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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백작이 사는 백작성
작가 : 오오
작품등록일 : 2019.10.20

백작이 사는 백작성에 관한 이야기

 
28화
작성일 : 19-11-05 17:06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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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알지 않았으면 해.”

 

  “왜요? 알려줘요.”

 

  코델리아는 아주 곤란한 얼굴을 했다. 아주 감당하기 힘든 말이 나올까봐 브리지트는 걱정되어 손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원래 무서운 소설도 실체를 알기 전까지가 제일 무서운 거라고요.”

 

  브리지트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코델리아는 브리지트가 알기 원하니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역이야.”

 

  “네?”

 

  “백작성에서.”

 

  코델리아는 정말 말하기 싫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유디스가 기사를 지휘해서 막고 있을 거야.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느 때처럼 내가 황제한테서 받았다는 보물이겠지. 레브 가의 백작성을 공격하는 것은 곧 황권에 대한 모욕이야.”

 

  브리지트는 놀란 표정으로 눈을 한 번 깜빡였다.

 

  “그걸 알면서 지금 여기 있는 거예요?”

 

  “내가 예정대로 하지 않았으면 몸을 숨겼을 거야. 언젠가 싸웠어야 해.”

 

  “그게 지금이라는 거예요?”

 

  코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기사들은 여기 와있잖아요.”

 

  “백작성의 기사들은 형편없지 않아. 이 몇 쯤 빠진다고 해서 지지 않을 거야.”

 

  브리지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렇다고 잘 싸울 수 있는 기사들이 여기 있는 건 말이 안 돼요.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나서야 희생이 줄어드는 거잖아요.”

 

  “하지만 행진을 한다는 건 백작성 기사에게 아주 큰 영광이야. 받을 수 있는 영광을 받지 못하게 해서는 안 돼.”

 

  “그럼 어째서 빨리 돌아가지 않는 거죠?”

 

  “네가 싸움에 휘말리는 건 싫어.”

 

  “그럼 날 두고서라도 갈 수 있는 거잖아요!”

 

  브리지트는 자신도 모르게 큰 목소리를 냈다.

 

  “내가 널 어떻게 두고 가.”

 

  “안 돼. 안 돼요. 캐서린.”

 

  브리지트는 절망적인 얼굴로 자신의 친구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코델리아의 말대로 백작성에서 싸운다면 제일 위험한 사람이 아무 훈련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다. 기사가 아닌 하인, 하녀, 마부, 요리사, 그런 사람들.

 

  아마 많이 죽었을 것이다. 그 중에 캐서린이 죽지 않았을 보장은 없다.

 

  코델리아가 아는 것은 유디스가 아는 것이고 유디스와 기사들이 반역에 아무 대비도 하지 않았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아니다. 정말 휘말린 거다.

 

  코델리아는 자신의 사람들, 백작성에 있는 모두를 소중하다고 하면서 그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 모두가 자신의 사람이라면서 죽음 앞으로 내몰았다.

 

  “당신은 유디스가 중요하지 않나요? 유디스가 소중하지 않아요?”

 

  코델리아는 왜 브리지트가 그런 걸 묻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소중한 사람을 그런 곳에 두는 건 말도 안 돼요.”

 

  말하는 중간에 브리지트는 울 뻔했다. 흔들리는 목소리를 누르고 브리지트는 말한다.

 

  “구하러 가야 해요.”

 

  화난 것 같은 목소리였다. 지금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화나지 않았다고 해명했을 테지만 브리지트는 더 이상의 말없이 그저 코델리아의 눈을 마주했다.

 

  “그래. 내가 갈게.”

 

  “아니요. 내가 가요.”

 

  캐서린이 살아있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캐서린이 겁에 질려 있다면 구해야 했다. 손을 잡아서 도망쳐야 했다.

 

  “……그래.”

 

  아주 아주 싫은 말을 하듯 코델리아는 대답했다.

 

  마차는 급할 때 거치적거리기만 한다. 코델리아와 기사들은 말을 달려 백작성으로 향했다. 브리지트는 말에서 떨어질 것 같아 코델리아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말을 달리는 길은 빨랐다. 이틀 만에 도착한 백작성의 성문은 유디스가 잘 지키고 있는 중이었다. 멀리서도 성문 앞에 있는 많은 용병들이 보였다. 기사들은 달려가 그 용병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코델리아는 성문 앞으로 가기 전, 낮은 산의 초입에 브리지트를 내려주며 말했다.

 

  “성문이 열리면 들어와. 그 전까지는 너무 정신없어서 누구를 찾지도 못할 거야.”

 

  코델리아는 자신의 검을 브리지트에게 건넸다.

 

  “자, 받아.”

 

  브리지트는 그 검을 쉽게 받을 수 없어 망설였다.

 

  “괜찮아. 난 땅에 떨어진 아무 검으로라도 잘 싸워.”

 

  코델리아는 직접 검을 브리지트의 손에 쥐어준 후에야 자리를 떠났다. 브리지트의 시야에서 아주 멀리, 아주 작게 성문이 보인다.

 

  싸움이 험하니 성문이 열리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브리지트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검집을 두 손으로 잡고 작은 원을 돌며 걸었다.

 

 *

 

  유디스는 코델리아가 성 밖에 도착했다는 기사의 말을 듣자마자 성벽으로 뛰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기사와 용병이 한데 얽혀 싸우는 것이 아주 가관이었다. 유디스는 눈으로 코델리아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난리에서는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문을 열어.”

 

  “예?”

 

  “위에서 공격하는 건 위험해. 기사들도 다칠 수 있으니까. 성문을 열고 지원한다. 수는 우리가 유리해.”

 

  어차피 얽혀 싸워야 되는 거라면 빨리 끝내자, 유디스의 생각이었다.

