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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떼인 목숨 받아드립니다
작가 : venividivici
작품등록일 : 2019.10.26

전직 강력계 소속 경찰이던 석철은 불미스러운 일로 일을 그만 둔 뒤 사설탐정을 꿈꾸며 심부름센터를 차렸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는 석철.
그런 그의 꿈에 밤마다 한 남자가 찾아와 다짜고짜 자신을 도와달라고 한다. 그래서?

 
28.
작성일 : 19-11-06 22:51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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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세상이 검다. 빛 한줄기 보이지 않고 내가 눈을 뜬 건지 감은건지 조차 잘 모르겠다.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날 찌른 것 까진 기억이 난다. 계단을 굴러 떨어진 것 까지 희미하지만 확실히 머릿속에 남아있다.

 

 의정이 말한 그 느낌이 이런 것일까.

 

 그럼 지금 나는 의정과 같은 상태가 되어버린 건가. 아님 이미 죽은 걸까?

 

 답답한 한편으로 마음이 편안하기도 하다. 이렇게 아무 감정없이 편안한 때가 언제 있었나 싶을만큼 마음은 평화롭다.

 

 이래서 의정이 항상 그렇게 여유가 넘치고 긍정적이었나 싶기도 하다.

 

 정말 의정과 비슷한 상태라면 나도 누군가의 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걸까.

 

 지금 내가 가고 싶은, 아니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굴까.

 

 가장먼저 박형사의 얼굴과 함께 의정이 떠올랐다.

 

 일을 그만두긴 했지만 어쨌거나 박 형사가 가장 가까운 사이이긴 하다. 근데 의정의 얼굴이 떠오른 건... 나도 지금 이 꼴이기 때문일까.

 

 이미 눈을 감은건지 뜬건지 모르겠지만 눈을 감는다고 생각하고 박 형사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만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확히 의정이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얼마가 지났을까. 다시 눈을 뜬다고 생각했다.

 

 멀리서 하얀 빛이 점처럼 보인다.

 

 아무것도 없이 하얗게 보이는 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 너머로 가면 뭔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빨리 저곳으로 가고 싶다. 점점 마음이 급해진다. 어쩐일인지 달릴수가 없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걸음으로 빛을 향해 걸었다. 순간 점에 불과핟던 빛이 점점 커진다.

 

 “으어어어.”

 

 점점 커져가다 날 덮치는 빛을 보다 뒤돌아서 몸을 웅크렸다.

 

 “뭐해?”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여긴 병원 로비다.

 

 의정이 있는 그 종합병원의 로비. 그럼 난 아직 죽지 않은 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고갤 돌려보니 의정이 무표정한 얼굴로 날 보고 있다.

 

 “여기가... 어디지?”

 “어딜 것 같은데?”

 “난, 죽은 건가?”

 “아닐걸?”

 “그럼 뭐지? 너랑 같은 상황이 된 건가?”

 “그것도 아닐걸?”

 “어떻게 알지? 넌 죽은 사람과는 못 만난다거나 그런거야?”

 “죽은 사람을 못 만난 건 맞긴한데, 갑자기 죽은 건지, 어쩐지 그런 소리를 늘어놓는 이유는 뭐야?”

 “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님, 괜히 나랑 만나고 어색해서 쇼하는 거야?”

 

 의정의 얼굴은 평온해 보인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러고보니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이 녀석이 알 수가 없겠다. 그렇다면 녀석은 그냥 늘 그랬던 것처럼 내 꿈에 나타나려 했을 뿐이고, 마침 녀석이 나타난 걸 보니 적어도 내가 아직 죽진 않은 거란 말이되나.

 

 “누군가에게 당했어.”

 “뭘?”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문을 여는 순간 누가 뒤에서 날 찔렀어.”

 “뭐?”

 “그리곤 계단아래로 굴러떨어진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론 기억이 안 나. 정신차려보니 지금 널 만나고 있는 거야.”

 

 의정은 조금 심각한 얼굴로 날 빤히 본다. 그러더니 혼자 팔짱을 끼고 뭔가를 생각하는 얼굴이다.

 

 난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는 병원로비는 상당히 기분나쁜 분위기다. 환하게 불이켜져있지만 사람이라곤 단 하나 찾아볼수 없는게 꼭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런 기분,

 

 “그럼 죽은거야?”

 

 의정이 다시 날보며 되물었다.

 

 “몰라 나도.”

 “그 뒤에서 찔렀다는 사람은 누군데?”

 “그것도 몰라.”

