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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완] 딕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8

마약중독자 흑인 부모에게 태어나, 백인 가족들 밑에서 자라게 된 미국 뉴욕 버팔로 치크토와가 딕 로드(Dick Rd)에 사는 딕(Dick)이 있는 흑인 십대 소년 딕 존스(Dick Jones)의 아주 평범한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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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르가 드라메디 장르인데 드라마, 코미디 장르를 선택할 수가 없네요ㅠ

 
SCOTT 2
작성일 : 19-11-02 08:36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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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제 밤 열 시에 뉴욕에서 햄버거를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런데 별로 배고프지는 않다. 원래 7시에 저녁 식사를 하고 다음 날 7시 조금 넘어서 아침 식사를 하니까.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물었다.

 

  아빠는 회사에 있는 게 분명했지만 엄마가 변호사 사무실에 갔을 거라는 말은 그냥 해본 말이었다.

 

  “마트에 갔을 거야.”

 

  마트라니. 변호사 사무실에 가 있을 거란 나의 예감은 틀렸다. 그나저나 엄마는 뭘 사려고 하길래 마트에 간 걸까.

 

  “언제?”

  “너 오기 10분 전에 갔어.”

  “아…….”

 

  나는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10분만 더 일찍 왔다면 엄마를 볼 수 있었는데. 에밀리의 집 앞에서 무거운 돌을 재빨리 옮겼더라면 엄마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누나는 괜찮은 거야?”

 

  사만다에게 물었다.

 

  빌리의 질문을 사만다에게 대신 했다. 빌리는 그 질문의 대답을 듣지 못하지만 나라도 대신 들어야 겠다. 그리고 난 빌리에게 사만다는 괜찮다고 말했던 거처럼 사만다가 진짜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다.

 

  사만다는 머뭇거렸다.

 

  괜찮다고 말해야 이 녀석이 걱정을 덜까? 나는 사실 괜찮지 않은데. 나는 아주 괜찮지 않아.

 

  사만다는 내게 말했다.

 

  목소리가 아닌 눈으로 말했다.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사만다에게 말했다.

 

  “괜찮아질 때 말해줘. 빌리도…… 누나 걱정 되게 많이 해.”

  “아…….”

 

  이번에는 사만다가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자기 보다 더.”

 

  사만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딕.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자.”

 

  빌리의 대화가 불편한 건지, 아니면 나와의 대화가 불편한 건지. 그것도 아니면 더 이상 이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건지 사만다는 나를 방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피곤하지도 않은 나를 피곤한 사람의 가면을 쓰게 했다.

 

  사실 피곤에 찌든 건 내가 아니라 사만다의 얼굴인데…….

 

  “알았어. 잘 게.”

 

  지금 내가 사만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사만다의 눈 앞에서 사라져 주는 거. 사만다의 귀에 ‘빌리’의 이름이 들리지 않게 하는 거. 사만다의 기억 속에 ‘그 날’을 꺼내지 않는 거. 그게 지금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거였다.

 

  방에 들어 온 나는 스콧 서머스와 대화를 나눴다. 포스터와 말을 하는 건 미친 짓은 아니다.

 

  치어리더 팀 주장도 원디렉션이나 조나스 브라더스 포스터와 대화를 나눌 거고 풋볼 팀 주장도 엠버 허드나 아리아나 그란데의 포스터와 대화를 나눈다.

 

  다들 그러지 않은 척 할뿐이다.

 

  “스콧 잘 지냈어?”

 

  하지만 포스터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텔레파시만 보낼 뿐이다.

 

  “로건이랑 싸우지 않았지?”

 

  사실 텔레파시는 없다. 그냥 대화가 아닌 혼잣말과 대답 없는 아우성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좋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 것을 털어놓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내가 한 말을 제 3자에게 말하지도 않고, 나는 거짓말쟁이나 나쁜 놈이 될 필요도 없다. 세상에서 입이 가장 무거운 건 바로 이 포스터들이다.

 

  그리고 나는 이 포스터를 이사 가게 될 집에 똑같은 위치에 붙여놓을 거다. 어색한 곳에서 어색한 사람들과 어색한 대화를 하고 어색한 공기를 마시지만 유일하게 어색하지 않는 내 방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때 토미가 놀러오면 놀라겠지.

