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에 새로 오픈한 갤러리 카페 ‘블루문’ 사장은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유명 온라인 카페에 접속하여 비어있는 한 쪽 벽에 걸어둘 만한 낡은 촛대나 예술품을 검색했다.
“여보세요?”
사장은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앳된 목소리에 잠시 당황했다.
“어? 저, 인터넷 보고 전화했는데요.”
“예.”
“올려놓으신 그림 정말 5만원에 파시는 거예요?”
사장은 5천 달러짜리 그림을 5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다시 읽으며 물었다.
“예.”
“저, 혹시 학생이세요?”
“예.”
“중학생?”
“아뇨.”
“그럼?”
“5학년인데요.”
“초등학교 5학년?”
“예.”
“아, 그런데 그림 진품 맞아요?”
“예.”
“혹시 어디서 났는지 물어봐도 되나?”
“어, 지금 미국에 있는 친척 형이 준건데요. 제가 돈이 좀 급해서.”
“아! 그렇구나. 그런데 이런 물건 보내봤어?”
“예, 편의점 택배 할 줄 알아요.”
“아! 그럼 문자로 주소 보내 줄 테니 좀 부탁해요. 돈은 안전거래 계좌로 입금할게.”
“예, 감사합니다.”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사장은 어차피 안전거래로 구입을 할 것이고, 5만원이면 캔버스와 물감 값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꼭 그림을 사고 싶었다. 평소에 본 적이 없는 그림인데다가 어쩌면 천지도 모르는 초딩 덕에 횡재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