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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불완전한 모든 것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그 끝없는 끝에 네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 걸어줄 거야.’

늘 나사하나 빠진 채 몽롱하니 걸음을 옮기는 것 같고, 퍼즐 조각 하나를 들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듯이 끝이 없는 지루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래준다면 그것만으로 세상은 아름다운 건 아닐까요?

비록 자신의 삶을 완벽함으로 채우진 못했어도 나 또한 누군가의 완전을 바라니까.

‘그런 네 옆에 내가 걸음 맞춰 걸을게. 이제 함께 걷는 거야. 가다가 힘들면 등 맞대고 쉬고, 또 손 맞잡고 걷고, 누가 이기나 뛰어도 보고, 느릿하게 얼마나 걸었는지 걸음수도 세는 거야. 네가 심심하면 노래도 불러 줄게. 우리가 걷는 길에서 마주치고, 지나친 사람들은 우리에게 응원도 해주고, 힘들까 물도 건넬 거야. 그럼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걷는 거지.’

확실한 것은 세상에 늘 사랑이 있다는 것입니다.

 
- chapter 4
작성일 : 19-11-06 18:29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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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4

 

 

  도현이 남은 휴가 내내 그녀의 집에 눌러 앉을 심산인지 잠시 집에 다녀온다는 말과 함께 웬걸 짐을 챙겨왔다. 아랑은 뻔뻔하게 짐을 내려놓고 소파로 몸을 늘어뜨리는 도현을 어이없게 바라보았다. 물론, 행복했다.

 

 “현도현 씨.”

 

  도현이 그녀의 마음을 살살 녹이는 외보조개를 띠우며 그녀를 보았다. 아랑이 애써 그 미소를 못 본 채하곤 그의 짐을 가리켰다.

 

 “이거 뭐야?”

 “옷이랑, 핸드폰 충전기랑, 기타 필요한 물건들.”

 “아니, 내 말은 집에 간다면서 왜 짐을 챙겨 왔냐는 질문이었어.”

 

  도현이 아예 소파로 몸을 길게 뉘였다. 큰 키 덕에 다리가 한참이나 밖으로 나와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편안하기만 했다.

 

 “짐 챙겨 온다는 말을 안 했던가?”

 “안 했어.”

 “그런 뜻이었어.”

 

  뻔뻔해. 여전히 딱딱해. 아랑이 그의 곁에 다가섰다.

 

 “내가 비록 출, 퇴근 안 하는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말이야. 그래도 나름 내 삶의 시간표가 있다고. 적어도 하루에 한 편, 그 하루를 지을 거라고 마음먹었는데.”

 “방해 할 생각은 없는데?”

 

  태연하게 일을 하라는 듯이 책상으로 고갯짓을 하는 그에 아랑이 헛웃음을 지었다. 하라면 못 할 줄 알고. 내가 아주 좋아 죽는 줄 알지.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아마 네 품에만 안겨 있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네 품에 안길 하루를 위해 꽤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아랑이 책상으로 가려 몸을 틀었을 때 도현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아랑이 그를 보았다.

 

 “방해 할 생각 없다며.”

 “시는 이따 영감님 오실 시간에 쓰고, 지금은 내 옆에 있어.”

 

  그가 그녀를 끌어 앉혔다. 스르륵 품에 안기길 바랐지만 꼿꼿하게 등을 피고 있는 그녀에 허리로 쑥 팔을 두르자 놀란 듯 그녀의 몸이 경직되었다. 도현이 슬그머니 그녀를 제 품으로 눕혔다. 그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니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웃음이 멋대로, 뭐가 그리 좋아 난리인지 도현의 외보조개가 더욱 깊게 패였다.

 

 “있잖아.”

 

  그의 품에 안겨있던 아랑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언제 알았어?”

 “뭘?”

 “네 마음 언제 확실해졌냐고.”

 

  도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 제 마음에 이름을 붙인 순간... 도현이 곰곰이 생각하자 시간이 길어지는 그의 답에 아랑이 시선을 들어 재촉하듯 다시 물었다.

 

 “응? 언제냐니까?”

 

  이내 그녀가 몸을 뒤집어 상체를 세웠다. 그리하니 오히려 시선을 맞추긴 편해져 도현이 한 팔을 제 머리 뒤로 넣고는 그녀를 보았다.

 

 “네가 없는 내내 답답하고, 괴로웠어. 그게 사랑이었지. 이름을 잘못 붙여놓은 탓에 헷갈린 거야.”

 “그게 뭐야.”

 

  그녀가 입술을 삐죽였다. 도현이 톡 튀어나온 그녀의 아랫입술을 건드리며 말했다.

 

 “네가 우니까 슬프고, 네가 웃는 게 보고 싶었어. 그럼 나도 기쁘니까. 너한테 상처 준 게 후회되고, 몰랐던 지난날이 후회 돼. 열아홉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죽기 전까지 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어졌어. 너와의 시작부터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그리고 다신 실수를 하기 싫어서.”

 

  그의 손이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있었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야.”

 

  그녀가 새초롬하게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볼은 발그스름해졌다. 아랑이 그의 가슴에 손바닥을 대고 그 위에 제 턱을 내렸다.

 

 “내가 없었던 10년은 어땠어? 귀찮게 굴던 계집애가 없어서 마음 편히 재미있게 살았어?”

 “지금 와서야 알았지. 네가 없었던 10년이 무의미하고, 심심했다는 걸.”

 “나 듣기 좋은 소리 말고 진지하게 묻는 거야. 너만의 시간이 궁금해.”

 

  도현이 낮게 소리를 내며 고민하자 아랑이 말했다.

 

 “스물아홉, 지금 네가 이룬 걸 봐. 번듯하게 편집장 소리도 듣고, 대형 출판사에서 스카웃도 되고, 능력 인정도 받고, 좋은 친구도 있고. 누가 들으면 배 아플라.”

 “글쎄. 허둥지둥 하면서 보낸 것 같은데.”

 “거짓말.”

 “길을 잃은 퍼즐 조각을 쥐고 이리저리 찾아 헤맨 것 같아. 때론 가족 때문에, 때론 우정 때문에, 때론 일 때문에, 내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도현은 말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진실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내가 그렇게 살았구나. 무엇 때문에? 그가 답을 찾느라 생각에 잠기자 아랑이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

 

 “도현아.”

 

  생각에 잠겼던 그가 그녀를 보았다.

 

 “어쩌면 그런 게 아닐까?”

 “뭐가.”

 “우리가 느끼는 이 불완전한 삶이 실은 완전한 삶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간신히 오른 산 정상을 해지기 전에 서둘러 내려와야 하듯이 말이야. 하나하나 작은 이룸 뒤엔 다음이 있는데 우리가 너무 큰 것만 보고 완벽하지 않다 하는 걸지도 몰라.”

 

  두 사람이 서로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설령 불완전함 속에서 살아가야 한 대도 말이야. 비록 자신의 삶을 완벽함으로 채우진 못했어도 모두가 누군가의 완전을 바라니까. 너무너무 힘든 일이고, 너무너무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누군가는 당신이,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고 있으니까. 슬퍼할 필요 없다. 도현이 말했다.

 

 “고향에 가보자.”

 “고향에?”

 “응. 시간을 거슬러 가보는 거야.”

 

  그때의 네가 내 완전을 바라주었던 것처럼 나도 그리 하고 싶다. 널 그 행운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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