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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물의 왕국-미르
작가 : 소머즈
작품등록일 : 2019.11.2

악령들의 지배자,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사회를 혼란시켜 불멸을 꿈꾸며 자신의 왕국을 다시 세우려는 악마, 100세시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대 사회에서 늙지않는 세포, 신약개발을 꿈꾸는 비열한 제약회사와 그들에게 빌붙는 악령들, 이에 맞서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진정한 선이 승리한다는 인간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하지만 어디서든, 어느때든 선택의 순간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인간의 욕망, 그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9화 기억의 조각
작성일 : 19-11-02 16:50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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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호는 그렇게 쓰러져 의식을 잃은 체 집근처 대학병원으로 실려왔다.

 의식불명.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쓰러진 그는 좀처럼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병원 복도 한켠, 나란히 앉은 수현과 민호.

 수현의 두눈은 조금 부어있었다. 민호역시 벌개진 두눈으로 꽉 다문입술에 힘이 갔다.

 

 민호 : 출근해야지. 너는.

 

 민호의 말에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병실안에는 아버지와 수현의 어머니, 송여사가 걱정스런 얼굴로 준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치의인 민호의 사촌, 종현이 함께였다.

 

 종현 : 작은아버지, 걱정마시고 좀 쉬세요. 뇌파검사도 이상없으니까. 깨어날거에요.

 

 민호 : 그래요 아버지. 종현형 말대로 너무 무리한탓이니까 깨어날거에요.

 

 병실에 들어서며 민호가 송여사와 아버지를 향해 손짓을 했다.

 송여사가 아버지의 팔을 잡아 끌었다.

 아버지는 다시 종현을 바라보았다.

 종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텅빈 병실에 홀로남은 민호는 물끄러미 잠자는 듯한 준호를 내려다보았다.

 분명 먼저 전화를 했었는데, 공부는 또 뭐고 나소장이 발견했을 때 쓰러진건 또 뭔가.

 그는 나소장과의 전화통화를 곱씹었다.

 

 (나소장 : 자네전화받고 바로 올라갔제. 아 뭔 공부를 해야헌다고 평소하고 다르게 나헌티 눈길도 안주더만, 점심도 먹으러 안오고. 이상허다... 싶었는디. 지하실 입구서 휴대폰을 주워다가 청소오씨가 줬다길래 내, 딱! 김씨가 생각난거여. 그래서 가봤더마는 시상에, 그라고 옷을 쥐어뜯으며 숨을 못쉬고 발버둥을 치는거여. 추위도 잘타는 양반이 창문은 다 열어젖혀놓고. 그것도 이상허고. 아, 그라고본께 그 고양이가 안보이드구만. 야옹야옹이라도 했음 내 진즉 알아차렸을거인디... 개를 사다가 키울거를 그랬으이.)

 

 ...! 숙자. ..

 순간 민호는 서둘러 다시 나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소장은 수목원 연구사들과 준호의 어지럽혀진 방을 청소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공부를 했던 건지 책이며 연구 자료들이 난장판이 되어 방바닥에 뒤섞여 있었다.

 연구사들역시 한번도 못봤던 자료인거 같다며 의아한 표정이었다.

 

 나소장 : 어, 차기자. 차박사는 어뗘. 깨 난거여?

 

 민호 : 아니요. 그래도 소장님 덕에 골든타임을 지켜서. 기다려봐야죠.

 

 나소장 : 골든타임은 무슨.. 내가 어째 그날 이상한 것을 진즉에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그란지도 모르고 두유나 먹으라 했으니.. 내탓이여. 몸약헌 양반, 잘 지켜봤어야 헌디.

 

 민호 : 무슨 그런 말씀을. 아, 참 소장님. 혹시 숙자. 찾으셨어요?

 

 나소장 : 여적 안들어왔어. 수목원 어디 딴 고양이 눈맞은거 아니여?

 

 민호 : 아니요. 중성화수술을 시킨 아이라.. 근데 어제부터 없었던가요?

 

 나소장 : 그라제. 아니, 근디 고양이가 중혀? 차박사가 중허제. 자네도 참.

 

 민호 : ... 가족같은 녀석이라. .. 혹 숙자 발견하시면.

 

 나소장 : 걱정하지말어. 내가 잘 데리고 있을랑께. 눈이 특이헌께 내 금새 알아보제.

 

 민호는 연신 감사인사를 남기며 나소장과의 통화를 마쳤다.

 숙자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선물받은 애완고양이. 쉽게 집을 나가버릴 야생이나 길고양이와 다른 녀석이다.

