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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흑표범소녀
작가 : 지아몬
작품등록일 : 2019.10.31

자칭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표범소녀와 자칭 황자라는 인간 남자는 이종족에게 빼앗긴 인간들의 땅을 다시 되찾으려 신뢰의 약속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연대기를 그린다.

 
그녀의 정체-1
작성일 : 19-11-06 00:46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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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누군가 다녔던 흔적이 전혀 없는 비탈진 산길 한가운데에 로크는 아연한 표정으로 헉헉 거리며 앞질러 가고 있는 로아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살아서 도망친 오크들은 분명 다른 오크들에게 인간 왕족이 살아있음을 말했을 테고 쫓아올 가능성이 충분했기에 선택한 길이었다. 나름 인간치고는 건장한 체격이라 체력이나 검술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고 심지어 형제들 중에서도 검술만큼은 가장 으뜸이었던 로크였다. 그런 그도 장장 열두 시간을 사람이나 짐승들조차도 다니지 않는 산길을 오르자니 숨이 턱 막혀오고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으며 실버 블론드 머리는 만지기 찝찝할 정도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런데 그런 로크의 앞에 있는 로아라는 소녀는 17살 정도 될 법한 작은 키에 가녀린 체구로 별것 아니라는 듯 아주 가볍게 산을 오르는데 숨 한 번 헐떡인 적이 없다. 오히려 시종일관 평온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가끔 오랜만에 땀 좀 흘리는 것 같다며 몹시 상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로크의 눈에는 땀 한 방울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가 조금 전 내뱉은 말이 더 가관이었다. 로아는 멍 하니 서 있는 로크에게 마른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왜 그런 표정인데? 내가 인간이 아니라 표범이라는 것이 그게 그렇게 놀라운 거야?”

 “오크가 했던 말... 이 진짜로... 진짜였던 거냐?”

 “궁금해서 물어봤던 거 아니야? 난 거짓말 안 해.”

 로아는 웃기다는 듯 큭큭 거리며 가던 길을 멈추고 로크에게 다가와 어깨를 툭툭 쳤다. 로크는 괜히 물어봤나 싶은 표정이었다. 자신이 오크들에게 쫓겼을 때 로아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도와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수장 오크가 로아에에 인간이 아니니 비키라고 했었다. 사실 그냥 흘려들어도 됐을 법했지만 설마 하는 기분으로 별 것 아니라는 듯 물어봤던 건데 진짜 아니라고 한다. 물론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무섭거나 같이 안 다닐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운 건 똑같았다. 거기다가 본인이 표범이라고 한다.

 “얼른 오지? 해가 떨어지고 있다고.”

 “너 표범이 무슨 뜻인지 아는 거냐?”

 “여기에서는 표범이란 이름에 뜻이 있어?”

 “표범은 약 천 년전에 멸종한 영물이다. 책에서나 볼 법한... 그리고 넌 스스로 그 영물이라고 말하는 거고.”

 “영물? 천 년전? 지금은 없다는 거야?”

 “그래. 멸종당했어. 그리고 책에서는 결코 너처럼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말도 없었고.”

 “나는 조금 특별한 쪽이야. 근데 표범은 왜 멸종당했는데?”

 로아는 조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알기로는 다른 영물들과의 영역싸움으로 멸종당했다고 적혀 있었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야. 그 시대 때는 영물로 불리는 짐승들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더 많은 짐승들이 살았어. 그리고 그 시대에는 인간들도 살고 있었지. 짐승들끼리 영역싸움을 하다가 멸종되었다는 것보다 인간들이나 다른 이 종족들에게 사냥을 당하거나 먹이가 없어 굶어 죽으면서 멸종되었다는 말이 더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야.”

 로아는 로크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이 많은 듯 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가던 길의 반대쪽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천천히라도 걸으면서 이야기하자. 정말 해가 지고 있어.”

 반대쪽 하늘은 천천히 주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얼른 자리 잡고 밥은 먹어야지.”

 “사냥이라도 할 생각이야?”

