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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바다의 광시곡 (Dark Ocean’s Rhapsody)
작가 : 김솽
작품등록일 : 2016.9.1

일체의 공기도 허락치 않는 진공의 바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하더라도 일체 사람의 손길을 허락치 않던 이 칠흑의 원시 바다는 어느 샌가 사람들의 손에 더럽혀진 채 각종 마기(魔器)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데브리들이 강을 이루어 씁쓸한 냉소를 흘리고 있었다.

세상을 뒤덮듯 혼재한 프로파간다 속에 이제는 그 누구도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옳지 않은 것인지 단언해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저 자신이 믿는 정의가 옳은 것이라 스스로 자위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걸어온 길을 계속해서 나아갈 뿐이다.

 
Chapter 2. 은하의 발라드 (Galaxy's Ballade) - (4)
작성일 : 16-10-12 17:44     조회 : 315     추천 : 0     분량 : 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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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인구와 유동인구를 포함해 1000만 명 가량의 사람들이 오고 가며 생활하는 제 2 콜로니의 내부에는 적지 않은 수의 상업지구들이 존재했고, 그 안에 입주해 있는 기업을 포함한 사업체들의 수 역시 엄청났다. 그런 속에서 사막의 바늘을 찾듯이 아무런 구분도 없이 무작정 일자리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였다. 때문에 시아는 일단 애비 로드가 위치한 제 2 상업지구를 직접 발로 뛰며 구인 공고 등을 찾아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정보들이 전산화되어 있는 환경 아래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애비 로드를 포함한 이 지역은 간혹 그런 사무적인 행정절차가 싫어 구인 공고를 전산 상에 올리지 않는 사업주들이 적지 않은 편이었고, 오히려 그런 이들을 통해 더욱 괜찮은 일자리를 찾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아의 경우 그런 이점을 훤히 내다보고 결정한 행동방침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이번에 찾아간 장소는 그리 좋은 결정이 아닌 모양이었다.

 

  "갤럭시아 하모니… 제 3 콜로니 출신인가?"

  "네, 맞습니다!"

 

  시아는 화사한 미소를 한 가득 머금은 채 생글거리며 자신의 모습을 못 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에게 당차게 대답했다. 남자는 그런 시아의 미소에 지지 않고 한숨을 푹 쉬며 말을 이었다.

 

  "자네, I.U.G와 DAVID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네?"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시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제 3 콜로니라면 반 정부주의자들이 넘쳐나는 곳이잖아? 그런 곳 출신을 뽑았다가 나중에 안 좋은 평판이라도 생기거나 하면 우리 쪽이 곤란하거든. 하물며 DAVID를 옹호한다던가…"

  "좋고 나쁘고 할 것도 없습니다. 전 I.U.G에 대해서도, DAVID에 대해서도 아무 감정이 없어요."

 

  남자는 시아의 대답에 잠시 말을 거두곤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DAVID는 제 3 콜로니에서 테러를 일으킨 녀석들이잖아? 그런 녀석들에게 악감정이 없다고?"

  "당시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건 DAVID의 테러 행위 같은 게 아니었어요. I.U.G와 DAVID 양 진영이 벌인 전투가 있었을 뿐이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좋아할 이유가 없는 건 사실이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싫어하고 싶지도 않아요."

  "뭘 모르는 구만. 그건 정당한 테러 진압이었어. 그걸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되지."

 

  남자는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시아는 최대한 미소를 유지하며 마음 속으로 심호흡했다. 밖에서 제 3 콜로니가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 지는 이미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거기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하지만 그건 I.U.G와 DAVID 양 측이 콜로니 내부에서 민간인들은 상관 않고 무분별하게 전투를 벌였기 때문이죠. 전 그런 걸 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놈들이 무장을 하고 덤벼드니 무력으로 제압할 수 밖에. 우리 군인들은 그럼 가만히 앉아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는 건가?"

  "그 말씀도 맞아요. 그들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쓰러트려야만 했죠. 그런데 혹시 알고 계신가요? 당시 그 전투가 일어나기까지 DAVID는 민간인들에게 아무 피해도 주지 않았어요. 피해가 생기기 시작한 건 전투가 벌어진 후였죠. I.U.G와 DAVID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전투가 벌어졌던 것 뿐이에요."

 

  사실 제 3 콜로니에는 그 시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그 상실감에 피어난 I.U.G나 DAVID라는 집단 그 자체에 대한 증오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상실감은 그 무엇으로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그러한 증오 역시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다만 시아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잘못된 건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소수의 사람들이죠. 그것을 위해 그 아래에서 흐름에 휩쓸린 사람들까지 함께 비난하고 미워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시아의 생각이 못마땅했는지 남자는 테이블에 팔꿈치를 얹은 채 턱을 괴곤 다시 이야기 했다.

