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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흑표범소녀
작가 : 지아몬
작품등록일 : 2019.10.31

자칭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표범소녀와 자칭 황자라는 인간 남자는 이종족에게 빼앗긴 인간들의 땅을 다시 되찾으려 신뢰의 약속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연대기를 그린다.

 
만남-2
작성일 : 19-11-02 16:03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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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녀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오크 수장의 머리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오크의 수장은 재빨리 머리위로 검 날을 들어 소녀의 도끼를 맞받아쳤지만 그의 다리는 꽃밭의 뿌리들처럼 깊숙이 흙바닥 밑으로 꽂혀버렸다.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고 있던 오크는 자신의 다리가 무릎까지 바닥에 꽂혀버린 상황에 이제 곧 다가올 자신의 아찔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다였다. 전의를 상실한 두려운 눈빛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땐 이미 바로 눈앞에 소녀의 맹수 같은 푸른 눈동자가 보였고 어느 순간 자신의 목 젓은 날카로운 손끝으로 꿰뚫려있었다. 그렇게 오크의 수장은 단말마의 비명도 질러보지 못하고 바닥에 다리가 꽂힌 채 흉스러운 몰골로 죽어버렸다. 소녀의 손에 묻어 있는 초록색 피는 진득거리며 뚝뚝 떨어져 꽃밭을 물들였다. 소녀는 불쾌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는 깨끗한 손에 쥐고 있던 도끼를 내려놓더니 이미 시체가 되어있는 오크 수장이 들고 있던 장검을 뺏어 쥐었다.

 “역시 검이 편해.”

 말투와 외모가 주는 인상과 그녀의 행동은 너무나 크게 어긋나 있었다. 오크들과 남자는 서로 싸우는 것도 잊은 채 아연한 얼굴로 소녀를 쳐다보았다.

 “더 싸울 거야? 너희들 두목 내가 방금 죽였는데? 도망쳐도 돼. 굳이 따라가지 않을 거니까.”

 오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들고 있던 무기들을 집어 던지고는 정신 나간 표정으로 왔던 길로 미친 듯이 뛰어 도망갔다. 지능이 뛰어나서인지 아니면 정말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던 건지 오크들은 눈앞에 있는 소녀를 향해 자신들이 한꺼번에 공격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자신들의 목을 뚫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 챈 것 같았다. 혹시라도 소녀의 마음이 바뀔까봐 그들은 경고 하나 없이 빠르게 줄행랑을 쳤다.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 쯤 남자는 문득 정신 차리고는 정중한 표정으로 소녀에게 말을 건넸다.

 “고맙다. 거의 목숨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넌 신이 내려준 아이인건가?”

 “신? 너 여기 사람이야?”

 소녀는 갸우뚱 거리며 표정 없이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사람이라고 한다면... 루밷왕국의 인간이냐고 묻는 거라면 맞다. 이 곳은 루밷왕국의 켈라스 산맥 중심지다.”

 “루밷왕국? 켈라스산맥?”

 “너 설마 정말 모르는 거냐? 여기가 어딘지?”

 소녀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되묻자 남자는 진심으로 소녀의 물음에 믿기지 않는 다는 듯 한 표정으로 다시 되물었다. 소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기 정말 이상한데.”

 이상하다 생각하는 건 소녀뿐만이 아니었다. 남자는 일단 소녀의 인상착의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어느 왕국에서도 저런 여성 옷차림은 본 적이 없었다. 하얀 무지 천으로 만든 윗옷은 남자 귀족들이 평상시에 입는 무지 색 셔츠와 비슷했지만 좀 더 얇았으며 부드러운 소재로 하늘하늘 거렸고 바지는 나무색이었는데 마치 짐승의 가죽을 벗겨 만든 것처럼 묵직했고 통이 커보였지만 발목을 꽉 잡아주어 흘러내리거나 치렁치렁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행동하는 데에는 더없이 편안해 보이기까지 했고 그녀의 발에는 많이 해져 있었지만 고급스러운 가죽부츠가 신겨져 있었다. 소녀의 행동과 말투는 귀족자제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평범한 백성이라기엔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의 전체적인 원단이나 재질은 고급 져 보였다. 무엇보다 범상치 않은 외모가 인상착의 보다 더 놀라울 정도다. 작은 얼굴은 대리석처럼 고왔으며 눈 꼬리가 살짝 찢어져 고양이를 연상케 했고 그 속에 푸른 눈동자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전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다처럼 깊었고 쳐다보고 있으면 매혹당하는 듯 한 기분마저 들었다. 남자는 고민에 빠졌다. 소녀 또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먼저 입을 뗐다.

 “혹시 로란드 라는 곳 알아?”

 “로란드?”

 “그럼 쉘로아는?”

 “쉘로아?”

 “세상에...”

 남자의 표정에 소녀는 마른 입술을 매만졌다.

 “여긴 도대체... 어딘거야...”

 “갈 곳이 없는 건가?”

 소녀는 침묵했다. 자신의 가설이 맞다면 갈 곳이 없는 게 분명했다. 아니, 사실 가설이 아니라 현실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곳은 내가 있던 곳이 아니야.”

 “그럼 어느 왕국 사람이지? 로완? 펜토스?”

 “그런 곳도 몰라. 내가 있던 곳은 로란드라는 곳이었고 쉘로아라는 곳은 내가 살고 있는 영역에서도 가장 큰 영역의 땅이야. 누구도 모를 수 없는 곳이란 말이야.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인간들 영역에도 로완이나 펜토스같은 그런 영역은 없었어. 무엇보다 저렇게 흉측하게 생긴 녀석들은 생전 태어나서 처음봐. 아무래도 이곳은...”

 소녀는 뜸들였다.

 “이곳은... 내가 살던 곳 이 아니야. 완전히 다른 곳이라고. 이해했어?”

 남자는 입술을 꾹 다문 채 두 눈만 끔뻑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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