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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녀와 함께 시골일상을!
작가 : 포죠
작품등록일 : 2019.11.5

응답하라 1983
판타지를 꿈꿔온 시골 남자의 눈 앞에 시간을 엉터리로 달린 마녀가 떨어진다.
마녀의 좌충우돌 시골적응판타지

 
11화: 시골 소의 마음을 안다는 것
작성일 : 19-11-06 21:43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5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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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 소의 마음을 안다는 것.

 

 

 “후후후, 알았다!!”

 

 내가 방금 했던 말 중에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무언가의 힌트라도 얻은 것일까.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팔짱을 끼고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는 코코아였다.

 

 “머저리 같은 해결법 제시할 거면, 그냥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쳐줘. 괜히 힘 빠지기 싫거든.”

 

 내가 제시했던 마법 중 하나가 아무리 생각해도 최선이었다.

 어느 하나도 사용할 수 없는 무능한 마녀 주제에. 갑자기 의기양양한 척해도 썩 믿음이 가지 않는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도와주지 않을 거니까.”

 “그래, 그래. 네가 정말 이 상황을 해결해준다면야 내 무릎쯤이야. 일단 들어나 보자.”

 

 자기가 싼 똥을 자기가 치우는 건데 왜 내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가만히 쭈그린 채 질질 짜는 것보다 훨씬 낫긴 하니까.

 그녀의 해결책을 듣기 위해 옆으로 다가갔다.

 

 “……?!”

 

 코코아가 말한 아이디어를 들었다. 후……참자. 그래도 날 위해서 생각한 방법……

 

 “웃기지 마!!! 돌대가리 마녀야. 그게 어떻게 해결법이야!! 기대한 내가 미친놈이다. 미친놈. 뭐? 엘리트적 사고방식? 이건 그냥 지나가던 초딩이 비웃을 머저리 사고방식이잖아!!”

 

 다시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눈치챘어야 한다. 달 두꺼비를 상대할 때 이미 자신만을 위한 베리어마법을 펼치던 코코아였다.

 이번 작전 또한 완전 자기만 편한 작전.

 

 “돌대가리라고 한 말 후회할 거야. 끝나고 나서 나한테 감사의 절 백 번도 꼭 받을 거니까.”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얼굴이 햇사과처럼 새빨개진 코코아가 씩씩거린다. 이윽고 코코아의 마법 목걸이가 반짝거린다.

 

 “……야아아아앗, 하지 마라!!! 미, 미안. 그 작전도 생각해보니까 엄청 좋아!! 하지만 엘리트인 너라면 충분히 더 좋은 작전을….”

 

 코코아의 불편한 심기를 달래주려, 이 말도 안 되는 작전의 희생양이 되기 싫은 내가 발버둥 쳐보지만……

 

 “『트랜스 포메이션(transformation)』!!”

 “제발 사람 말 좀 끝까지 들으라고오오음모오!!!!!”

 

 그렇게 나는 고집불통 그녀가 생각한 엘리트적 작전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

 

 

 “코코아양, 왜 그랬던 거니. 그런 험한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우리 집엔 그런 일 전문 담당이 따로 있단다.”

 

 그 담당이 바로, 나라는 건 이 집에 사는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겠고.

 

 “아니에요. 아버님. 아버님께 맛있는 밥도 얻어먹었는걸요? 이 정도 일을 스스로 하지 않는다면, 정도가 없는 사람이겠죠.”

 

 아, 스스로 하셨습니까? 겨울이의 말 한마디에 홀랑 넘어가서 그런 게 아니고요?

 

 “어이구, 우리 누렁이 보소. 예쁜 누나가 준 밥이 맛있었던 모양이지? 그럴 만도 하지. 그동안 칙칙하고 음침한 형이 주는 밥이었으니까.”

 

 쇠꼴 하이에나 녀석들의 말이 사실이었다.

 머리가 이상한 아들놈이랑 놀지 말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진짜 친아버지였다니.

 지금까지 제 뒤에서 그 비수와 같은 말을 해왔던 겁니까.

 저 정말 친자식 맞는 겁니까? 원래 진짜 부모라면, 아들 앞에서는 조금 쌀쌀맞고 퉁명스럽게 대해도, 뒤에서만큼은 치켜세워주는 거 아니었습니까?