 

  “예!”

 

  기사가 힘 있게 대답하고 나팔 소리가 크게 울리며 성문이 열린다.

 

 *

 

  “브리지트.”

 

  “캐서린.”

 

  캐서린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브리지트에게 다가왔다. 아직 성문도 열리지 않았을 때였다. 브리지트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스스로도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다.

 

  “브리지트. 때가 됐어. 얼른 같이 싸우자.”

 

  브리지트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분명 브리지트는 캐서린을 구하려고 왔던 거였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온 게 아니라. 캐서린이 위험한 상황에 휘말렸을까봐 걱정이 돼서 달려온 것이었다.

 

  캐서린이 살아있는 것은 너무 기쁜데, 너무 너무 기쁘지만, 이건 아니었다.

 

  “이미 백작이 황궁으로 떠났을 때부터 시작됐던 일이야. 기사들을 피해 우리는 백작성을 뒤졌지. 황제의 보물을 찾으려고.”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있어.”

 

  캐서린은 정색하며 말한다.

 

  “우리도 조용히 찾으려고 했는데 백작성이 좀 넓어야지. 결국 백작과 기사가 자리를 비운 틈에 백작성을 차지해 버리자고 생각한 거야. 남은 기사가 많아서 쉽지는 않지만. 물론 백작성을 못 가져도 좋아. 목표는 황제의 보물이니까.”

 

  브리지트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캐서린. 왜 그래?”

 

  “무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들뿐이지. 빨리 검을 받아.”

 

  캐서린이 브리지트에게 검을 내민다. 백작성의 기사에게서 빼앗은 검이었다. 브리지트의 손에는 아직 코델리아가 준 검이 들려있다. 그 검을 버리고 자신과 손을 잡으라는 뜻이었다. 공범이 되자고.

 

  “검을 받지 않으면 널 죽일 수밖에 없어.”

 

  “뭐?”

 

  브리지트는 놀란 얼굴로 캐서린을 봤다.

 

  “뭐, 당연한 일이잖아? 도움이 안 되는 인력은 버리는 거.”

 

  브리지트는 캐서린의 입에서 자신을 죽이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눈에 살의를 담았고 더 이상 브리지트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 무서운 얼굴을 보고 있을 수 없어 브리지트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손이 떨리는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펴고 침을 한 번 삼켰다.

 

  브리지트는 검을 받았다.

 

 *

 

  해가 지고 있다. 수도 실력도 백작성의 기사가 유리했다. 그것을 알면서도 용병 중에는 물러서는 이가 없었고 그래서 기사들은 용병들의 목을 베는 것으로 백작성을 욕보인 자를 처단했다.

 

  용병과의 싸움 중에 백작성의 성문이 열린 것은 코델리아가 원하던 일이 아니었다. 코델리아는 안전하게 용병과 싸움을 끝마치고 성문을 열게 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브리지트가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으니까.

 

  이런 난리 속에 소리쳐 성문을 닫으라고 해봤자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것이 뻔했다. 거의 정리되어 가는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 빠르다.

 

  하지만 브리지트는 성문을 이용하지 않고 캐서린을 따라 개구멍으로 들어갔다. 백작성 가까이 갈수록 불냄새가 코를 찌른다 했더니 숲이 다 타버린 뒤였다. 검게 변해버린 나무가 앙상한 몸을 위태롭게 지탱하고 있었다.

 

  브리지트는 순간 이 숲 사이에 숨겨져 있던 지하 감옥이 괜찮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이런 불에 괜찮을 리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구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괜히 마음 불편하지 않게 머리에서 빨리 치워야 한다.

 

  “오른쪽 성은 집사와 기사들이 지키고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어.”

 

  캐서린이 개구멍을 기어 나오느라 더러워진 소매를 털며 말했다. 브리지트가 가서 찾아야 할 곳은 오른쪽 성이다.

 

  “하지만 난 기사들 못 이겨.”

 

  “누가 이기래? 거짓말을 해. 어차피 코델리아도 널 신뢰하니까 기사들도 널 믿을 수밖에 없잖아.”

 

  캐서린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캐서린의 말을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브리지트는 기사들에게 자신이 같은 편이라고 설득할 말빨도 없었고 거짓말을 하려면 죄책감 때문에 자연스레 눈을 피하게 됐다.

 

  그래도 못한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역시 기사를 피해 다니는 것이 최선이다.

 

  “그 보물이라는 게 어떻게 생긴 줄 알고 찾는 거야?”

 

  “어떻게든 생겼겠지.”

 

  대충 말하며 캐서린은 브리지트를 보냈다. 브리지트는 성으로 향했다.

 

  성문에서는 유디스가 코델리아에게 달려왔다.

 

  “주인님! 어찌 이렇게 빨리 오셨습니까?”

 

  “그냥. 안의 상황은 어때?”

 

  “저희는 안쪽 성, 반역자들은 바깥쪽 성에 사용인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여 몇 번의 격돌로 와해되었으나 몇이 숨어 있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코델리아는 슬픈 얼굴로 말했다.

 

  “탄 냄새가 나던데.”

 

  “예. 숲이 불탔습니다. 반대편 정원까지 불이 붙지는 않았지만 다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타버려서…… 죄송합니다.”

 

  유디스가 머리를 숙였다. 코델리아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표정은 아주 상처받은 얼굴이라 전혀 괜찮지 않다는 걸 누구든 알 수 있었다.

 

  기사는 그런 침울한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코델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용병은 모두 제압했습니다.”

 

  “그래. 들어가자.”

 

  기사들은 성문 안으로 들어간다. 저 멀리에서 열심히 성문쪽으로 와야 하는 브리지트는 보이지 않는다. 코델리아는 한숨을 한 번 쉬고 유디스와 함께 백작성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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