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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사의 세계로 떨어졌다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21

어느 날, 고삼 여학생 아리아는 이상한 세계에서 눈을 뜬다. 그런데 갑자기 뜨는 이상한 창 하나?
용사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네? 뭐라고요? 용사? 아니, 그보다 이거 게임이야?

 
고달프네요.
작성일 : 19-11-06 22:39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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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황녀는 우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우리를 불러냈다. 황녀의 방 안에 도착하자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에 우리는 동시에 움찔 떨었다. 우리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무언가 알고 있는 눈치였다. 황녀님의 번뜩이는 눈동자는 진정 무섭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보라색 눈은 싸하게 빛나며 우리를 쓱 둘러보고 있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말해줄 사람 있니."

 

  그녀는 활활 타오르는 분노 속에서도 차가운 이성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고아한 그녀의 성격상 나처럼 왁왁 달려들진 않을 거라 예상은 했다.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조용히 분노하니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그, 그게."

 "그게?"

 "그, 그러니까."

 

  칸타곤은 어떻게든 자신이 사랑하는 황녀님께 답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도 황녀의 이런 분노는 처음 보는 모양이었다. 더듬더듬 말하다가 결국 포기하는 모습이 안쓰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나는 내가 앞장 서서 말하기로 결심했다.

 

 "죄송합니다, 황녀님."

 "……."

 "제 탓이에요. 제가 무조건 금서를 봐야 한다고 우겼거든요."

 

  나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칸타곤이랑 빈센트는 안 된다고 했으나 내가 강경하게 우긴 건 사실이었다. 황녀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 사실에 화가 난 게 아니야."

 

  그럼 그녀는 무엇때문에 이리 화가 난 걸까? 나는 당연히 우리가 마음대로 보지 말아야 할 책을 봐서 화가 난 줄 알았다. 눈만 껌뻑이며 의아해하자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너희가 자기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단다. 어떻게든 말을 해줬다면 나도 도움을 줬을 거야."

 "……."

 "이건 엄연히 범법 행위야. 들켰다가는 나도 너희를 보호해줄 수 없단다."

 

  그녀의 관점이 '금서 서고에 들어갔다.'가 아닌 '금서 서고에 들어가서 너희가 다칠 뻔했다.'라는 사실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우리 황녀님, 정말 좋은 사람. 착한 사람.

 

 "죄송합니다, 황녀님."

 "죄송해요."

 "잘못했습니다."

 

  우리는 동시에 사죄를 고한 후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금서 정리는 방금 전에 끝났고, 없어진 건 없다고 하는 구나."

 "네? 그럴리가요."

 

  없어진 게 없다고? 그럼 내가 가져온 이 책은 뭐지. 나는 책 하나를 들어올렸다. 황녀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

 

 "없어졌다면 분명 알 거야. 금서가 되면 기록에 남는단다. 특히 황실 도서관에 들어간 책들은 모두 기록했을 터인데."

 

  그녀는 책이 궁금한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낡은 책을 그녀의 손에 얹어주었다. 그녀는 책을 몇 장 넘겨보더니 말했다.

 

 "고대어로 써져있구나. '밤은 어디서 뜨는가. 이게 바로 실마리였다.'…."

 

  세상에. 나는 입을 떡 벌렸다. 나와 다르게 황녀는 고대어를 직접 공부한 모양이었다. 흩트림없이 쭉 읽는 모습에 저절로 박수갈채를 보낼 뻔했다. 어쩜. 머리도 좋으신 분이었다. 황녀는 아무나 못 하나보다.

 

 "그렇구나. 땅의 끝자락이라…."

 "그래서 말인데 이 사실을 알려야하지 않나 싶어요."

 "그건 안돼."

 

  그녀의 말은 생각보다 단호했다. 나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왜 안 된다고 하는 걸까.

 

 "이 책을 어디서 구했다고 할 거니. 금서가 사라진 정보는 없다지만, 글쎄. 그마저도 모르는 일이란다. 알고 보니 종이가 하나 사라져서 이것에 대한 정보가 없던 거라면?"

 "……."

 

  가능성 없는 말은 아니었다. 오래된 자료는 언젠가 사라질 수 있기 마련이다. 황궁이라 그럴 가능성은 적지만, 모르는 일이다. 이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진퇴양난인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안타깝지만 너희가 우선 세계의 끝자락을 다녀와야겠구나."

