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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긋나다
작가 : 야차
작품등록일 : 2019.11.7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 버려지기만 했던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다. 사랑도 인생도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교감되는 타이밍. 안타깝게 어긋난 그들의 사랑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넣은 조금은 독특한 로맨스 소설.

 
어긋나다 1장(2부)
작성일 : 19-11-07 21:42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3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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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뒤.

 

  지난밤에도 역시 거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온 준식은 벽에 걸린 시계가 3시를 넘어서 있는 시간에도 잠들어 있었다. 정신 없이 잠들었던 준식이 마치 자신이 무슨 밤새 작업한 아티스트라도 되는 듯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 준식은 기지개를 켜고는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무슨 급한 약속이라도 있는 듯 황급히 몸을 일으켜 마치 허물을 벗듯 급하게 옷을 벗고는 욕실로 향했다. 샤워기에 물을 틀고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준식의 입가에 나름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좀 민망한 이야기이긴 했지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가 봐도 멋졌다. 183센티미터의 키에 울퉁불퉁 하지 않은 잔근육들로 채워져 있는 상체. 그렇다고 식스팩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식스팩을 갖기 바로 전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식스팩을 만드는 것보다 식스팩 전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준식이 굳이 식스팩을 휴대하지 않은 이유는 몸까지 너무 완벽하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나름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배려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뭐 아무튼. 그리고 길게 뻗은 두 다리. 그리고 늘 성나 있는 엉덩이까지. 물론,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좀 뭤하지만, 나머지 다리 하나도 너무도 잘생겼다. (물론, 이건 그동안의 여성들이 들려준 이야기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것도 아닌데 대체, 뭘 보고 잘 생겼다고 말하는 건지는 사실 잘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말이다)

  연신 거울에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비춰보던 준식의 입가에 다시금 만족스런 미소가 지어졌다.

  샤워실을 나선 준식이 하얀 색 브이넥 티를 꺼내 입고 그리고 약간 카키색이 들어 있는 청바지를 꺼내 입었다. 머리는 짧아서 따로 손질할 필요가 없었다. 뭐 물론, 길었을 때도 그저 질끈 동여매고 다녔다. 얼마 전 준식은 3년이나 길렀던 긴 생머리를 잘랐다. 지하철에서 연신 거친 숨을 내쉬며 자신의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던 40대 아저씨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고 난 뒤론 거울에 찰랑 거리는 머리가 보일 때마다 그 아저씨의 거친 숨소리와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던 기억이 떠올라 불쾌해졌기 때문이었다.

  준식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가끔 느끼는 거지만, 솔직히 스스로가 봐도 참 괜찮은 모습이었다. 이내 한쪽에 놓여져 있는 수 십개의 야구 모자중 하나를 집어 머리에 쓴 준식은 다시금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집을 나선 준식은 사거리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사실 급한 약속이 있는 것처럼 샤워를 하고 옷도 입고 밖으로 나서긴 했지만, 약속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음료수 하나를 살 생각이었을 뿐. 사실 준식에겐 버릇이 하나 있었다. 이걸 버릇이라는 단어로 규정 짓는 것이 옳은 것인가 싶긴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을 살 때도 집 앞 슈퍼엔 절대 가지 않았다. 가는데만 10여분이 걸리는 사거리 앞 편의점에서만 물건을 샀다. 그것도, 나름 깔끔하게 옷을 갖춰 입은 채로. 마치 한류 스타라도 되는 양 그렇게 다니는 준식에게 왜 그러는 거냐고 석훈이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준식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다. 언제 어디서 인연을 만날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언제든 전투에 투입될 수 있게 전투화까지 갖춰 신고 자는 오분 대기조처럼.

  그때, 준식의 이야기를 듣고는 감탄을 금할 수 없는 듯 빤히 보던 석훈의 입을 타고 존경 어린 한 마디가 흘러 나왔었다.

  -발정난 개새끼.

