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변이하는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주인공은 6일 동안 자신의 변이에 대해서 인지를 한다. 받아들이는 순간 모든 것이 조화와 균형이 된다

 
변이하는37
작성일 : 19-11-02 11:37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2075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밖으로 나오니 비는 폭력성을 띠며 하늘에서 빠른 속력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아파트단지 화단에 떨어진 전투적인 굵은 빗방울은 화단 곳곳에 구멍을 만들어냈다. 청록색을 띠는 화단의 나뭇잎은 세찬 빗줄기를 받아내기 힘들 정도로 비를 맞은 후 반동이 심했다. 우산을 높이 들어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여름밤의 하늘 속에 검은 구름이 가득했다. 내일이나 그 다음날에는 아마도 검은 구름의 세력이 더욱 강력해 질 것이다. 마동은 빨리 걸었다. 아파트 인근 작은 슈퍼나 마트는 문이 다 닫혀있었다. 마동은 빗속을 뚫고 한참을 걸어서 24시간 편의점까지 갔다.

  비가 많이 내려 바지 밑단과 스니커즈 운동화가 다 젖었다. 이렇게 신발과 바지가 비에 표가 날 정도로 젖어 버리면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으로 좁아진다. 실내가 화려하고 유려한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슈즈판매점이나 고급 음식점에는 들어가기 꺼려진다. 그곳에 이렇게 흠뻑 젖은 신발을 신고 들어갔다가는 손님 대접을 못 받을 것 같은 분위기가 보인다. 이렇게 물이 뚝뚝 흐르는 신발은 좀 그렇지? 하는 제한적 강요가 묵시적으로 깔린다.

  폭력적으로 떨어지는 빗물은 도로 밑의 하수구로 다 들어가지 못하고 도로위로 흘러넘쳐 어딘가로 이동을 했다. 도로 위는 수로가 확보되지 않아서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와 함께 하수구에서 역류한 더러운 물은 지대가 낮은 곳을 찾아서 흘렀다. 흘러넘치는 하수구 물에는 뇌수독룡의 흔적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마동은 흘러넘치는 하수구의 더러운 물을 바라보았다. 인간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기분 나쁜 물이었다. 그 속에는 뇌수독룡의 몸에 붙어있는 누린내 나는 수천마리의 괄태충들이(지하의 어느 밑까지 숨어 있는지 마동은 몰랐지만) 뽑아내는 끈적끈적하고 무서운 냄새가 나는 점액질이 폭우에 휩쓸려 하수구를 역류하는 빗물에 섞여 도로 위 인간의 세계로 흘러나와 엄청난 악취를 풍기는 것이다.

  하수구에서 역류하는 흉하고 더러운 물에서는 언제나 알 수 없는 악취가 나고 물에 젖은 사람들은 피부병이나 전염성이 강한 병균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어느 지역에서는 심지어 시취가 난다는 소리도 있었다. 분명 뇌수독룡의 점액질이 분비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마동은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드니 마동은 자신도 모르게 젖은 신발을 의미 없이 털어 보았다.

  마동은 편의점에 들어갔고 그 안에는 는개와 함께 사들고 왔던 그런 와인은 팔지 않았다. 술을 판매하는 진열장에는 캔 맥주와 병맥주, 막걸리의 여러 종류가 눈에 들어왔다. 막걸리는 캔으로 따 마실 수 있는 것도 보이고 팩으로 된 막걸리도 보였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이 편리하게 살아가게끔 모든 것이 맞춰진다. 맥주는 일반 마트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가격이 조금 비쌌다. 밤새도록 손님을 맞이하는데 그 정도는 괜찮다는 게 통론이다. 마동은 와인 판매대 선반이 있는 곳으로 갔다. 와인의 종류는 다양하지 않았지만 처음 보는 와인부터 몇 종류가 진열되어있었다. 다른 술들과 함께 냉장실에서 보관되어 있지 않고 와인저장고 같은 모습을 갖춘 코너에 깨끗한 시체처럼 와인들의 주둥이가 마동을 향하고 몸통은 들어가 있었다. 각각의 와인에 간략하게 설명이 붙어 있었다. 마동은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설명이 프린트된 종이를 들여다보는데 와인저장고 옆 A4용지에 시가 하나 프린트 되어 있었다. 시는 편의점과는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너의 체취 가득 밴 네 치마에.

  고통스런 내 머리를 묻고,

  죽은 내 사랑의 달콤한 군내를,

  시든 꽃처럼 들이마시고 싶다.

 

  내 원한을 빠뜨려 죽이기 위해,

  심장 하나 담아본 적 없는,

  네 날카로운 젖가슴의 뾰족한 끝에서,

  효험 좋은 독즙을 빨리라]

  이건 보들레르의 시다. ‘악의 꽃’ 중에 ‘레테’라는 시다. 보들레르는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잔뒤발에게서 무엇을 보았기에 보들레르는 인간에 대해서 숨 막히는 시를 적기 시작했을까. 흑백혼혈의 잔뒤발은 보들레르에게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그 영감이라는 것이 인간의 내면 속에 있는 정의 할 수 없는 원초적으로 나오는 미였을까. 관능의 끝으로 가서 더 이상 파괴될 수 없을 정도로 보들레르는 시를 썼다. 시는 마치 인간을 상대로 심층심리를 탐구하고 있었다.

 

  “이 레테라는 시는 당시에 벌금을 구형 받았어요. 미풍양속을 헤치는 아주 독한 표현이라고 시 6편을 삭제하라는 판결을 받았죠. 그 시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레테’라는 시입니다.”

  오래전 회사의 야유회에서 는개가 신입사원들에게 시를 하나 낭독하고 그 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마동은 들은 기억이 났다. 는개는 여전히 포니테일의 머리였고 삼성라이온즈 야구 모자를 썼다. 가벼운 뉴발란스 조깅화를 신었고 타이트하고 활동성이 좋은 칠부 팬츠를 입었다. 상의는 얇은 점퍼를 걸쳤는데 팔을 걷어 올렸다. 여리하고 아름다운 팔목을 드러낸 채 는개는 이 시에 대해서 신입사원들에게 말해 주었다. 시에 대해서 발표한다는 게 야유회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신입사원들은 흥미로운 얼굴을 한 채 집중하며 들었던 기억이 있다. 마동 역시 옆에 앉아서 는개의 발표를 신입사원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봤었다.