 차박사 뒤를 늘 따라다니던 껌딱지였다.

 

 ‘ ...대체 형.. 무슨 일인거냐구 .. ’

 준호를 바라보는 민호의 두눈에 근심이 가득했다.

 그리고 이대로 준호가 눈을 뜨지 않을 것만 같다. 두렵다.

 민호의 긴 한숨이 병실을 가득 채웠다.

 

 

 꿈속일까.

 여기는 어디일까.

 준호는 긴 동굴 안을 헤매고 있었다. 깜깜한 동굴로 걸어 들어갈수록 몽롱한 향이 퍼진다.

 터벅... 터벅..

 스물스물 습한 기운이 느껴진다. 더운건지 추운건지도 모르겠다.

 그는 여전히 답답함을 느끼며 가슴팍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이 소리....!

 끌끌끌 웃는 소리같기도 하고.. 그는 이상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계속 걸어들어갔다.

 멀리서 그림자가 걸어오고 있다.

 보랏빛 광채가 온통 그를 뿌옇게 감싸고 있다.

 ...! .. 보라..빛.

 그 순간 준호는 걸음을 멈추었다. 아니,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그 거대한 그림자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 그는 두 다리 어느한쪽도 꼼짝할 수가 없다.

 그리고 마주한 그림자. 검은 물체, 아니 사람인가.

 

 ... 미르. 드디어 날 찾아왔군.

 

 그는 입을 열지 않는데, 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준호의 귀에 들린다.

 준호는 두려움에 점점 숨이 가빠짐을 느낀다.

 한쪽 팔로 가슴팍 옷자락을 꽉 쥐었다.

 

 ...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니... 너답지 않구나. 미르.

 

 준호가 가까스로 입을 뗐다.

 

 준호 : ... 미, 미르..라니. 누.. 누구지 넌?

 

 ... 가엾군. 기억을 잃은 모양이지. 하지만 그런 약한 인간의 모습으로는 미르로 되돌아가기 어려울텐데 말이야. 선택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인간으로 살지. 미르로 돌아갈지.

 ... 하하하

 

 준호 : 윽... 숨막혀... 윽.. 너, 넌 누구냐구 대체!

 

 준호는 마치 태풍속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처럼 떼지지않는 발을 움직이려 애썼다.

 커다란 투명 자기장이 그를 밀어내는 듯 하다.

 아무리 힘을 써도 몸이 나아가지 않는다.

 

 보랏빛 동굴이 점점 환해지고 있다.

 보랏빛이 사라지고 있다. 희뿌연 불빛으로 ..... 광채들이 사라진다.

 

 준호 : ... 아, 안돼!!

 

 준호는 그림자의 정체를 붙잡으려는 듯 팔을 길게 뻗었다.

 탁!

 민호가 뻗어올리는 그의 손을 잡았다.

 꿈이다.

 준호는 두눈을 번쩍 떴다.

 형광등 불빛아래로 민호가 놀라 바라보고 있다.

 

 민호 : 형? ... ... 정신이 들어?

 

 준호는 그제야 긴 숨을 내뱉으며 주위를 살폈다.

 아버지, 민호 그리고 송여사까지. 모두 자신을 놀라 내려다보고 있다.

 

 아버지 : 아이구, 이녀석아. 됐다. 됐어. 이녀석..

 

 아버지의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송여사도 그의 손을 잡아주며 한시름 놓은 표정이다. 서둘러 수현에게 전화를 건다.

 

 준호 : ... 꿈인가... 여긴.. 어디.

 

 준호의 중얼거림에 떄마침 병실을 들어오던 주치의 종현이 웃었다.

 

 종현 : 어디긴.. 천국이지. 가족들 다 모이게 만든 천국.

 

 그의 말에 민호역시 긴 숨을 몰아쉰 듯 내뱉는 눈치였다. 안도의 한숨일 거다.

 송여사가 준호의 이마에 손을 얹어보았다.

 

 송여사 : 다행이네. 다행이야. 아휴... 실려오던 날엔 열도 있더니.

 

 준호 : 제가 ... 실려왔다뇨? 수목원에서?

 

 그는 도통 기억이 나지않는 눈치였다.

 민호와 식구들이 모두 자신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것도 불편한 눈치다.

 민호는 주저하다 입을 열었다.

 

 민호 : 형, 심장아픈사람처럼 움켜쥐고 쓰러졌다던데.. 나소장님이 형 발견했구.

 

 그의 말에 준호는 놀라는 얼굴로 종현을 올려다보았다.

 종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링거팩 안에 남은 링거액의 양을 살폈다.