  신호등이 바뀌자 준식이 천천히 편의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지나 편의점으로 향하던 준식의 시선이 순간 멈췄다. 탁 트인 유리로 되어 있는 국민은행 창구에서 환하게 웃으며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한 여인이 준식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 것이었다. 나쁘지 않은 외모에 (솔직히 준식이 나쁘지 않은 외모라 말하는 경우는 정말 예쁜 여인을 봤을 때 뿐이다. 예쁜 여인한테 예쁘다고 말하면 스스로의 외모에 도취되어 관리하기가 어려워 진다는 조금은 납득하기 쉽지 않은 논리의 소유자였다 준식은) 웃는 모습이 너무도 예쁜 은행 여직원의 모습에 준식은 순간 고민에 빠졌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그 고민은 찰나일 뿐이었다.

  잠시 창문의 유리 사이로 보이는 여직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준식이 이내 결심한 듯 은행으로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은행에 들어서 번호표를 뽑고는 한 켠에 서서 기다리던 준식은 자신의 번호가 나오자 천천히 8번 창구로 다가섰다. 다가서는 준식을 보고는 여인이 환하게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준식이 순간 여인의 가슴에 달려 있는 명찰에서 여인의 이름을 확인했다. 박서희...

  -무엇을 하실 건가요 고객님?

  환하게 웃고 있는 서희를 잠시 말없이 보고 있던 준식의 입을 타고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가지고 있는 돈 전부를 정기 예탁하려구요.

  -정기 예탁 말고도 좋은 상품들이 많이 있는데요. 제가 잠시 설명을 좀 드려도....

  하지만, 서희의 나머지 이야기들은 더는 흘러 나오지 않았다. 다시금 준식의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일단 우선 오늘은 통장부터 만들고 나머진 나중에 다시 이야기 듣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고객님. 혹시 도장 가지고 오셨나요? 신분증이랑 예치 하실 예금 주세요.

  눈 길이 확 가는 외모에 그리고 가지고 있는 돈 전부를 예금할 생각이라는 준식의 이야기에 다른 창구의 여직원들은 물론 남직원들도 준식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힐끔 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주시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의식조차 하지 않는 듯 준식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러다 문득, 준식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통장을 만들려면 자신의 본명을 이야기 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던 것이다. 이제껏 자신이 꼬신 여자들에게 본명을 말한 적은 없었는데,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에 본명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 찰나지만, 왠지 기분이 찝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을 지운 준식은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냈다. 그리고 지갑 안을 바라보다 다시금 살짝 미간이 찌푸려졌다. 카드만 사용해서 찾아둔 현금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준식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서희 앞에 돈을 꺼냈다. 일순간 은행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한 사내가 한순간에 한 장소를 이렇게까지 정적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뿐이었다.

  너무도 당당한 준식과는 달리 서희는 조금은 당혹스러운 듯 준식이 꺼낸 돈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다시 준식에게 시선을 맞췄다.

  -고객님, 이게 그러니까...

  -거의 카드만 쓰다 보니까 지금은 이게 내가 갖고 있는 돈 전부예요. 음료수나 한 잔 사먹을까 싶어서 나온 거였는데, 서희씨의 표정이 너무 신뢰가 가서.

  마치 몇 십억이라도 꺼내 놓은 듯 당당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준식이 꺼내 놓은 돈은 자그마치 700원이었다. 거기다 50원짜리가 두 개 포함된. 행여나 세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잘못 셀까 싶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너무도 분명한 금액 700원.

  한 켠에서 황당한 듯 보고 있던 과장이 이내 피식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저분, 서희씨가 마음에 드나 보네. 하지만, 너무 오래된 방법 아닌가?

  과장의 이야기에 준식의 입가에도 피식 웃음이 지어졌다. 그러다 이내 웃음이 사라지고 준식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그리고 그동안 무수히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진심 가득한(?) 준식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저 지금 솔직히 수작 거는 중입니다. 처음 본 서희씨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창피함을 무릅 쓰고 오직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제 심장이 외치는 그 소리대로만 곧이곧대로.

  준식은 그렇게 물끄러미 서희만 바라보았다. 준식의 시선이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당혹스러운 듯 서희가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 순간 서희의 입가에 살짝 웃음이 지었다 사라지는 걸 준식은 놓치지 않았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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