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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훼인
작가 : 려영
작품등록일 : 2019.11.5

이 픽션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중심 테마를 기점으로 해서 그 게임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게이머들의 생생한 실상과 우정 사랑 배신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데킬라 같은 사랑 우정 그리고 배신...... 21세기 현재의 시간속을 힘겹게 부딪치는 청춘의 군상들이 소리없는 독백처럼 숨결을 가다듬습니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또다른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처절한 자화상입니다

 
[훼인] 35회 - 강아지풀
작성일 : 19-11-07 12:50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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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아지풀 ]

 

 "네 사장님 정말 죄송해요 형편이 그렇게 되었네요"

 

 지영은 아까부터 죄송하다는 말만을 연신 반복하고 있었다.

 상대편은 친구인 성민의 언니 - 그녀가 예전에 한참 몸담고

 활동했었던 다단계회사의 직계스폰서였다.

 

 지영은 작년 여름부터 지금의 작업장에 근무하면서부터

 예전의 그 다단계사업을 거의 잠수상태에 가까우리만치

 방치하고 있었던지라 그동안 몇번씩이나 이렇게 전화가

 걸려오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 집요함에 질려서 피곤함을 넘어서서 짜증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파트너 한명도 없이 개인 방문판매방식으로만은

 이러한 부류의 사업에서 성장과 성공을 이룬다는 것 자체에

 많은 무리수와 한계가 있었기에

 지영은 당장 눈앞의 생명줄과도 같은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장에만 몰두하고 있어서 그녀의 다단계 사업스케일은

 그만큼 정체상태에 빠져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지영의 그러한 심상찮은 변화와 활동중단에

 일말의 위기의식 내지는 불안감이라 할 수 있는 징후들을

 감지한 상대편쪽에서는 거의 정례적인 의식절차처럼

 이렇게 전화상으로 안부를 물어오고 또 재촉까지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바닥에서는 유능한 파트너 한명 한명을

 발굴해내고 키운다는 것 자체가 다분히 힘든 작업이었고

 그만큼 수개월간의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키워낸 파트너들의

 중도하차나 포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시스템 자체내에서도 위기경보가 심각하게 울리는 것이었다.

 

  "그럼 곧 다시 시작해볼거지? 예전처럼?"

  "네에"

 

 지영은 의무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억지대답으로 힘겹게

 받아넘겼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사업때문 말고도

  지영이 너 함 보고 싶어.

  시간되면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 오늘이라도......"

 

 상대방은 오늘따라 생각보다 유난히도 집요하게 지영을

 압박해오고 있었는데 더더욱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것이

 이제는 정말이지 화까지 날 수준이었다.

 성민의 언니만 아니라면 벌써......

 지영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있자 상대편에서는 그러한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짤막한 인삿말로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휴우."

 

 거진 20분 가까이나 지루하게 계속된 별로 내키지 않는

 전화통화에 지쳐버린듯

 지영은 참고 있던 한숨을 길다랗게 내뱉으며 어깨를 펴보았다.

 

 황토색 마티즈 앞쪽 유리위로는 연보랏빛 벚꽃잎들이

 꽤나 많이 덮여 있었다.

 

 정면 컨트롤박스의 디지탈 시계는 어느새 2시를 가르키고

 있었는데 배가 유난히 고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사무실에 특별히 월차까지 내고서는

 그 남자 - 수범을 만나러 남한산성쪽으로 가는 중이었다.

 

 아침에 욕실로 가려는 중에 수범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서

 어젯밤에 성남시내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밤을 새었다며

 같이 만나 점심이나 먹자는 뜬금없는 수범의 제의에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힘들게 나온 것이었다.

 물론 사무실에는 요 며칠사이 계속 야근까지 해서 몸살이

 심하게 걸렸다는 거짓 핑계까지 대고서......

 

 그런데 성남시내로 접어들 무렵 문제의 그 전화가 걸려왔었는데

 처음에는 내키지도 않아서 받지도 않았지만,

 다시 울린 두번째 전화가 거의 10번도 넘게 줄기차게 벨이

 울리길래 어쩔 수 없이 차를 옆으로 세워놓고서

 핸드폰을 열어 받았던 것이다.

 지영은 키를 돌려서 다시 시동을 걸고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천천히 풀어올렸다.

 

 백미러에는 수범과 같이 덕수궁 근처에서 찍었던 커플 사진이

 들어간 캐릭터 메달이 은색체인에 매달려 있었는데

 오늘따라 그 사진이 더더욱 친근하게만 느껴져왔다.