 

  나는 토미가 놀란 모습도 즐거워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토미는 놀랄 때 아주 웃기게 생겼다. 나는 그런 토미를 보며 놀리고 예전과 별반 다를 거 없는 모습을 되찾고 싶다.

 

  “뭐라고?”

 

  스콧이 말했다.

 

  “왜 그렇게 웃냐고?”

 

  또 다시 스콧이 내게 말했다.

 

  나는 웃고 있었다. 스콧에게 여러 번 되묻은 끝에 내가 웃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몰라.”

 

  알고 있었지만 나는 스콧의 질문을 회피하려했다.

 

  “하…… 내가 점점 미쳐가나.”

 

  나는 짧은 탄식을 내뱉고 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포스터 속의 스콧 서머스와 대화를 하는 내가 바보 같아졌다. 아무렇지 않게 멀쩡하게 대화를 잘만 이어나갔는데 아주 뒤늦게 그게 바보 같다는 걸 깨달은 걸까.

 

  나는 이불을 덮었다. 그리고 이불을 속으로 들어갔다. 마치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숨을 쉬듯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웠다. 하지만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몸을 웅크리는 건 태아에게만 편할 뿐 나에게는 태아라는 게 너무 오래 전 이야기다.

 

  너무 오래 걸었던 탓일까 발목이 서서히 저려오기 시작했다. 발목에서 저려오던 통증은 눈 깜짝할 새에 종아리에서 무릎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이불 속은 아주 답답했다.

 

  나는 이불 속에서 나와 한 손으로는 발목을 주무르고 또 다른 손으로는 주먹을 만들어 종아리를 두들겼다.

  하……. 잠자기는 글렀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토미는 아직 에밀리에게 편지를 전해주지 않은 듯 에밀리에게서 전화 한 통도 없었다.

 

  토미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외출금지가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건가? 얼마 후면 방학도 끝나는데 떠나기 전에 토미와 더티 익스프레스에서 감자튀김 전쟁을 하고 싶다.

 

  트리스는 못마땅해 하는 폴 아저씨에게 이렇게 말 했을 거다. ‘아저씨! 지금 얘네랑 감자튀김 전쟁을 하지 않으면 아저씨는 불쌍하게 늙을 거라고요!’ 그럼 폴 아저씨도 감자튀김 전쟁을 하는 우리에게 감자튀김을 던지겠지?

 

  나는 아주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추억을 남기고 치크토와가를 떠나는 거야. 마지막을 아주 행복하게 만드는 거지.

 

  “어때?”

 

  스콧에게 물었다.

 

  ‘정말 그럴 거라고 생각해?'

 

  스콧이 말했다.

 

  “왜. 토미나 트리스는 나랑 같이 감자튀김 전쟁을 할 거야. 폴 아저씨도 나랑은 마지막일 텐데 이해해주고 참여할 지도 몰라. 원래 처음에 싫다고 한 사람이 더 재미있어 하는 법이잖아. 폴 아저씨는 내가 떠나고 난 후에도 토미랑 트리스랑 감자튀김 전쟁을 할 걸?”

 

  ‘그런가? 네 말을 들으니 그럴 것도 같다.’

 

  스콧은 금방 내 말에 수긍했다.

 

  나는 스콧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때 문이 삐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해?”

 

  사만다였다.

 

  사만다는 스콧과 대화를 하는 나를 보고 있었다. 사만다는 나를 미친 사람 취급하겠지? 내가 스콧이랑 대화하는 걸 보여준 적 없으니까. 엄마한테도 아빠, 토미한테도 그 누구에게도 이런 건 보여준 적 없어. 사만다의 눈빛은 꼭 이렇다. 내가 빌리 일 때문에 정신이 나간 줄 아는 그 눈빛.

 

  “그냥 심심해서. 그런데 왜?”

 

  사만다의 질문했지만, 나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위해 내게 질문한 사만다에게 되물었다. 사실은 궁금하다. 사만다는 평소에도 내 방에는 잘 안 오는데. 그렇게 친하지도 않고…….

 

  “외식이나 할까 하고.”

  “외식?”

 

  나는 사만다의 말이 정말 놀라웠다. 집은 풍비박산에 빌리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외식이라니……. 아마 셰익스피어가 내 인생을 글로 쓴다면 5대 비극으로 제목은 아마…… <더티 익스프레스>라고 정하겠지? 그게 내 이름 보단 낫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내 인생에 관심이나 줄까?

