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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불완전한 모든 것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그 끝없는 끝에 네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 걸어줄 거야.’

늘 나사하나 빠진 채 몽롱하니 걸음을 옮기는 것 같고, 퍼즐 조각 하나를 들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듯이 끝이 없는 지루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래준다면 그것만으로 세상은 아름다운 건 아닐까요?

비록 자신의 삶을 완벽함으로 채우진 못했어도 나 또한 누군가의 완전을 바라니까.

‘그런 네 옆에 내가 걸음 맞춰 걸을게. 이제 함께 걷는 거야. 가다가 힘들면 등 맞대고 쉬고, 또 손 맞잡고 걷고, 누가 이기나 뛰어도 보고, 느릿하게 얼마나 걸었는지 걸음수도 세는 거야. 네가 심심하면 노래도 불러 줄게. 우리가 걷는 길에서 마주치고, 지나친 사람들은 우리에게 응원도 해주고, 힘들까 물도 건넬 거야. 그럼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걷는 거지.’

확실한 것은 세상에 늘 사랑이 있다는 것입니다.

 
3. 미래의 우리 - chapter 1
작성일 : 19-11-06 18:24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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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우리

 

 

 

 

 영원

 

 

 우리 맞잡은 손 그대로 주름져.

 

 주름진 손 그대로 맞잡고

 

 눈을 감는 것.

 

 

 

 

 ***

 

 

 

 

 chapter 1

 

 

  도현이 아랑을 찾은 건 그로부터 삼일이 지난 후였다. 삼일 동안 그는 제 마음에 대한 확신을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해 본 결과. 계속해서 떠오르는 아랑의 얼굴, 목소리, 미소에 마음을 다 잡았다. 혁준이 탁 꼬집어 냈던 제 마음에 대한 확신은 결코 시간에 쫓겨서 섣부르게 내린 답이 아니었다. 그의 답은 아주 오래 전, 10년 전부터 잘못 이름 붙은 사랑이었다. 그의 사랑에는 질투, 샘, 괜한 고집, 자존심. 그 이름이 붙어 그에게 혼란을 주었다. 그게 맞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그녀의 열아홉을 여전히 기억 할 수 있단 말인가. 가만히 있으면 머리를 질끈 묶은 열아홉 소녀가 제 집 담에 기대 아침을 맞아주었고, 저와 걸음을 맞춰 걸으며 재잘재잘 등굣길을 외롭지 않게 해 주었다. 그녀의 관심이 없었다면 그의 열아홉은 버티기 힘들만큼 아니, 버티지 못했을 거다.

 

  그녀를 만나면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할지, 고백을 먼저 해야 할지. 그 답만이 아직 서지 않았다. 그가 아랑의 오피스텔 앞에 차를 세우고 망설이고 있을 때였다. 이렇게 우연히 그녀가 먼저 나와 마주 할 수도 있을까. 준비되지 않은 채 그녀와 마주치면 뭐라고 해야 할까. 그의 손에서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담배가 타들어가고 있었다. 아랑의 오피스텔 편의점 앞. 멀지 않은 거리의 가로등이 켜지자 그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비겁하고, 치졸한 사람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서둘러 담배를 버리곤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서울의 도심과는 거리가 먼 양천향교의 역 부근 그녀의 오피스텔은 황량한 평야에 우뚝 솟은 선인장 같았다. 무작정 찾아가 근처의 오피스텔을 뒤질 참이냐는 소연의 걱정은 괜한 것이라 할 정도로 보였다. 도현이 이미 머릿속에 외워버린 그녀의 집 앞에 서선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의 렌즈가 그를 비추자 집 안에 있던 아랑은 그의 얼굴을 보곤 얼어붙은 듯 보였다. 경쾌한 음악이 꺼지고 정적이 흘렀을 때 얼마 안가 그가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아랑은 외면했다. 그녀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 이어폰을 꼽은 채 이불을 뒤집어썼다. 난 못 본 거야. 난 못 본 거야. 못 봤어. 당장이라도 문을 열어 그를 맞이할 것처럼 움찔 거리는 몸을 모른 채 그녀가 이불 끝을 꼭 쥐었다. 한참을 초인종을 누르던 도현이 건물 앞에서 담배를 태우며 어떤 말을 할지 갈등하던 자신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무슨 말이든 그녀를 만나야 할 수 있는데... 그가 돌아섰다.

