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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와 호위기사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10.22

하늘이 반짝였다. 파란 하늘과 황금빛 태양! 정말로 아름다운 날이었다. 클라우드는 손을 쭉- 뻗으며 상쾌한 기분으로 말했다.

"정말이지 사직서를 제출하기 좋은 날이로군요!"

"기각."

하지만 그의 사직서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타올랐다. 레이라는 그의 사직서를 절대로 받아주지 않았다. 호위기사가하기 싫은 클라우드와 그런 그를 절대로 해고해주지 않는 공주, 레이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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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1-03 22:50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5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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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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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리우드는 육중한 문 앞에서 한 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황제가 있을 것이고 클라우드가 말할 이야기에 그는 노발대발 화를 낼 것이 분명했다.

 

  “그냥 실패했다고 하고 돌아가야 할까...”

 

  “뭘 말이야?”

 

  클라우드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표정을 팍 구겼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그의 죽마고우이자 이렇게 황성의 호위기사로 만들어 자유를 앗아가게 만든 장본인! 잔뜩 구겨진 표정을 억지로 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색한 얼굴로 클라우드가 몸을 돌렸다.

 

  “오랜만입니다. 황태자 전하.”

 

  “둘만 있을 때는 그냥 편하게 대해도 되는 데.”

 

  “안타깝게도 폐하께서 계시는 곳이라 보시다시피 호위가 두 분이나 밖을 지키고 계시거든요.”

 

  “여전히 사직서를 쓴다면서? 그렇게 포기가 안 돼?”

 

  황태자의 말에 클라우드는 울컥 온갖 욕을 쏟아 내뱉으려 하는 자신의 입을 이성으로 꾹꾹 막아야했다.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건지, 모르고 있는 건지 황태자는 내내 환한 미소로 클라우드를 대했다.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거 알잖아?”

 

  “지금이라도 변방으로 보내주신다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보겠습니다. 전하.”

 

  “음~ 역시, 안 돼.”

 

  “쳇.”

 

  클라우드가 혀를 찼지만 황제를 지키는 호위들은 그런 무례한 행동에도 가만히 있었다. 이미 이 둘이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익숙한 터였다. 처음에는 몇 번 제재를 하였으나, 황태자가 그냥 두어도 된다고 말을 하기도 했었고, 클라우드가 끝끝내 고치지 않았기에 포기한 것이다.

 

  “너도 안 되는 이유는 알고 있잖아? 게다가 레이라의 호위는 네가 간청한 거 아니었어?”

 

  “레빈 마리우스 메피스토 황태자 전하. 신 클라우드 솔렝은 그러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만?”

 

  클라우드는 대놓고 이를 박박 갈았다. 그는 그런 적이 없었다. 능력 있는 호위를 옆에 두라고 했지 자신을 옆에 두라고는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그가 생각하기에 무능한 호위였다. 레이라의 옆에서 그녀의 장난에 당해주는 샌드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얼마나 훌륭하게 두드려 맞을 수 있는 지에 대한 공주님의 샌드백으로 채용된 게 아니라면 저를 변방으로 보내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샌드백으로는 채용 가능하다는 얘기야?”

 

  클라우드는 레빈의 말에 입을 삐죽였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저렇게 말하는 레빈이 얄미웠다.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클라우드를 곯리는 데에 도가 터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아바마마께 사직서를 낼 참이야?”

 

  레빈의 말에 클라우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의 사직서를 쓰기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직서는 그의 손에 있지 않았다.

 

  “오늘의 사직서 역시 공주님께서 전용 소각로에서 한줌의 재로 만드셨답니다.”

 

  명필로 정성껏 한자한자 심혈을 기울인 사직서였건만! 황제에게 한 글자도 읽히지 못하고 매번 태워지는 사직서에 클라우드는 가슴 아픔을 느꼈다. 이번이 몇 번째 사직서일까? 하루에 수십통을 쓴 적도 있어서 그 수를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슬플 수가!

 

  “단 한통의 사직서도 허가치 않으시니... 이보다 슬픈 일이 있을까요?”

 

  “일부러 뺏겨주는 건 아니고?”

 

  “그런 소리는 장난으로라도 하지 마세요. 지금도 불태워진 사직서들이 제 꿈에 나타난다고요.”

 

  클라우드의 말에 레빈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클라우드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그의 사직서가 황제에게 전달된다고 해서 변방으로는 절대 갈 수 없었다. 클라우드가 사직서를 작성한다는 건 황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쉽게 말해서 알 사람은 다 안다는 얘기다. 공주가 친히 전용 소각장까지 만들어서 불태우고 있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했다.

