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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해방전쟁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2110년. 1910년의 한일합방 국치일로부터 200년 후. 조선 해방전쟁이 시작된다. 초인병기라 명명된 하얀색 초경세라믹 장갑의 거대 2족 보행병기를 앞세우고.

 
13. 세라믹 카타나
작성일 : 19-11-02 19:42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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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세라믹 카타나

 

 

  나카지마 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경향이 있다고 들었네. 아무래도 신경세포를 고양시켜서 활성화 하는 물질이다 보니. 하지만 뭐 후유증이나 중독성이 있는 건 아닌 걸로 알려졌네. 임상실험 결과도 완벽했고, 이미 그걸 사용한 지도 이십 년일세. 너무 신경 안 써도 될 거야.”

 “예. 뭐 신경을 쓴다기보다는 보고를 드리는 겁니다.”

 “그래. 당연히 보고해야지. 그나저나 내일부터는 전술 훈련에 들어갈 거야. 그리고 다음 달 세번째 월요일, 아주 중요한 행사가 있을 예정이네. 자네들의 37식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날이야. 뭐 그 동안 어지간히 연구들을 했겠지만 내일까지는 미리 알려줘야 돼. 이제 모든 서류에도 그 이름이 등재되어서 식별될 테니까. 새 아이가 세상에 나오는 것이지.”

 “저는 벌써 지어 놨어요. 그 이름.”

 

 강의실 한 켠에 앉아서 잠자코 전자 책 형태의 전술 교본을 들여다보고 있던 요시코가 고개를 돌려 이야기했다. 나오마사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탈 37식의 이름을. 물론 그도 그의 것에 붙일 이름을 이야기 해줬다.

 

 “그리고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네. 자네들 귀염둥이들이 사용하게 될 가장 중요한 무기, 그게 준비 되었다네. 오늘 오후엔 그걸 보도록 하세.”

 

 그날 오후 공작소의 출입문으로 대형 트럭 두 대가 들어왔다. 각각 길이 팔 미터, 너비 이 미터 정도의 길쭉한 목제 상자를 적재하고 있었다.

 트럭이 멈춰 서자 공작소의 엔지니어들이 트럭의 적재함으로 올라가서 상자의 뚜껑을 뜯어냈다. 그 안에는 거대한 장검이 놓여 있었다. 검신 5미터, 검병 2미터, 검의 전체 길이 7.5미터. 티타늄과 텅스텐이 고도로 함유된 합금으로서 약간 푸른색이 도는 은회색 검신이 전통적인 일본 카타나 형태로 완만하게 휘어진 모양이었지만 특이하게도 휘어져 나온 칼날 부분은 흰색의 세라믹 코팅이 되어있었다.

 바로 37식 보행 병기의 주무기인 세라믹 카타나였다. 22세기 병기 기술의 정화였다. 37식 스스로가 장비하고 있는 세라믹 아머를 제외하고는 지구상의 어떤 것도 베어버릴 수 있는 플라즈마 블레이드와 세라믹 블레이드가 검날 앞뒤로 결합된 형식의 무기였고 37식의 손바닥 부분의 에너지 커넥터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 형태였다.

 잠시 후 각각의 37식에 탑승한 나오마사와 요시코는 그 병기를 손에 들게 되었다. 푸른색이 감도는 은회색의 검신을 찬찬히 들여다 보던 두 37식은 천천히 공작소 밖으로 걸어 나갔다. 태양 아래서 검날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기 시작했다.

 나오마사는 손에 들린 세라믹 카타나에 37식의 에너지를 연결했다. 그 작동은 즉각적이었다. 머리속에서 떠올리고 간단하게 명령어를 내뱉으면 끝이었다. 영롱한 예기가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려졌고 나오마사는 굽은 검신의 한 쪽 면에 푸른색의 눈부신 플라즈마가 맺힌 것을 볼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자 요시코 역시 그녀의 카타나를 손에 들고 플라즈마 블레이드를 시동한 채 살펴보고 있었다.

 

 “자. 이쪽으로 따라오게.”

 

 나카지마 소장의 음성에 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공작소의 기술 인력들이 탑승한 차량들이 활주로를 달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37식도 그쪽 방향으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고 곧 그들을 따라잡은 다음 같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각 비행체들의 격납고 뒤쪽이었고 잡다한 고철들이 쌓여 있는 곳이었다. 전차, 장갑차, 무장 헬기 등의 다양한 폐기 장비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특이한 것은 마치 종이장을 예리한 칼날로 잘라낸 듯 깔끔하게 절단된 개체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었다. 나오마사는 그것이 이전에 이곳을 거쳐간 37식들의 흔적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자. 마음껏 휘둘러보게. 성능 검사를 해야 되니까 사양할 것은 전혀 없어.”

