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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프로듀씨름 공수철
작가 : 경화수월
작품등록일 : 2019.11.1

단증도 없어, 자격증도 없어. 인기도 없어. 인정해주는 곳도 없어.
잘하는 것은 씨름 하나
근데 돈도 없어, 빽도 없어, 아는 사람도 없어.

돈도 힘도 빽도 권력도 없지만
돈에도 빽에도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씨름청년들의 이야기

 
골뿌림법 1
작성일 : 19-11-02 16:45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9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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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름장.

 

 씨름장에는 기골이 장대하고 건장한 장사들이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구시렁대고 있다.

 

 씨름장은 입구에 들어서면 가운데 큰 모래판이 보였다. 매우 정갈하고 말쑥했다.

 

 문 바로 앞에는 신발장이 보였고, 신발장에는 큰 손톱깎이가 줄에 매달려 있었다.

 

 씨름장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손톱을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문의 왼쪽에는 커다란 쓰레기통이 있었다. 그리고 신발장의 한쪽 구석에는 쓰레기봉투가 반듯하게 접혀져 놓여 있었다.

 

 큰 모래판의 왼편에는 길고 큰 사물함들이 공간을 나누어 파티션 역할을 하였다.

 

 오른쪽에는 사무실이 보였고, 큰 보드가 보였다.

 

 보드에는 영어, 한문, 프랑스어, 러시아어 까지 쓰여 있다.

 

 뭐냐 여기는...

 

 그리고 구석에는 왜 있는지 모를 여러 용품들이 보였다.

 

 자전거 타이어, 큰 냉장고, 쇠파이프, 테니스공, 야구공, 큰 해머와 큰 타이어, 그리고 엄청나게 두껍고 굵은 밧줄이동그랗게 말려 있었다.

 

 이걸 보고 뭘 하는 곳인지 눈치를 채고 도망을 갔어야 하지만...

 

 이 모지리들은 오직 햄버거 냄새에 팔려 씨름장까지 재영을 따라왔고, 와서는 넋 놓고 있는 것이다.

 

 재영은 엄청나게 큰 쇼핑백에 가득 햄버거를 담아 왔다.

 

 그냥 보아도 몇십 개가 넘어가는 듯 보이는 양이였다.

 

  그러나 여기는 ‘씨름장’이였다.

 

 

 “아 부주장님 그걸 누구 코에 부쳐요”

 “혼자 믁을라꼬 사와꼬마”

 “아니야 몇 개는 주고, 이제 나머지는 빨리 먹는 게 임자인거지”

 “아 부주장 누가 요새 깝테리아 먹어요”

 “맞어 야 거기는 콜라가 제일 맛있다 드라 야”

 “그거라니까 맛 없는거 사와 가꼬, 혼자 다 처 물라꼬”

 

 “처먹지 마 새퀴드라”

 

 “부주장 왕버거 행산데...”

 

 “시끄러 이 쓉빡”

 

 기골이 장대한 장사들이 이딴 소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구시렁, 궁시렁, 렁렁렁

 

 이때

 

 빛을 받으며 엄청난 사내가 등장했다.

 

 잘 생겼다. 멋있다. 키도 크다. 목소리도 좋고, 머리숱도 많다. 피부도 하얗고 팔다리도 길다. 마치 이 세상을 혼자 사는 듯하다.

 

 씨름부의 주장. 현재 고2이다. 그러나 실력으로 인정받았으며 너무나 뛰어난 인성과 품격으로 잠깐 같이 있으면 모두 이 남자의 마법과도 같은 매력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자. 운동은 다 마치셨나요? ”

 

 씨름부원들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주장에게 하였다.

 

 "주장, 이거 바바요. 깝데리아만 사왔는데 콜라도 없이 이거 바바."

 "남자가 타이틀을 걸고 승부를 했으면 이게 뭐야"

 "에휴. 인간이 글러 먹어쓰"

 

 주장은 상황을 정리하였다.

