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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40화-의문의 남자
작성일 : 19-11-06 17:30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6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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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빽빽한 나무그늘에 가려진 음지에서 검은 복면을 쓴 남자들이 나타나자 이를 지켜보던 화인이 비명을 질렀다.

 

  그제야 나와 리타와 길해도 남자들의 존재를 눈치 챘다.

 

  “아, 이거 아무래도 조짐이 안 좋은데?”

 

  리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남자들이 허리춤에서 시퍼런 빛을 내뿜는 칼을 뽑았다.

 

  스릉, 스릉.

 

  칼집에서 칼이 뽑혀 나오는 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보시오. 우리는 지나가는 행인이올시다. 왜들 이러시오?”

 

  길해가 되지도 않는 발 연기를 시전 했지만 먹힐 리가 없었다.

 

  “저항하지 마라. 그렇다면 고통 없이 깨끗이 보내주마.”

 

  남자들 중 가장 앞에 선 몸집이 큰 남자가 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애초에 물리적 마찰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길해도 주저 없이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들었다.

 

  길해가 검을 뽑아들자 복면의 남자들이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왔다.

 

  리타는 나와 화인을 등 뒤로 피신시켰다.

 

  “아저씨, 단도라도 좋으니 무기를 주십시오.”

 

  리타가 말하자 길해가 두루마기를 걷어 허리춤에 찬 단도 두 자루를 던져주었다.

 

  “한 명도 살려 보내지 마라.”

 

  “그건 이쪽에서 할 말인데?”

 

  피 말리는 이 상황에서 리타가 도발성 발언을 던지며 씩 웃었다.

 

  잘못 본다면 리타는 이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일 뻔했다.

 

  누가 고구려인 아니랄까봐!

 

  “하압!”

 

  챙! 챙! 휙.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오던 팽팽한 긴장감이 뚝 끊어지며 남자들이 일제히 리타와 길해에게 덤볐다.

 

  리타와 길해는 수십 년간 합을 맞춰온 사람처럼 서로의 빈틈을 보완하며 적을 공격했다.

 

  길해는 특이하게도 한손으로만 검을 사용했다.

 

  주로 검을 쥔 오른손으로 공격했고 왼손으로 그 공백을 메웠다.

 

  길해는 검을 한손으로 쥐고 몸을 날려 그 반동으로 적의 숨통을 단숨에 끊었다.

 

  그에 반해 리타는 몸놀림이 매우 날렵했다.

 

  적이 휘두른 검은 허공을 베기 일쑤였고 어느새 날아온 단도에 적의 목이 꿰뚫렸다.

 

  둘의 무예는 매우 훌륭했고 강력했지만 워낙 적수가 많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엄마야!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이 바밤바야!”

 

  복면을 쓴 남자 한 명이 검을 들고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남자가 두 손으로 검을 들어 올릴 때였다.

 

  “으윽!”

 

  리타가 던진 검이 남자의 등을 관통하면서 남자가 바닥에 쓰러졌다.

 

  “미리! 넌 화인 데리고 피해있어!”

 

  “아, 알겠어. 화인아! 빨리 도망치자.”

 

  “딸꾹! 딸꾹!”

 

  화인은 충격으로 얼어붙은 채 딸꾹질하기 시작했다.

 

  이미 눈은 반쯤 풀려있었다.

 

  아, 이거 큰일이네.

 

  “빨리 오라고!”

 

  나는 화인을 억지로 질질 끌고 갔다.

 

  하지만 몸에 힘이 쭉 풀린 사람을 데려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나는 얼마 이동하지 못한 채 멈춰야했다.

 

  설상가상으로 화인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딸꾹! 딸꾹! 끅!”

 

  “괜찮아, 화인아. 괜찮아. 리타랑 길해 아저씨가 이길 거야.”

 

  이 끔찍한 광경을 보지 못하도록 나는 화인의 눈을 손으로 가려주었다.

 

  화인의 눈을 가린 내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살이 찢어지고 피가 튀기고 뼈가 으스러지는 광경을 보니 속이 울렁거렸다.

 

  “미리야!”

 

  반쯤 얼이 빠진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우리에게 복면을 쓴 남자 셋이 달려왔다.

 

  달려오는 남자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나는 손을 더듬거려 던질만한 돌멩이를 찾았다.

 

  하지만 손이 너무 떨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움직여! 이 망할 몸뚱이! 움직이라고!

 

  어느새 남자들이 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남자가 검을 들어 휘두르려고 하자 난 눈을 질끈 감았다.

 

  안녕, 짧지만 길었던 30년의 인생아.

 

  결국 연애도 못해보고 백제에서 죽는구나.

 

  챙! 푸욱!

 

  “허억! 크읍.”

 

  챙! 챙! 챙! 챙!

 

  “으윽! 악!”

 

  엄청난 고통대신 요란한 금속 마찰음과 남자들의 신음소리에 나는 실눈을 떴다.

 

  내 앞에 어떤 남자가 막아서서 달려드는 복면의 남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 남자도 리타와 길해 못지않게 검술이 출중했다.

