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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림자에 담은 빛
작가 : 웅크린불꽃
작품등록일 : 2019.11.3

우리시대이 삶이란 매일 새로운 시간을 맞이 하느라 지나간 시간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나간 시간 속에 숨겨져 있던 소중한 것들을 무심히 지나쳐버리기도 하지요. 하루할 소중한 것들로만 채워가며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자신을 잃지 않고, 완전한 사랑을 하기 위해 떠난 연주와 되돌리기 위한 규영의 시간이 자꾸 어긋납니다. 어긋나게 그어진 인연의 길이 엇갈려 부딫힐 때마다 조금 더 성장하고 그 엇갈림 속에서 잠시 마주보게 되기도 합니다. 방황하던 젊은이들이 삶의 방향을 찾고 함께 할 사랑을 찾아 내일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입니다.

 
비밀
작성일 : 19-11-03 22:50     조회 : 157     추천 : 0     분량 : 6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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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를 따라 나가야 했다. 그렇게 혼자 가게 두는 게 아니었는데 ....... 입원실로 옮긴 정민 선배가 진정제를 맞고 막 잠이 들었을 즈음에 그 레스토랑의 쉐프가 왔다. 잠시 곁을 부탁하고 밖으로 나가 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 연주를 찾을 수는 없었다. 병실로 돌아와 쉐프에게 연주의 연락처를 물으며 혹시 지금 만나게 해 줄 수 있는지를 물어 보았다. 쉐프는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내일 레스토랑으로 나오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놀란 에드워드가 도착했고 쉐프와 이야기 하도록 두고 잠시 자리를 피했다. 답답했다. 연주와는 자꾸 어긋나 버리기만 하는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을 하며 돌아갔을까? 겁에 질린 표정 같기도 하고 넋이 나간 것 같은 얼굴로 돌아서는 그녀의 모습은 서늘했다. 어쩌면 나와 정민선배를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을 보면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이 급해졌다. 얼른 만나야 하는데....... 너무 늦어지면 오해를 풀 기회조차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날은 이미 저물어 어두워졌다. 긴 하루를 살아냈는데 그 보다 오늘밤이 더 길 것 같았다.

  기다리던 아기를 잃어버린 선배의 마음이 무엇으로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통스럽게 울고 있는 선배에게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그리고 숨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돌아서 걷는 연주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정민선배의 곁에는 이제 에드워드가 지킬 것이다. 나는 쉐프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다. 긴 하루를 보냈어도 결국 연주에게 가 있어야 했다. 그래야 맘 놓고 숨을 쉴 수 있을 것이었다. 큰 숨을 몰아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흐린 밤하늘이 마음에 답답함을 더한다. 옆에서 지켜보던 쉐프가 좋은 집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자신의 집에 가서 쉬어도 좋다고 했다. 사실 오늘밤 묵어야 할 곳을 찾아야 할 터였다. 오늘 초면이기도하고 실례인줄 알면서도 그의 호의를 받았다. 혹시 오늘 밤이라도 연주와 연락이 닿을 수 있을까 하는 욕심이 나를 뻔뻔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쉐프의 집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라 금방 도착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 깔끔한 단층집이었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내가 너무 경솔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늦은 시각에 다른 가족들에게 폐가 될 것은 생각도 않고 내 욕심만 차린 것 같아 머뭇거리게 되었다. 먼저 미안하다고 쉐프에게 말을 건넸다. 쉐프는 혼자 산지 오래라며 내가 쓸 방으로 안내했다. 침대에 걸터앉았다가 벌렁 누웠다. 천정이 스크린인양 정신없었던 오늘 하루의 일과가 훅훅 빠르게 지나갔다. 레스토랑에 나타난 나를 보고 당황하던 연주, 나의 시선을 피하기만 하던 그녀의 모습, 놀라 하얗게 질려 떨고 있던 그녀의 손을 한번 잡아 주지도 못했다. 응급실에서 한마디 말도 없이 가만히 돌아서던 그녀의 뒷모습이 눈에 밟힌다.