 

 나카지마 소장의 목소리가 마치 어린이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쥐어준 아버지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나오마사는 천천히 그 폐기물 더미에 다가가서 발치에 있는 고철 상태의 전차의 포탑 부분을 왼손으로 잡아서 들어 올렸다. 60톤을 넘길 강철 소재의 전차가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그리고 오른 손의 세라믹 카타나를 가볍게 휘둘러 그것의 중간을 베어냈다. 마치 사과나 무우를 베듯이 어떤 저항이나 위화감도 없이 플라즈마 블레이드는 그 강철덩이를 정확히 양단했고 전차의 잘린 부분은 단면이 붉은 빛으로 녹아내린 채 지상으로 떨어졌다. 나오마사는 연이어 카타나를 휘둘러 손에 들린 전차를 잘라냈고 곧이어 더 이상 잘라낼게 없는 전차의 흔적을 땅에 던졌다.

 

 이건 정말 엄청난 무기였다. 37식 본연의 무게와 속도와 방호력에 나오마사 자신의 무술 실력이 가미된 상태로 이 카타나를 휘두른다면 단연코 이 세상에서 상대를 할 수 있는 존재는 역시 같은 수준의 무술 실력을 지닌 파일럿이 조종하는 37식 밖에 없었다.

 

 “이제 플라즈마 블레이드말고 세라믹 블레이드를 휘둘러보게. 적당한 목표물도 베어보고. 플라즈마 블레이드와는 다르게 베는 속도와 힘이 필요하다네. 일반적인 검을 쓴다고 보면 딱 맞을 거야.”

 

 나오마사는 나카지마 소장의 안내에 따라 플라즈마 블레이드를 거두고 검신을 돌려서 양손으로 잡았다. 이제야 완만하게 휜 우윳빛의 검날이 전면을 겨누게 되었다. 위화감은 전혀 없었다. 나오마사는 이미 일본 검도의 유력한 일파인 북진일도류의 고수였다. 이십 년 이상 수련한 검술은 그의 근육 속속히 새겨져 있었고 이제 그가 조종하는 37식과 일체화 되어 검날을 날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잠시 후 각각 녹색과 진주색의 거대한 동체가 서로를 마주본 채 넓은 공간을 휘저으며 화려한 기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마치 검도 도장에서의 약속 대련을 보는 듯 했다. 그것들의 손에는 유현하게 빛나는 그 우윳빛 칼날이 들려있었고 그 칼날은 하늘과 땅의 사이를 가르기 시작했다.

 그 엄청난 중량감에도 불구하고 그 37식 2기의 동작은 마치 검도의 고수가 진검을 휘두르듯 한치의 빈틈도 없고 조금의 어색함도 없었다. 주위로 합계 320톤의 거대한 동체가 일으키는 둔탁한 기계음과 공기를 가르는 칼날이 내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메아리쳤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베어내는 강철 폐기물들의 잔해가 사방으로 난무했다. 두께 수십 센티미터가 넘는 강철 장갑도 그 빠르고 거대한 칼날을 견뎌내진 못했다.

 

 “정말 아름답군. 이건 정말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예술이야.”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나카지마 소장이 혼자 중얼거렸다. 주위의 엔지니어들 역시 혼이 나간 듯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드디어 한바탕의 검무가 끝나고 녹색과 진주색 2기의 37식은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서로를 마주보고 섰다. 자연스럽게 들고 있던 세라믹 카타나를 왼손으로 옮겨들고 왼쪽 허리 부분에 납검한 채 고개를 숙여 서로에게 경의를 표했다.

 

 “멋진 대련이었어. 오야마 중좌.”

 “이시하라 중좌. 역시 멋지군. 그대도.”

 

 넋 놓고 그 장면을 감상하던 나카지마 소장도 정신이 든 듯 짧은 한숨을 내쉬고 음성을 날렸다.

 

 “잘 봤네. 두 대의 37식이 펼치는 검무는 처음이었다네. 나로서도. 자. 이제 공작소로 돌아가지.”

 

 나카지마 소장의 말이 떨어지자 두 기의 37은 각기 동체의 허리쯤에 위치한 카타나 고정 장치에 그들의 세라믹 카타나를 체결했다. 그리고 지는 해를 등지고 공작소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황혼을 등진 채 동작하고 있는 그 37식 두 기는 이제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드디어 본연의 무기를 장비한 본연의 모습이었다. 그것들은 고대의 전설에서조차 그 예를 찾을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세상에 비교할 바 없이 아름다운 예술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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