 

  남자는 순식간에 나와 화인에게 달려든 적들을 처리했다.

 

  “괜찮소? 어디 다친 데는 없소?”

 

  나를 구해준 남자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그 남자는 적들처럼 얼굴에 복면을 쓴 차림이어서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

 

  하지만 온몸을 옥죄는 공포감과 주변을 메운 어지러운 소음에 그 목소리의 출처를 떠올리지 못했다.

 

  “그대로 있으시오.”

 

  그 말을 남기고 남자는 리타와 길해가 복면의 남자들과 뒤엉켜 싸우는 곳으로 달려갔다.

 

  의문의 남자까지 합세하니 이제 두 세력의 균형이 맞았다.

 

  “대관절 누군데 우리를 돕는 것이오?”

 

  길해가 남자를 향해 날 서린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누군지가 그리 중하오?”

 

  “흥, 허튼짓 하려걸랑 일찌감치 포기하시오. 내 누구보다 빠르게 당신의 심장을 도려낼 터이니. 그리고 싸우는데 방해하지나 마시오.”

 

  리타가 숨을 고르며 의문의 남자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방해보다도 꽤 도움이 될 것이오.”

 

  리타는 남자의 대답을 무시하고 적에게서 뺏은 검을 들고 달려오는 복면 쓴 남자를 향해 휘둘렀다.

 

  리타, 길해, 의문의 남자 이 셋이 어우러져 싸우는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엄청났다.

 

  아름다운 검무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난 그들의 검술을 길게 감상하지 못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밤을 지새우고 험한 산길을 걸은 것도 모자라 피와 살이 튀기는 잔인한 일까지 겪으니 화인처럼 눈이 뒤집어지며 정신을 잃었다.

 

  셋이 합세하니 곧 주변은 정리되었다.

 

  목숨을 부지한 자들은 재빨리 몸을 빼내 도망쳤다.

 

  칼날에 맺힌 뜨거운 핏물을 털어내는 세 사람 주변엔 언뜻 봐도 열구가 넘는 시체가 어지럽게 늘어져 있었다.

 

  “시신을 한 곳으로 모읍시다.”

 

  길해의 말에 리타와 남자가 숨진 남자들을 한 곳에 모았다.

 

  “근데 어찌 백제인이 고구려 무예를 하는 것이오?”

 

  시체를 옮기고 한 숨 돌리던 의문의 남자에게 길해가 날카로운 눈으로 물었다.

 

  “고구려나 백제나 원래 한 형제이지 않았소? 백제인이 고구려 무예를 좀 한다고 그리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것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되는데?”

 

  “길해 아저씨 말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소. 그쪽이 보여준 무예는…”

 

  “고구려 왕가의 무예.”

 

  남자의 말에 리타와 길해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길해가 품속에서 날을 매섭게 벼린 단도를 꺼내 남자의 목에 갖다 댔다.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진정하시오. 난 그저 평범한 백제의 말단 관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오.”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얼굴에 둘렀던 복면을 벗었다.

 

  남자의 얼굴을 알아본 리타의 눈이 커졌다.

 

  그 남자는 바로 귀택전에서 리타가 미리와 함께 치료해줬던 목마지였다.

 

  “그런데 어찌 고구려 왕가의 무예를 알고 있는 것이오?”

 

  “어릴 적 친했던 벗에게서 배웠소. 그때는 그 아이가 알려주던 무술이 고구려의 것인지도 몰랐소. 그저 떠돌이 생활에 몸을 보전하는데 도움이 될까 하여 배웠던 것이 전부일 뿐.”

 

  그 말에 리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리타의 얼굴은 당황함으로 딱딱하게 굳어갔다.

 

  “무술을 가르쳐줬다는 아이… 이름을 기억하시오?”

 

  목마지는 고개를 저었다.

 

  “기억이 나질 않소. 하지만 성은 기억나오. 제대로 학문을 배우고 나서야 그 아이의 성이 고구려 왕족의 성씨인 것을 알았소.”

 

  “당신, 이름이 마지 아니오?”

 

  리타의 말에 목마지가 흠칫 놀라며 그녀를 쳐다봤다.

 

  “어떻게 알았소? 미리 궁녀에게 들었소?”

 

  리타는 고개를 저었다.

 

  “걔는 귀택전에서 만난 귀족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어. 나야, 고리타. 네게 고구려 무예를 가르쳐준 사람.”

 

  리타의 말에 이번엔 목마지가 놀란 눈을 한 채 멀뚱멀뚱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아, 이리도 가까이 있었다니.

 

  목마지는 짓궂은 운명의 장난에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흠, 두 분. 죄송하지만 이만 여기를 정리하고 떠야할 것 같습니다. 언제 적들이 들이닥칠지 모를 일입니다.”

 

  길해의 목소리에 어지럽게 엉켰던 리타와 마지의 시선이 흩어졌다.

 

  “떠나기 전 시신들 몸수색을 먼저 하지요.”

 

  세 사람은 침묵 속에 숨진 남자들의 몸을 수색했다.

 

  수색이 끝나고 길해와 마지는 사이좋게 기절한 화인과 미리를 한 명씩 업고 산을 내려왔다.