 

  아랑은 그 날 그를 돌려보낸 자신을 칭찬하고, 위로했다. 그리고 다른 생각은 들지 않도록 시를 짓는데 몰두했다. 이상하게도 시구가 머릿속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 것만이 그녀를 유일하게 위로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아랑이 우유 한잔을 따듯하게 데워 거실 창 앞으로 다가갔다. 어느새 가을이 무르익었다. 꿈만 같았던 여름은 이제 정말 기분 좋았던 꿈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 꿈의 주인이 온전히 마음에서 떠나간 것은 아니었다. 참 많이도 좋아했구나. 아랑은 괜히 화가 났다. 이리 힘든 건 나 만이겠지. 그에겐 이번 일이 그저 조금 불편했던 여름이 되었겠지. 그리고 그 기억은 점점 잊혀 지겠지. 어쩌면 그랬으면 바랐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날까...? 그 생각이 들었을 때 아랑의 몸은 얼어붙었다. 아직도, 아직도 제자리구나 나. 허무함에 웃음이 나왔다.

 

  길 건너 정류장 앞으로 앳된 청춘들이 제가 탈 버스를 기다리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아랑이 잠자코 그들을 보았다. 친구들과 함께 온 이들, 정류장에서 친구를 만난 이들. 또는 이어폰을 꼽은 채 외로움을 이겨내고 발을 내딛는 이들. 곁이 쓸쓸하지 않은 이도, 어느 날에는 외로움에 노래 하나 귀에 가득 들어차게 틀어놓고 걸었을 것이고. 지금은 비록 쓸쓸한 이들도 어느 날에는 연인의 팔짱을 끼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버스 한 대가 정류장 앞에 섰다. 몇몇은 그 버스에 몸을 실었고, 여전히 몇몇은 또 다시 자신이 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랑이 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다 서둘러 책상에서 다이어리를 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유 잔을 창가로 놓으니 온기에 부끄러웠던 창가가 그 수줍음을 숨기지 못하고 티를 내고야 말았다. 아랑이 가만히 제가 쓴 시를 보았다.

 

 

 ‘정류장

 

 정류장에서

 기다립니다.

 내 앞에 서서

 문을 열어 주는 이들 모두 보내고

 나는 기다립니다.

 멀리 보입니다.

 혹여 지나칠세라 도로까지 나와 섰습니다.

 그래도 혹여 못 볼세라

 창피함을 무릅쓰고 손까지 크게 흔들었습니다.

 .

 .

 .

 못 본 걸까?

 못 봤을 거야.

 내일 다시 나와 봐야지.’

 

 

  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 어느새 정류장에 사람이 비었다. 그 사이 모두가 제 버스에 몸을 실은 채 어디론가 가버렸다. 아랑은 왠지 자신 혼자만 여전히 제 버스를 기다리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낮잠에 들고 싶었다.

 

 

 ***

 

 

 ‘틀어박혀 있기로 마음먹었으면 몇 날, 며칠이고 얼굴 보기 힘들어. 연락도 안돼.’

 

  아랑을 찾았던 그 다음 날도 그녀를 만나지 못하자 도현이 소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돌아온 대답은 타박이었다.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었다.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쓰지 않았던 휴가가 절실해졌다. 안 그래도 복잡한데 똑똑 유리벽을 두드리는 그 소리만 들어도 인상이 쓰였다. 결국 그가 며칠 휴가를 내고 다시 아랑의 집을 찾았다.

 

  오늘도 해가 기웃 하고 있었다. 그가 오피스텔 뒤로 차를 받치고 보닛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태웠다. 얼굴 보기 한 번 되게 힘드네. 그가 핸드폰을 살폈다. 오늘로 벌써 사일 째. 남들에겐 황금 같은 휴가의 일과가 잠시 씻고,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르는 것 외에는 아랑의 집 앞에서 보냈다. 정말 다시는 얼굴을 보이지 않을 것처럼 작정을 한 건지. 사일동안 아랑은 집 밖을 나오질 않았다. 자신이 있는 걸 아는 건지. 집 초인종을 누르는 건, 남들의 시선이 쏠려 얼마 하지도 못했다. 시끄러움에 참다못해 열어주길 바랐지만 그녀의 보금자리를 위태롭게 만들 순 없었다. 그래서 하릴없이 그녀를 기다려야 했다. 우연을 가장해 만남을 가질 수 있기를... 도현이 제 앞에 굴러온 말린 낙엽을 보며 담배를 깊이 빨아 들였다. 그가 깊게 연기를 내뿜자 그 숨결에 낙엽이 다시 힘없이 굴러가 버렸다. 그가 담배를 탁 던지곤 주머니에 손을 꼽아 넣었을 때 오피스텔 입구가 열렸다. 누군가의 걸음이 우뚝 멈추자 도현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다. 아랑이 그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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