 “그럼, 당신도 나처럼 의식을 잃은 상태인걸까?”

 “모르지.”

 

 의정은 심각한 얼굴로 바닥을 보며 생각하다 내 어깨를 툭 쳤다.

 

 “기분은 좀 어때?”

 “모르겠어. 그냥 편안해.”

 “그럼, 나랑 같다는 건데.”

 

 의정의 심각한 얼굴을 보고 있으니, 내가 진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느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특별한 기분은 아니다.

 

 그냥 정말 심각한 상황인가 보다하는 생각만 있을뿐이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일처럼.

 

 “그건 그렇고.”

 

 이번엔 내가 의정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미안해.”

 “어?”

 “너 못 믿은거 말이야.”

 “아. 갑자기?”

 “그 씽씽클린 승합차가 운행됐다는 거 확인했어. 다른 CCTV카메라에 그 시간에 그 차가 찍혔다더라고.”

 

 의정은 날 빤히보다 씩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수도 있지, 뭐. 그냥 내 말을 못믿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직접 뛰면서 알아보고서 한 이야기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당신 원래 경찰 출신이잖아. 제대로된 경찰이라면 무작정 누군가의 말을 믿기보단, 직접 확인해본 사실만 믿는게 맞는 거잖아.”

 

 의정이 그렇게 말해주니 더 미안한 느낌이다.

 

 정확히 말하면, 난 의정의 말 대신 씽씽클린 직원들의 말을 믿은 것 뿐이니까.

 

 “아무튼, 그래서 운전자확인도 하고 이것저것 해보려했는데, 이꼴이 되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하게 생겼네. 교통과의 내 동기가 너랑 만나고 싶다고 까지 했거든. 물론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긴 하지만.”

 “어떻게든 될 거야.”

 

 의정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얼굴이다.

 

 “그나저나 의심되는 사람은 없어?”

 “의심?”

 “뒤에서 찔렀다는 사람 말이야. 길가다 당한 것도 아니고 사무실 앞에서 당한거라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했다는 거잖아.”

 “그렇지.”

 

 자연스럽게 철현의 얼굴이 떠오른다.

 

 “실은 그 전에 만난 사람이 있긴 있어.”

 “그래? 누군데?”

 

 난 그 날 철현을 만난 것부터 박 형사를 찾아가 이야기했던 것들까지 저부 의정에게 전했다. 의정은 내 말을 다 듣고선 천천히 고개만 끄덕인다.

 

 “그럼 그 사람이 제일 유력하네. 직접 움직이진 않았을지 몰라도.”

 “그렇네.”

 “그 쪽에선 왜 석철씨한테 그럴까?”

 “뭘?”

 “그렇잖아. 정말 돈을 받아내는게 목적이라면, 진호네 집으로 찾아가서, 당신 아들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켕기는게 있으니 직접 찾아가질 못하는 거겠지.”

 “그치만, 진짜 돈을 받는게 목적이라면 그게 맞는 거잖아. 석철씨가 진호일에서 손을 뗀다고 해도, 진호를 데려가는 것 말고 없잖아. 진호가 그 돈을 금방 만들어내서 갚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래. 나도 그걸 노리고 캐냈어야 하는데, 심리전에 말려든 바람에 흥분해서 지랄만 하다 그냥 보내 버렸어.”

 “그럼 이제, 그 사람 입장에서 눈에 가시같던 석철씨가 사라졌다치면, 다시 진호를 데려가려 할까? 그래서 뭘 어쩌려는 걸까?”

 “그걸 알아내야... 되는데. 여기선 방법이 없네.”

 “나처럼 꿈에 들어가 볼래? 장철현이란 그 사람 얼굴도 알고 있으니까, 그 사람 꿈에 들어가

 기만 한다면, 뭘 많이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의정의 눈은 그가 지금 하는 말이 진심이란 걸 보여주듯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음. 말로 설명하려니 힘들긴 한데.”

 

 의정은 날 붙들더니 로비 한쪽의 의자로 데려갔다.

 

 “앉아봐.”

 

 의정이 시키는대로 벤치에 앉았더니 의정은 내 앞에 쪼그려 앉는다.

 

 “자, 일단 눈을 감고.”

 

 시키는 대로 눈을 감았다.

 

 “만나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봐.”

 

 가만히 박형사의 얼굴을 떠올렸다. 일단, 박형사를 만나, 내게 생긴 일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어주고 움직여 줄 사람도 박형사 밖에 없다.

 

 “떠올렸어?”

 “응.”