 

 산성 정상쪽으로 구불구불 연결되어 있는 2차선 도로 양쪽으로는

 가지각색의

 수풀림들이 어지러이 자리잡고서 완연한 봄 날 오후의 싱그러운

 기운들을 뿜어내고들 있었다.

 

 앞에서 느릿느릿 가고 있던 구형 그랜져 한대에는 중년의 여성이

 혼자 운전하고 있었는데 이내 우측 깜박이를 넣더니

 갓길로 차를 비켜 세우고 있었다.

 지영은 기어스틱에 힘을 주어서 2단으로 바꾸고는 엑슬레이터를

 강하게 내려 밟으며 그랜져를 앞질러서 기세좋게 나아갔다.

 

 엷은 감색톤으로 코팅된 차창 너머로는 풋풋한 산공기들이

 격렬하게 감싸 안아오듯 부산을 떨고 있었다.

 

 오늘따라 지영의 운전흐름이 조금 거칠고 빨라져 있었다.

 어쩌면 수범을 오래간만에 만난다는 야릇한 흥분때문도

 있었지만 그 남자에 대한 어색한 죄책감때문에

 불안스럽게 차를 빨리 몰아가는지도 몰랐다.

 

 사흘전인가......

 트로이성 앞에서 벌어졌던 그 피비린내나는 전투속에서

 지영은 수범의 아틸라 캐릭을 기어이 눕히고야 말았었다.

 

 당시 수범이 이끄는 사하라 혈은 북극성과 해적혈에

 완전히 포위되어서 지리멸렬해가는 처지였는데

 

 그처럼 절박한 상황속에서도 아틸라는 정말 용맹무쌍하게

 싸워가고 있었다.

 

 힐러들도 거의 누워버린 빈사상태나 다름없는 전황속에서도

 혈혈단신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단검을 휘두르던 그 안타까운 모습은 눈물겨움자체로

 

 비쳐들었었다.

 

 제발! 제발 바로 앞에서 맞부닥치는 정면승부만은 피해보고 싶었지만

 

 장렬하게 산화해가는 마지막 등불처럼 북극성진영의 내부 깊숙히까지 치고

 

 들어와서는 어느새 자기앞에까지 칼을 휘두르며 나타났던 아틸라......

 

 그 앞에서 지영도 어쩔수 없이 아수라 캐릭의 킬리만자로 장검을 작렬시킬

 

 수 밖에 없었다.

 

 몇번이나 망설이면서 다른쪽으로 주의를 돌려버리려했지만 바로 옆자리에서

 

 감시하듯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실장의 연거푸 재촉해대는 소리와 당시

 

 전장의 혼란스러움속에서

 

 지영은 거의 떠밀리다시피 아틸라의 가슴팍에 칼을 꽂아 넣었던 것이다.

 

 그때에, 지영의 칼질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무리의 또다른 공격때문

 

 이었는지

 

 여하튼 수범의 캐릭은 서글픈 비명을 질러대며 눈앞에서 바로 쓰러져

 

 갔는데......

 

 당시의 그 급박하던 장면들이 악몽처럼 머리속으로 되살아나자

 

 지영은 또한번 몸을 부르르 떨고야 말았다.

 

 생각만해도 몸서리쳐지는 아픈 기억이었다.

 

 그래도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만은 절대로 안되는 것이다,절대로......

 

 지영이 매케한 담배연기 가득한 이 작업장에서 미니지를 어느새 일년

 

 넘게 해왔다는 사실도

 

 지금은 적혈의 입장에서 적혈의 수장인 아수라 캐릭을 돌리면서 수범과

 

 맞싸움을 했다는 것도

 

 수범에게 말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었고 그럴 필요도 없는 천기와도 같은

 

 금기사항인것이다.

 

 그것은 정말이지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비밀로 하여야만 할

 

 부분이었다.

 

 아무리 한낱 게임상에서 벌어진 부질없는 시츄에이션이었다 할지라도

 

 예전부터 수범이 얼마나 자신의 아틸라 캐릭에 애착을 가지며 마치도

 

 분신과도 같이 애틋하게

 

 키워왔는지 지영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차가 마지막 산허리를 돌아서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도로쪽으로

 

 내려가자 저만치 버스정류장앞에 서있는 수범의 모습이 바로 시야에 들어

 

 왔다.

 

 수범은 언제나처럼 군청색잠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담배를 피워물고

 

 있었는데

 

 어쩐지 오늘따라 어깨에 힘이 많이 빠져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만큼 지영의 담답한 가슴속은 더더욱 시려오고 있었다.

 

  '오빠! 미안해. 하지만 내 마음만은 잘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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