 

 “아하핫~! 그럼요!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도 제가 김사부 대신 누렁일 챙겨줘도 괜찮을까요? 제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만, 아버님 집에 잠시 머물면서 오늘처럼 누렁이에게 외식도 시켜주고. 쇠꼴도 구해올게요. 저, 잘할 자신 있어요. 물론 쓸모없는 김사부는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고 말이에요. 집에 있어도 밥만 축내는 가축이잖아요?”

 

 아야야, 진짜 가축이 된 나한테 그렇게 친근감 있는 척 퍽퍽 내리치지 말라고.

 

 “…….”

 

 설마 했던 장고에 빠진 말발굽맨.

 

 아니 그렇게 길게 생각할 이유가 어딨어요? 단지 하룻밤 재워준 미소녀의 말이라고요? 쉽게 생각하세요, 만약 저 억지 부탁을 꾀죄죄한 남정네가 한다고 생각해보시라고요!!

 

 “가까이 있으면 닮는다고, 분명 김사부의 변태스러움이 이 착한 누렁이한테 옮을 거라고요? 발정 난 동물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들었어요.”

 

 코코아의 얼토당토않은 추가 설명. 설마 너 그런 엉터리 논리로 그렇게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는 거야?

 

 “……으음, 그러고 보니, 애비한테 가슴 어쩌고 그런 말을 했던 놈이긴…….”

 

 여전히 생각에 빠져있는 말발굽맨.

 뭔가 불안하다. 이대로라면 나 정말 박힌 돌이 되어 버리겠는데. 저 양심없는 마녀가 굴러온 돌이 되는 거라고!!

 아니, 돈. 돈도 없잖아요. 입이 하나 더 늘어난다고요? 설마, 이미 제 양을 줄인다는 계획을 하는 거 아니죠?

 

 “아버지, 그걸 왜 계속 생각하냐고요!! 딱 잘라 거절하시라고요!!!”

 

 『음모오오오오오~~~~』

 

 길고 긴말이 울음 한 번으로 변환되는 마법!!

 흑, 내 인생 두 번째 마법은 직접 써보고 싶었는데.

 또, 이렇게 당해버리는 포지션이네.

 

 변신마법,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무생물을 다른 무생물로, 생물을 다른 생물의 모습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자신 또한 그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효과가 반감된다며 끝끝내 나를 누렁이로 바꾸어버렸다.

 

 내 의견은 철저하게 배제된 코코아의 어처구니없는 작전. 내가 그럴 거면 산토끼라도 잡아서 변신시키면 되는 거 아니냐고 화난 소 울음소리로 따졌지만, 변신 전의 생각과 습성이 남아있어, 연기가 애초에 불가능 하다고 했다.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소가 우리 집을 다 부숴버릴 거라고. 결국, 그렇게 나는 누렁이가 된 채, 코코아의 손에 얌전히 끌려왔었다.

 

 “……우리 누렁이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걸 보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나는 코코아의 작전이 실패하는 것을 바랬었다. 그냥 다 들켜버리는 거. 아버지의 화가 풀릴 때까지 학교창고에서라도 지내면서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소로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 아버지는 뭐라 해도 전통 농사꾼.

 소 울음소리쯤 해석하는 건 일도 아니다. 알아차리세요. 비록 정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런 말도 안 되는 코코아의 작전에 당하지 말라고요.

 솔직히 정말 보기 싫다고요. 코코아의 건방진 얼굴을. 이 작전이 성공하면, 그다음부터는 얼마나 더 콧대가 높아지겠어!! 그리고 얼마나 억지스러운 작전들을 꺼내겠느냐고요!!!

 

 마지막으로 누렁이의 의견을 묻는 듯, 나(누렁이)를 빤히 바라보는 아버지.

 에이, 아무리 아버지가 여자 말에는 맥을 못 쓴다고 해도, 지금 이 상황을 납득하겠어? 아니, 애초에 친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 부분을 의심하라고.

 

 “……그러기로 할까? 음하하. 나도 사실 딸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거든. 잘 부탁해 코코아양.”

 “호호호, 물론이죠. 딸처럼 대해주세요. 아버님.”

 

 정말 부녀 같은 모습의 두 사람이 계약 성사를 축하하는 회사 주역들과 같은 악수를 한다.

 

 『음모오~? 음모옷! 음모오…….』

 

 아들의 생사는 묻지도 않은 채, 그대로 해맑은 표정으로 식사준비를 하러 간다는 아버지. 그래. 아버지 딸 부자가 되고 싶던 거였구나.