 

  “그건 그렇고 사직서를 제출하는 게 아니라면 아바마마를 뵈러 온 이유가 뭐야? 나도 같이 들어가도 되는 거겠지?”

 

  “제가 볼 때는 98%의 확률로 거절을 하시겠지만 나머지 2%에 걸어보려고 온 거라서 그다지 좋은 구경거리는 되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함께 들어가시겠어요?”

 

  “호오~ 2%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게 더 신경 쓰여서 꼭 봐야겠는 걸? 아바마마를 설득시킬 수 있는 확률이 2%나 된다고 하는 데 당연히 봐야지.”

 

  “아뢰옵기 황공하지만 자신감이 2%가 아닙니다.”

 

  클라우드의 말에 레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득시킬 자신감이 아니라면 황제가 꼭 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기에?

  레빈은 클라우드를 보았다. 클라우드의 눈빛이 순간 변했다. 조금은 날카로워진 그 눈에서 레빈은 전쟁영웅 클라우드 솔렝을 엿볼 수 있었다. 짧은 한숨을 내뱉은 레빈은 경비들에게 눈짓했다. 문을 열으라는 신호였다. 그리고는 클라우드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무조건 함께 들어가서 이야기를 들어야겠군.”

 

 

 *

  클라우드 솔렝은 지금 열렬한 눈빛을 받고 있었다. 살면서 이렇게 강렬한 눈빛을 받아보는 것은 살면서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레이라 공주의 호위기사 건에 대해 말할 때였다. 아끼는 공주의 이야기에 황제도 황태자도 자신을 노려보는 그 모습에 전쟁영웅, 클라우드 솔렝은 벌벌 떨어야했다.

 

  “그래, 무슨 일이지? 솔렝 경.”

 

  “신 클라우드 솔렝, 폐하께 진언드릴 것이 있어 왔습니다.”

 

  클라우드는 황제의 앞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전쟁영웅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정말 운이 좋았을 뿐 그 이상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지칭하고 있는 클라우드는 그 생각에 걸맞게 황제 앞에서 벌벌 떠는 일개 병사에 불과했다. 자칭 심신미약 기사로 매우 연약한 변방 지원자인 그는 정말로 황제 앞에서 이 말을 꺼내도 되는 건지 살짝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 큰마음을 내뱉고 그 말을 기어코 입으로 내뱉었다.

 

  “절 변방으로 보내주십시오!”

 

  “기각.”

 

  아니 이 부녀가!!

  클라우드는 순간적으로 울컥하였으나 꾹 눌러 참았다. 레이라와 다르게 황제에게 반기를 들었다가는 역모죄로 목이 달아날지도 몰랐다. 물론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황제는 그런 엄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일개 병사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클라우드는 황제의 헛기침에 심장마비가 일어나 수도 있었다.

 

  “그렇게 단칼에 기각하시면 소신의 심장에 안 좋습니다. 폐하.”

 

  벌벌 떨면서도 입만은 살은 클라우드의 말에 황제가 호탕하게 웃었다.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녀석이었다. 공주의 다과회에 불참하기 위해 함께 사냥을 나가려고 했으면서 결국 공주의 체면을 위해 다시 돌아간 그를 황제는 정말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 물론 그가 다시금 공주에게 돌아갈 것을 알면서 사냥에 함께 나가는 것을 허락한 거지만.

 

  “어차피 나한테 당도하지도 않을뿐더러 당도하더라도 들어주지 않을 사직서는 그만 쓰는 것이 좋지 않겠나, 솔렝 경.”

 

  “소신의 눈물 젖은 사직서를 보시면 그 필력에 감탄하여 폐하께서도 저의 변방행을 지지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럼, 그 사직서가 언젠가 나에게 당도하는 것을 기대해 보도록 하지.”

 

  황제의 말에 클라우드는 반드시 사직서를 드리고 말겠다라는 전의를 불태웠다. 레빈은 클라우드의 그런 모습에 웃음이 나와 작게 키득거렸다. 정말이지 쓸데없는 일이라고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 모양새가 예전과 전혀 변하지 않아 과연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이로 꼭 측근에 붙들어 두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클라우드에게는 미안하지만.

 

  “장난은 이쯤하고 본론을 이야기해보도록 하지.”

