 글자가 빠진 것이라고 믿는 정도였으니 더 무슨 말을 해야할까.

  아무튼 만족스럽지 않았던 지난밤을 보내고 지금 준식은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허긴 사랑하는 사람과의 감정 교감이 이루어지는 섹스가 아닌데 만족스러울 리가 없었지만, 사실 준식은 늘 궁금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할때보다 섹스가 만족스러운 것일까? 만족도는 굶주림과 테크닉에 비례하는 것이 아닌가? 머 어쨌든 준식에게 있어 섹스는 그저 욕구 분출을 하는 배출구일 뿐이었다. 하수구가 그저 하숫물이 흘러 내리는 통로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버스를 기다리며 준식은 핸드폰을 꺼내 지난밤 연신 몸이 녹아내릴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던 아이스크림 여인의 번호를 삭제했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은 더는 의미가 없었으니까.

  버스가 도착하자 버스에 올라탄 준식은 끝쪽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에 앉아 밀려오는 피곤함에 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준식은 잠이 들었다.

  누군가의 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떠오르지 않던 그 누군가의 눈빛이. 절망과 분노와 울분이 가득 차 있는 그 누군가의 눈빛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던 그 눈빛. 그리고 이내 그 눈빛을 타고 흘러 내리던 눈물.

  ‘깨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잠식하려는 과거의 잔상에서 벗어나려는 듯 준식이 천천히 눈을 떴다. 잠에서 깬 준식이 다행이라는 듯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방금 전의 그 기분 나쁜 느낌을 지우려는 듯 주위를 둘러 보았다. 버스 안에는 그 사이에 꽤 많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눈 앞에 한 사내가 자신의 옆에 있는 여인에게 작업을 걸고 있었다. 그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뿐인데 그걸 왜 작업이라는 불순한 옷을 입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차피 준식이 보기엔 다 작업일 뿐이었다. 결론은 그저 너랑 밤새 뒹굴고 싶다는 것이었으니까. 눈 앞에 사내 모습에 순간 호기심이 인 준식은 사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름 괜찮다는 이야기를 꽤나 들었을 듯한 외모를 가진 사내의 눈빛에선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아니 그건 자신감이 아니라 그동안 무수한 헌팅 성공에서 오는 자만심이었다. 성공을 할때마다 몸에 배어지는 자신감은 물론 더 많은 성공 기회를 보장하기도 했지만, 때론, 지나친 자신감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사슬로도 작용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만심은 가끔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연신 멋진 말발을 내뱉고 있는 사내를 잠시 보던 준식은 고개를 돌려 옆에 여인을 바라보았다. 작업을 걸때 그녀에게 애인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이해는 필요했다. 사실 작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외모보다는 관찰력이었다.

  눈 앞에 여인은 손에 무언가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것이 무언가 자세히 보려고 집중하던 준식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얼핏 보였다. 반지였다. 반지를 뺐다는 건 그녀가 헤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손에 반지를 꽉 쥐고 있다는 건 그 헤어짐이 그녀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직 전 남자 친구에 대한 연민이 물론, 그건 미움도 포함해서(이런 상황에는 모든 남자에 대한 미움이 수반되기도 한다)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준식이 그동안 경험해왔던 경험에 의한 것이니까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었다.

  여자가 별다른 반응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 사내는 자신의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 듯 싶다. 침묵이 긍정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번에 그 판단은 분명 오판이 될 터였다.

  -저 이번에 내려요.

  아무리 복고가 유행이라고는 해도 대체, 그게 언제적 대사인가? 나름 자신이 내뱉은 한 마디가 먹힌다고 여긴 듯 사내가 한 마디를 내뱉고는 그동안 꽤 많은 여자들을 울렸을 듯 싶은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사내를 빤히 바라보았다. 준식은 그때 보았다. 여인의 눈밑이 살짝 떨리는 것을. 그리고 사내를 보는 여인의 눈빛이 의미하는 바를. 준식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셋......’

  ‘둘......’

  ‘하나....’

  -쫙.

  시원스런 소리가 들려오자 준식이 천천히 눈을 떴다.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뺨만 부여잡고 있는 사내를 향해 여인의 너무도 친절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 미친새꺄?

  앙칼진 여인의 이야기에 사내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당혹스러움과 민망함. 그리고 아파오는 뺨. 거기에 덤으로 느껴야 하는 버스 안의 모든 승객들의 따뜻한 시선까지. 뭐 어차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가.

  잠시 사내를 보던 준식이 다시금 눈을 감았다. 문득 저 이번에 내려요. 라는 사내의 이야기가 귓가에 맴돌며 예전에 보았던 CF가 떠올랐다. 십 여년 전에 보았던 한 커피 광고. 그 광고 속의 전지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문득 준식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저 사내에게 그 커피를 하나 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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