 하긴, 나는 그저 집안의 일꾼으로 키우려 이름도 사부(事剻:마을에서 일한다)로 지었었지. 내가 영 신통치 않으니 차라리 딸이 낫다는 거고. 네. 이제 그만 저도 받아드릴게요. 저도 시골 일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으니까요!!

 

 “봤지~!? 제대로 잘 봤지? 말했잖아. 분명 성공할 거라고.”

 

 예상대로, 한껏 우쭐해진 코코아가 양손을 허리에 짚은 채로 으스댄다. 내게 마법을 건 그녀는 소 울음소리가 아닌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 김칫국 마녀가!! 왜 좋아하는 건데!! 처음부터 난 이런 멍청한 작전 동의하지 않았다고!! 앞으로 소로 살아가라는 게 어딜 봐서 성공인 거냐고!!! ”

 “계속 멍청하다고 하지 마!! 네가 그랬잖아. 누렁이가 없어지면, 아버님이 가장 슬퍼할 거라고! 그랬잖아!! 아버님이 저렇게 좋아하시면, 된 거 아니냐고!!”

 

 분명, 엄청난 칭찬을 바랐을 코코아가 울컥해서 소리쳤다.

 

 ……그냥 날 골탕 먹이려 소로 변신시킨 줄 알았는데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었다니, 그래도 하룻밤 재워준 은인이라는 건가. 울음을 참으려 꽉 쥔 주먹이 부르르 떨고 있는 코코아에게.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아버지가 저렇게 안심해서 하는 표정을 보니 작전 성공이네. 이번만큼은 인정할게.”

 “……정말이지 김사부?”

 

 반짝거리는 눈을 깜빡거리는 코코아.

 

 “그래, 여태껏 했던 말 전부 취소. 머저리가 아니라 엘리트다운 작전이었어.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나 정말 이 축사에서 평생 살아야 해?”

 “아니야. 대상자가 사람이면 굳이 내가 마법을 걸지 않고도 스스로 변신을 풀 수 있어. 『리무브 트랜스폼(remove transform)』이라고 세 번 외치면 돌아올 수 있어. 아버님이 일 나가실 때마다 다시 김사부로 돌아와서 생활하면 돼.”

 

 그녀가 내 고삐를 쥐고 축사 안으로 나를 넣어준다.

 

 “……그게 최선인 거 아니지?”

 “제발 좀, 나를 그렇게 모르겠어? 이제 좀 믿어 줄 때도 됐잖아. 《소환마법》이 있거든!! 알다시피 회귀마법처럼 행성급 특이 마법은 색다른 재료가 필요해. 그걸 모을 때까지만 참아. 여기 지구상 어딘가에 있을 소를 소환해서 너와 바꿔치기하면 끝이야.”

 

 빈 플라스크를 내게 꺼내 보인다. 회귀마법처럼 그곳에 노을빛이나 달빛이나 별빛 같은 것들을 모으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나 걸려.”

 “일주일이면 충분해.”

 

 천진난만한 얼굴로 내게 윙크를 보내는 코코아. 방금 표정은 자신의 작전이 계획대로 착착 수행되어가고 있다는 만족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얼굴. 나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김사부 소로 변했다고 해서, 그렇게 대놓고 변태스럽게 바라보지 말아 줄래?”

 “내, 내가 뭘 변태스럽게 바라봤어. 그냥 보, 본 거라고.”

 “내 몸 구석구석을 핥고 싶다는 듯 바라봤잖아!! 혀가 길어졌다고 바로 그런 용도로 사용할 생각밖에 없는 거구나 넌.”

 

 순식간에 원래의 아니꼬운 표정으로 돌아오는 코코아.

 방금과 같은 미소녀스러운 표정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아마, 밤하늘의 별똥별을 보는 것만큼 힘든 광경일 테니까.

 좋은 생각, 좋은 생각을 하자. 회귀마법급의 마법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인 거잖아. 7년이 아니라. 7일 정도면. 버틸 수 있어. 그녀가 어딘가에서 다른 소를 소환해낼 때까지만 참자.

 

 “아버님 가요~! 오늘도 계란프라이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저녁을 먹으라는 아버지의 부름에. 훌륭한 음식인 계란프라이를 평범하기 그지없는 밑반찬 그 이상 그 이하로 보지 않던, 코코아가 신이 나서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축사에 홀로 남겨진 나.

 그 어느 때보다도 구슬픈 울음소리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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