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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티스트로 살아남기 위한 기막힌 방법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11.5

화가, 소설가, 웹툰작가 등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의 꿈을 그려봅니다.

 
제45화
작성일 : 19-11-06 07:26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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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님! 뭔가 착오가 생긴 것 같은데요.”

 “예! 예!”

 “저희가 최대한 알아보고 손해 없으시도록 처리하겠습니다.”

 “예, 정말 죄송합니다, 바로 확인하고 연락드릴게요.”

 재희는 고객이 보내 온 사진 두 장을 번갈아 비교하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서울역 지하철 1호선 개찰구에 도착한 재희는 고객이 말한 그림을 찾기 위해 지하철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재희는 개찰구 맞은 편 통로 바닥에 전을 펼쳐놓고 앉아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정신없이 뛰어갔다.

 “예, 보세요. 유명 화가 그림 무조건 2만원!”

 할아버지는 세잔, 고흐, 모네 등의 작품을 캔버스에 프린트 한 액자를 팔고 있었다. 호치키스로 대강 고정시키고, 해상도도 형편없는 인쇄물이었지만 중년 여인 서너 명이 쪼그린 채 열심히 그림을 고르고 있었다. 그림들을 뒤적거리던 재희는 로봇의 기원이 인쇄된 액자를 하나 집어 들었다.

 “2만원. 명화 액자 2만원!”

 재희는 할아버지에게 2만원을 건네고 지하철역 밖으로 황급히 나갔다.

 

 “딩동! 딩동딩동!”

 모니터로 재희의 얼굴을 확인한 예준은 오피스텔 문을 열었다.

 “어? 이 시간에 어쩐 일이에요?”

 재희는 붓을 들고 서 있는 예준에게 지하철역에서 사온 액자를 내밀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어? 내 그림인데?”

 “그러니까요. 이게 왜 지하철역 길바닥에서 2만 원에 팔리고 있느냐고요!”

 생전 처음 보는 재희의 화난 얼굴에 당황한 예준은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보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아! 이거? 이거 유튜브로 이벤트 한 그림 같은데, 오래된 거예요.”

 재희는 스마트폰에서 고객이 보내 온 사진을 찾아 예준에게 들이밀었다. 얼마 전 고객에게 판매한 6호짜리 그림이었다.

 “지금 고객님이 얼마나 화가 난 줄 아세요? 몇 백 만원에 주고 산 그림이 길거리에서 2만원에 팔리고 있단 말이에요!”

 “어? 이거 같은 그림 아닌데?”

 “작가님! 지금 그 얘기가 아니잖아요. 작가님은 작가님 그림이 길바닥에서 2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아무 생각이 없어요?

 예준은 재희가 짜증난 목소리로 자신을 질책하자 표정이 굳어졌다. 항상 들어왔던 상냥하고 부드러운 작가님이라는 호칭은 온데간데없었다.

 “아니, 사장님! 이 그림 예전에 사장님 만나기도 전에 이벤트 한 건데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에요? 그리고 고객이 사간 그림하고 다르잖아요. 이걸 같다고 하는 사람이 이상한거지.”

 “하, 참! 작가님! 제가 그 동안 얼마나 고생한 지 알기나 하세요? 그 동안 쌓은 이미지가 이렇게 단번에 엉망이 됐는데도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아니, 무슨 말인지는 다 알겠는데,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계약을 위반한 것도 아니잖아요. 예전에 벌어진 일로 이렇게 다짜고짜 나한테 화를 내면 어떡합니까?”

 “뭐라구요? 계약? 정말 답답한 말씀만 하시네요. 작가님! 그런 태도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슨 도움이 됩니까?”

 “그럼 어떡합니까? 알았어요! 내가 해결할게요. 내가 그 사람 만나서 돈으로 보상을 하든지 아니면 더 비싼 그림을 그려주든지 하면 되겠네.”

 예준이 붓을 집어 던지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재희는 예준의 팔을 잡았다.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알면 일 더 커지는 것 몰라요? 스펙도 하나 없이 뭘 어쩌려고 그래요?”

 재희는 문득 자신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왓슨 같은 컬렉터를 통하지 못하더라도 외국의 아트페어에서 명성을 쌓은 후에 정체를 밝히면 충분히 국내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작가를 공개했다간 지식인들의 날선 비판에 난도질당하고 그들의 카르텔에 질식되어 사라질 게 뻔했다.

  예준은 재희의 손을 뿌리 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무작정 서울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떠올리기 싫었지만 스펙이라는 말이 계속 생각났다.

 잠시 후 예준의 차는 모교에 도착했다. 시동이 꺼진 차 안에서 한 참 동안 시간을 보낸 예준은 굳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멋진 외제차를 다니던 학교 주차장에 세워놓고 교정을 걸었지만 성공한 선배의 심정이 아니었다. 생활비에 쪼들리며 허둥지둥 다니던 대학교 시절이 오히려 그리웠다. 그 때는 시험, 리포트, 당장의 생활고만 해결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자신의 삶 전체에 균열이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 생각이 없이 걷다보니 어느 새 회화 실습실 앞에 도착해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도, 로봇의 기원 작가라고 부르는 사람도 없었다. 예준의 눈은 자연스럽게 실습실 앞 게시판을 향해 있었다. 공지를 알리는 A4용지 사이로 커다란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47회 한국현대미술공모전’

 ‘주관 : 한국현대미술평론가협회’

 ‘최고권위의 미술 공모전에 유망 작가를 꿈꾸는 여러분들의 많은 도전 바랍니다.’

 마감날짜가 하루 밖에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한 예준은 스마트폰을 켜 포스터의 사진을 찍은 후 곧장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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