 "네, 그럴게요."

 "우선 다른 무리들에게는 최대한 끝자락으로 갈 수 있게 유도해야겠어."

 

  황녀는 그렇게 말하며 책을 덮었다. 참 유능한 사람이다. 고대어도 알고, 리더로서의 역할도 잘 알고 있다. 나는 잠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황제였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

 

 "내가 말이지,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다."

 "……."

 "제자를 들였더니 이리 큰 사고를 칠 줄이야. 특히 너!"

 

  나는 바도르의 손가락질에 흠칫 놀라며 슬금슬금 빈센트의 등으로 갔다. 생각해보니 황녀님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직 우리 스승님, 바도르가 남아있었다. 바도르는 황녀님과 다르게 매우 열을 내고 있었다.

 

 "이러다가 죽었으면 어쩌려고 그래! 어?"

 "에이, 아무리 그래도 죽지는 않아요."

 "들켰으면 바로 사형이었어! 알아?!"

 

  버럭 화를 내는 바도르를 보며 나는 깊은 한숨을 속으로 숨겼다. 황녀님한테 이미 혼나고 왔는데 그에게까지 혼나려니 곤욕이었다. 나는 빈센트 등에 찰싹 달라붙으며 말했다.

 

 "아니, 안 들킬 자신 있었어요. 진짜에요."

 "하, 그렇겠지. 그러니까 이런 위험한 행동을 아무 생각없이 했겠지."

 "……."

 

  나는 내가 잘못한 걸 알았지만 어쩐지 입술이 삐죽 나왔다. 결과적으로 좋으면 된 거 아닌가. 아니, 사실 안 되는 거 알지만 혼나는 건 싫었다. 바도르는 결국 한탄을 하며 이마를 짚었다.

 

 "내가 제자를 잘못 두어서 별 일을 다 겪는다. 이제 곧 출발하는데 그때도 이런 분탕질할 거야?"

 

  분탕이라니 말이 심하네. 나는 속으로만 꿍얼거리고 겉으로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대답은 잘 한다는 말이 돌아왔다. 정말 너무하네.

 

 "앞으로 너희 셋만 가야하는데, 이런 위험한 행동을 하면 어떡하냐고."

 "……."

 "정말 걱정이다."

 

  바도르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래요. 제가 나쁜 사람입니다. 당신을 걱정에 빠지게 해서 죄송합니다. 나는 바도르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았다.

 

 "걱정 마세요. 잘 할게요. 네?"

 "……."

 "아니, 뭐. 지금은 문제가 일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잘 빠져나왔잖아요. 앞으로는 문제 안 일으키고 바싹 정신 차릴게요."

 

  바도르는 내 말에 마음이 말랑말랑 풀리나보다. 전보다 풀어진 얼굴에 나는 싱글벙글 웃었다. 물론 그게 얄밉다며 볼이 세게 꼬집혔다. 아파!

 

 "내가 못 따라가니 제대로 들어. 왠만하면 위험한 짓은 하지 말고 목숨이 날아갈 것 같으면 도망쳐."

 "……."

 "목숨을 위해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 행동 아냐. 사는 게 더 중요해."

 

  바도르는 어깨를 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서 돌아올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

 "죽지 않을게요."

 

 '정말 죽지 않을 수 있을까.'

 

  순간 드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털어냈다. 가볍게 생각했지만, 죽을 수도 있는 실제상황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지금 이 세계는 게임 세상이었다. 그런데 내가 죽으면 이 게임은 어떻게 되는 걸까?

  너무도 진짜같아서 계속 하지 않던 생각이었다. 이건 정말 게임일까. 만약 게임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한다면 내 죽음이 끝인 걸까. 삼켜버린 의문에 대해 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만 알 것이다. 물어볼 수는 없겠지.

 

 "그리고 신전 좀 들렸다 가. 신관을 포섭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으니까."

 

  띠용. 나는 놀라서 눈에 팍 힘을 주었다. 신전이 있단 말이야? 그렇다면 한 번 신에게 물어볼까. 그런데 의외로 부정적인 답이 들려왔다.

 

 "글쎄요. 과연 신관놈들이 포섭되련지."