  그래, 는개가 이 시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다. 마동도 보들레르의 탐미적인 관능적 시구를 좋아했다. 보들레르의 시를 읽고 있으면 꼭 보들레르로 빙의하는 것 같았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런 시가 ‘레테’다. 이미 오래전의 시구지만 보들레르의 시에서 알 수 없는 그녀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으며 달콤한 군내를 맡을 수 있었다. 그런 착각이 들었다. ‘레테’가 편의점 한편에 프린트되어 붙어있었다.

  날카로운 젖가슴의 독즙은 사라 발렌샤 얀시엔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하고 마동은 생각했다. 효험 좋은 독즙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마동의 눈에 레테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 독즙이라는 건 무엇일까.

  독. 즙. 이. 라. 는. 건.

  마동은 싸구려 와인을 여러 병 사들고 집으로 왔다. 와인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안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병원에서 처방해주었던 주스에 와인을 타 마셨다. 안주 같은 건 마동에게 필요치 않았다. 와인은 마동의 목구멍을 지나 마동의 몸 곳곳으로 혈관을 타고 뻗어나갔다. 와인은 심장으로 간으로 전두엽으로, 대장과 소장으로 그리고 몸의 끝 신경까지 골고루 퍼져 들어갔다. 마동은 두 잔을 연거푸 마셨다. 마시는 와인이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마음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랐다. 그로인해 마음과 마음의 간극이 좁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켜 놓은 컴퓨터 모니터 속의 뉴스에서는 연일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에 대해서 보도를 하고 있었지만 결론이라든가 해결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뉴스는 늘 그렇다. 제대로 된 확답을 주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정보가 제대로 없어서 불안하기만 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있을 법도 했지만 나서서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었다.

  건물의 상층부가 무너져 내린 인슈타워에서는 달팽이 과에 속하는 괄태충에서 나오는 끈끈한 액이 무너진 더미 속에서 다량 검출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추락사한 경비원의 몸속에서도 엄청난 양의 끈끈한 액이 추출 되었다. 기이한 것은 남자 세 명의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각각 다른 층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가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그들의 사체에서도 괄태충의 끈끈한 액이 물처럼 흘러나왔다. 그리고 5년 전에 실종 신고가 되었던 초이스하우스의 여성 두 명이 부패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된 채 건물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무너진 빌딩의 상층부에서 시체 두 구가 발견 되었습니다. 언제 죽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20대 중반의 여자들로 추정되며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구조물이 부식이 되어 썩어 갈라졌지만 시체는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발견 되었습니다. 눈동자만 없어진 모습입니다.”

 

  인슈타워가 지어질 당시, 한 달 뒤에 준공식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거대 제조업 회사의 법무팀장과 건물을 시공한 건축회사 최고 이사와 시청의 도시건설과 계장이 함께했다. 그 외 인슈타워의 관계인과 사람들이 아직 완공이 덜 된 빌딩의 한 층에서 축하파티를 열고 있었다. 그들은 빌딩이 가져올 이 도시의 인프라와 보험과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유동인구를 인슈타워가 있는 곳으로 집약시키는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자축을 즐기고 있었다.

  건물은 성공적이었고 공기도 잘 지켰다. 건물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지하철의 항타공법을 들여서 인슈타워를 신축했다. 처음에 시청에서 허가가 나지 않았다. 교통대란을 문제 삼았다. 인구대비 집중적으로 모여들 사람들을 원활하게 이동시켜 주지 못할, 근방 3킬로미터 내의 도로사정을 걸고넘어졌다. 인슈타워의 계획을 잡고 건물주 격인 거대 제조업체의 법무팀장은 시청의 도시건설과 계장을 만났다. 계장을 설득했고 계장은 설득 당했다. 계장은 시청에 인슈타워의 발전보고 사항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꼼꼼하게 발표했다. 완공된 후 도시의 발전가능성을 면밀하게 체크해서 보고했다. 이는 곧 시장의 국회 출마를 염두에 두어,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빌딩의 허가를 부추겼다. 4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허가가 떨어졌고 인슈타워는 시공에 들어갔고 1년이 넘는 공기를 마치고 이제 준공식만 눈앞에 두고 있었다.

  39층의 귀빈실에 마련된 축하파티는 그들을 위해서 최고급 와인과 양주 그리고 음식이 놓여있었다. 대략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계장과 법무팀장이 눈을 마주하더니 벽장을 열었다. 붙박이식의 벽장에서는 고급 나무향이 났고 벽장이 열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문이 참기름을 바른 것처럼 스르륵 열리고 그 속에서 뱀 무늬의 스타킹을 보이며 늘씬한 다리가 걸어 나왔다. 그것도 두 명씩이나. 20대 여성 두 명이 채찍을 휘두르며 십 일자 걸음으로 방의 공간을 한 바퀴 돌았다. 검은 가죽 코르셋 모양의 속옷을 입었고 검은 하이힐을 신었다. 발목은 가늘었고 허벅지는 탄탄했다. 두 명의 여자는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가면 뒤로 여자의 냄새를 숨기고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65살로 나이가 제일 많은 건축회사의 최고 이사가 가장 SM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SM클럽의 소속 회원들로 그들만의 모임이 있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나이가 중년을 넘긴 남자들이었고 그들의 인격은 다중적이었다. SM클럽의 회원들은 그들만의 모임에서 여자들에게 채찍이나 회초리로 매질을 받으며 일상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모임은 클럽에서 할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클럽에서 벗어나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은밀한 장소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그들은 돈이 많았고 클럽 밖에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SM클럽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마담이 큰돈을 거머쥐었다. 인슈빌딩의 준공을 앞두고 이곳에서 마성의 SM파티를 즐기기로 했다. 건축회사의 최고 이사가 클럽의 마담에게 직접 하달하고 법무팀장이 미리 그녀들을 데리고 와서 벽장 속의 공간에 잠시 숨어 있게 했다.