 

  “엄마랑 아빠는?”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자 사만다는 엄마랑 아빠의 행방을 모르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우리 둘이 먹자는 건가? 난 사만다랑 어색한데…….

 

  “엄마랑 아빠 오면 그때 하자. 난 별로 배가 안 고파.”

  “그래……? 알았어.”

 

  사만다가 씁쓸한 듯 웃었다. 옆에 빌리가 있었다면 내 머리통을 큰 소리 나게 한 대 때리고 뭐 하는 짓이냐며 내게 면박을 주었을 텐데 그럴 사람이 없다.

 

  사만다는 내 방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나는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가 누웠다. 이번에는 스콧 서머스와 말을 하는 한심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슈퍼 히어로가 된다면 무슨 능력을 가지면 좋을지 생각했다.

 

  난 절대 배트맨은 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배트맨은 능력이 돈이 아닌 가……? 난 사실 돈이 많은 능력 보다는 정말 특별한 능력이 갖고 싶고 또 필요하다. 예를 들면 과거로 순간이동 하는 거. 난 정말 그게 너무 필요해.

 

  순간이동을 하게 되면 서부에 가서도 치크토와가에 자주 놀러 올 거야. 그리고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높은 곳에 올라가 크게 소리치고 싶고 구름도 먹어보고 싶다. 정말 아무 맛이 없는지. 그리고 자연을 조종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면 가뭄이나 산불이 크게 번졌을 때 폭우를 내리게 해 전 세계적인 영웅으로 거듭나는 거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나는 사실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내가 능력을 늦게 알아차리는 히어로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이 사실도 아직 토미에게 말하지 않았다. 스콧 서머스에게만 말했다. 스콧 서머스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이다.

 

  만약 로스앤젤레스에서 제임스 마스던이나 타이 쉐리던을 마주치게 되면 어떡하지? 뭐라고 말해야 될까. 당신은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예요! 라고 말해야 되나? 그 둘이 당황하면 어떡하지?

 

  마주친다는 확신도 내가 로스앤젤레스로 간다는 확신도 없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현실을 잊게 해주는 거 같다.

 

  현실…….

 

  순간 나는 사만다가 떠올랐다.

 

  사만다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배가 고파서 나한테 외식하자고 한 거 같은데 괜히 거절한 건가? 사만다는 밥을 먹었나? 배고파서 쓰러지면 어떡하지?

 

  사만다의 걱정 끝에 나는 사만다의 방 문 앞에 섰다.

 

  그리고 문을 두들겼다.

 

  똑똑, 소리가 아주 둔탁하고 무겁다.

 

  “딕이야?”

 

  사만다의 방에서 사만다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응. 나야.”

 

  나는 사만다의 목소리에 대답했다.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데 꼭 그래야 될 것만 같았다.

 

  사만다가 문을 열었다.

 

  “왜?”

 

  사만다가 내게 물었다.

 

  “뭐 먹었어?”

 

  내가 사만다에게 물었다.

 

  사만다는 내 말에 대답 대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말로 내뱉지는 않고 속으로 내뱉었다.

 

  “뭐라도 먹으러 갈까?”

 

  내가 물었다.

 

  “아니야. 괜찮아.”

 

  뭐라고? 나는 사만다의 대답에 놀라 토끼눈이 되어버렸다. 나는 사만다가 ‘좋아, 뭐 먹을까?’라고 내가 되 물을 줄 알았다. 사만다가 ‘아니야. 괜찮아.’라고 대답한 건 아주 잘못 된 것이다. 내가 놀라보이자 사만다는 내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을 많이 마셨더니 물 배가 차서 그래.” 사만다가 말했다.

 

  사만다의 책상 위에는 콤부차가 있었다.

 

  맛없다고 했으면서 입맛이라도 바뀐 건가.

 

  “아…… 저거 먹으면 진정 된다고 해서. 너도 필요하면 말 해. 수지가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싸게 구매할 수 있거든.”

 

  나는 사만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필요하면 말 할 게.” 그대로 나는 사만다의 방에서 벗어났다.

 

  내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문을 굳게 잠그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방으로 돌아가 스콧에게 말했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그러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포스터 속 스콧이…… 나올 리가 없잖아. 이건 판타지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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