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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My diary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작가 : 더브러study
작품등록일 : 2019.10.27

극중 주인공인 강애인은
누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대학생이자 아들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동기들과 함께 떠난 지리산 등반 중
예기치못한 사고로 인해 후송이 되고
거기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근육병 진단을 받게 된다
그 후로도 병원으로 입사를하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지만
하루하루 변해가는 자신의 현실에
점차 삶의 방향성을 잃어가게 된다
그러던 중 새로 입사한 미혼모 임현아와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 둘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결국 이별을 하게 된다
때마침 직장내 여러 비리 문제와 함께 퇴사를 결심하고
제 2의 인생을 살기로 다짐한다
어쩌면 삶을 포기할수도 있는 끝자락에 서있는 강애인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의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현실적인 모습으르 보여주고
다시금 가족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을 일깨우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33화. 존재의 의미..
작성일 : 19-11-06 15:40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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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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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사 후 몇 일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여전히 새벽 5시가 되면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고..

 .

 .

 “애인샘 그만두니까 어때요?”

 

 유미는 내가 퇴사를 했지만 틈틈히 연락을 하며 안부를 전했다…

 “빨리 돌아와요…원장은 더 또라이됐어요…아주 무슨 롤러 코스터에요 아주 그냥 왔다 갔다…”

 “사람이 좀 바껴야 할텐데…유미가 고생이 많다…”

 “돌아와요.. 애인 샘 보고싶어요”

 “…………………….”

 .

 .

 그냥 연차를 쓰고 쉬고있는 것 같은…

 유미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출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

 .

 ‘아…나 그만뒀지…’

 .

 .

 [위이이이이이이이이잉]

 .

 .

 ‘응? 모르는 번호네…’

 .

 .

 “여보세요?”

 “모야.. 내 번호 지웠던 거야?”

 .

 “………………………….”

 “……………………………”

 

 ‘현아다…’

 .

 .

 “어 현아야 잘 지내지?”

 “모야 오빠 그만뒀다면서”

 “응 그렇게 됐어”

 “……………………”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좀 봐야지”

 “으….응…그래야지….”

 .

 .

 우린 별 특별할 대화없이 서로의 안부만 물었다…

 .

 .

 사실 현아로부터의 연락이 왔을 때….

 너무 좋았었다…

 설빙이 먹고 싶다..하며

 다음 약속을 잡을 이야기를 했을 때는 나랑 다시 만나고 싶은건가라는…생각도…들었지만..

 .

 .

 하지만…

 그러면 안됐다…현아 랑은…

 은규를 위해서도….

 .

 .

 그 후로도 몇 번의 연락을 주고받긴 했었지만….

 나의 짐을 현아에게 떠넘길 수도 없었고…

 은규에게는 나처럼 마음만으로 안아줄 수 있는 가짜가 아니라…

 진짜 아빠가 필요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러면 안됐다…

 .

 .

 내가 병원을 그만 둔 지금….

 ‘병원에는 별 일 없을까?’

 .

 .

 현아가 그만뒀을 때도…

 현주가 그만뒀을 때도…

 결이가 그만뒀을 때도…

 .

 .

 그냥 아무 일없는듯 흘러갔다…

 .

 .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

 그리고…나의 몸은

 더 이상 나의 몸은 병원 일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

 .

 ‘이대로 의미 없는 사람으로……되버리면 어떻하지……’

 

 무서웠다….

 .

 .

 ‘이뤄내야했다….’

 .

 .

 드래곤볼 시간의 방에 들어간 손오공처럼…

 나의 1주일은 하루와 같았고…한 달은 마치 1주일처럼 느껴졌다…

 .

 .

 그리고…

 .

 .

 정말 꽤나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나의 핸드폰이 울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잉이]

 .

 .

 “오빠 나 한국왔어”

 .

 .

 현주였다…

 내 기억 속에 현주에게 마지막인듯 냉정하다 못해 차가운 말 만을 뱉어냈던 것 같았는데

 .

 .

 이 녀석은 다시 내게 다가와주었다…

 

 “어…현주야 오랜만이다 잘 지냈지? 어디야? 완전히 돌아온거야?”

 “응….”

 “…………………..”

 “우리 봐야지”

 .

 .

 “그래”

 .

 .

 오랜만에 돌아온 현주를 반기기에 내 집은 적당하지 않았고…

 난 현주와 즐겨찾았던…동네 꼬치집을 찾았다…

 .

 .

 왠지 나만 알고있고 싶은 그런 곳 이였지만…

 불편해진 몸으로 다니기에는 더 이상 무리였다…

 

 하지만 여전히 반겨주시는 사장님…

 내가 고추장에 오이를 찍어먹는 걸 여전히 기억하시는지…서비스로 주신다

 오랜만에 만난 현주와의 만남은 녀석의 성격 덕분에 그리 어색하진 않았다

 .

 .

 .

 “나 화장실 좀 다녀올께…”

 “………………..”

 “………………..”

 

 “잠깐…같이 가”

 

 그리고 현주는 말없이 일어나 내 왼쪽 편에 선다

 .

 .

 “오빠 술 마셨잖아… 넘어지면 어떻게 해…”

 .

 .

 익숙한 듯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나에게 내주고…

 나와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앞으로 간다….

 .

 .

 하지만 고맙다는 그 말 한마디가 쉽사리 나오지는 않는다…

 .

 .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것이 마음 깊은 곳 하나 씩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하고 싶지 않고…들키고 싶지 않은 것들도…

 

 만약 내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 수 있다면….

 그 하루….

 누군가를 위해 쓰고 싶다….

 .

 .

 영화도 보고…놀이공원도 가고…술도 마시고….

 계단도 막 두 칸 씩 올라가보고 싶고…

 지각해서 헐레벌떡 뛰어가보고 싶고…

 몸짱도 되보고 싶고…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무거운 짐도 번쩍번쩍 들어주고 싶고..

 .

 .

 “어째 내가 너한테 신세를 많이 진다…”

 .

 .

 난 쑥쓰러운듯 시선을 돌린 채 짦은 고마움을 표현한다…

 어쩌면 내가 그리 심하게 말했던 것도…

 나를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이기심때문은 아니였을까….

 

 “전생에 부부였나 보지…그러니까 나한테 잘해…”

 .

 .

 “오빠 근데..이제 무슨 일하려고…”

 “……………………”

 “…………………….”

 “모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이제 병원 일은 할 생각이 없네…”

 “……………………….”

 “…………………………”

 .

 .

 말은 없었지만…나의 답답함과 절실함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고 있었을 것이다…

 

 “오빠…병원에서 하려고 했던…… 더브러는”

 “………………….”

 “어려운 사람들 돕고 싶다고 했었잖아”

 “…………………..”

 “밑져야 본전인데 한 번 부딪쳐봐….”

 .

 .

 .

 사실 내가 가장 꿈꿔왔던 것이 있었다…

 현아와 같은 미혼모들은 현실 속에서 그 어떤 것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설사 지금이 틀렸다 하더라도 그것을 바꾸기 위한 용기를 내기도 어렵고…

 .

 .

 이젠 장애인이 되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도…

 그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살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

 .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치료를 받지 못하고…

 어쩌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주류로써 살아가도록 선택되어진 사람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그러한 선택..

 .

 .

 그랬다…

 내가 생각했던 의미 있고…옳은 명분을 가지고

 모두가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쩌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

 .

 ‘현주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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