 

  빈정거리며 삐딱하게 말하는 사람은 바로 칸타곤이었다. 뭐지? 왜 저렇게 말하는 거지? 그런데 저 말에 다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거 아닌가.

 

 "그렇긴 하지. 그래도 한 번 가보는 게 좋겠어. 혹시 모르니까 말이야."

 "에휴, 전 분명 말했습니다."

 

  칸타곤은 혀를 차며 벨벳 소파에 깊이 기댔다. 왜 저러지?

 

 "그 전에 지도부터 한 번 보자. 어디로 가야할지 집어줄게."

 

  우리는 지도를 쫙 폈다. 넓고 넓구나. 언제 다 가본담. 이 제국만 있는 것도 아닌데 언제 다 돌아다니지.

 

 "어, 노이브도 끝에 있네요."

 

  나는 노이브를 콕 집으며 말했다. 제국은 서쪽 부분에 있었는데 노이브는 완전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었다. 노이브도 가게 되는 건가. 오랜만에 마샤 아주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보고 싶다. 귀여운 쌍둥이 꼬마도 잘 지내고 있을까.

 

 "내가 봤을 때에는 노이브보다는 이렇게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는 남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을 가리켰다.

 

 "여기서부터 쭉 남쪽으로 가 다시 여기까지 돌아오는 게 좋겠어."

 "그런데 여기 작은 섬이 있는데 여기는 어떻게 해요?"

 "여기도 들릴 수 있다면 들리는 게 좋을 것 같아."

 

  갈 곳이 멀구나. 저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바도르는 깃펜을 들어 쭉 동그랗게 그렸다. 섬 주위도 동그랗게 그려냈다.

 

 "이렇게 다녀오면 될 것 같아."

 "…다니다보면 뭔가 실마리를 얻게 되겠죠?"

 "그러길 바라야지. 기왕이면 마족 하나 잡아서 입 열 수 있게 때려봐."

 

  가장 쉬운 길은 마족 협박하는 일이긴 한데, 애초에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들은 매우 빠르고 힘이 센 종족이라 했다. 그런 종족이 손에 쉽게 잡힐까.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단단히 준비해서 가. 알았지?"

 "네, 알겠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해요, 스승님. 알아서 잘 할 테니까. 이런 말을 삼긴 채로 나는 그의 잔소리를 다 듣고 있어야 했다.

 

 *

 

  신전은 웅장하고 고풍있는 곳이었다. 예전에 책에서 나온 그리스에 있는 신전과 닮아있었다. 하얗고 깨끗하다. 나는 멍하니 신전을 올려다보다 고개를 내렸다.

  빈센트는 화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1년동안 봤을 때 그가 화내는 때를 봤던 건 마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그마저도 속으로 분노를 삼킬 뿐, 딱히 티를 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가 매우 화났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대체 왜 안 된다는 겁니까?"

 "말했잖습니까. 신관들은 현재 바쁩니다."

 

  왜 바쁜지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무조건 바쁘다며 안 된다고 말한다. 칸타곤이 말한 게 이거였나. 대체 왜 안 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지금 옆에 한가하게 노래 부르며 걸어가는 신관도 다 봤는데 말이다.

 

 "저렇게 지나가는 신관들, 누구도 안 된다는 겁니까?"

 "저들도 곧 일이 생길 예정이라 안 됩니다."

 

  황당하네. 이건 말도 안 되는 대우였다. 진짜 뭐라는 거야. 이런 대접은 처음 받아봐서 더욱 기분이 나빴다.

 

 "저희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마법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더니 신관은 슬쩍 칸타곤을 쳐다봤다. 어떻게 마법사인지 알았지. 그보다 신관이 필요하다는데 마법사가 뭔 상관이야.

 

 "야, 더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

 "그래도…."

 "내가 있는 한 안 된다고 할걸? 진짜 웃기지도 않지."

 

  신관은 그 말을 들었는지 눈썹을 꿈틀거리며 칸타곤을 노려봤다. 칸타곤도 지지 않고 그를 사납게 노려봤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갔다. 마법사가 있는 게 뭐가 문제야. 마법사고 신관이고 다 필요하다는데. 결국 내가 앞으로 나섰다.

 

 "황태자를 구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안 가겠다고요?"

 "제가 알기로는 이 무리만 있는 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다른 무리에는 다 신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없느냔 말이야. 재수없다, 진짜. 나는 저절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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