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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흑표범소녀
작가 : 지아몬
작품등록일 : 2019.10.31

자칭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표범소녀와 자칭 황자라는 인간 남자는 이종족에게 빼앗긴 인간들의 땅을 다시 되찾으려 신뢰의 약속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연대기를 그린다.

 
만남-3
작성일 : 19-11-05 00:34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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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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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와 소녀는 일단 그 일대를 벗어나 남자가 알고 있다는 근처 동굴로 들어갔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다리가 박힌 채 흉측하게 죽어있는 오크와 꽃밭을 굴러다니는 오크의 머리, 주변 꽃밭들을 초록색으로 물들여버린 그들의 피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곰곰이 생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그들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의 존재만을 인식하며 각자의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리고는 한참만에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궁금한게 있는데.”

 소녀는 대답없이 뭐냐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아까 어떻게 싸운거지? 처음 너에게 물어봤었는데... 넌 신의 가호를 받은 건가?”

 “아니. 신인지 뭔지 그런건 나는 몰라. 그리고 난 원래 잘 싸웠어.”

 소녀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원래 그런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건가?”

 소녀는 살짝 고게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버지가 알려줬어. 싸우는 법.”

 “아! 혹시, 그럼 아버지가 누구시지?”

 “칸. 로란드의 책임자이자 수호자. 그게 우리 아버지야. 모두들 그를 칸이라고 불러.”

 “칸이란 뜻은 그럼 왕을 뜻하는 건가?”

 “왕?”

 소녀는 모른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바라보니 남자는 이미 소녀의 물음에 경악을 품고 있는 표정이었다.

 “왕을 모른다니! 한 나라의 왕도 모른다는 건가? 넌 정말 어디에서 온 거야?”

 “아까 말 했잖아. 난 이곳 사람이 아니야. 그 뜻을 아직 이해못했구나. 애초에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온 거 같다고 이야기 한 거야.”

 소녀는 차분하게 대답해 주었지만, 남자와 소녀는 동시에 대화의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대화는 잠시 끈겼지만, 이번엔 소녀가 먼저 입을 뗐다.

 “이번엔 내가 물어볼게.”

 “뭐지?”

 “넌 어디가려고 하고 있던거지? 왜 저런 흉측한 녀석들한테 쫓기고 있던거야?”

 남자는 턱에 손을 얹고는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소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를 했다.

 “난 도망치고 있었다. 저런 녀석들에게 쫓기고 있던 이유는 내가 살던 곳이었던 루밷왕국에 저 녀석들이 쳐들어왔고 우린 졌기 때문이지.”

 남자는 회상하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나는 운 좋게 도망나와 쫓기고 있었지만 결국 왕이었던 내 아버지는 내가 보는 앞에서 목이 잘려 돌아가셨고, 나를 제외한 모든 왕손들은...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저 녀석들 손에 죽었을 거다. 어젯밤 루밷왕국은 사실상 저 녀석들 손에 멸망 당한 거지. 저 녀석들은 오크라는 녀석들인데 어느 순간부터인지도 모른다.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저들은 인간을 능가하는 숫자와 엄청난 힘, 그리고 지능을 가지면서 인간의 땅에 내려와 땅을 빼앗고 죽이고 있다. 한마디로 저 녀석들과 인간들은 현재 전쟁 중이란 뜻이고 인간들은 오크들에게 완벽하게 지고있는 상황이지.”

 “원래부터 저렇게 강하지 않았단 것처럼 들리네?”

 소녀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모로 돌렸다.

 “그래. 녀석들은 그렇게 강한 종족은 아니었어. 멍청했고 인간계의 말도 할 줄 모르는 종족이었지. 무엇보다 무기를 다룰 줄은 알았지만 다른 이 종족들의 견제를 받아 성장 할 수도 없는 종족이었다. 남쪽에 있는 란프스 산맥 끝자락에서 겨우 발견되는 정도였어. 그랬던 녀석들이 저렇게 변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얼마나 됬어? 전쟁은?”

 “한... 10년정도? 이제 인간들의 수는 얼마 남지 않았어. 인간들은 많이 지쳐있다. 내가 살던 루밷왕국을 포함해 다섯 개의 왕국과 제국들이 무너졌고 이제 두 개의 왕국밖에는 남지 않았어. 그런 와중에 네가 나타난 거고.”

