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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희일비
작가 : 하늘새25
작품등록일 : 2019.8.17

우리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말을 비웃듯, 소수의 인간에게는 초능력이, 모든 인간에게는 마력이란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졌었다.

“바깥으로 나와서 뭐 하냐, 총 맞고 뒈지기나 하지.”

무슨 일이 없는 한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과,

“Y 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의 판단 기준에, 가치란 말을 달고 사는 사람 간에 일희일비하는 이야기.

 
16화
작성일 : 19-11-03 21:23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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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 발밑에 쓰러져있는 Y를 두고, E는 웃어 재꼈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이런 일을 또 언제 겪을 수 있을까.

 뭉개지기 직전인 Y, 때리기에도 미안해지지만, 다시 만난 기념으로 한 번 더 밟아줬다. 이제는 아마 비명도 지르지 못할 것이다.

 

 “ ”

 

 Y가 뭐라고 지껄여서, 그의 손에 못을 박았다. 그러자 지저귐을 멈추었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이런, 경비가 왔나 보다.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E가 바깥으로 나왔다. 그의 옷에는 피가 잔뜩 묻어있었는데, 그의 것은 아니었다.

 

 경비가 그를 보더니, 처형할 사람이 살아있어야 하는데 무슨 짓이냐며 역정을 냈다.

 

 “미안하군. 그래도 숨은 붙어있다.”

 

 이제 슬슬 가 졸까, 살짝 뒷걸음치다가, 무언가와 부딪혔다. 벽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렇다면 하나밖에 없다.

 

 “쥐새끼가 들어왔나?”

 “보나 마나 Y, 그 녀석이 또 지랄병 걸려서 이상한 짓 한 거겠죠.”

 

 그러면서 그는, 며칠 전에 구경하러 사람이 들어왔을 때, Y가 못을 내밀면서 이상한 말만 했다고 했다.

 

 “뭐였나?”

 “뭐, V 어쩌고, C 저쩌고, 이렇게 말하던데요, 헛소리만 지껄여서, 뭐라는지는 안 들었지만.”

 “아니야, 잠깐만 있어봐…….”

 

 그렇다면 옛날이야기를 꺼낸 것이로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변을 아주 천천히 돌아다닌다. 귀도 활짝 열어 두었다. 세세한 발걸음, 하나도 놓치면 안 되니까.

 타박.

 저쪽에서 실수했는지, 가벼운 소리가 났고, 그곳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잡았다!”

 

 둔탁한 음성과 함께 금속이 우그러지는 소리가 퍼지면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저쪽으로 나뒹굴더니 벽에 처박힌다.

 

 “경보를 울려, 무언가가 은폐했다!”

 

 보고 있던 경비가 다급히 무전에 대고 소리치지만, 발걸음은 이미 저 멀리 떠났다.

 

 “이미 늦었어, 갔을 거야.”

 

 E가 그곳으로 가다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줍는다. 검 모양 장식이 달린 귀찌. 그도 익히 봐서 알고 있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그것을, 소중히 손에 쥔다.

 

 V, 그분께서 귀에 걸고 다니시던 것. 그냥 장식으로 보이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보고 싶습니다.

 그것을 보다가, Y가 시야에 들어왔다. 저도 모르게 손을 꽉 쥐었다. 저 녀석의 마수에 당하지만 않았어도! 기대하십시오, 오늘이면 저 녀석도 죽을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영혼이라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필시 Y가 준 것이겠지. Y가 모든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으니, 그럴 것이다.

 때마침 이쪽을 보는 Y에게 다가가서, 그것을 보여줬다.

 

 “손님이 다녀갔네?”

 

 Y는 답이 없었다.

 

 

 “헤헤, 이렇게 귀여운 인형을 어디서 구해!”

 M이, 자신이 들고 있는 곰 인형에 얼굴을 비비적거린다.

 “네 덕분에 돌아갈 경비가 거의 떨어졌어.”

 “정말? 그러면 조절해줬어야지!”

 “난들 이럴 줄 알았겠냐.”

 

 N의 손에도, 먹을 것이 잔뜩 있었다.

 축제에 빠지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렇게 되었다. 아직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놀러 왔냐고 물어보면, 그것이 아니라서, 일말의 죄책감이 들었다.

 

 “그렇지만 재밌는걸,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지.”

 

 M이 이렇게 말하면서 숙소의 문을 연다. 그리고, 인형을 내던지고 달려갔다. 무슨 일인지 N이 안을 들여다봤다.