 

  그녀들이 깨어날 때까지 길해의 집에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

 

  미리와 화인을 방에 눕히고 툇마루에 걸터앉은 세 사람 사이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리타와 마지 두 사람 사이었지만.

 

  “흠, 어허. 몸을 움직였더니 목이 타는군. 시-원한 물이나 한 잔 마시러 가야겠다.”

 

  들으라는 듯 괜히 큰소리로 중얼거리며 길해가 은근슬쩍 자리를 피해줬다.

 

  “그동안… 잘 지냈어?”

 

  둘만 남자 리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응.”

 

  마지는 리타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

 

  고구려에서 도망쳐 나와 처음으로 정을 붙인 사람이 바로 마지였다.

 

  같은 또래, 같은 처지인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험난한 어린 시절을 견뎌냈었다.

 

  “이야, 이제 진짜 어엿한 귀족 나리처럼 보인다.”

 

  괜히 어색함을 떨쳐내려고 리타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후우 하며 리타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너, 아직도 나한테 화났구나?”

 

  “다 지난 일이야.”

 

  말과 달리 정면을 바라보는 마지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어. 우리 모두 살려면…. 귀족가문에 들어가면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리타는 고개를 숙여 애꿎은 손톱만 잡아 뜯었다.

 

  15년 전, 떠돌이 생활로 근근이 살아가던 때 리타는 우연히 어떤 귀족을 알게 되었다.

 

  그 귀족은 리타를 가엽게 생각했다. 그래서 가끔 먹을 것을 챙겨와 리타에게 주곤 하였다.

 

  그러다 슬하에 자식이 없는 그 귀족이 양자를 들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리타는 일부러 그 귀족과 마지가 마주칠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그 귀족은 총명한 마지를 마음에 쏙 들어 했다.

 

  그 길로 마지는 목 씨 가문으로, 리타는 귀족의 도움으로 궁녀로 입궁했다.

 

  제대로 된 인사 없이 헤어져 마지는 리타가 자신을 귀족에게 팔아넘겼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편하다고? 그래, 몸이야 편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 마음은? 내가 그 집안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며 살았는지 알아?”

 

  짓눌린 마지의 목소리에 리타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리타는 어린 마음에 마음씨 좋은 귀족 아저씨라면 마지를 잘 보듬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산이었다.

 

  고구려에서 험한 일을 겪었던 그녀였지만 그때는 아직 어린 아이였었다.

 

  “미안해.”

 

  “됐어. 너한테 사과 받아서 뭐해.”

 

  마지는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거리를 떠돌게 됐는지도 모를 정도로 어릴 때부터 길거리 생활을 하던 마지가 귀족 가문의 양자로 들어갔을 때 집안에서 반대가 엄청났다.

 

  그를 거둬준 아버지의 고집으로 마지는 목 씨 집안의 구성원이 되었지만 그것은 허울뿐이었다.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준 아버지가 병으로 2년 뒤에 돌아가시고 마지는 집안 하인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고 살았다.

 

  낮에는 온갖 잡일을 해야 했고 밤에는 차디찬 창고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매일 밤 눈물을 삭이며 자신을 이 지긋지긋한 곳에 밀어 넣은 리타를 원망했었다.

 

  그러다 그가 18살 되던 해, 갑자기 어머니가 그를 불렀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었다.

 

  마지는 그때 직감했다.

 

  이들이 자신을 이용할 것이란 것을.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그 날 이후 마지는 낮에는 잡일 대신 학문을 배웠고, 밤에는 검술을 갈고 닦았다.

 

  눈에 띄지 않는 말단 관직에 나아가 목 씨 가문 사람들이 필요로 할 때 그는 망설임 없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일을 해야 했다.

 

  그것이 그가 유일하게 가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고 다른 귀족들과 달리 궁 밖의 화려한 사택에서 지내지 않고 허름한 귀택전에서 지내는 이유이기도 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마지가 속내를 감추기 위해 능글맞게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

 

  “미리 궁녀 깨어나면 내 얘긴 하지 마.”

 

  마지가 몸을 일으켰다.

 

  “너 정말 미리한테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여태껏 살면서 미움 받는 일, 익숙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아니더라.”

 

  “야! 목마지!”

 

  리타의 고함소리는 멀어지는 마지를 붙잡지 못했다.

 

  처음 미리를 감시하라는 명령에 마지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백제에서 고된 궁녀생활을 하며 외로움을 견디는 미리를 보며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관여하지 말고 지켜보라는 명령을 자연스럽게 어기게 되었다.

 

  미리가 은월지에 세탁물을 놓고 왔을 때 몰래 처소 마당에 놓아준 것과 얼음장 같은 개울물에 손이 부르텄을 때 연고를 몰래 놓고 간 것이 시작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새 그의 가슴속에 자리 잡은 마음은 눈덩이가 불어나듯 커졌고,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미리는 마지를 떠났다.

 

  그러니 미리를 위해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더 이상 미리가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는 것을 지켜 볼 수 없었다.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의 일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멀리서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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