  SM파티의 준비는 시청의 계장이 모든 것을 도맡아서 했다. 부르는 여성은 언제나 두 명이었고 한 번 불렀던 파트너는 부르지 않았다. 이렇게 SM파티를 열고나면 지출이 심했지만 그들에게 그만한 돈은 자본 축에 끼지 않았다. 시청의 계장을 제외하고 두 사람의 연봉은 몇 억대를 넘었고 그들에게는 법인카드가 있어서 언제든 마음껏 경비로 충당할 수 있었다. 이들의 매개가 되어준 마담에게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갔고 SM파티에 초대되어 온 여성들에게도 그들의 한 달 치 수입과 맞먹는 돈이 굴러 들어갔다. SM파티에서 파트너와의 성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성행위는 조악한 행위일 뿐 그들의 기쁨을 채우는데 속하지 않았다. 그들은 각자가 원하는 방식이 있었다. 초대된 여성이 테이블에 올라가서 엎드려 남성이 입고 있는 바지를 내리면 기저귀를 차고 있는 남자도 있었고 발딱 선 귀두에 촛불로 초를 녹여 촛농을 떨어트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도 있었다. 포박을 좋아하는 회원이 있었고 최고의 SM을 즐기는 회원은 마지막에 여성의 분변을 먹는 자도 있었다. 그들이 SM의 행위를 즐기는 이유는 어린 아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체발현의 자아가 일어나서 여성의 노예가 되어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환상에 사로잡히고 그 환상은 마약보다 더 강력하게 그들의 정신을 지배했다.

  초대된 여자가 테이블 위에서 엎드려서 입고 있는 가죽 옷을 벗어버리고 성기를 드러내고 그 속으로 채찍의 손잡이를 갖다 대어 신음소리를 내면 그 소리에 남자회원들은 흥분했다. 엄마의 은밀한 성적욕망을 들여다보는 착각이 들어서 더욱 흥분이 가중된다. 흥분이 고조에 이르렀을 때 마른 여자가 채찍을 휘두르며 개처럼 변해버린 남자들의 옷을 전부 벗겨내서 개목걸이로 목줄을 걸고 남자들을 끌고 다니면서 엉덩이를 사정없이 내려친다. 채찍으로 맞아서 아플수록 그들의 흥분은 더해갔다. 남자들은 성기를 꺼내서 고무줄로 묶기도 하고 그 압착되는 극도의 고통과 흥분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그들의 가치는 오로지 정신적으로 팔딱이는 횟감이 되어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방식이자 그들의 세계였다. 그들의 또 다른 자아는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유토피아로 멈추지 않는 폭력기차를 타고 한없이 가버린다. 그들의 몸은 이제 세포가 시들어서 피부는 늘어지고 울긋불긋한 근육과는 거리가 멀어져 버렸지만 SM파티에서는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욕망은 펄떡이는 고기와 같았고 막대한 자본을 지불했기에 유린이라는 것이 합당한 자리였다.

  또 SM을 찾는 남자들의 파트너역시 오히려 그런 늘어진 살갗을 좋아했다. 그것도 격렬하게. 그런 여자는 대부분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었다. SM클럽의 회원들이라고 해서 마음이 맞지 않으면 그룹파티는 열 수 없고 입단속을 할 수 없었다. 가령 다리만보고 흥분을 느끼는 자들은 항문을 자극해야 흥분을 느끼는 자들의 그룹에는 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인슈타워에 모인 세 명의 남자들은 평소에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회사의 중역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었다. 사회에 공헌도 많이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어디하나 빠질 것 없는 사회의 일원이었다. 회사의 업무가 끝나면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씩 공을 들여 몸매를 유지했으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보였고 친절하게 대했다. 시간이 나면 골프장에 가족을 대동하여 가기고 했고 한 달에 한번정도는 부인과 극장에도 갔다.

  “현재와 과거, 무의식의 관계에 대해서 잘 나타나지. 현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공부해봐. 반드시 학업에 매달리지 않아도 돼. 현재라는 건 어려운 지각(知覺)이란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서 과거가 이미 되어 버려. 현재란 어려운 거야. 모든 것이 이미 기억이란다.” 골프장에 데리고 간 자신의 아들과 부인과 함께 콘체르토가 흐르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부인은 그런 남편이 너무 자랑스러워 보였다. 아직 철학적 사상을 지니고 있는 남편이었다. 다른 남자들처럼 천박하게 말하지 않았다. 아들도 그런 아버지의 말을 듣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그들은 성적자아가 일그러졌다. 순간적인 작열통을 느끼지 못하면 흥분이 되지 않았다. 부인과 섹스를 나눴지만 그것은 일상유지를 위해 표면상으로 가면을 쓴 모습이었다. 젖꼭지에 바늘을 꽂아서 신체의 일부가 뜯겨 나가는 고통이 동반되고 맞은편의 여자가 항문을 드러내고 그곳을 자극하면서 내뱉는 신음소리가 있어야 흥분의 가도를 달리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언제나 욕조에 여자 두 명을 넣어두고 그들에게 소변을 쏟아 암모니아의 냄새를 맡아야 파티는 종식되었다. 돌아가며 성기에 바늘을 꽂는다. 그 고통을 극렬하게 느낀다. 그리고 이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다. 참아내는 인내 같은 것으로 그들은 자신을 노예처럼 다루었던 주인에게 소변을 갈기는 것이다. 그때 쏟아내는 소변은 끈적끈적했다. 금지된 행위를 통해서 그들은 흥분이라는 세계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파티가 끝이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수고했다며 인사를 하고 그대로 헤어진다. 그것이 그들의 순수기억으로 바뀌는 행위이며 무의식이 덧입혀져서 하나의 표식으로, 그 표식은 점점 불어나서 그들을 잠식했다.

  속옷차림의 여자 두 명이 벽장 속에서 나왔을 때 남자들은 이미 술이 몇 순배 돌았다. SM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하는 행위는 없었지만 그들은 인슈타워의 완공에 공을 들인 사람들과 기본적인 파티를 열어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술을 마셨다. 기분이 한껏 상기되어있었다. 그들은 나이가 들었음에도 살이 찌는 것을 염려해 곁들여 먹는 안주는 잘 먹지 않았다. 그런 쪽에는 꽤 철저하게 관리를 했다. 그들은 SM파티에 온 파트너에게 술을 권하고 말을 시키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오로지 SM에 필요한 단어만 내뱉을 뿐이었다. 핥아, 뱉어, 짖어, 품에 안겨 같은 가장 기본적인 구조에 맞는 말이나 유아기적 단어들이 오고 갔다.