 

 “여러분들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그러나 걱정 하지 마세요. 오늘 훈련 성과에 따라 저는 여러분들과 고기뷔페를 방문할 용의가 있습니다. ”

 

 “우와”

 “역시 우리의 주우자아앙”

 “최고최고최고쵝오”

 

 “주장 잘 뽑았어 주장 진짜 잘 뽑았어”

 

 "내가 주장 내손으로 뽑아찌.응."

 

 주장은 고2이고 부주장은 고3이다.

 지금 주장 잘 뽑았다고 말한 사람은 부주장이다.

 

 그렇다. 고기 앞에 자존심은 없다.

 

 혹, 재벌들이 돈 얼마들 손에 들고 “”너 이거 할 수 있어?“ 라고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수르의 발을 핥을 수 있는가 라든지,

 빌게이츠의 치질을 핥을 수 있는가 라든지,

 록펠러의 인력킥보드가 될 수 있는가 라든지

 

 그렇다. 이들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리고 함께 환호하는 이상한 뚱띠. 모지리 3놈

 이들은 왜 들어와서 왜 함께 있으며 왜 환호를 하는가.

 

 상황은 이랬다.

 

 부주장은 주장과 햄버거 내기 씨름을 하였고, 주장에게 패배를 한 것이다.

 부주장 재영은 괜히 화딱지가 나서 길을 가다가 태권도하는 동네 양아치들을 줘 팬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지리 3놈이 딸려 온 것이다.

 

 그리고

 씨름부의 부원들조차 모지리들에게 별 관심이 없고,

 햄버거 양이 적은 것이 불만이다.

 

 그러다 고기뷔페라는 큰 기술이 들어왔고 함께 환호하는 모지리들을 이제야 발견한 씨름부원들.

 

 아니....부주장 너는 좀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쨌든.

 

 이야기를 듣던 주장은 옆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지리 3명을 보고 물었다.

 

 “누구시죠?”

 

 공태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멋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구 십니까?”

 

 공태는 재영이 구해준 이야기를 하였고, 나머지 2놈도 함께 감사함을 말하기 위해 쫓아왔다는 개소리를 마치 보이스피싱을 하듯 말해 보지만, 누가 속겠는가.

 

 이때,

 사무실에서 누군가 나왔다.

 

 온 세상의 기운과 차크라와 에너지가 그 누군가에게 향하였다.

 

 모지리 세 놈들은 감격하고 감탄하였다.

 

 “엘프다”

 “공주님이다”

 “여신이시다”

 

 사무실에서 나온 그녀는 씨름부의 매니저이며, 씨름부원 모두의 보석이며 꿈이며 로망이자 천사였다.

 

 감히

 햄버거에 딸려온 모지리들 돼지3마리가

 씨름부의 천사에게 흑심을 품는 것을 어찌 가만 볼 수 있는가.

 

 매우 차분하게 그리고 일사분란하게 착착

 

 세 놈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리려 하였다.

 

 비슷한 덩치, 비슷한 외모. 그러나 완전히 다른

 

 압!또!저!긴! 힘! POWER OVERWHELMING

 

 이 세 모지리들은 매니저의 천사 같은 모습에 충격을 받고,

 씨름부원들의 능력에 심히 놀랐으며,

 

 그건 그거고 배가 고팠다.

 

 매니져 희연은 씨름부원들을 말렸다.

 희연의 말은 아니 희연은 절대적이었다.

 

 “그만.”

 

 씨름부원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매니저인 희연에게 집중했다.

 

 “얘기를 잘 들어야지.”

 

 모지리 세 놈들. 공태, 수민, 민철은 그녀의 인자함과, 자애로움과, 아름다움에 푹 빠져서 감격을 느끼며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이제 말 두 마디 했는데.....모두 반해버렸다.

 

 어쨌든 그녀의 아름다움에 빛이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안녕. 나 고3이구 여기 매니저, 고희연.”

 희연은 자연스럽게 간단한 소개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이 순간.

 주장과 부주장을 제외한

 모든 씨름부원들은 순간 심장의 혈액 박출량과, 폐의 산소 환기량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눈깔이 풀려서 희연의 손에 자신의 손을 내밀며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정적을 깨는 부주장.

 

 “적당히 해 새퀴들아”

 

 주장은 말했다.

 

 “자 운동 시작.”