 

 종현 : 형,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더라구. 팔도 그러면서 체력을 아껴야지. 십년감수했어.

 

 종현의 말에 준호는 여전히 멍한 표정이었다.

 오씨에게서 휴대폰을 건네받고 쓰러졌던가.. 아니지, 보건실에서 숙소로 돌아갔었다.

 두통약을 건네받고 낮잠삼아 쉬면 나을거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 그리고. ..

 

 민호 : 형. ..기억 안나?

 

 나지막히 민호가 그를 불렀다.

 지쳐보이는 건 오히려 민호였다. 아버지가 한시름 놓고 송여사와 집으로 돌아간 후 며칠을 깨어나기까지 그는 꼬박 준호곁을 지켰다.

 

 준호 : ... 내가 언제.. 실려왔지?

 

 준호는 병실 문에 걸린 달력을 보았다. 민호가 크게 숨을 한번 내쉬다 말했다.

 

 민호 : 오늘까지 일주일째였어. 의식없던거. 아니, 계속 잠만 잤다고 해야하나?

 

 준호는 민호의 말에 그를 한번 더 올려다보았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그의 팔하나를 절단, 수술실에서 회복실로 옮겨질때도 같은 얼굴이었다.

 웃어주려 하지만, 민호의 두눈은 이미 울고 있는 듯 보였다.

 암으로 어머니를 잃던 날 그때의 민호의 눈이 보인다.

 준호는 차가워진 민호의 손을 잡았다.

 

 민호 : ...! ...

 

 준호 : 걱정했지. 미안. ... 괜찮아. 내가 자료정리한다고 너무 무리했나보지 뭘.

 

 그의 말에 민호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얼굴로 입은 활짝 웃고 있었다.

 

 민호 : 감시조를 붙이던지 해야지 원.. 공부 못하게 하는 감시조 ...

 

 그러자 준호가 두리번 거리며 무언가를 찾는 듯 했다.

 

 준호 : 숙자는? 아, 여기 못데려오지? ... 집에?

 

 준호의 물음에 민호는 코를 훌쩍이다 대뜸 이야기 화제를 돌렸다.

 

 민호 : 그렇지 뭘. 아, 배 안고파? 링거 맞는거에 영양제가 있다고는 했는데.

 

 그렇게 두 형제의 대화가 한참 이어질즈음, 수현이 나타났다.

 화장이 다 번지고 너구리 팬더눈이 될 정도로 우스워진 얼굴로 한참을 울다 갔다.

 수현에게 준호는 동네오빠 이상이었다.

 고2. 한참 힘들시절 아버지없이 키워진, 이른바 송여사가 미혼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원양어선을 타는 아버지로만 알고 자랐다 그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준호와 민호, 두 형제의 위로는 세상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특히 준호는 그랬다.

 팔 하나를 잃게 되었을 때도 준호는 오히려 주변 식구들을 위로했었다.

 

 준호 : 저 이제 괜찮으니 ... 다들 가요.

 

 준호는 졸린 얼굴로 눈을 감았다. 영감님 호칭에 수현이 눈을 흘겼다.

 민호는 새벽같이 아버지를 모시고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하며 조용히 병실문을 닫아주었다.

 병실문을 닫는 그의 표정이 마냥 밝지 못했다.

 숙자를 찾았다는 나소장의 연락이 없다.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민호가 나가고 조용히 다시 잠을 청하다 준호는 가만히 눈을 떴다.

 보랏빛 그림자의 정체... 뭘까.

 흔하게 아이들이 꾸는 무서운 영화 같은 꿈이라기엔 너무나 생생하다.

 무협지에나 본 것 같은 전음이랄까.

 입도 열지 않는 것 같은데 자신의 머릿속에 그의 목소리가 꽉 찼다.

 분명한 이목구비는 없으나,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르는 알 수 없는 그림자.

 

 얼마쯤이나 잠을 잤을까.

 동굴 안에서 누군가를 부르며 보랏빛 도는 정체를 찾아 헤매는 자신이 보인다.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쫓기는 것 같기도 하다.

 숨이 가파오는게 목이 타들어갈 것 같은 갈증마져 느껴진다.

 

 ‘ 모습을 드러내라!!! 드비르! ’

 ...! ... 드비르!

 

 오직 떠오르는 세글자. 드비르였다.

 그 보랏빛 그림자의 정체.

 그 순간 준호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놀라 두눈을 번쩍 떴다.

 앞뒤 하나도 연결이 안되는 퍼즐이 하나 튀어나온 기분이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고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심장이

 그는 그렇게 어두운 병실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 ... 드비르. 누구냐..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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