  그렇게 즐기다가 여자 두 명 중에 한명이 제대로 SM을 즐기지 않는 것 같다고 법무팀장은 느꼈다. 55살인 법무팀장은 그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 기저귀차림으로 파티의 잠시 중단을 요하고 이사와 계장에서 자신의 느낌을 전달하며 흥이 깨진 것에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법무팀장의 느낌은 확실했다. 여자 중 한 명이 SM의 초보였다. 마담은 초보인 그녀를 파티에 내보낸 것이다. 마담이 내 보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파트너는 신변의 문제로 파티에 온전하게 집중을 하지 못했다. 무엇을 해도 신경이 한쪽으로 쏠렸다. 이번 SM파티에도 마담은 다른 애를 넣으려고 했지만 다른 파트너는 이미 남자들을 거쳐 간 여자들이었다. SM파티는 한 번 불리면 그 고객들에게는 다시는 선택이 되지 않는다. 불문율이다. 마담에게도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한 시기였고 게다가 여자는 자신이 우겨서 하겠다고 마담에게 말해서 오게 되었다.

  여자에게는 돈이 필요했다. 그런데 제대로 집중이 안 되었다. 모든 것이 원래의 형태가 있다. 사물이든 인간이든. 지금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렇게 돈을 벌어봐야 전부 빚을 갚는데 들어갈 뿐이다. 학생신분에서 갑자기 시간을 생략하고 이렇게 란제리패션으로 남자들 앞에서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제 그 끝이 점점 멀어 보였다. 늘 예쁘다는 말만 들었는데 이 세계에서는 개 취급을 받거나 인형처럼 다뤄질 뿐이었다. 내가 지니고 있던 자기의식은 점점 빠져나가서 물 빠진 쥐포처럼 되어 버렸다. 60대 아저씨들이 아기처럼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다해야 할 ‘최선’에 배신을 했다. 그것을 법무팀장이 포착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나머지 회원들이, 특히 건축회사의 이사는 이 분위기를 깨트리고 싶지 않아서 법무팀장을 잘 달랬다. 파트너에게도 확실하게 파티에 임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을 했다. 깨져버린 SM파티의 분위기는 쉽게 달아오르지 못했다. 할 수 없이 그들은 앉거나 기대거나 서서 술을 몇 잔 마셨다. 술은 독했고 체내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다시 시작하자고 결론을 내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의 파티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SM파티에 초대된 초이스 하우스의 파트너 여성은 대부분 이미 본인들이 SM을 즐기는 여자들이었다. 이 파티에서는 남자들을 마음대로 난도질 할 수 있었다. 팔에 힘을 쏟아내어 채찍을 휘둘러 상처를 내도 상관없었다. 그럴수록 남자들은 더 흥분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들은 많은 돈을 받았다. 성행위는 없었다.

  이렇게 좋은 프로그머티즘적 자본축적의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속옷차림으로 성기를 그대로 드러낸 채 두 명 중 한 여성이 와서 이사에게 술잔을 받았다. 남자들은 성기에 시선을 두지 않았다. 문제가 되었던 여성도 채찍을 들고 술잔을 받았다. 대화 없이 그대로 몇 잔의 술이 또 오고 갔다.

  “어때? 오십 줄 테니 마스크를 벗어봐”라고 나이가 제일 많은 이사가 말했다. SM파티에서 또 하나의 불문율은 마스크를 벗기지 않는 것이다. 클럽의 회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려온 여성의 마스크를 벗게 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는 것은 규칙에 없었다. 규칙에 없기 때문에 규칙을 어기는 것도 애당초 없는 것이다. 이사의 말에 나머지 두 남자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이사는 자신이 벗어놓은 정장 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내서 5장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수표였다. 그리고 어때?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사는 여자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같이 즐기면 시간당 오십씩 더 얹어주지”라고 이사가 단호하게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리고 술잔을 들었다. 여자들은 돈이 필요했다. 돈은 언제나 필요하고 모자란다.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백을 사기위해, 슈즈를 구입하기 위해, 피부를 위해, 쳐지지 않는 엉덩이를 위해 돈이라는 건 필요했고 늘 부족했다. 두 명중 한 명이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은 여성이 술잔을 들었다. 얼굴이 초이스하우스의 다른 여성들처럼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니었다. 눈과 눈 사이가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코도 다른 여성에 비해 몽톡했다. 화장은 진하지 않고 기분 색조화장만 했지만 이상하게 얼굴이 탤런트처럼 예쁜 다른 여성에 비해서 풍기는 냄새가 짙었다. 그것은 여성의 깊은 냄새이기도 했고 근접할 수 없다가 어느 순간 그대로 잡아당기는 마성의 냄새이기도 했다.

  문제가 되었었던 여성은 연예인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주 예뻤지만 개성이라는 것이 여자의 얼굴에서 달아나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여자연예인들을 골고루 떼어 옮겨다 놓은 얼굴이었다. 콜라주로 짜깁기해 놓은 것 같았다. 많은 여자들을 손에 쥐었던 이 남자들에게 얼굴이 단지 예쁜 여자는 호감 가는 상대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여자의 깊은 곳의 냄새를 풍기는, 조금 못 생긴 여자에게 이사는 격한 흥분을 느꼈다. 대단한 흥분이었다. 신혼시절 자신의 아내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흥분과 여자의 냄새였다. 심장이 뛰었다. 혈관을 타고 피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작 생기다 만 얼굴을 지닌 젊은 여자애가 앞에 서 있을 뿐인데 이사의 몸은 반응을 하고 있었다. 이사는 또 술잔을 들었다. 여성도 술잔을 들었다. 그리고 또 술잔을 들었다. 여성도 같이 술잔을 비웠다.

  그때 이사는 그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이었다.

  “여기서 한 번 하면 50을 더 줄게. 그럼 잠깐 파티를 즐기고 넌 일반 회사원이 월급을 가지고 가는 거야”라며 이사는 여자의 몸에 자신의 몸을 붙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여자의 냄새가 격하게 풍겼다. 여자는 갑작스런 이사의 행동에 놀라서 이사를 밀쳐내려 했지만 완력이 강해서 그대로 몸이 눌리고 말았다. 여자는 발버둥을 쳤다. 속옷 차림의 코르셋을 입고 바동거릴 때마다 성기가 불빛을 받아서 벌어졌다 닫혔다 했다. 술잔을 들고 있던 얼굴이 예쁜 여자가 달려와서 여자를 누르고 있던 이사를 잡아떼어 놓으려고 했고 나머지 두 명의 남자가 어허, 이게 왜 이러실까. 하는 표정으로 또 다른 여자를 붙잡았다. 그녀들은 소리를 질렀고 강간을 당하는 포즈를 취하게 되었다.