 B가 방바닥에 엎드려서, 갑주를 벗지도 않은 채 속을 게워내고 있었다. 쉰내가 방에 퍼져가고, B는 그것을 맡지도 못하는지 계속 구토만 할 뿐이었다.

  급히 닦을 것을 가져온 M. 입 주변부터 수건으로 닦고, 바닥을 걸레로 훔쳐낸다.

 

 “내가 치울 테니, 화장실로 데려다줘.”

 “알겠어.”

 

 B를 천천히 일으킨다. 명치 쪽에 아스러진 자국이 크게 남아 있었다. 천천히 펴지고 있기는 하지만, B가 왜 저러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제가 지나치게 성급했습니다.”

 

 정신을 차린 B가, 물을 마시면서 이렇게 말한다. 감옥에 무작정 갔다가 이런 변을 당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평소답지 않았다고, 너무 성급했다고 자책했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뭐.”

 

 M이 등을 토닥여줬다. 그 바람에 우욱! 하고 다시 속이 나올 뻔해서, 진정시켜야 했었다.

 B가 일어나서 거울을 본다. 많이 수척해 보이는 얼굴에, 우그러진 슈트. 복구 중이어서 벗어야 합니다. 슈트가 흘러내리면서, Y가 지어 줬던 옷이 드러난다. 갈아입지도 못하고 이 바람으로 모래사막을 뛰어와서 그런지, 냄새가 많이 납니다. Y 님처럼 갈아입을 옷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어서, 당분간은 이래야겠습니다.

 

 귀가 허전하다. 황급히, 두 손으로 귀를 매만진다. Y가 주었던 귀찌가, 없어졌다. 어디서 잃어버린 것이죠, 여기 올 때까진 잘 있었습니다만?

 눈에 띄게 허둥지둥하는지, M이 무슨 일이냐고, 걱정하는 말투로 말을 꺼냈다. 그렇지만 자신은 괜찮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고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뭐가 아무것도 아니냐며 자신을 꼬집었다.

 

 “자자, 그래서 작전을 짜 보자!”

 

 그것이 보기 싫었던가, 아니면 주의를 환기하려고 그랬을까. M이 손뼉을 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말에, B가 자리에 앉는다.

 

 “어떻게 구할 건데?”

 

 침묵이 이어진다.

 

 “차로 처형장을 받아버릴까? 그 사이에 Y만 날름 태우고 가는 거지.”

 “드론에게 잡힐걸?”

 “어떤 방식으로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직접 가보면 알 텐데, 놓인 것만 보면 사람들이 줄다리기하듯 당겨서 하는 거로 되어있어.”

 

 이 말만 하고,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색해질 때쯤, B가 말문을 다시 열었다.

 

 “지금도 축제를 합니까?”

 “그럼, 온종일 하는걸.”

 “그러면, 이것은 어떻습니까?

 ”

 B가 그것을 설명했고, M과 N은 그것이 꽤 재미있을 것 같다며 동의했다. 그런데 책임을 모두 B가 지는 게 아니냐고, 그러면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본디 제가 해야 했을 일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축제 현장으로 갈 때까지, B는 이 말만 할 뿐이었다.

 사람들은 오래간만에 생긴 휴가를 만끽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이방인이 섞여들어서 자신이 원하는 일, 최종적으로는 이 축제를 망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제부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를 모른척해 주십시오.”

 

 그 이방인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다른 이방인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등이 좀 뻣뻣한데, 긴장한 거 아냐?”

 “아, 아닙니다. 긴장할 게, 있습니까?”

 

 그렇지만 B의 손은 벌벌 떨리고 있었다. 슈트를 속에 받쳐 입었다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사람의 주먹을 한 번이라도 버틸 수 있을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B가 많이 달라졌네, 힘내!”

 

 이렇게 말했을 때, N이 M을 잡으면서 귀에 대고 속삭인다.

 

 “모른척해달라는 거, 못 들었어?”

 “아 맞다. 거기 누구시죠, 잘 모르겠는데요.”

 “팔 먼저 푸시고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서로 약속한 대로 두 명은 저쪽으로 갔고, B만 또다시 남았다. 한숨을 푸욱 내쉰다. 이번에야말로 실수하면, 끝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들을 고용했지만, 여기에 휘말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귀찌가 있었던 자리를 만지작거리면서 생각했다.

 허름한 리본을 꺼낸다.

 73, 제가 옳은 것을 하는 걸까요?

 대답은 당연히 없다. 눈을 감았다, 뜬다. 형상조차, 이제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사진으로만 남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저어서 떨쳐낸다. 지금은 과거를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그 빛이 바랜 푸른 리본을, 머리에 묶는다. 투둑 하고,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당신과의 추억도, 이것으로 마지막으로 해야겠네요.