 

 씨름부원들은 천천히 달리기를 하였다.

 달리면서 몸을 여러 동작으로 움직였다.

 팔 벌려 높이 띄기, 바닥 손으로 때리기, 배구 스파이크, 축구 슈팅 등의 동작을 하며

 천천히 씨름 모래판 주위를 돌았다.

 

 매니저는 공태, 수민, 민철과 대화를 시작했다.

 

 희연이 물었다.

 

 “고등학생, 맞지?”

 

 공태가 말했다.

 

 “네 맞습니다.”

 

 희연은 계속 물었다.

 

 “몇 학년?”

 

 공태가 또 대답하였다.

 

 “3학년입니다.”

 

 희연은 웃으며 말했다.

 

 “나두 3학년이라니까”

 

 그녀의 웃음에 또 이 세 놈들은 행복해했다.

 

 희연은 말을 이어갔다.

 

 “말 편하게 해, 친구잖아”

 

 메아리가 울렸다.

 

 ∼친구잖아......친구...∼친구...∼

 

 이제 이 세 놈들은 미쳐가기 시작했다.

 

 특히 공태는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채소연을 생각했다.

 그리고 지 혼자 멋대로 행복회로를 발동하여 아름답고 재미난 미래를 상상하고는...

 

 공태는 크게 소리쳤다.

 

 “농구가 하고 싶어요!!”

 

 씨름부원들은 다시 와서 일사분란하게 공태를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공태는 불쌍하게 말했다.

 

 “씨으 씨응 씨름요 씨으르 씨름”

 

 위험했다.

 

 된소리와 거센소리는 위험하다.

 

 함께 운동하던 주장이 나섰다.

 

 “그만. 그만. 운동 집중 하시구요 부상방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운동 계속 하시구요. 세 분.”

 

 씨름부는 다시 천천히 운동을 하였다.

 

 공태, 수민, 민철은 긴장했다.

 

 주장은 말을 이어갔다.

 

 “세 분, 씨름부에 일원이 되기 위해 오셨습니까? ”

 

 공대가 대답 했다.

 

 “넵”

 

 주장은 미소를 지었다.

 

 “햄버거와 상관 전혀 없으시구요?”

 

 공대는 눈을 돌렸다.

 

 주장은 계속 물었다.

 

 “우리 매니저와도 전혀 상관없으시죠?”

 

 공태는 말이 없었다.

 

 “두 분은 계속 말이 없으시네요”

 

 주장은 수민을 바라보고 말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수민은 대답했다.

 

 “최수민 이요”

 

 주장은 민철을 바라보았다

 

 “아. 저는 김민처....ㄹ... ”

 

 주장은 자기소개를 하였다.

 

 “네 저는 현재 씨름부의 주장입니다. 이름은 고희준입니다. 학년은 고2구요.... ”

 

 희준은 천천이 걸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는 씨름부구요,

 저희 씨름부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히 여깁니다. 흔히 알고 계시는 운동부의 위압적이고 강제적인 복종을 지양합니다. 담당 선생님은 체육 선생님이 아닌 한문 선생님이세요.

 그래서 운동만 하는 부는 아닙니다.”

 

 수민은 공태에게 물어봤다.

 

 “지양이 뭐야?”

 

 공태는 답했다.

 

 “그쪽으로 향한다고 무시가”

 

 주장 희준은 말을 이어갔다.

 

 “따라서 일정 단계, 수준에 달성하거나, 과제를 마치면 개인적인 활동을 존중합니다. 저희 씨름부는 자유를 중히 여깁니다.”

 

 씨름부원들은 주장의 말을 매우 의도적으로 증명이라도 하듯이

 설렁설렁 각자 다른 운동을 하고 있다.

 

 “개인적인 놀이나 게임도 가능하구요, 여러분들이 보시는 이 햄버거도 그에 따른 결과입니다.”

 

 주장 희준은

 공, 수, 철 에게 햄버거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씨름부원들에게도 먹도록 한다.

 

 희연은 말한다

 

 “뭐야 누가 요새 깝데리아 먹어?”

 

 씨름부원들은 어차피 다 처 먹을거면서 한소리씩 한다.

