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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를 내게 보여줘
작가 : 지쓰
작품등록일 : 2019.10.8

미래의 연인을 알고 싶은 여자와 미래의 연인을 보여주는 거울 앱을 개발한 남자가 펼치는 4차 산업혁명 로맨스.

 
너를 내게 보여줘 - 21화
작성일 : 19-11-04 22:06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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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연 연기가 가득한 바에 홀로 앉아 전화를 하고 있는 서린. 차원이 전화를 받지 않자 폰을 내려놓으며 눈을 가늘게 찌푸렸다. 다시 폰을 집어 인터넷 창을 열어 보는 서린. 차원에 관한 기사였다. 차원이 '거울아, 거울아' 앱 개발자 임을 확인한 서린. 차원의 사진을 보며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잠시 고민을 하던 서린은 차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한서린 이에요. 그때 봤던 바에서 기다릴게요. 신아경에 대해 할 말이 있어요.]

 

 그때 레스토랑에서 서린의 문자를 확인하는 차원. 폰을 든 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경은 그런 차원의 눈치를 살폈다.

 

 "회사에서… 연락 온 거야?"

 "아니야, 별거 아니야."

 

 잠시 뜸을 들이는 차원.

 

 "너, 아까 그 한서린 이라는 배우랑은… 친한 사이야?"

 "그냥 같은 연극 반이었을 뿐이야… 막 친했던 건 아니고… "

 

 아경은 어릴 적 서린이 강호를 좋아했던 장면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차원의 눈치를 살폈다. 차원은 아경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실은… 한서린이 어릴 때 이강호를… 좋아했어."

 

 미간을 찌푸리는 차원.

 

 "그래서 고등학교 때, 매일 학교 앞에 찾아오고 그랬어. 서린이 때문에 다른 여자애들이 강호한테 접근할 수가 없었지."

 

 차원은 아경의 말을 듣다가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재밌는 친구구나."

 "… 응?"

 "그 한서린 이라는 사람."

 "자기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사람이지."

 

 차원이 다시 자신의 폰을 바라봤다. 아경은 차원의 시선이 계속 신경 쓰였다.

 

 "뭐 급한 일 생긴 거 아니야?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연락해 봐."

 

 차원이 말없이 아경을 계속 바라봤다. 아경은 눈을 깜빡거렸다.

 

 "… 나 혼자 집에 갈 수 있으니까, 급한 거면… 얼른 가 봐."

 "… 데려다 줄게."

 

 ⁕ ⁕ ⁕

 

 차원에게 문자를 보낸 후 술을 계속 들이키는 서린. 그러다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기자님. 저 한서린 이에요."

 "아, 한서린 씨. 어떻게 먼저 전화를 다 했어요?"

 "지난번에… 저 영화 관련해서 단독 인터뷰하고 싶다고 하셨죠? 그거 관련해서 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전화를 끊고 흡족한 미소를 짓는 서린. 그리고 다시 차원에게 보낸 문자를 열어봤다. 아무런 답이 없자 다시 문자를 보냈다.

 

 [중요한 일이에요.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서린은 바텐더를 불러 술을 더 주문했다. 그리고 거울을 꺼내 자신의 용모를 확인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던 서린은 폰을 열어 '거울아, 거울아' 앱을 열었다. 그리고 최근 조회 목록을 눌렀다. [나의 미래의 남친을 보여줘] 항목에 1개의 결과가 있었다. 그 결과를 천천히 눌러보는 서린. 강호와 닮은 남자의 얼굴이 떴다. 아니, 강호는 앱에 등록된 유명인이기에 그냥 이강호라고 할 수 있었다. 다시 목록으로 돌아와 [그 사람과 미래에 만날 수 있을까요?]를 눌러 보는 서린. 그러자 [아직 진행 중입니다. 마저 작성하시겠습니까?]라고 떴다. 작성 중인 목록으로 들어가는 서린.

 

 궁합을 보고 있는 상대방에 이강호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떠 있었다. 내용을 다시 훑어보던 서린은 다음 단계를 누르자 연도를 선택하는 화면이 떴다. 내년을 띄워놓고 계속 망설이는 서린. 그러다 엄지손가락을 빠르게 넘기며 5년 뒤를 선택했다. [정말 확인하시겠습니까?] 메시지가 뜨자 손가락을 덜덜 떨며 최종 확인 버튼을 누르는 서린.