 똑똑똑......

 쉐프가 맥주 캔을 들고 서있다.

 

 “ 같이 마실래요?”

 “ 감사합니다. 그러고 싶네요.”

 “ 오늘 힘들었죠?”

 “ 하루가 되게 길어요. 쉬 잠이 오지도 않을 것 같아 더 길어질 것 같구요.”

 “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쩌겠어요. 잊어야지요.”

 “ 그렇죠. 아기를 잃은 두 사람이 걱정입니다. 잘 이겨내겠지만요.”

 “ 그럴 거예요. 하나님이 착한 사람들에게도 간혹 시련을 주시기도 하시지요.

  좀 이해는 안 되지만 ...... ”

 “ ...........”

 “ 그런데 아까 줄리아 연락처를 물었었죠?”

 “ 네, 제게 연락처가 없어서요.”

 “ 두 사람은 어떤 사이 인가요? ”

 “ 연주가 어느 날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제가 찾느라 많이 헤맸죠. ”

 “ 옛 연인이군요.”

 “ 제게는 과거가 아닌 현재입니다.”

 “ 줄리아는 나에게 고마운 사람이에요. 혹시나 곤란한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선뜻 알려주지 못한 거예요.”

 “ 이해합니다. 연주를 걱정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죠. 제가 속 태우는 시간이 더해지기는 하지만요.”

 “ 일단 오늘은 좀 쉬어요. 억지로 라도 잠을 청해보는 게 좋겠어요.”

 “ 네, 그래야죠. 그런데 혹시 연주가 잘 돌아갔는지 만이라도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

 “ 음, 사실 아까 전화했었는데 받지 않았어요. 다시 해 볼게요. 기다려 봐요.”

 

  쉐프가 방에서 나갔다. 되돌아와 연주의 안부를 전하지 않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초초한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었다. 결국 쉐프의 방 앞으로 가 서성이기 시작했고, 기척을 느낀 쉐프가 나왔다. 계속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걱정스런 얼굴을 하더니 피곤해서 잠이 깊이 들었나보라고 나를 안심시키려 했다.

  다른 연락처는 없는지 되물었으나 난처해하는 표정만 확인했다.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때 쉐프의 전화가 울려왔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로 그를 지켜보았다. 그 누군가도 연주를 찾는 것인지 줄리아 , 줄리아, 연거푸 들려왔다. 줄리아와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님이신데 줄리아가 연락도 없이 집에 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하신 것이라 했다. 전화를 끊은 쉐프가 다시 레스토랑에 가봐야 겠다며 나선다. 나도 따라 나섰다. 병원을 떠날 때 연주는 어떤 마음으로 되돌아갔을까? 뒷모습으로 가려진 연주의 표정은 어떠했을까? 한발 한발 걷던 그녀의 발걸음에서 위태로움이 느껴졌었다. 그 위태로움을 따라가 잡지 않은 것이 또 다시 후회로 더해졌다. 왜 항상 어리석었음을 후회하게 되는 선택만 하는 것인지........ 자책하는 내가 또 한심스러웠다. 한심스런 나의 걱정은 시계바늘처럼 돌아 째깍째깍 돌아서 두려움으로 변했다. 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

 

