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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물의 왕국-미르
작가 : 소머즈
작품등록일 : 2019.11.2

악령들의 지배자,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사회를 혼란시켜 불멸을 꿈꾸며 자신의 왕국을 다시 세우려는 악마, 100세시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대 사회에서 늙지않는 세포, 신약개발을 꿈꾸는 비열한 제약회사와 그들에게 빌붙는 악령들, 이에 맞서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진정한 선이 승리한다는 인간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하지만 어디서든, 어느때든 선택의 순간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인간의 욕망, 그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6화 드러나는 그림자
작성일 : 19-11-02 16:46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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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호는 쓰러진 후 며칠을 더 앓았다. 숙자는 환자인척 침대 한켠에 함께 누워있었다.

 민호는 걱정스레 쏘아보았다. 준호가 눈치를 살피며 책만 들여다본다.

 민호는 조금 화가 난 표정인 것도 같다.

 

 민호 : 며칠 더 쉬라니까. 말 참 안들어. 어? ... 야 돼지고양이. 너도!!

 

 준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면서 어이없이 웃어버렸다.

 잔뜩 화가난 표정도 사실 동생이라선지 은근 귀엽다.

 

 민호 : 웃지마. 그럼 내일 병원 검사 받고가. 내가 바래다줄테니까.

 

 준호 : 감기몸살가지구 무슨 검사야. 그냥 쉬면 된다니까. 수목원 공기맡으믄 금새 회복될걸. 미세먼지가 심해서 목감기가 잘 안낫는거 같아. 그러니까.

 

 민호 : 그러니까 검사받고 가. 알았어?

 

 다음날, 그렇게 민호의 으름장이 있었건만, 준호의 고집을 꺾기는 어려웠다.

 대신 민호가 수목원까지 바래다 주기로 했다.

 트렁크 가방에는 이미 숙자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민호 : 야, 숙자. 이번에 내려가면 정말 다이어트좀 해라. 무거워서 못데리고 다니겠다.

 

 준호 : 햇볕이 좋은 곳이라 맨날 낮잠이니 ... 우리 숙자가 제일 좋지.

 

 준호는 그렇게 말하며 벌써 마음은 수목원에 도착한 것 같다.

 아버지와 송여사의 배웅을 뒤로하고 두사람을 실은 차가 골목을 빠져나간다.

 

 얼마나 달렸을까.

 땅끝 표지판이 나타나기 시작한 걸 보니, 얼마 남지 않은 듯 싶다.

 

 민호 : 히야. 봄이네 진짜. 남쪽은 다르네 정말.

 

 준호 : 다르지. 아, 수목원 색깔이 벌써 다를거다. 나소장님 고생하시겠네. 관광객도 한참일테고. 손이 많이 가는 계절이야 봄은.

 

 민호 : 그런가? 아, 우리 나소장님 뵌지 오래됐다. 형 취직했을 때 몇 번 뵙고.

 

 준호 : 그러네. 3-4년은 넘었겠네.

 

 민호 : 아, 내 기억에 우리 나소장님, 머털도사 같았는데. 킥킥

 

 준호 : 하여간, 너는. 하하

 

 그도 그럴 것이 모자를 벗으면 영락없이 머털도사 더벅머리같기도 하다.

 형제의 웃음사이로 차는 벌써 수목원에 다다랐다.

 연락을 받은 나소장이 벌써 나와 서있다.

 

 나소장 : 집에 가신김에 푹 쉬지는. 차박사님은 어째 얼굴이 상했데요?

 

 둘이 함께 내리건만 나소장 눈에는 민호보다 준호가 먼저 들어오는 모양이다.

 민호가 헛기침을 하며 삐진 시늉을 해보이자 그제서야 나소장이 화들짝 반긴다.

 

 나소장 : 오매. 난 또 누구라고. 차기자 겁나게 오랜만이구만?

 

 민호 : 슬프네요, 소장님 눈에는 차박만 보이는가봐요. 쳇..

 

 나소장 : 허허, 여전히 웃기시고? 자고갈거제? 막걸리 받아놨구만.

 

 민호 : 앗싸! 역쉬 소장님뿐이라니까? 이맛에 형이 여길 빨리 오고 싶어하는구만?

 

 민호의 재롱에 나소장도 금새 함박웃음이다.

 짐을 들어주는 나소장 뒤로 민호가 그에게 업히듯이 얹혀 계단을 오른다.

 하지만 그마져도 좋은가 보다. 나소장에겐.

 준호는 계단을 오르는 두사람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나소장이 그랬었다. 어릴적 아들을 저수지에서 잃었다고. 아들이 살았다면 민호와 동갑이라 했던가. 그래선지 둘의 즐거운 모습이 어딘가 서글프다.

