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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6. 술자리
작성일 : 19-11-04 21:32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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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서는데, 강진이 뒤늦게 달려왔다.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눌렀다.

 

  "고마워요."

 

 그가 살짝 숨이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엘리베이터는 다시 닫혔다. 정적을 먼저 깬 것은 강진이었다.

 

  "오늘도 애인 분 오시나요?"

 

 그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눈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학생들이 어떤 점에서 그에게 반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서글서글하니 잘 웃고, 먼저 말도 잘 걸어준다. 만약에 내가 여동생이 있다면 꼭 소개해주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다.

 

 내가 별생각을 다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문이 스르륵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은오가 보였다. 평소처럼 차 안이 아닌,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나는 살짝 당황했다. 은오 역시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닌 걸 보고 당황한 듯했다.

 

  "은오씨, 왜 오늘은 여기서 기다렸어요?"

 

 내 물음에 은오는 강진을 바라보던 걸 멈추고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게 보이길래 와 봤죠."

 

  "안녕하세요. 저는 이강진이라고 합니다. 들으셨을지 모르지만, 이연씨와 같이 일하는 동료입니다."

 

  "네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은오라고 합니다."

 

 나는 강진과 은오가 악수를 하는 것을 묘한 기분이 되어 지켜봤다. 이 둘이 만나는 건 상상도 못 해봤는데. 그런데 순간, 강진이 은오를 보는 눈빛이 평소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 처음 보는 눈빛이었다. 아니 완전히 처음은 아니다. 가끔, 아주 순간적으로 스치던 그 싸한 표정이었다. 뭐지?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시선이 불쾌했던지, 은오가 먼저 말했다.

 

  "그러지 말고, 이렇게 만났는데 치맥 어떠십니까?"

 

 강진의 갑작스러운 말에 나와 은오는 동시에 움찔하며 놀랐다. 우리가 동시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강진 역시 눈을 크게 뜨며 살짝 웃었다.

 

  "두 분 아주 많이 닮았네요! 보기 좋습니다. 제가 근처에 괜찮은 치맥 집을 압니다, 자 가봐요!"

 

 강진은 나와 은오 사이에 끼며 사람 좋게 웃었다. 커플 가운데 끼는 건 도대체 얼마나 넉살이 좋으면 할 수 있는 행동이지? 은오도 나만큼 난처한 얼굴이었다. 우리는 강진 등 뒤로 눈빛을 교환했다. 하지만 발걸음은 강진에게 끌려 이미 치맥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

 

 치맥집은 생각보다 젊은 감성이었다. 시골 읍내에 있는 것 치곤 인테리어도, 분위기도 다 괜찮았다. 그러고 보니 은오는 피밖에 안 먹기 때문에 밖에서 외식할 일이 없었네. 은오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강진은 치킨과 맥주를 신나서 주문했다.

 

  "사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이 외딴곳에 와서 살지만, 제 또래가 없으니까 너무 쓸쓸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친목 다지고 싶어서 오자고 했습니다."

 

 강진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맥주잔들이 채워지고 우리는 건배를 나눴다. 나는 은오를 힐끔 봤다. 그는 아마도 아주 오랜 시간 동안에 익숙해진 듯 사람 앞에서 능숙하게 맥주를 먹고 치킨도 먹었다. 그가 괜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미안했다.

 

  "은오씨는 어떤 일을 하십니까?" 강진이 물었다.

 

  "저는 사진작가 겸 모델입니다."

 

  "오 멋진 일을 하시네요. 애인분이 너무 멋지십니다." 강진이 나를 향해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약간 취기가 돌았는지 붉어진 얼굴이었다. 반면에 은오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창백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이 상황이 매우 불편할 것이었다.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빨리 빠져나가야만 한다.

 

  "혹시 뉴스 보셨습니까? 우리 동네 요새 유명해졌잖아요."

 

 강진의 말에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던 은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동네에서 벌어진 사건 말씀입니까?"

 

  "네, 시끄럽잖아요. 이 조용하던 동네가."

 

  "맞아요. 저희 반 학생이 없어지는 것도 그렇고요." 나도 한마디 덧붙였다.

 

 강진이 잠시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입술을 뗐다.

 

  "정말 웃긴 말들이 떠돌더라고요. 특히 그 말은 너무 웃겼어요. 범인이 흡혈귀라는 말이요."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강진이 은오를 보는 표정. 뭔가를 꿰뚫는 듯한 그 느낌. 마치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은오 역시 차가운 냉기를 뿜어내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흡혈귀의 존재를 믿으세요 은오씨?" 강진이 딱딱하게 굳은 목소리로 물어왔다.

 

  "글쎄요. 세상엔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들이 있죠." 은오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오 예를 들면 뭐가 또 있죠?"

 

  "나는 신을 믿어요."

 

 내가 대뜸 끼어들었다. 두 남자가 동시에 나를 바라봤다. 나는 당황하지 않고 여유로운 척 이어서 말했다.

 

  "교회나 절은 안 다니지만 신을 믿어요. 가끔 내가 정말 위험할 때나 힘든 순간에 저는 기도를 하거든요. 전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새,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누군가를 향해 기도해요. 그 존재가 신이라고 저는 믿어요. 기도를 배우지 않아도 그냥 할 수 있는 거예요."

 

  "그 기도를 신이 가르쳐줬다고 생각하시나요?" 강진이 흥미로운 듯 물었다.

 

  "네, 전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좀 우울한 얘기지만 전에는 만약에 위험한 순간이 오면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그냥 이제 드디어 다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요. 이제는 근데, 뭔가 희망이 생긴 것 같아요."

 

 나는 은오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붉게 일렁이는 아름다운 루비 같은 그 눈동자를.

 

 피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은오는 매우 고통스러워질 것이다. 그러면 나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엉성한 그 기도를 또다시 하게 될 것이다. 내 마지막 희망만은 빼앗아 가지 말라고 누군가에게, 신에게, 그 어떤 누구에게라도 기도를 시작할 것이다.

 

  "삶에 대한 간절함이 생긴 걸까요?" 강진이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은오를 가만히 바라봤다. 돌이켜보면, 나의 진정한 삶은 그를 만나고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만나고 조금 더 솔직해지고, 두려움과 행복이라는 감정이 와닿게 되었다. 그를 만나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동경하는 남들만큼의 삶을 삶고 싶은게 아니라, 나만의 삶을 그와 함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나는 그에게 감사했다.

 

 강진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다음엔 시시콜콜한 일상 얘기나 나누다가 헤어졌다. 그 팽팽했던 긴장감은 너무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 후였다.

 

  "강진씨…. 뭔가를 아는 걸까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은오에게 물었다.

 

  "그럴 수도 있겠죠. 아까 많이 놀랐죠?"

 

 나는 고개를 애매하게 끄덕거렸다. 은오가 한 손을 뻗어 내 머리카락을 쓸었다.

 

  "고생했어요. 오늘도."

 

  "아니에요."

 

  "흡혈귀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어요. 그게 강진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가 어떤 위협적인 인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굉장히…. 귀찮은 인간인 건 분명하지만."

 

 나는 그의 말에 싱겁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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