 #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어지러움이 가시질 않더니 속이 울렁거렸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그냥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긴 그림자를 만들던 노을빛이 사그라져 어둑해 질 무렵에서야 비틀거리던 내 그림자가 숨을 수 있었다. 아기울음소리가 처음 들리기 시작했던 그날도 아주 맑아 노을빛이 반짝였었다. 내 전화를 받지 않는 그를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 그의 집 근처를 서성였던....... 내 그림자가 울먹여도 그저 아름다운 노을은 그 빛을 자랑하기에 바빴었다. 노을빛을 받아 눈부신 그가 나타나 기다란 내 그림자 끝을 밟고 섰을 때, 나는 그에게 다가 갈 수 없었다. 그의 곁에서 함께 빛나던 그의 연인이 더 눈부셔 내 눈을 멀게 했고, 내 목소리를 마저 삼키도록 만들었기에 그날도 그저 돌아서 걸어야만 했었다. 오늘처럼........ 발걸음은 오늘이 더 무거워 한 걸음 옮겨 놓기가 힘에 부친다. 악몽이기를....... 꿈에서 깨어 큰 숨 쉬며 안도할 수 있는 꿈이라면 좋겠다. 그러면 한 숨 한번 몰아쉬고서 툭툭 털고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어스름한 저녁 빛이 하나둘씩 켜지는 가로등 불빛을 더 빛나게 했다. 그 가로등 빛이 점점 아득하게 느껴지더니,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리는 것 같았다. 다시 거꾸로 돌아가기라도 할 것처럼........

 

 

 

 ##

  알레로 벨로에도 그녀는 없었다. 어쩌면 연주는 아직 병원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쉐프에게 병원으로 돌아가 근처를 좀 둘러보아야겠다고 했고, 쉐프는 걱정하고 계신 할머니께 먼저 가봐야 겠다며 헤어졌다. 할머님은 계속해서 연주에게 전화를 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고 걱정할까봐 항상 미리 연락하던 터라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고 확신하신 듯 불안해하신다고 했다.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으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낯선 곳을 헤매고 다니느라 나도 길을 잃을 버릴 것 같았다. 지나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늦은 한밤중이었다. 겨우 되짚어 돌아서 병원으로 왔을 때 쉐프에게 연락을 하려했으나 연락처를 알 길이 없었다. 아까 헤어질 때 연락처를 나누지 않았으니 그도 내 번호를 모를 것이다.

  무슨 일을 이렇게 멍청하게 하는지 스스로에게 화가나 견딜 수가 없었고 끊임없이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사이렌 소리까지 거슬려 짜증이 났다. 이 밤에 지쳐 잠들었을 정민선배에게 연락처를 물을 수는 없었다. 혹시 깨어 있는지 병실로 올라가 봐야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응급실로 들어가는 환자베드에 나의 시선이 머물렀다.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는 여자의 옷차림이 낯이 익었다. 가까이 다가섰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연주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교통사고가 났었나? 그렇다고 보기에는 눈에 띄는 상처가 없었다. 응급구조사의 설명을 들으니 공원에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를 해서 이송해 오는 것이라 했다.

  발견될 당시 의식은 없었고 이송해 오는 도중 잠시 의식이 돌아오는 듯 했다가 다시 의식을 놓아버렸다고 했다. 필요한 검사에 관한 설명을 했고, 검사를 시작했다. 내가 보호자로서 연주의 곁에서 지켜보았다.

  간호사가 건네준 연주의 휴대폰이 울렸다. 파올로 쉐프님....... 전화를 받았다. 연주의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고, 병원으로 오고 있는 중이며, 내가 전화를 받은 것이 놀라운 것 이상으로 반가운 듯 했다. 쉼 없이 연주에게 전화를 걸던 할머니 덕분이었다. 쓰러져 있는 연주의 휴대폰이 계속 울려대니 지나는 행인이 그 소리를 듣고 연주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연주를 구하셨다. 만약 그대로 방치된 채 날이 밝았다면 ....... 상상하기도 싫은데 결국 해 버렸다.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숨이 턱 막혀오고 현기증이 일었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연주의 모습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기는 했지만 그냥 잠든 것처럼 평온해 보였다. 이런 난처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이기심이 비집고 나왔다. 이렇게 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간절한 바람이었는지 깨닫게 되면서 잠깐 동안 이 난처한 상황을 누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간호사가 다가와 연주의 혈압을 체크하고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을 건네고 돌아갔다. 다시 찬찬히 연주의 얼굴을 뜯어보았다. 긴 머리를 묶은 머리끈이 헐거워져 머리카락에 엉겨있다. 동그란 이마 위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살짝 넘겨주었다. 짙은 눈썹, 감은 눈, 코, 창백한 뺨, 보랏빛이 살짝 감도는 입술, 역시 건강한 얼굴빛은 아니다. 전보다 더 야위어 보이기까지 했다. 힘없이 늘어져 있는 손가락을 가만히 받쳐 잡았다. 차가웠다. 그 시린 느낌이 가슴에 와 닿았다.