  “이것 보라구, 이것대로 재미있는 놀이야. 너희들은 우리들의 정액을 받고 돈을 가지고 가는 거야. 계산을 확실하게 해 줄 테니 마음껏 반항을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바동거리는 여자는 누르는 힘 때문에 누군지도 모를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들렸다. 이사에게 깔린 여자는 이사의 뺨을 때렸고 손톱으로 가슴에 상처를 냈지만 그럴수록 이사는 흉측한 소리를 내며 여자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발기가 되지 않았다. 술을 너무 마셨다. 흥분은 했지만 페니스가 말을 듣지 않았다. 발기가 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인데 이사는 발기가 힘들었다. 이사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며 발기를 시키는 와중에 여자는 이사에게서 빠져나와 방에서 달아나려고 했다. 엉덩이가 움직일 때마다 깊은 곳의 냄새가 향수처럼 번졌다.

  옆에서는 계장이 얼굴이 예쁜 여자의 성기에 자신의 페니스를 집어넣고 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집어넣는 행위였다. 여자가 꼼짝하지 못하도록 범무팀장은 상체를 꾹 누르고 있었고 여자의 입에 성기를 집어넣으려 했다. 여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법무팀장이 여자의 코를 손가락으로 눌러 막았다. 숨이 막힌 여자는 입이 자동적으로 벌어졌고 그 속으로 법무팀장의 페니스가 들어갔다.

  도망가던 여자가 법무팀장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때 이사가 따라 오더니 소리를 지르며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당겼고 여자는 이사의 힘에 대항하다가 반동에 그만 몸이 넘어지면서 머리가 테이블의 모서리에 부딪혔다. 탁, 하는 둔탁한 소리가 실내에 한 번 크게 울렸다. 여자는 그대로 몸에 힘이 빠져나가 쓰러졌고 이사는 그 모습에 발기를 했고 여자를 덮쳤다. 돌아가면서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난도질당했고 여러 차례의 강간이 이루어졌다. 한 여자는 전혀 인기척이 없었고 얼굴이 예쁜 여자는 정신이 가물가물했다. 머리를 세게 부딪친 여자는 숨을 쉬지 않았고 이미 혈색이 얼굴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다른 여자는 정신은 나갔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미미하게나마 코에서 숨을 내 쉬고 있었다. 남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미 한 여자는 죽었다. 한번 죽은 인간은 다시는 깨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뒤처리를 해야 했다. 미미하게 숨을 쉬고 있는 여자의 목에 이사가 한손을 올렸다. 지그시 눌렀다. 여자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눈동자가 기계처럼 파르르 떨렸다. 이사의 손위에 법무팀장의 한손이, 또 계장의 한손이 올라갔다. 서로 힘을 주었다. 미세하게 떨리던 여자의 눈동자가 멈추었고 입이 약간 벌어지는가 싶더니 심장이 뛰지 않았다. 남자들은 숨이 멎은 여자들을 시간(屍姦)까지 했다.

  그들은 축 늘어진 여성들을, 그녀들이 걸어 나온 벽장에 다시 넣었다. 그 안에 시멘트를 부어 그대로 세상에서 소멸시키기로 했다. 빌딩이 무너지지 않은 이상 이 시체들을 찾아 낼 방법은 없었다. 그들은 오늘 밤을 마지막으로 그들 역시 다시는 만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여자들은 룸살롱을 전전긍긍 다니는 여성들이라 실종신고가 들어와도 경찰의 조사가 완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 중에 미제사건으로 크고 작은 사건이 매달 3천여 건이 미궁으로 사라졌다. 사건에 가담했던 가해자들은 마담에게 거액을 찔러주며 입을 단속했다. 지역신문에 초이스 하우스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두 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신문 한편에 실렸지만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인슈타워의 사건경위는 부식으로 인한 철골구조가 휘어지면서 상층부의 내력벽이 무너져 생긴 사고라고 단정 지었고 건축시공사와 건축주가 속해있는 회사에 대해서 대대적인 조사가 들어갔다. 경찰들은 사고의 본질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마동은 생각했다. 아마 정부쪽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낱낱이.

  엘리베이터의 추락도 검증되지 않은 부품의 사용으로 인해 부식이 빨라졌다고 보도가 되었다. 하지만 건물은 고작 5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었고 이 도시에서는 가장 인텔리전트한 건축물이었다. 마동은 휴대전화를 꺼내서 지도를 열었다. 지도상으로 아파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바다의 사건, 빌딩의 붕괴사건을 엮으면 정삼각형의 구도가 나타났다. 그 중심 어딘가에 마동이 있었다. 마동의 마음 중심에는 작은 마음이 있었다.

  마동의 근처에는 철탑도 있었다. 모니터를 껐다. 아이팟 클래식을 스피커 독에 연결하고 음악을 틀었다. ‘세상의 끝’이 흘러 나왔다.

 

  우리는 결국 어두워지는 하늘 밑에서

  세상의 끝을 맞이하네, 맞이하네.

 

  거실천장의 다운라이트 조명을 껐다. 미미한 어둠이 거실에 가득 들어찼다. 거실바닥에 앉아서 소파에 머리를 기댄 채 와인을 마셨다. 물론 주스를 섞어서 마셨다. 주스를 같이 탄 와인은 맛이 좋았다. 주스의 맛에서 는개는 향이 번졌다. 한잔씩 마실 때마다 마동의 눈앞에 는개의 얼굴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마동은 와인 한 병을 비우고 또 한 병을 땄다.

 

  세상의 끝에 다가가면

  우리 모두는 무너지고 마네, 무너지고 마네.

 

  마동은 새로 딴 와인을 반병쯤 비웠다. 아직 와인을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마동은 까무룩 잠이 들었다.

 

 

  철길위에 철탑이 서 있었다. 철탑은 마치 인간처럼 철길위에 버젓이 네 개의 다리로 걸어 다녔다. 철탑은 서서히 허리부분을 구부려 철길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한 인간을 내려다보았다. 철탑의 한 손에는 칼이 쥐어져 있었다.