 정신 차립시다,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서 감상이나 할 시간 따위, 없습니다.

 그러면, 작전, 시작합니다.

 

 

 축제란 무엇인가. 사람들이 무언가를 축하하여 벌이는 큰 행사이다.

 그렇다, 원수인 Y가 잡혔음에, 배신자가 잡혔음을 축하하며 이런 것까지 마련했는데, 어째서 즐겁지 못한 것일까.

 전혀 섞이지 못하고, 이렇게 홀로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래, B를 찾으려 이러고 있었지. 같은 공간에 있는 이상, 그리고 목적이 상반되는 이상, 언젠가는 마주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러기를 바라면서, 벤치에 앉는다.

 

 저쪽에 분수가 보인다.

 피 분수.

 내 목에서 쏟아지는, 피로 이루어진 허무한 흐름.

 아포피스, 그 뱀 새끼는 교활하게도, 위급 상황이 오자마자 마법을 사용하는 Y를 노리지 않았고 - 어차피 자신은 뚫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 , 전열을 공략했다. 그 바람에, 내가 그런 꼴이 되었고, 모두는 도망쳤다.

 어쩌면 숭고한 희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나는 그런데도 살아있었단 말이다, 목이 그 큰 아가리에 물어 뜯겨서

 붉은 것을 줄줄 흘려보내면서도, 필사적으로, 살려 달라고 외쳤는데, 왜, 왜! 그 잘난 마법으로 쓰러진 모두를 구해 갔으면서, 나만은 그러지 않았어, 왜!

 

 와드득!

 젠장, 무언가가 손안에서 부서졌다. 벤치 손잡이겠지.

 목이 물어뜯겼으니 당연한……게 아니야! 나는 살아있었어, 그 능력이라면 나를 구할 수 있었잖아. 나보다 더 가까이 있었던 C는 멀쩡하단 이유만으로 구하고, 나는 다쳤다는 이유로 그런 짓을 당하게 내버려 둔 거냐?

 나는 분명히 살려달라고, 살아있다고 수십 번도 더 외쳤어, 미치도록 그 말만 했어, 그리고 눈이 마주쳤잖아. 내가 숨 쉬는 것을 똑똑하게 봤으면서, 너는 뭘 했지? 죽었나? 하는 말을 하면서, 흙을 덮고는 도망쳤잖아!

 

 “많이 아파 보이네?”

 

 안개를 걷는 소리와 함께, 어깨에 묵직함이 전해진다. 몸을 타고, 진분홍빛 머리카락이 길게 흘러내린다.

 숨을 길게 내쉰다. 당신이, 오늘도 나를 구했어, P.

 

 “여기 오면, 당신도 사지가 찢어질 텐데?”

 “아무도 모르니, 상관없잖아?”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곳이 그대로 내 무덤이 되었겠지. 그러고는, 좀비가 되어서 이지를 잃고 돌아다니는,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

 

 “처음에, 당신 만났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어.”

 

 그 말에, P는 큭큭거리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더니, 장난스레 말한다.

 

 “아, 뭐가 발에 걸리기에, 봤더니 시체여서 재료로 쓰려고 했는데 숨을 쉬고 있었지.”

 “그것만 몇 번째 말하는 거야.”

 

 그렇지만, 말할 때마다 진짜였던 거 같아서 땀이 조금 흐른다.

 

  “그러는 당신은 지금까지 몇 번째나 그러던 걸까?”

 “오늘이 마지막이야. 그 녀석은 죽을 테니까.”

 “……그때 진짜 놀랐는데. 당신, 사실 좀비가 아닐까?”

 

 P와의 대화는 퐁당거린다. 여기 갔다가, 저기로 오곤 한다.

 

 “반은 그럴 거야. 그 뱀 새끼한테 물린 것에서 확정.”

 

 내 시선으로는 당연히 보이지 않지만, 지금도 목은 하얀 시체 빛으로, 그 밑에 혈관이 비쳐서 맥동하고 있을 것이다.

 팔을 들어 보인다. 주사기 흔적이 잔뜩 있다.

 

 “피를 얼마나 뽑아댔는지 모르겠다니까.”

 “정말 흥미진진했어. 이런 생명체도 있었구나?”

 “그래, 그래.”

 

 일어나서, P의 손을 잡는다. 어머, 거리면서도 슬쩍 들러붙는 P.

 

 “축제니까, 조금은 즐겨야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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