 로크가 멀뚱히 물어봤다.

 “굶어 죽을 거야? 난 배고파 죽겠다고. 해 떨어지기 전에 일단 자리부터 잡고 사냥을 하자. 너한테 들을 이야기도 많은 듯하니.”

 “이봐, 로아. 나는 오는 길에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지 못했어.”

 “난 많이 봤는데?”

 “뭐? 언제?”

 로아는 피식 웃었다.

 “내가 눈이 좀 좋아. 사냥도 잘해. 나랑 다니면서 산속에서만큼은 굶어 죽지는 않을 거야.”

 로크는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너한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자칭 표범이라는 어마어마한 영물의 사냥 솜씨를 볼 수 있겠군. 큰 영광이야.”

 “푸하하! 너 되게 재밌는 녀석이구나? 그럼 천천히 가지 말고 조금 속도를 내자. 내 사냥 솜씨를 기대하고 있다는데 거기에 또 맞춰 드려야지.”

 로아는 재밌다는 듯 크게 한 번 웃고는 조금 더 속도를 내어 걷기 시작했다. 두 시간 정도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니 경사가 완만한 산길은 끝났는지 그나마 평평해지기 시작했다. 해는 거의 끄트머리만 남겨져 주홍색이었던 하늘은 보라색과 남청색으로 물들었고 숲속은 이미 앞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앞서 나가던 로아는 우뚝 멈추었다.

 “저기 어때?”

 “허억. 허억. 아무 곳이나 상관... 쿨럭! 없을거 같아.”

 “몸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데?”

 당연했다. 로크는 본인이 있던 루밷왕국이 멸망 당했을 때도 오크들과 피 튀기며 싸웠고 살기위해 전력질주로 도망쳤으며 이후로도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존재하고 있는 두 개의 왕국들 중 가장 가까운 지역인 동쪽 루베르크 수도로 가기 위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무리해서 걸었다. 몸이 망신창이가 되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이봐, 로크? 괜찮아?”

 로아는 조금 당황하듯 다리에 힘이 풀려 철푸덕 주저앉은 로크의 어깨를 잡았다.

 “뭐야? 몸이 왜 이렇게 뜨거워? 몸이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말을 해야지. 멍청아!”

 로크는 로아의 말에 피식 웃었다.

 “멍청이라는 말... 형님 이외에는 누구한테도 들어 본 적 없었는데, 생판 모르는 여자에게 들으니 감회가 새롭군.”

 “농담할 상황 아니야. 복수하기도 전에 죽을래?”

 로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거의 반은 눈이 감겨있는 로크를 번쩍 안아 들어 어깨에 걸쳤다. 처음 봤을 때도 느꼈지만 로크는 덩치도, 키도 정말 컸다. 다리가 긴 편인지 자신의 어깨에 걸쳐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다리는 질질 끌렸다.

 “여기에 누워서 쉬고 있어. 잠시 나갔다 올게.”

 “쿨럭! 어디가게?”

 “내 사냥 실력을 못 봐서 참 아쉽겠지만 일단 먹을거리 찾으러.”

 로아는 말하면서 커다란 죽은 통나무 밑 공간에 그를 조심히 내렸다. 나무 주변에 넝쿨이 많아 숨어 있기에는 딱 좋은 공간이었다.

 “너도 쉬어야 할 텐데.”

 로크는 지친 목소리로 로아를 걱정했다.

 “난 걱정말고 그냥 입 다물고 쉬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이거 불고.”

 로아는 자신의 목에서 목걸이를 꺼내어 로크에게 건내 주었다. 대나무 죽으로 만든 아주 조그마한 호루라기였다.

 “불 줄은 알지?”

 “날 뭐로 보는 거야?”

 “엄청 커다란 멍청이.”

 “뭐?”

 곧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식은땀 줄줄 흘리며 발끈하는 로크가 웃겼는지 로아는 피식 웃었다.

 “절대로 불은 떼지마. 한 시간 이내로. 아니, 삼십 분 이내로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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