  “너의 고뇌를 내가 깔끔하게 삭제해주지. 그러기 위해서는 널 이곳으로 불러내야 했어.”

  철탑은 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에서 쇳가루를 흘려가며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인간에게 말을 했다. 철탑의 꼭대기부분의 입모양이 움직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거대한 철탑은 아메바처럼 몸이 이리저리 휘어지더니 철탑의 크기는 어느 순간 인간의 두 배 가량의 몸집으로 줄어들었다.

  “나는 철탑인간이라고 불리지. 내가 하는 일은 네가 하고 있는 작은 고뇌를 없애 주는 거야. 내가 할 작업이지. 그것이 나의 일이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이치는 잘 알겠지? 고통이 따를 거네. 고. 통. 고뇌를 없애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된다는 말이지.”

  고. 통.

  이라고 발음할 때 철탑인간의 입에서는 쇳가루가 스르르 떨어졌다.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한 인간과 철탑인간이 서 있는 철길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저 먼 곳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시작하여 군데군데 철길은 비에 젖어 있었고 철길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죽 이어져있었다. 철길위로 느닷없이 빗방울이 떨어져 츠윽 하는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철탑인간은 한 손에 들고 있는 칼을 자신의 눈앞에서 이리저리 돌리며 다른 한 손으로 그 칼날을 갈았다.

  그르륵, 그르륵, 칼이 쇠붙이에 갈리는 소리가 기분 나쁘게 울려 퍼졌다. 철탑인간이 들고 있는 칼은 많이 보던 칼이었다. 칼은 는개가 마동의 거실에서 아홉 동가리를 자를 때 쓰던 바로 그 칼이었다. 철탑인간의 몸에서 팔이 하나 더 나왔다. 그 모습은 어둠 속에서 또 다른 어둠이 원래의 어둠을 뚫고 나오는 모습 같았다. 철탑의 몸통 어느 부위에서 쇠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곳에서 철탑인간의 팔 하나가 또 비어져 나왔다. 철탑인간에게는 총 세 개의 팔이 달려있었고 손에는 각각 칼을 쥐고 있었다. 칼 세 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 철탑인간의 손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철탑의 몸통에서 튀어나온 세 개의 팔은 인간의 팔을 닮아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팔이라고 부르기에는 모자라는 부분이 많았다. 팔처럼 보이는 그것은 모두 날카로운 칼을 쥐고 있었다. 한 자루는 물고기의 포를 뜨는 칼이고, 한 자루는 뼈를 발라내는 칼이었다. 그리고 또 한 자루는 회(살점)를 뜨는 칼이었다. 철탑인간은 쿵쾅쿵쾅 거리며 철길 위를 옮겨 다니며 무릎을 꿇은 한 남자 앞에서 칼을 들고 쇳가루를 흘려가며 서성 거렸다.

  “이것 봐, 눈을 떠라구. 그리고 두려움에 한없이 젖어 들어라. 두려움이라는 건 느낄 수 있을 때 느끼는 건 좋은 거야. 이제 조금 있으면 너의 그 두려움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니까 말이지. 눈을 뜨고 두려움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어차피 너의 눈을 도려내야 하니까 말이지. 싫든 좋든 눈을 뜨게 될 거라구. 이봐, 그리고 서서히 너의 뇌 속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뉴런과 시냅스를 잘라 낼 거야. 그게 내가 할 일이야. 그런거라구. 잘라낸 시냅스는 내가 가지고 가지. 넌 남아 있는 걸로 앞으로 살아가면 돼.” 철탑인간은 세 개의 칼날을 서로 끼이익 부딪히며 말했다.

  시냅스? 뉴런? 여자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을 가진 의시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내 머릿속은 일반인들보다 많은 수의 시신경과 대뇌피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의 대뇌피질이나 시신경, 좌 뇌, 우 뇌 공간감이나 분석적사고가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이런 나의 뇌 변이를 막고 있는 것이 이드를 누르고 있는 또 다른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장군이에게서 들었다. 그렇다면 저기 무릎을 꿇고 앉아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은 누군란 말인가? 나란 말인가.

  나는 걸음을 천천히 옮겨 철탑과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남자 곁으로 걸어갔다.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사람이 뒷모습으로 돌아앉아 있어서 저 사람이 내 모습인지 인지하기 어려웠다. 나는 나의 뒷모습을 알지 못한다. 특히 무릎 꿇고 앉아있는 뒷모습은 전혀 모른다. 그동안 나는 왜 거울로 비치는 나의 뒷모습을 봐놓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들의 뒷모습은 잘 봤으면서 나는 내 뒷모습에 대한 모습을 확인한바가 없어서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뒷모습에 막대한 슬픔이 스며들어 있지는 않았는지, 뒷모습이 당당했는지 뒷모습의 옷 입은 모양새가 괜찮았는지, 조깅을 할 때 뒷모습이 우습지는 않았는지 왜 한 번도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수만 가지의 생각이 흩어지는 낙엽처럼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져서 뜨거운 소각장 안에서 다 타버리듯 나는 내 뒷모습에 대해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잘못 박힌 나사가 세상에 지니는 힘에 의해 문드러져서 더 이상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남자의 모습이 그랬다. 내가 내 뒷모습을 알지 못한다고 해서 내 뒷모습이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바뀌거나 하지 않는다. 내 뒷모습은 흘러간 시간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다가가는 발걸음이 덜덜 떨렸다.

  옛 시대의 내음이 났다. 녹슨 못에 묻어서 풍기는 피비린내와 같은 냄새가 마동이 철탑인간이 있는 근처로 다가 갈수록 강하게 번졌다.

  “이봐, 그렇게 떨건 없다구. 그렇게 몸을 떨어봐야 힘만 빠질 뿐이야. 눈을 감고 있다고 해서 작업이 순조롭지 않다고 말 할 수는 없다네. 나는 프로페셔널하지. 순식간에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느긋하게 하기도 해. 고통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천천히 작업을 하기도 한다네. 먼저 이 첫 번째 칼로.”

  “단조로울 걸세. 아차 하는 그 순간 각막을 칼날이 도려 낼 거야. 교묘하게 도려 낼 걸세. 난 아주 섬세한 칼잡이라 동공과 홍채는 그대로 둔 채로 자네의 각막만 도려낸다는 말이네. 차갑고 날카롭게 자네의 각막을 도려낼 때 자네는 진정한 고통을 느낄 거야. 하지만 괜찮다네. 각막을 도려내는 건 금방이니까 말이네. 아 이런, 비가 떨어지는군.”