 “그, 내가 말이야.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그러는데 왕국이라는 거, 듣기에는 꼭 영역? 같은 것처럼 들리는데? 맞아?”

 “뭐, 비슷하지.”

 남자는 한탄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끝냈다. 소녀는 그런 남자를 바라보며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이 와중에 물어보겠는데 넌 뭘 하고 싶지?”

 “뭐... 하고 싶냐고? 갑자기?”

 소녀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말은 운이 좋아 도망쳤다고는 하지만 결국 살기 위해 도망쳤잖아? 왜? 살아서 무얼 하고 싶어서? 영역으로 따지면 10년 동안의 전쟁에서 다섯 개의 영역이 사라졌고 세 개의 영역 중 이제 두 개의 영역만이 남았다는 뜻인데 거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살아서 무얼 하려고? 죽는 것 보다 나아서? 아니면 저 녀석들을 조금이라도 더 죽이고 싶어서? 뭔가 목적이 있으니 죽은 가족들을 버리고 도망쳐 나온 거 아니야?”

 너무나 뼈를 때리는 질문에 남자는 깊은 호흡과 함께 고개를 내려 눈을 감았다. 그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복수.”

 “복수? 그게 하고 싶은거야?”

 “그래. 내 아버지, 형제, 백성들, 저들의 손에 죽은 수 많은 인간들을 위해 복수를 하고 싶다. 네 말대로 희망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는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표정과 눈빛은 변해 있었다. 무언가 다짐한 표정. 증오와 원망이 물밀 듯 밀려오는 황금빛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침침해 있던 소녀 또 한 무언가 결심이 선 듯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입꼬리를 가볍게 올린 채 바위 위에서 성큼 뛰어내려 멀찍이 벽에 걸쳐 서 있던 남자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 정해졌네. 내가 다시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가기 전 까지 널 도울게.“

 소녀는 진심이었다. 어차피 갈 곳도 없었으니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갈 방법도 찾고 바로 앞에서 복수하겠다며 강단 있게 서 있는 인간 남자에게 이곳 세상의 정보도 얻고 그러다가 운 좋게 자신의 반려가 찾아 와준다면 더할나위 없었다.

 "너무 민폐인데... 괜찮겠나?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썩 꽃밭은 아닐거다."

 남자는 미안해했다. 하지만 소녀가 가지고 있는 인간 이상의 괴력을 본 이상 욕심이 안 생길 수도 없었다. 소녀가 함께 해준다면 인간의 병사 몇천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소녀는 처음 보는 자신에게는 호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편을 들어 자신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오크들 에게는 완벽한 적대감을 표했다. 어차피 다른 세상에서 왔다면 갈 곳도 없을 것이고 함께 다닐 이유는 그걸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역시 소녀였다. 자신보다 한참 어리고 저 힘으로도 충분히 혼자 도망 다니며 살 수 있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을 지켜줄 의무는 없었다. 욕심은 나지만 저 소녀에게 강요는 할 수 없었다. 이제 자신은 왕자도 아니니까.

 "누가 꽃밭 걷제? 난 너에게 이곳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난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함께 하는 거야. 너도 사실 혼자서 복수하기는 벅찰거고, 사실 나도 다른 세상이니만큼 혼자서는 이 상황에 조금 벅찰 것 같거든. 썩 민폐는 아니라고 봐. 서로 상부상조 하는거지. 오히려 내가 더 민폐 일수도?"

 "신의 가호와 함께 하는 네가 함께 해준다는데 민폐는 아니지. 그래, 좋다. 내 이름은... 로크. 로크로하지."

 “그놈에 신의 가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은 가명이야? 꽤 생각해서 말해주네?”

 "다른 이유는 없다. 가명도 아니고. 가족들이 불러주었던 애칭이지. 본명은 좀 길거든. 차차 알려줄게. 일단 로크라고 불러줘."

 "난 로아. 내 이름도 길어. 차차 알려주지."

 분위기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동굴 속으로 점점 빛이 보이고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해가 뜨기 시작한 모양이다. 둘은 신뢰가 담겨있는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동시에 입꼬리를 올렸다.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키고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돕겠어.

 우리 꽤 재미있는 동지가 될거 같지 않아?"

 소녀의 푸른 눈동자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무척 재미 있을거 같다는 무언가의 암시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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