 

 “그러니까요”

 “역시 옳아”

 “다르데니깐, 벌써 딱 알지”

 

 씨름부의 주장 희준은 사무실로 공태, 수민, 민철을 안내하며 말을 이어 갔다.

 

 “저희 씨름부는 방임, 방종, 외면 혹은 중립을 자유라 속이지 않습니다.

 자유를 중히 여기고 자유를 남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고민하고, 연구하고, 검증합니다.”

 

 사무실은 위인들의 사진으로 보이는 액자가 벽에 붙어 있고, 엄청나게 많은 트로피가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으며, 부 회칙이라 하여 사극에 나오는 두루말이에 한문으로 뭔가 적혀있다.

 

 그리고 주장은 엄숙하게 말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지금은 신입부원을 모집하고 있지 않습니다.”

 

 공수철은 실망하지 않았다.

 

 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니저인 희연이 햄버거를 들고 왔다.

 

 “음..재미없는 좀 소리 그만해. 안 먹어?”

 

 희준은 희연에게 다정한 미소로 완곡한 거절을 전하고, 말을 이어갔다.

 

 공, 수, 철은 액자를 보았다.

 

 그리고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야 저거 바.”

 

 “여기 졸업하신 선배님들인가?”

 

 “여기는 뭔가 특별하구나.”

 

 액자에는

 김구, 장준하, 박정희, 김재규, 부처님, 그리고 마스터 우그웨이의 사진이 있다.

 

 지금 이걸 보고 이딴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희연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만, 각자 존경하는 인물의 사진을 걸어 놓은 거야. 너희들 진짜 씨름 하고 싶어?”

 

 각자 존경하는 인물이 다를 수 있고, 정치적인 성향이 다를 수도 있다. 그것을 인정해주는 씨름부가 대단한데...

 그런데 마스터 우그웨이는?

 부주장이 존경하는 인물이다.

 

 

 

  희준은 공수철이 대답할 기회를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저희 씨름부는 덩치만 크고 둔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자, 회칙을 보시죠.”

 

 

 공, 수, 철....은 희준이 보라는 곳을 보았다.

 

 봐도 모른다. 이것들은... 한문으로 써 있다.

 

 내용은 이렇다.

 

 

 [단 하루도 운동을 거르면 안 된다.]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다치지 않은 부위의 운동을 해야 한다.)

 [학업은 전교 20등 안.]

 [그리고 절대 절대 폭력을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절대.]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고3이시고, 보다 학업에 정진하셔야 함은 물론, 저희 씨름부는...”

 

 공수철은 회칙은 관심도 없고, 희연이 너무나 아름답고 고마울 뿐이었다.

 그리고 햄버거를 더 먹고 싶을 뿐.

 

 희연은 공수철을 이리 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음. 좋아. 그래그래.....오호 흠.

 머리에 적당한 윤기, 눈곱 없는 눈, 짧은 얼굴에 눈 언저리가 선명하고, 못등은 짧고, 턱은 넓고, 배가 적당히 넓어야 하는데...음....넓은 대퇴부....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쓸 만은 하네.”

 

 그렇다.

 이건 육질이 좋은 소를 고르는 방법이다.

 

 희연은 공수철을 이리 저리 부담스럽게 들이대고 대놓고 살펴보았지만,

 공수철은 아름다운 천사가 다가 와주었다는 사실이 기분 좋은 일이라 생각할 뿐이었다.

 

 희준은 희연을 말렸다.

 

 “누나, 초면에 실례야. 그리고 이분들은 씨름이 뭔지도 모르고 우리와 씨름을 하지 않을 거야, 누가 요즘 씨름을 하겠어. 대학가기 위한 공부도 바빠.”

 

 공수철은 속으로 생각했다.

 

 “방해 마라. 처남. 그리고 씨름을 모르다니”

 

 희연은 공수철을 보며, 희준에게 말했다.

 

 “그래? 그럴까? 같이 씨름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 했는데, 못하겠네?”

 

 공수철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흥분했다.

 

 “크...씨름을 ....같이.....같이 씨름을...”

 

 희준은 생각이 달랐다.