  철탑인간은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남자에게 속삭이더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간헐적으로 떨어지던 비가 하늘에서 투두둑 하며 일정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는 철탑인간을 적시고 무릎을 꿇고 있는 그 남자를 적셨다. 철탑인간은 비가 오는 것엔 신경 쓰지 않고 비를 맞고 쇳가루를 뿜어내며 칼을 그의 눈앞에 대고 음산하게 이야기를 계속 했다. 비를 맞고 철탑인간이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비린내가 근처에 진동을 했다. 쇳덩어리가 자아내는 말캉한 비릿한 내음, 선택에 의해서 자아내는 내음이 아닌 강요에 의해서 뿜어져 나오는 그 냄새의 포자가 철길위로 떠올라 공간을 마구 헤집고 다니며 비린내를 확산시켰다.

  “비가 온다해도 우리의 작업은 계속되고 이루어져야겠지. 그렇지 않나?” 철탑인간은 음울하게 웃었다. 단지 웃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었다.

  “자 각막을 도려낸 다음은 자네의 동공과 홍채를 도려 낼 걸세. 이건 좀 어려운 작업이지. 잘못 도려내면 자네는 시력을 완전하게 잃게 될 테니까. 하지만 자네는 시력을 잃은 채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야. 말했지만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게 세상이치 아닌가. 눈이 보이지 않으면 다른 감각이 좋아지니 나머지 기능을 잘 살려 볼 수 있지 않겠나. 첫 번째의 고통보다 참지 못할 고통이 느껴질 거네. 칼날이 슥삭슥삭 하며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마치 마취하지 않은 채 팔의 피부를 벗겨내는 고통과 비슷하지. 아니지, 아니지, 그것보다 더 한 고통이 수반되겠지. 자네 눈엔 수정체만 각막이 벗겨진 채로 보일 거야. 타인이 그런 자네의 모습을 본다면 자네보다 더 두려움에 떨 테지만 말이네.” 철탑인간은 음흉하게 다시 웃었다.

  세차게 떨어지는 비를 맞은 채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남자는 몸을 심하게 떨었다. 비에 젖어 추위에 몸이 떨리는지 철탑인간의 손에 들린 칼의 공포에 두려워서 몸을 떠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비에 흠뻑 젖은 무릎 꿇은 남자의 몸은 더욱 심하게 떨렸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의 밤, 칼바람에 흔들리는 문풍지처럼 남자의 몸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떨렸다. 철탑인간은 그의 뒤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세 자루의 칼을 휙휙 돌리고 있었다. 칼을 서로 소리 나게 부딪힐 때마다 피비린내가 어디선가 쥐어짜듯 풍겨났다. 피비린내와 비린내는 뒤섞여 사후공간을 연상케 했다. 최원태 부장이 사라지고 난 후 맡았던 피비린내였다.

  강했다. 무척.

  비를 뿌리는 구름은 유난히 검었다. 흑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웠고, 검은 구름은 히 내음을 흡수한 비를 폭력적으로 뿌리고 있었다.

  “한쪽 눈의 각막을 도려내면 반대쪽 눈의 각막을 도려 낼 걸세. 하나하고, 하나 하는 거지. 가내 수공업 식으로 말이야. 한쪽 눈의 작업을 다 마치고 옆으로 옮겨 가서 또 다른 한쪽 눈을 작업하는 것이라네. 한쪽 눈의 홍채를 드러내는 순간 자네의 안구라는 건 빛의 조절을 실패하는 거지.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이렇게 비가 내려줘서 말이지. 태양이 떠 있었다면 눈을 뜨지도 못 할 테고 말이야. 쏟아져 나오는 피를 비가 다 씻겨 줄 테니 말이지. 망막을 드러내면 이제 피사체의 상이 보이지 않겠지. 어떤가? 그렇게 다 도려내서 정보가 없으니 대뇌로 전달할게 없다네. 이제 내가 그 시신경을 통해 대뇌로 가서 자네의 여러 가지 흘러넘치는 시냅스를 잘라 올 거네.”

  바닥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땅속으로 스며들어가지 않고 땅위에 머물고 있었다. 빗방울은 비교적 기울어진 대지에 떨어져 바닥으로 스며들지 않고 기울어진 대지의 높은 곳으로 빗방울이 이동하는 듯 보였다. 철길은 저쪽에서 이쪽으로 죽 늘어져 있었지만 평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오르막길이었다. 검은 구름이 만들어낸 빗방울은 하늘에서 떨어져서 오르막위로 이동을 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은 빗방울이 아니었다.

  굵은 빗방울은 괄태충들이었다. 손가락만한 괄태충들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져 떨어져 내렸다. 그것들은 검은 구름에서 끝없이 떨어져 내렸다. 잘못 떨어진 괄태충은 떨어지면서 몸이 바닥에 부딪혀 터지는 놈도 있었다. 하지만 괄태충들은 대부분 땅위에 빗방울처럼 떨어져서 오르막길로 꿀렁꿀렁 기어갔다. 세상이 괄태충들로 꽉 들어찼다. 검은 구름이 뿌리는 괄태충은 역겨운 누린내를 동반했고 피비린내와 뒤섞였다. 냄새만으로 구토를 유발했다.