 

 준호 : 아, 소장님. 변전실 어떻게 됐어요? 고치셨어요?

 

 나소장 : 고쳤제. 진즉. 근디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B동 사람들이 그런디 걱정이여..

 

 그의 말에 준호가 돌아보며 되물었다.

 

 준호 : 아무도 없는 지하에서 무슨 소리가 나요?

 

 나소장 : 그른께 내가 하는 말 아니여. 차박사 올라간 담날 바로 김씨랑 한전 사람들 와서 전기도 보고 변압기를 바로 고쳤는디.. 이상허단께. 바람소리도 아니고 여엉 기분나쁜 것이.

 

 그의 말에 민호와 준호는 이상한 듯 나소장을 쳐다보았다.

 나소장역시 영문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두사람을 마주보았다.

 

 준호 : 이따 저랑 한번 가봐요.

 

 준호의 말에 나소장이 고개를 휙휙 내저으며 손사레까지쳤다.

 

 나소장 : 아이고, 차박사꺼정 신경쓰지말어. 이번주 지켜보고 이상하믄 원장님헌티 말하기로 했응께. 원장님이 봄축제전에 전부 안전점검 하라고 하시니께.

 

 준호 : 혹시 모르니까 가실 때 저번처럼 혼자 다니시진 마세요.

 

 나소장 : 하참 내가 차박사헌티는 뭔 말을 못허것어. 허허허. 어여 가세. 어여들 올라가.

 형제를 앞세워 계단을 오르는 나소장의 표정이 밝다.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나소장과 민호는 얼굴이 발그레 해지도록 막걸리를 주고 받았다.

 아들또래라고 이뻐하기도 했지만, 민호의 넉살에 못먹던 술도 더 마실 참이다.

 

 나소장 : 아따. 우리 차기자는 딱 내스타일이여. 허허

 

 민호 : 저도 요기 취직좀 시켜주세요 히히

 

 나소장 : 헤헤, 좋제~ 내 경비원 뽑게되믄 적극 추천해줄텨.

 

 두사람의 대화를 가만 듣고있던 준호가 웃었다.

 숙자는 노오란 백열전구 스탠드 불빛을 햇살삼아 널부러져있고 민호와 나소장은 벌개진 얼굴로 반쯤 감긴 눈을 자꾸 크게 떠보려 애쓰는 모습이라니..

 

 준호 : 그만 마시고들 잡시다. 민호야, 너두 그만 자구. 내일 일찍 올라간다며.

 

 민호 : 그래야지. 그 키큰놈 감시할라믄 가야지. 칫.

 

 민호의 말에 준호가 의아한 얼굴이다.

 

 준호 : 키큰놈이라니? 누구?

 

 민호 : 그 뭣이냐... 그... 여사장 비서 말이야. 지수호.

 

 준호 : 지수호?

 

 민호 : 응. 내 그놈 이름도 따놨지. 헤헤. 최순경이랑 만나서 감시할라구.

 

 준호 : 감시라니 너무 앞서가는거 아니야?

 

 민호 : ... ... 하암... 암튼 그런게 있다우... 행님... ...

 

 준호가 민호를 돌아보다 웃었다.

 그는 중얼중얼 하다 풀린 눈으로 슬며시 잠이 든 것 같다.

 나소장도 이미 한켠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막걸리에 적당히 취해 잠이 든 그날 밤, 준호는 인기척 소리에 잠이 깼다.

 그가 일어나자 숙자는 누운채 꼬리만 꼬물렁꼬물렁 거렸다.

 

 쉿.

 숙자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주고 준호는 부스스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꽃샘추위가 다녀간 후라 봄이지만 밤공기가 차다.

 바람이 덜 닫힌 문을 밀어내는 소리처럼 윙윙 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나소장의 말대로 조금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였다.

 

 민호 : 차박! 어디가?

 

 준호 : 으익.. 깜짝이야!!

 

 그순간 준호는 점퍼를 걸쳐입고 손전등을 찾으러 책상서랍을 열다 흠칫 놀라 돌아보았다.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잠귀밝은 민호가 깬 모양이다.

 

 민호 : 뭘 그렇게 놀래? ... 하암.. 거기 가게? 지하? 같이 가. 손전등까지 들구 가믄서..

 

 한쪽 팔로 손전등을 들고 지하를 살펴볼 준호를 떠올리니 안되겠던 모양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민호가 일어섰다.

 

 준호 : 뭐하러. 어서 자. 무슨 소리가 난거 같아서. 손전등은 비상용이구. 괜찮대두.