 

 [한서린님과 이강호님이 5년 뒤에 만날 확률은 38%입니다.]

 

 결과 화면이 뜨자 서린이 폰을 바 테이블 위로 팽개쳤다. 그리고 앞에 놓인 술잔을 털어 마셨다.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서린.

 

 1시간 후, 취기가 오른 서린이 바 테이블에 엎드려 있었다. 그때 서린에게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말없이 서린의 뒤에 섰다. 인기척에 다시 정신을 차리며 일어난 서린이 술을 마시려 하자 그 사람이 서린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올려다보는 서린. 차원이였다.

 

 "… 이제 그만 마시죠."

 

 서린은 피식 웃으며 팔을 뺐다. 그리고 두개의 잔에 술을 따뤄서 하나를 옆자리에 올려 놓았다. 차원은 술잔을 바라보다가 서린의 옆자리에 앉았다.

 

 "하여튼 신아경 이라면 사족을 못 쓰네."

 

 차원이 눈에 힘을 주어 서린을 쳐다봤다.

 

 "신아경 얘기라니까…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온 거잖아. 안 그래요, 데이비드 씨?"

 

 차원이 서린을 계속 쳐다봤다.

 

 "잘나가는 IT 개발자에… 국내 최고 프로골퍼까지. 어떻게 하면 신아경처럼 그렇게 남자를 잘 꼬실 수 있을까?"

 

 차원이 바 테이블 위로 두 팔을 얹었다. 서린은 자신의 폰에 '거울아, 거울아' 앱을 띄우며 차원에게 내밀었다.

 

 "이런 건 왜 만든 거예요? 대체 이런 건 왜 만든 거냐고… 사람들 희망 고문이 그렇게 하고 싶어요?"

 "… 원래 고문이에요. 사랑은."

 

 서린이 눈을 치켜 뜨며 차원을 쳐다봤다.

 

 "짝사랑을 하든, 서로 사랑을 하든… 사랑은 행복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은 고문과도 같아요. 서로의 절망까지… 껴안아야 하니까."

 

 차원의 말에 얼굴을 찡그리는 서린.

 

 "하지만 사랑은 늘 희망을 품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에 고통을 느끼면서도… 언젠가는 행복한 결실을 만들어 줄 거라 믿으며 살아가죠. 그래서 미래를 알고 싶은거고요."

 

 서린이 피식 웃으며 술잔을 들어 마셨다.

 

 "그러니까, 신아경… 가만히 둬요."

 

 서린이 술잔을 든 채 다시 차원을 쳐다봤다.

 

 "아경이는… 나의 미래니까."

 

 술잔을 쥔 서린의 손이 점점 떨렸다.

 

 "당신도… 당신의 미래를 찾으세요.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니까."

 

 서린의 눈시울이 조금씩 붉어졌다. 온 몸에 퍼지는 뜨거운 기운이 분노인지 슬픔인지 헷갈리는 서린. 서린이 술을 더 마시려고 하자 차원이 다시 서린의 팔을 잡았다.

 

 "그만 들어가죠. 데려다드릴게요."

 

 서린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차원을 쳐다봤다.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오는 차원과 서린. 서린이 앞서 걷고 있는 차원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건물 앞으로 차 한 대가 들어오고 있었다.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내리려는 남자. 그러다 차원과 서린이 함께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남자의 차 안에는 큰 카메라가 놓여있었다. 창문을 살짝 내리며 그들을 몰래 바라보는 남자. 그때 서린이 남자의 차를 발견하고, 자신들을 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도 발견했다. 그리고 차원을 다시 바라보는 서린.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으며 비틀거렸다. 뒤로 돌아 서린의 어깨를 잡는 차원. 서린은 차원에게 완전히 기대었다. 차원은 한숨을 살짝 내쉬며 서린을 똑바로 부축했다. 그리고 자신의 차로 데리고 갔다. 서린은 차원에게 기대며 다시 그 남자가 있는 쪽으로 쳐다봤다. 그때 남자가 카메라를 들어 그들을 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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