 

 ‘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디부터 시작을 해야 너와 나의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풀 수 없는 매듭이 있다면 끊어 내 버리고서라도 이어가면 안 되는 걸까? 네가 깨어나서 나를 보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떨린다. 절대안정이 필요한 너에게 어쩌면 나는 훼방꾼일 텐데........ 잠든 얼굴이라도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해야하나? 내 손에 담은 너의 손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는구나.’

 

  할머님이 도착하셨고 할머님께 곁을 양보하고 쉐프와 밖으로 나왔다. 손녀 걱정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잠든 연주의 이마에 손을 얹으시더니 기도를 하시는 것 같았다. 어둠이 물러가는 새벽이었다. 쉐프가 건넨 커피 맛은 그냥 쓰기만 했다. 속이 쓰려온다. 꼬박 밤새우고 빈속에 커피라니....... 내가 힘들어 하는 게 보였는지 긴 의자를 가리키며 좀 누우라고 한다. 눈치 볼 것 없다며 여기저기 누워 쉬는 보호자들을 가리킨다. 그제서야 그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누군가가 걱정이 되어 편히 쉴 곳을 마다하고 불편하게 머물고 있는 이들이 모두 닮아있다.

  부모를 걱정하고, 아이를 걱정하고, 남편을 또는 연인을 지키기 위해 불편함 정도는 저만치 밀어내 두어야 오히려 더 위로가 되는 것 .......

 

 

 

 #

  정말 시간이 거꾸로 흘렀을까? 오래전 그날, 아주 많이 흐려 어둡던 그날처럼 난 병실에 홀로 누워있다. 소독약 냄새와 섞인 특유의 병원냄새가 역해 기분이 좋지 않다.

 

 “ 깨어났구나.”

 “..............”

 “ 고맙다.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

 “ 할머니.......”

 “ 좀 어떠니? 말하는 게 힘들면 좀 더 쉬어.”

 “ 네, 더 자고 싶어요.”

 “ 그래, 더 자고 나중에... 천천히 얘기 하자.”

 

  자고 나면 뭐가 달라질까? 내가 여기에 왜 누워있는지 보다 그와 함께 있던 그녀가 더 궁금한 이 순간이 참 못 마땅하다. 혹시 내가 그녀와 같은 병원에 있는 걸까? 다시 그와 마주치게 되면 어쩌지? 그런 못마땅한 순간은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잠이 확 깨었다. 좀 더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 할머니”

 “ 왜? 더 잔다더니?”

 “ 여기........ 병원이에요?”

 “ 샌프란시스코 메디컬센터”

 “ 저 얼마나 잔거예요?”

 “ 어제 밤늦게 응급실로 실려 왔단다. 큰일 날 뻔했잖아.”

 “ 집에 갈래요. 이제 괜찮아요.”

 “ 안 돼. 검사결과 확인하고 좀 더 있으면서 기운 차리고 가도 늦지 않아. 이번에는 내말 들어야 해.”

 “ 저 정말 괜찮아요. 할머니”

 “ 배고프지는 않아?”

 “ 아뇨”

 “ 뭘 좀 먹어야 할 텐데....... 파올로가 스프를 끓여온다고 했어. 올 때가 되었지 아마.”

 “ 걱정 끼쳐 드려 죄송해요. 할머님께도, 쉐프님께도요.”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고집부리며 박차고 나설 면목이 없었다. 친손녀, 친조카처럼 살펴주시는 다정한 분들의 마음에 걱정을 더해 드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곳에 숨어 있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라도 일단 피하고 싶었다. 내가 피하고 싶은 것이 그인지, 나의 상처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그 어느 것도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는 남아있지 않았다.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아.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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