  “이렇게 들어낸 자네의 동공과 홍채는 여기 이렇게 철길위에 놓아두겠네. 너는 철길을 좋아하지. 그런 것쯤은 나도 알아. 그런 다음 마지막 칼을 잘 쑤셔 넣어서 공막과 황반과 망막에서 자네의 유리체를 들어 낼 거야. 고통이 심하겠지. 다리가 후들거리며 떨릴 거야. 뒷머리를 누군가 확 잡아당기는 거 같겠지. 주먹을 너무 세게 쥐어 손바닥에서 피가 나올지도 모르겠네. 오줌을 지릴 거야. 아플 거야. 아프지. 고통이야. 고통. 입에서 침이 계속 세어 나올 거야. 그런 거지. 어쩌면 항문이 열릴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된 거라구. 하지만 시신경을 건드리지는 않겠네. 그것을 통해 자네의 뇌를 들여다봐야 하니까 말이네. 난 머리를 잘라서 뇌를 가르는, 그런 식의 칼놀림은 하지 않아. 아까도 말했잖은가? 고통을 느끼게 해준다고. 유리체도 철길위에 각막과 동공의 옆에 잘 놔두겠네. 도려낸 자리에서 유리체를 들어내야 하는데 그 작업역시 고통이 수반될 수 있겠네.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 다리가 끼여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멈추지 못하고 다리가 엘리베이터 힘에 못 견뎌 결국 잘리는 고통을 아나? 눈을 뜨고 그 모습을 똑똑히 보는 거지. 그런 걸세. 그런 거야. 아플 거야. 아프지. 아프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지. 숨이 막힐 거네. 눈으로 봤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자네의 눈을 도려내는 일은 자네가 보지 못하니 어쩌면 고통이 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괄태충들은 하늘에서 떨어져서 어딘가로 계속 기어갔다. 철길위에 떨어진 수많은 괄태충들은 철길 위를 꿈틀거리고 지나가면서 철길을 부식시켰다. 부식되는 소리가 치익하며 기분 나쁘게 들렸고 그들은 머리에 난 두 개의 촉수를 레이더처럼 더듬거리며 음산하게 천천히 움직였다.

  “이봐, 자네는 그동안 많은 것을 버리며 살아왔네. 난 그것을 알지. 자네가 꾸준히 달리는 것도 더 많은 무엇을 버리려고 달린다는 것을 난 아주 잘 아네. 나는 알 수 있지. 멀리서도 자네가 달리는 모습을 봐왔거든. 자네는 달리는 것에 집중하면서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차곡차곡 정리를 했어. 오랜 시간동안 지치지도 않고 잘도 버려왔네. 수고했어. 수고했다고 해주지. 하지만 자네는 너무 많은 것을 버려버렸어. 마음까지는 버리지 않아도 되었다네. 마음은 남겨뒀어야지. 마음이 없어지니 자네의 마음을 누군들 탐내지 않겠나. 그래그래, 어쩌겠나, 이제 와서 뭘 하겠나. 일전에 내 앞을 지나쳐 달릴 때 난 자네를 붙들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 자네는 자네도 모르는 사이 굉장히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거든. 폭주를 해 버리면 나라도 어쩌질 못했을 거야, 버릴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대단한 거야. 대단한 동시에 다행일지도 몰라. 나는 아쉽게도 버릴 마음이란 게 없어. 아무나 그렇게 버리지 못하지. 그럼, 그럼. 인간이란 그런 것이야. 인간이란 두 손에 가득 쥐고 있어서 양손이 모자라는데도 또 잡으려고 해. 두 손에 가득 들어찼는데도 더 잡으려고 한단 말이네. 썩 필요하지 않는 것도 원한다는 이유로 전부 잡으려고 해. 그런데 넌 사람들과 달랐어. 난 인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그들의 생활을 지켜줬지. 버릴 건 버려야 한다네. 난 잘 알지. 그런 면에서 넌 참 잘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군. 어찌되었던 자 이제 작업을 해야지. 비가 더 거세지기 전에 말이지.” 철탑인간은 쇳가루를 입에서 떨어뜨리며 무릎을 꿇은 사람에게 허리를 구부려 속삭였다.

  그의 몸은 영화 속에서 구울로 변하기 직전 흔들리는 사람의 몸처럼 심하게 떨었다. 마동은 방어적인 자세로 그들의 곁으로 갔다. 철탑인간은 괄태충을 잔뜩 짊어지고 기괴한 모습을 하고 세 자루의 칼을 각각의 손에 들고 있었다. 땅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철탑인간의 몸에 떨어진 괄태충들은 검은 구름에서 철탑인간의 몸에 떨어지자마자 철탑의 뼈대 속으로 흡수 되었다. 그 자리에는 피식피식하는 연기를 피워 올리며 철탑인간의 몸으로 스며들어갔다. 괄태충들은 누린내만 남기고 사라졌다. 괄태충들을 빨아들인 철탑인간은 기이하고 기괴한 모습으로 변태하기 시작했다. 마동은 조심스레 등을 보이며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은 남자의 앞으로 가서 섰다. 무릎을 꿇고 몸을 사시 떨듯 떨고 있는 마른 체구의 남자는 바로 마동 자신의 모습이었다.

 

 [계속]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2 변이하는42 2019 / 11 / 7 243 0 11825   
41 변이하는41 2019 / 11 / 6 253 0 19911   
40 변이하는40 2019 / 11 / 5 252 0 22111   
39 변이하는39 2019 / 11 / 4 243 0 20116   
38 변이하는38 2019 / 11 / 3 254 0 19270   
37 변이하는37 2019 / 11 / 2 259 0 20757   
36 변이하는36 2019 / 11 / 1 250 0 22017   
35 변이하는35 2019 / 10 / 31 249 0 21131   
34 변이하는34 2019 / 10 / 30 244 0 20830   
33 변이하는33 2019 / 10 / 29 263 0 20345   
32 변이하는32 2019 / 10 / 28 256 0 21719   
31 변이하는31 2019 / 10 / 27 240 0 23248   
30 변이하는30 2019 / 10 / 26 244 0 22422   
29 변이하는29 2019 / 10 / 25 252 0 20780   
28 변이하는28 2019 / 10 / 24 253 0 19950   
27 변이하는27 2019 / 10 / 23 247 0 20318   
26 변이하는26 2019 / 10 / 22 251 0 22119   
25 변이하는25 2019 / 10 / 21 259 0 20884   
24 변이하는24 2019 / 10 / 20 239 0 22599   
23 변이하는23 2019 / 10 / 19 237 0 17720   
22 변이하는22 2019 / 10 / 18 253 0 18984   
21 변이하는21 2019 / 10 / 17 232 0 19505   
20 변이하는20 2019 / 10 / 16 239 0 20825   
19 변이하는19 2019 / 10 / 15 243 0 17754   
18 변이하는18 2019 / 10 / 14 248 0 21666   
17 변이하는17 2019 / 10 / 13 262 0 21134   
16 변이하는16 2019 / 10 / 12 243 0 19978   
15 변이하는15 2019 / 10 / 11 258 0 19708   
14 변이하는14 2019 / 10 / 10 253 0 22578   
13 변이하는13 2019 / 10 / 9 238 0 2118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젖은 어둠은 마
교관
그녀를 사랑한
교관
번개 맞는 인간
교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