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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 닿기를
작가 : 리아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0

청화국 30대 국왕의 외동딸로 태어난 공주, 한서월. 가장 행복해야 할, 성년을 맞이하는 탄신일 저녁.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죽음과 함께 복수를 위한 삶을 살게 되는데······.

 
07. 쏟아지는 하늘의 울음소리는
작성일 : 19-11-06 22:29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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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몸이 뜨거웠다. 땀이 흐르는 게 느껴질 정도로 더워서 미칠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또 서늘하게 몸이 떨려왔다.

 

 팔다리는 돌이라도 매어 둔 듯 무거운 데다 눈을 뜨는 것조차도 버거웠고, 달뜬 숨을 내뱉을 때마다 목이 아파왔다. 아무래도 제대로 고뿔에 걸린 것 같다.

 

 이번에는 목소리까지 가 버리는 건 아니겠지. 또 침소에만 갇혀 있어야겠네. 그러한 와중에도 든 생각이었다.

 

 "열이 내릴 생각을 안 하네......"

 

 "지훈, 이야......?"

 

 "어, 그래."

 

 옆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간신히 눈을 떠 보니,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 짚어 보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지훈이가 보였다.

 

 "야, 이 멍청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비를 다 맞고 어디 있다가 나오냐? 어차피 이 궁궐 전체가 네 소유인데, 당장 눈앞에 있는 건물로 피할 생각부터 했어야지. 네 목숨이 그냥 목숨이야? 자각 좀 해,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안 그래도 몸도 약한 애가. 가볍기는 또 얼마나 가벼운 거야, 밥 좀 많이 먹어. 알았어?

 

 속사포로 말을 뱉어내는 지훈이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대답은? 알아들었어, 못 알아들었어."

 

 "알았어. 미안, 해......"

 

 지훈이와 마주치고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것까지에 대한 기억이 있고 그 이후로는 없으니, 아무래도 곧장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거기에 지훈이의 말대로라면 본인이 직접 나를 업어서든 안아서든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머리카락이 살짝 물에 젖어있는 듯도 했다.

 

 "비는 오는대로 다 맞고 있질 않나, 울었는지 눈가는 붉어져 있질 않나. 하여튼, 사람 걱정시키는 데에는...... 그래서, 이 아침부터 그 정신으로 어딜 그렇게 다녀온 건데?"

 

 "......묘지에."

 

 ".......아."

 

 예상치 못했던 장소라 순간 할 말을 잃었던지. 입을 우물거리다 한숨을 폭, 내쉬는 지훈이었다.

 

 "아무튼, 건강 좀 챙겨. 너 한 명에 몇 명의 목숨이 달려 있는지는 알고 있을 거 아니야. 가뜩이나 다들 불안해 하고 있는 이 시국에 너까지 잘못되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에 관해서는 더 묻지 않으려 이야기의 주제를 돌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점점 머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인 것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하필 서의겸은 이럴 때 자리를 비워서."

 

 그러고 보니, 오늘 이웃 나라의 왕을 만나러 간다고 했었던가. 아까 묘지에는, 출발하기 전에 들렀던 것이었나 보다. 외교 문제로 담화를 나누러 간 것이라 당분간은 그 나라에서 지내기로 되어 있었다.

 

 본래라면 나도 함께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며칠 전,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던 일로 길게 이동하기에는 어려운 몸 상태라며, 절대 안 된다고 강경하게 주장하던 어의의 말대로 일정에서 제외된 것이었고.

 

 또다시 며칠 동안은 병상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지만 의겸이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얼굴을 마주할 일이 없을 테니,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누워서 눈만 깜박이고 있는 나를 보며 고개를 내젓던 지훈이가 때마침 들어온 궁인에게서 무언가를 받아 들더니, 곧 탕약 한 사발을 들이밀었다.

 

 "......맛없어."

 

 "네가 그 비를 다 맞고 다닌 탓이야. 한 방울도 남김없이 전부 마셔. 그래야 빨리 낫지."

 

 몸에 좋은 게 입에는 쓰다고, 향에서부터 이미 의욕을 완전히 떨어뜨리고 있었다. 코를 막아 보아도 도저히 가시지 않는 쓴 맛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으니 어디서 구해 온 것인지, 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열더니 엿 한 조각을 내 입에 물려 준다.

 

 "애도 아니고, 며칠째 외출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이게 뭐야. 잘 하는 짓이다."

 

 다음부터는 옆에 단 것도 같이 올리라 할게.

 

 입에 들어온 엿 조각이 다 녹기가 무섭게,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동안 자다가 일어난 건데, 분명히 방금 전까지 또렷하게 눈이 떠졌는데.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지.

 

 "탕약에, 잠이 오게 하는 약재가 들어가 있다고 했어. 더 자, 계속 옆에 있어줄 테니까."

 

 천천히 감기는 눈을 떠 보려고 시도하는 내 모습이 보기에 재미있었던지 웃음을 지은 지훈이가, 나를 다시 눕히고는 이불을 목 끝까지 올려 덮어 주었다.

 

 "응......"

 

 그 마지막 말에 정신없이 답을 하고는, 무겁게 가라앉는 눈꺼풀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

 

 

 

 "......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이 생겼다.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끝이 뭉게지는 것이, 약간 울음이 섞인 것도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으니 그냥 잠에서 제대로 깨지 못한 내 정신이, 아직 온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그렇게 들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의식이 어지러워져서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어쩌면 꿈 속일지도 모르겠다.

 

 이마를 짚어내는 손이 시원했다. 누구라고 특정해 내기는 어려웠으나 적어도, 어의나 궁인들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챌 수 있을 만큼이나 잘 아는 손길이었다.

 

 지금 내게 닿아 있는 이 손의 주인을 알 것도 같은데, 머릿속에 안개가 들어찬 듯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아까 계속 곁을 지켜 주겠다 하던 지훈이인가. 혹은 순영이일까.

 

 지훈이도 일단은 사람이니 잠은 자야 할 테고, 특히 평소에도 잠이 많아 언제까지나 이곳에 있는 것은 무리일 터였다. 그렇다고 해서 내 옆에 이불을 깔고 같이 잘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까 내 이마를 짚었던 지훈이의 손길이 이런 느낌이었나. 그 사이에 순영이가 대신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왜인지 순영이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하지 마, 서월아."

 

 상대방이 또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의 구별에는 또다시 실패했다.

 

 온갖 힘을 다해 눈꺼풀을 들어올려 눈앞을 보니, 열 때문에 흐릿해진 시야로 누군가의 형체가 보였다.

 

 애초에 달빛만이 희미하게 비치는 방 자체가 어두워서, 시야가 선명했더라도 형체만 보였을 것이 분명했다.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여전하고, 머리가 더 깨질 듯이 아파와져서, 결국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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