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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티스트로 살아남기 위한 기막힌 방법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11.5

화가, 소설가, 웹툰작가 등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의 꿈을 그려봅니다.

 
제32화
작성일 : 19-11-06 07:22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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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색 벤츠가 원효대교를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로봇의 기원, 정예준.’

 작가에게서 받은 명함은 책꽂이 속 명함첩에 잘 보관되어 있었다. 재희는 작가에게 전화를 하려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님을 확인하고 무작정 차를 몰았다. 그리고 신호를 받는 틈틈이 스마트폰을 꺼내어 ‘로봇의 기원’을 검색했다.

 온라인에서는 보물찾기 하듯 앞 다투어 고가의 그림을 찾으러 다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부러움이 가득한 사람들의 댓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미키라는 인기 유튜버의 스튜디오에 걸려 있을 정도로 로봇의 기원이라는 그림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었다. 재희는 자신이 낄 자리가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작가를 자신의 우 화백으로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잠시 후 차에서 내린 재희는 명함에 적힌 주소지의 건물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색이 바란 오래된 3층짜리 가정주택 어디에도 화가의 작업실로 보이는 공간은 없었다. 재희는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학원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내버스 안에서 댓글을 살펴보던 예준의 스마트폰에 모르는 전화번호가 찍혔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어? 누구시죠?”

 “혹시. 정예준 작가님 맞으신지?”

 자신을 작가님이라고 호칭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은 예준은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렸다.

 “아, 예. 정예준 맞는데.”

 “예, 작가님! 제가 여기 작가님 작업실 근처에 와 있는데 정확한 위치를 잘 몰라서요.”

 “예? 어디?”

 “주소가,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2길 46이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 건물 바로 앞에 있거든요.”

 “아! 맞는데. 제가 지금 그리 가고 있거든요. 한 10분이면 도착해요.”

 “예! 작가님!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통화를 마친 예준은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건지 물어볼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을 작가라고 불러 준 여성이 도대체 누구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주소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버스에서 내린 예준은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었다. 예준은 혹시 미키라는 사람이 직접 찾아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보낸 그림 상자에 적힌 주소를 보고 일부러 찾아왔다면 아마도 미키나 그녀의 지인 중에 누군가가 그림을 구입할 의사가 있음이 분명했다. 작업실에 가까워질수록 예준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고, 드디어 원하던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몹시 긴장되었다.

 작업실이 있는 골목길로 접어든 예준의 눈에 하얀색 벤츠가 보였다. 그리고 벤츠 옆에 서 있는 여성이 조금 전 자신에게 전화를 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영상으로 보던 미키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작업실로 걸어가던 예준은 그녀가 지난 아트페어에서 자신의 부스를 방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작가님?”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외모와 맑은 목소리. 그녀가 확실했다.

 “아, 예. 안녕하세요!”

 “저 기억나시죠?”

 “예, 예. 당연히 기억나죠. 그런데 여기까지 어쩐 일로?”

 “급하게 드릴 말씀이 있어서 연락도 못 드리고 찾아 왔어요. 시간 괜찮으세요?”

 “예, 괜찮습니다.”

 “그런데 작업실이 어디죠?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요.”

 “아, 그게. 조금, 어, 여기 지하실을 쓰고 있거든요.”

 “아! 지하 작업실은 생각도 못했네요. 이리 내려가면 되나요?”

 “저, 잠깐만.”

 예준은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공개하기엔 자신의 작업실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민망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조금만 가면 카페가 있는데 거기 가서 말씀하시면 안 될까요?”

 “예?”

 “그게, 저, 작업실이 좀 지저분해서.”

 “아이참, 난 또 무슨 비밀 작업을 하시는 줄 알았죠. 괜찮아요. 저 보기보다 성격 좋아요. 같이 내려가시죠. 작가님!”

 “아, 그럼 잠시만 여기 계세요. 제가 정리 좀 하고.”

 재희는 부끄러워하는 작가의 행동이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예, 그러세요. 그럼.”