 

  가벼운 듯 무거운 분위기 전환에 클라우드가 침을 삼켰다. 그리고 총기가 가득한 눈으로 황제와 그 옆의 황태자를 올려보았다. 그는 지금부터 할 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조건 황제를 설득시켜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게 설사 레이라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레이라 공주님께서 축제에 참가하시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런 일이라면 호위들을 거느리고 가면...”

 

  “아뇨, 황태자전하. 공주님께서는 지금 호위 하나만을 거느리고 몰래 잠행을 나가고 싶어하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레이라가 잠행이라고?!””

 

  너무나도 어이없는 말에 황제와 레빈이 동시에 물었다. 그 놀라서 커진 눈을 보고 클라우드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설득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저 반응을 보니 레빈을 보고 당당하게 2%라고 말했던 자신이 어이없게 느껴졌다. 지금과도 같은 느낌이라면 100% 황제는 거절을 밀고 나갈 것이다.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클라우드가 아무리 설득을 하더라도.

 

  “레이라에게 왜 솔렝 경을 붙였는지 그 이유는 알고 있을 터. 이런 상황에서 호위를 하나만 데리고 황성을 나선다는 건 절대로 있을 수 없네. 그건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굳이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레이라는 일국의 황녀야. 그런 건 허락될 수 없어.”

 

  저 부자가!!!

  가시밭길이 예정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단호하게 부정의 의미를 내포한 말들을 내뱉는 둘의 모습에 클라우드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기대감에 가득찬 레이라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말괄량이 공주가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은 클라우드의 일감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했다. 더구나 혼자서 호위라고? 그거야말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었다. 그것이 자신의 사직서를 받아주지 않는 레이라의 호위라면 더더욱.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기대감에 가득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레이라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클라우드는 황제와 황태자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자그마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똑바로 고개를 들고 흔들리지 않는 시선으로 입을 열었다.

 

  “반대하실 것을 알면서도 소신이 이리 온 것은 황제께서 꼭 아셔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황성에 나가는 것은 공주께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건 조금 전에 나한테 말한 아바마마를 설득할 2%와 연관이 되어 있는 이야기인 건가?”

 

  “그렇습니다.”

 

  클라우드는 긴장감이 가득한 얼굴로 둘을 응시했다. 레이라의 부탁이 아니었어도 언젠가 그녀는 황성 밖에 나가는 위협을 무릅써야만 했다. 그 일이 조금 앞당겨져 있는 것 뿐. 클라우드는 배에 힘을 주고 황제를 향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는 얄미운 레이라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

 

  “일전의 일로 황제께 말씀 올립니다.”

 

 

 *

  헤나는 초조하게 클라우드를 기다리는 레이라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솔렝경을 온전히 믿고 계셨던 것 아닙니까?”

 

  “믿고 있어. 클라우드는 내가 황성 밖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줄 거야.”

 

  “그럼 무엇 때문에 그렇게 전전긍긍하시는 건지 여쭤도 될까요?”

 

  클라우드를 굳게 믿고 있다면 저렇게 불안한 듯 왔다갔다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하지만 레이라는 속된 표현으로 말하자면 그야말로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갔다 거리며 초조한 마음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야, 클라우드가 가서 아바마마께 사직서를 같이 제출하면 어쩌나 싶어서 그래. 나를 축제에 참가하게 해준 다음 냉큼 변방으로 가버리면 어떻게 하지?”

 

  “공주님은 이래나저래나 솔렝경을 많이 아끼시네요.”

 

  “내가?”

 

  헤나의 말에 레이라가 고개를 마구 저었다. 그녀는 클라우드를 아낀 적이 없었다. 말 그대로 늘 사직서를 품에 품고 나갈 궁리만을 하는 클라우드를 그녀가 아낄 리가 없었다.

 

  “난 클라우드를 아낀 적 없어.”

 

  단호한 말에 헤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끼시는 것 아니었나? 어찌볼땐 항상 옆에서 그녀의 시중을 들고 있는 헤나보다도 더욱 가까워보이고는 했었다. 물론 클라우드가 늘 항상 버릇없이 구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레이라가 아끼는 것 같아 미워하는 티를 내는 것을 절제하는 중이었다. 남들이 보면 그게 절제하냐고 묻겠지만 그건 세나에게 있어서 정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한 절제였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 상처받아요~”

 

  전혀 상처받지 않은 클라우드의 목소리가 들리자 레이라가 반가운 듯 방문을 바라보았다. 클라우드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리고는 레이라가 원하는 대답과는 정 반대의 말을 내뱉음으로써 그녀의 믿음을 산산조각 내었다.

 

  “실패했어요, 공주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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