 “그럼, 만나고 싶다고 계속 생각해. 아니, 그것보다 그 사람이랑 같이 있다고 계속 생각해봐. 다른 생각아무거도 하지말고, 그 사람 생각만 하는거야.”

 

 박 형사를 떠올리고 계속 만나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머릿속에서 그린 박형사의 얼굴을 보면서... 아니 그 얼굴만 계속 보며 박형사 생각만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게 되긴 되는 건가.

 

 “아뇨. 지금 막 도착했어요.”

 

 어디선가 박형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반가운 마음에 눈을 떴다.

 

 내 눈 앞에 박형사의 얼굴이 있다.

 

 “어, 선배.”

 

 박 형사는 한 손에 전화기를 들고 있다.

 

 “금방 다시 전화드릴게요.”

 

 전화를 끊은 박 형사는 내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댄다.

 

 “지금 이게 꿈인가.”

 

 혼잣말 하듯 하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등과 허리에 전기가 통한 듯 찌릿한 느낌에 묵직한 통증이 이어졌다.

 

 “일어나지 말고 얌전히 누워 있어요.”

 

 난 박 형사의 손에 다시 옆으로 누워졌다.

 

 “꿈이 아닌 건가?”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누운 채로 이리저리 고갤 돌려본다. 이건 누가봐도 병원이구나를 알 수 있는 광경들이다. 그럼 이건 꿈이 아닌가.

 

 “일어나려는 것 보면 심각하진 않나보네요. 하긴, 꼬박 하루를 잤으니.”

 “어?”

 “도대체 뭘 하고 돌아다니는 겁니까?”

 “뭘 하다니.”

 “내가 바로 안 갔으면 어쩔뻔 했어요?”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기억 안나요?”

 “기억.”

 

 머릿속에 남아 있는 마지막을 다시 더듬어 이야기했다. 누군가 내 뒤에서 나타나 등을 찔렀고, 난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고, 계단위에서 날 찌른 사람이 내려오고, 계단 아래에선 발소리가 들려오고...

 

 “다 기억하네.”

 

 박 형사는 혼잣말하듯 고갤 끄덕이며 말했다.

 

 “그 사람, 아는 사람이에요?”

 “누구?”

 “뒤에서 찌른 사람.”

 “몰라. 못봤어.”

 “나도 제대로는 못봤는데.”

 “어? 거기 있었어?”

 “그 계단 아래에서 들린 발소리가 나였을걸요?”

 “왜?”

 “왜라뇨?”

 “내 사무실에 왔었어?”

 “아무래도 삐친거 같아서. 달래주기도 하고, 밥이나 같이 먹으려고 갔었죠.”

 “그럼, 그 사람 봤어?”

 “제대로 못봤어요. 2층에서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워낙 빠르게 달려내려가며 지나쳐 갔고ㅡ 난 별 생각없이 지나쳐서.”

 

 그런가. 그 계단아래에서 들린 발소리는 박형사였구나. 그럼, 덕분에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 발소리가 아니었다면, 날 습격한 놈은 내 숨통을 완전히 끊으려 했을 테니까.

 

 아마도 후속조치를 하기도 전에 발소리를 듣고 급히 도망친 거겠지.

 

 “현장조사부터 다 하고 있으니까, 일단 좀 쉬어요.”

 “고맙다.”

 “그 전에 선배말 무시한 것도 난데 뭐. 퉁쳐요.”

 “아냐. 고마워.”

 “왜 이래요 어울리지 않게.”

 

 박 형사는 요상한 표정으로 날 보더니 팔을 툭 친다.

 

 “아무튼, 우리가 이제 수사할 거니까, 좀 쉬어요. 솔직히 사무실 보다 여기가 더 좋잖아요. 따뜻하고 밥도 잘 나오고.”

 “시끄러.”

 “덕분에 나도 제대로 잠도 못자고 해서, 이제 갈래요. 혼자 있을 수 있죠?”

 “그래. 빨리 들어가.”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요. 따로 누구 안 붙여줘도 되죠?”

 “시끄럽고, 빨리 가.”

 

 박 형사는 웃으며 손을 흔들더니 병실을 나갔다.

 

 정리를 좀 해보자.

 

 꼬박 하루를 잤다고 했으니, 내가 찔린건 어제 저녁인 것 같다. 그 전에 만난 사람은 장철현. 내게 진호일에서 손을 떼라고 했던 그 남자와 신경전을 벌였었고, 바로 경찰서로 쫓아가 박 형사에게 이 이야길 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날 찌른 사람이 그 인간과 관계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아, 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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