 지하 작업실로 내려온 예준은 침대 주변을 대강 정리하고 방향제를 몇 번 뿌렸다. 다행히 싱크대 안에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오셔도 됩니다.”

 “예!”

 재희는 크게 대답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로봇 올랭피아 앞에 선 재희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거의 대부분 아트페어에서 전시를 했던 작품이었지만 재희는 로봇 올랭피아만 기억이 났다.

 “작가님! 올랭피아 너무 멋져요.”

 예준은 올랭피아를 기억하고 있는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기억하시네요.”

 “그럼요. 제가 사진도 찍었잖아요.”

 “예. 저기, 믹스커피 밖에 없는데 괜찮으세요?”

 “예, 작가님!”

 재희가 말끝마다 작가라고 부르는 바람에 예준은 간지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예준은 재희가 다른 그림들을 천천히 둘러보는 동안 열심히 믹스커피를 저어 병수와 소주잔을 기울이던 테이블 위에 놓았다.

 “저 다름이 아니라. 작가님 작품을 저희 갤러리에서 판매를 했으면 해서요.”

 재희는 자신의 명함을 예준 앞에 내밀었다.

 “예?”

 “혹시 계약 하신 곳이 있으세요?”

 재희는 예준이 계약을 한 곳이 없다는 말을 해 주길 간절히 바랬다.

 “아, 아뇨, 아직 없습니다.”

 재희는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그럼 저희와 계약하시죠. 저희 갤러리가 삼청동에 있는데 저 정말 작가님 작품 꼭 판매해 보고 싶어요.”

 예준은 얼마 전 꾸었던 꿈을 떠올렸다. 잠을 깼는데도 마치 현실에서 있었던 일인 것처럼 너무 마음이 아팠던 꿈. 하지만 이번엔 분명 꿈이 아니었다. 오늘은 9월 19일 목요일이고, 학원에 가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와 그들이 그린 그림이 하나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기억났다. 꿈은 반대라더니 예준은 그 때 꾼 꿈이 마치 지금의 일을 예견한 것 같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작가님 편의를 봐 드릴 테니 꼭 부탁드립니다.”

 재희는 굳이 부탁을 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예준이 조금 전 그녀를 작업실 앞에서 본 순간 이미 모든 걸 허락했기 때문이다. 예준은 그녀도, 그녀의 제안도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무조건 좋다는 것 말고는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생각할 시간을 좀 드릴까요?”

 재희는 자신이 작가를 너무 갑작스럽게 몰아 붙였다는 생각이 들어 한 발 물러섰다.

 “아뇨, 좋아요. 저는 무조건 좋습니다.”

 “정말요? 어머, 감사합니다. 작가님!”

 예준의 승낙을 받은 재희는 무작정 이곳으로 달려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비로소 두꺼운 유리문을 깬 것 같았다.

 “제가 급하게 오느라 아무 준비를 못했는데 계약서 작성은 저희 갤러리에서 해도 괜찮으시겠어요? 아니면 제가 내일이라도 다시 챙겨서 오겠습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제가 갤러리로 갈게요. 오늘 이렇게 찾아와 주신 것만 해도 너무 고맙습니다.”

 “아! 정말요? 그럼 언제쯤?”

 “내일도 되는데요.”

 “아, 그럼 제가 오늘 들어가서 바로 준비를 해 놓겠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작가님!”

 재희는 자신이 원했던 일을 완전하게 달성한 후에야 커피를 입에 갖다 댔다. 평소에 잘 먹지 않던 믹스커피였지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저, 그런데.”

 “예, 작가님!”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컨셉이, 어, 뭐라고 할까 약간 얼굴 없는 작가? 그런 건데 괜찮으시겠어요?”

 재희는 SNS나 유튜브에 올라있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얼핏 그런 생각을 했었다. 작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니 충분히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컨셉 같았다.

 “아! 저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나쁠 것 없는 데요? 잘 잡으신 것 같아요.”

 서로의 이해가 완벽히 맞아 떨어진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베일에 싸인 작가, 허름한 지하작업실, 그리고 신분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미술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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