 

 “누나 손님들에게 소개까지만, 우리 마음대로 강요하면 안 돼.”

 

 공수철은 이제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속으로 외쳤다.

 

 “어이 처남. 작작해”

 

 희연은 희준에게 말했다.

 

 “너도 직접 물어본 거 아니잖아. 그리고 너도 니 맘대로 데려왔는데, 지금 얼마나 좋아.”

 

 “누나가 데리고 왔지. 그리고 그건 다른 이야기야.”

 

 “다르긴 뭐가 다르냐? 분명히 말하는데 나도 엄연히 씨름부원이고 권리가 있어.”

 

 “누나 지금 입은 옷을 봐. 학교도 다른데 학년도 고3이라잖아 누나 맘에 든다고 아무나 막 가입 시키는 건 아니지”

 

 “너 말 그렇게 하지 말랬지. 아무나 라니, 아무나 라니. 그리고 니가 데려올 때는 다른 말 했던 거 같은데.”

 

 공수철은 지금 자기들을 쫒아 내려는 잘 생긴 악마 주장과,

  자기들을 지켜주려는 천사의 대결을 보고 있는 것이다.

 

 희연은 말을 이어갔다.

 

 “그럼 물어봐 어디. 자, 다 모여.”

 

 씨름부원들은 희연의 앞에 샥!와서 희연을 바라보았다.

 

 마치 밥을 기다리는 핏불테리어와 멧돼지들 같이 보이는 모습이다.

 

 “나는 씨름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해도 된다고 생각해. 니들은 어때?”

 

 주장은 아차 싶었다.

 

 “누나 이런 게 어디 있어.”

 

 그렇다. 이미 언론 프레임에서 밀렸다.

 그러나 어차피 희연이 하자면 그대로 따를 놈들이었다.

 

 씨름부원들은 이미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사실 주장의 말이 옳았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것도 학교도 다른데 찾아 와서 씨름부에 가입을 하게 해 달라면 가입이 가능할 리가 없다.

 그러나

 주장은 학교도 안 다니는 동네 모지리를 데려와서 씨름을 시켰고,

 그 모지리가 장사를 하였고,

 그 사람이 부주장이였다.

 

 그러하여...

 부주장은 슬슬 눈을 피하고 조용히 박수만 치고 있고,

 

 그리고 매니저 희연은 재밌겠다 싶으면 하는 것이다.

 

 희연은 이제 공수철에게 물었다.

 

 “니들 어때? 같이 할래?”

 

 공태는 소리 쳤다.

 

 “네 저는 좋아요 감사합니다.”

 

 그러나 수민은 덜컥! 겁이 났다. 수민은 민철에게 말했다.

 

 “야 너 씨름 할 줄 아냐?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야? 어릴 때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가 할 수 있는거야?”

 

 민철은 살아오면서 뛰어본 순간이 없다. 당연히 오락이나 했지 운동을 해본 기억은 없다. 민철도 겁이 났다.

 

 하지만 희연은 무서운 여자였다.

 

 “어, 싫은...가..바 난 같이 하고 싶었는데, 같이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나, 그럼 엄청 재미있을 텐데.”

 

 공태는 흥분했다.

 

 “미친 새끼들아. 햄버거 먹었지, 고기 부페 안 가?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를 위해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미얀 하지도 않아? 맨날 왕따 당하고 얻어맞고 살 거야?”

 

 민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햄버거 맛있었지.”

 

 공태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다 같이 하기로 했어요.”

 

 희준은 희연에게 이제는 사정하듯 말했다.

 

 “누나, 이건 아니야, 여기는 학교의 공식 부 활동이고, 전부 학교의 시설이야.”

 

 희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호라~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어디로 가버렸구나∼그거 자유롭게 가∼버리는∼건가 그런∼건가∼? 어떻게 생각해 그런거∼야? 그거 필요할 때는 없고 사람 가려가면서 있다가 없다가 하는 거야?”

 

 “에이 아니지 그거슨 아녀.”

 “주장, 그건 아닙니다.”

 “글지, 그건 아니지.”

 “안 대지∼ 그건 아니 대지”

 

 주장은 궁지에 몰려서도 침착했다.