 

  "이거 위험한 아가씨일세. 나 정도 되니깐 그나마 이런 얘기를 들어주는 거지 어디 가서 그런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반 정부주의자로 낙인 찍혀 잡혀가도 할 말 없을 테니."

  "전 국제 연합의 존재를 부정하는 게 아니에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죠. 올바른 명분에 걸맞는 올바른 방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잘못된 점이 있다면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고치려 하는 게 맞지 않나요?"

  "…말이 안 통하는 구만. 우린 아가씨 같은 사람은 뽑을 생각이 없으니 다른 곳에 가서 알아봐."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했다. 그렇게 내보내진 시아는 다시 거리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또 실패네… 이제 날도 어두워져 가는데, 오늘도 틀린 건가."

 

  시아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고개를 숙이는 듯 하더니 빠르게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다시 어깨에 힘을 주었다.

 

  "아니야, 나부터 풀이 죽으면 안되지. 힘내자! 화이팅, 갤럭시아 하모니!"

 

  시아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각오를 다잡곤 저무는 태양 빛을 뒤로 하며 늘 그래왔듯 Beautiful Days로 걸음을 옮겨갔다.

 

 

 = Dark Ocean’s Rhapsody =

 

 

  일주일 째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 공연에 대한 소문은 조금씩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이제 그녀의 노상 공연 장소는 제법 적지 않은 구경꾼들로 둘러싸여져 있었다. 그것이 그녀가 가진 목소리의 힘인지, 아니면 세월이 흘러 잊혀진 가수 '소은하'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것인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들뜨게 했다.

  그렇게 또 한 곡이 끝나고, 열화와 같은 성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적지 않은 박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아는 벅찬 표정으로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 숙여 모두에게 여러 차례 인사를 건넨 뒤, 이윽고 입을 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시작한 첫 공연 때는 단 한 분이 제 앞에 서 계셨는데, 어느덧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듣기 위해 찾아와주시게 되었네요.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오늘은 특별히 새로운 곡을 준비했습니다."

 

  그녀의 신곡 발표에 또 한 차례 몇몇 이들이 함성과 박수를 전해주었다. 시아는 그런 그들에게 눈웃음으로 감사를 전하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늘 소은하 씨의 노래를 불러오곤 했는데, 오늘 부를 곡은 제가 직접 만든 곡이에요. 제목은 '영원히 변치 않는 것'입니다."

 

  멘트를 마무리하곤 시아는 다시 자세를 고쳐 잡으며 왼손으로 기타의 넥을 가볍게 감싸 쥐었다.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머리 속으로 예비박을 세기 시작한다. 원, 투. 원, 투, 쓰리.

 

  새 싹이 돋아나고, 또 꽃이 피네

  이내 그 꽃이 지고, 눈 밑에 덮이네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죠

  그건 지금 이곳에 당신이 있었단 사실

 

  세상의 시간이 흐르고, 다 잊혀 지네

  새로움 속에 뒤덮여, 희미해지네

  그렇게 모든 것이 희미해져도 난 기억하죠

  그건 지금 이곳에 당신이 있었단 사실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건

  모두가 당신에게 손가락질 해도

  나는 기억해요

 

  내 손을 잡아주던 온기

  귓가에 울리던 목소리

  나를 안아주던 두 팔의 포근함을

 

  이 시간이 흘러가도

  세월 속에 잊혀져도

  변하지 않죠, 당신이 있던 그 빈 자리는

 

  이어지는 간주에 맞춰 시아의 스캣이 이어지고,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 기타의 솔로 연주와도 같이 그녀의 목소리가 고조된 감정 속에 빠르고 역동적으로 춤을 췄다. 관객들 중 일부는 그런 그녀의 음악의 템포에 맞추어 박수를 쳐주고 있었다.

 

  나는 기억해요

 

  내 손을 잡아주던 온기

  귓가에 울리던 목소리

  나를 안아주던 두 팔의 포근함을

 

  이 시간이 흘러가도

  세월 속에 잊혀져도

  변하지 않죠, 당신이 있던 그 빈 자리는

 

  다시 한번 후렴구가 반복되고, 빠르게 연주되던 리듬이 잦아들며 그 뒤로 이어진 차분한 리듬의 아르페지오가 곡이 끝나감을 예고했다. 시아는 차분히 숨을 고르며 노래를 이어갔다.

 

  새 싹이 돋아나고, 또 꽃이 피네

  이내 그 꽃이 지고, 눈 밑에 덮이네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죠

  그건 지금 이곳에 당신이 있었단 사실

 

  세상의 시간이 흐르고, 다 잊혀 지네

  새로움 속에 뒤덮여, 희미해지네

  그렇게 모든 것이 희미해져도 난 기억하죠

  그건 지금 이곳에 당신이 있었단 사실

 

  나는 잊지 않아요

  그리고 변치 않아요

  당신과 함께 한

  당신이 있어 준

  그 시간의 추억과 온기 그 모든 기억들을

 

 = Dark Ocean’s Rhapso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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