 

 민호 : 그니까 같이 가자구. 하암.. .

 

 민호는 슬리퍼를 끌며 준호를 따라나섰다.

 지하 변전실이 가까워질수록 눅눅한 곰팡이냄새가 공기에 묻어났다.

 

 준호 : 복도 불 켜보자. 지난번엔 죄다 정전이어서 복도까지 깜깜했지만..

 

 민호 : 어째 건물들 지하는 왜 다 으스스할까? 히히

 

 민호는 그 와중에도 코를 징긋거리며 웃었다.

 어릴적 살던 집, 이사나오던 날 지하창고에 짐을 넣고 꺼내던 기억이 떠올랐다.

 반지하라 유리창도 있었건만, 형과 자신이 무서움에 벌벌 거리던 기억이 났다.

 

 준호 : 조심해. 운동화를 신을 것이지 쯧쯧...

 

 추위에 발가락을 꼬물거리는 민호를 돌아보며 준호가 혀를 찼다.

 성가시게 왜 따라오냐는 표정이다.

 

 변전실 복도는 환하게 형광등이 모두 잘 들어온다.

 준호는 천천히 변전실 입구 번호키를 누르고 두꺼운 방화문을 밀었다.

 정전때 둘러보던 깜깜한 변전실이 아니었다. 변전실 스위치를 누르자 환해진다.

 커다랗게 윙... 진동소리를 내는 슈퍼컴퓨터처럼 생긴 전기 기계들이 즐비하다.

 

 민호 : 와우~ 먼지하나 없네?

 

 준호 : 김씨아저씨가 다 청소했다하더니. 근데 분명 소리가 들렸는데.

 

 민호 : 무슨 소리?

 

 준호 : 비상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는 엄청 크니 아닐테고. .. 문을 밀어내는 소리랄까. 바람소리처럼. 암튼. 좀 표현하기가 애매한데.

 

 민호 : 산속이라 바람이 센가 보네. 근데 여기는 창문도 없는데..

 

 준호 : 그러니까 .... ??? 어?!

 

 민호 : .... ? 뭐, 뭐야... 저거?

 

 그 순간 두 형제는 그대로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천정 콘크리트 철골이 드러난 구조물 아래로 덩그러니 매달린 물체.. 사람인가?

 둘은 숨이 막히는 것만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옷이었다. 위아래가 연결된 김씨의 작업복.

 작업복에 장화를 신고 수목원속 연못 물갈이 작업을 할때마다 즐겨입던 옷이다.

 

 민호 : 으... 무섭게. 뭐, 뭐야. 형. 사, 사람인가? ... 아니지?

 

 준호 : 휴... 아니야. 그냥.. 옷인데. 왜 저 옷이 저기에... 있지?

 

 준호가 가까이 다가가자 민호가 그의 덜렁거리던 소맷자락을 붙잡았다.

 

 민호 : 형, 가지마. 나 순간 놀래서 심장터지는줄 알았어.

 

 준호역시 선뜻 아주 가까이 다가서지 못했다.

 

 그렇게 날이 밝자, 나소장이 전해온 말은 두사람을 더 놀라게 만들었다.

 아니나다를까 김씨가 간밤에 곧 퇴근한다는 전화를 하고는 귀가하지 않았단다.

 하지만, 지하실엔 옷가지 뿐이었다.

 

 민호 : 형, 신고해야... 하지않아? 이상하잖아.

 

 나소장 : 맞네, 무단결근할 사람이 아니여. 1년 365일을 수목원서 살던 사람인디..

 

 준호 : 소장님. 일단 신고를 하세요. 성인이니 가출이니 뭐니 묻긴 할건데, 삼거리 지구대에 가셔서 자초지종 얘기하시구요, 거기 소장님 잘 아실테니까. 민호 너는 올라가구. 사정이 이러니 터미널까지 바래다주기가 어렵겠어. 어쩌지?

 

 준호는 이내 자신 때문에 수목원까지 내려온 민호에게 미안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나소장이 벌써 민호짐을 트럭에 실으며 대꾸한다.

 

 나소장 : 별걱정을 다하네. 내가 터미널에 내려주고 지구대에 갈라니까 걱정허지말어.

 

 민호 : 그래, 차박, 본인이나 조심하셔. 도착하믄 전화할게.

 

 민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트럭에 오르다 못내 미더운 얼굴로 준호를 돌아보았다.

 준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손가락으로 전화하라는 시늉을 해보인다.

 민호역시 끄덕끄덕. 나소장이 서둘러 트럭을 출발했다.

 준호는 한동안 물끄러미 멀어지는 트럭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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