 

 “그럼 학교는 상관 없습니까? 씨름부는 학교의 교비로 운영되는 공식 부서로 다른 학교의 그것도 고3학생이 타 학교에서 학업을 뒤로 한 채 학교에 알리지 않고...”

 

 “거 알리면 되는 거 아녀?”

 “에이 금방 오자나. 와서 청소 쫌 하고 인사 잘하고”

 “그...들어온 순서니까 이제 학년보다...막내 어떻게 됩니까?”

 “뭐더러 문제를 만드냐? 조용히 하믄 대자네,”

 

 드디어 부주장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고기는?”

 

 희연은 알고 있었다. 기회는 찬스다!

 

 “자, 그럼 오늘 운동도 열심히 했고, 신입생도 왔으니까 고기먹으∼로∼ 고고!”

 

 주장을 제외한 모두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르치, 이거시지.”

 “역시 매니저가 뭘 안 다니까”

 “지금 신입생이라고 하셨죠..신입. 새로울 신, 들 입. 신입이 막내인 거죠?”

 “김치 먼저 올리지 마라”

 “갈비는 어때요?”

 “양념은 타니까........ 빨리 먹어야지.”

 “그거시 아이고 테이블을 노나.”

 

 

 주장은 포기했다.

 

 “하...누나...우리.....어디로 갈라고....”

 

 “니가 먼저 말 꺼낸 거 아니야. 여러 소리 말고 책임을 져!”

 

 “하....참...”

 

 이것들 운동도 별로 안하고 대충 햄버거 먹으면서 설렁 설렁 얼렁뚱땅 대충 시간이 때우고는 고기 먹는다고 이러고 있는 것이다.

 

 사실 뷔페라고 해서 무조건 씨름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먹거나 잘 먹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하면, 부 메뉴의 매출이 급상승 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술을 먹지 않고, 돈이 아까운 덩치 큰 교복들이 땀을 흘리며 고기만 처 먹어대는 모습은,

 그것도 끝도 없이 돼지 갈비를 샤브샤브 먹듯 칙칙 하고 입에 넣는 모습은 자영업자에게 천재지변보다 더 큰 위기인 것이다.

 소독도 그렇게는 안 한다.

 

 그러나

 

 이들이게는 계획이 있었다.

 

 희연, 이제 행동에 나선다.

 

 “자, 집중, 조용. 기분 좋지?”

 

 “눼에∼∼∼!!!!”

 

 씨름부원들은 이미 하나가 되어 있었다.

 

 “지금 빨리 승부 보고, 무패, 공짜, 이후 1패 3천원, 2패 5천원 그리고 쭉쭉 올라간다. 승부 끝나면 사복 입고, 희준이 장소 섭외해. 대학가 쪽으로, 빨리 간다. 바로 시작해.”

 

 “우뢰아야아아아∼∼∼!!!!!”

 

 순식간에 승부가 났다.

 

 씨름은 매우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경기이다.

 시작부터 서로 맞잡고 있으며, 기술이 들어가기에도 최적화 되어 있는 상태이다.

 물론 왼손과 오른손이 다른 위치에 있고 다른 기능을 한다.

 이는 공정성의 문제에서 논란의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거리를 좁히고, 서로 잡기 싸움을 하고,

 기울이기, 속이기, 포석, 낚시 등등의 이른바 세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확 줄인 경기 방식이다.

 이는 씨름의 굉장한 장점이며 대단한 강점이다.

 

 그야말로 물러날 수 없는 극한 상황으로 선수를 몰아넣고 시작하는 것이다.

 케이지도 없고, 핏자국도 없고, 잔인한 경기방식도 없지만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수 있는 이유이다.

 

 

 부주장 무패, 씨름부원들 각 1패, 공수철은 그냥 이리 저리 던져지고.....

 신입이니까 씨름부원들이 조금씩 보태주기로 결정.

 

 그리고 주장이 나머지는 대기로 한다. 대부분의 돈은 주장이 내는 꼴이다.

 

 어쨌든 신입생 환영회 겸 파티겸 훈훈하게 고기를 먹으러 고고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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