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
 1  2  3  >>
 
자유연재 > 일반/역사
무사
작가 : 설매1
작품등록일 : 2019.11.1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를 지나 첫번의 생을 살았고 두번째 생은 조선중기 그 격변하는 전쟁 중심의 시대를 돌파해 나가는데 무사의 길을 걸으며 살았다.
문과 시험을 치루기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주인공 무극은 그 길을 접고 무사의 꿈을 꾸게된다. 그는 태어나면서 2018이라는 숫자에 매료된다. 그 숫자로인해 무사의 길이 열린다. 순막히는 순간에 2018의 숫자로부터 하늘의 에너지를 받게 된다. 인간의 삶이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소설속 < 동희> <승려포청전 > <무사 > 에서결정되었다.

 
13화
작성일 : 19-11-01 21:30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1361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금껏 부모님을 생각할 여유가 없이 살아왔던 자신이었다. 미란을 만나면서 분이에게 소개시켜준다면 서로 다정하게 지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에게 며느리로부터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다.

  “서방님이 간판에 넣을 글씨를 써 주시면 어때요?”

 간판 글씨를 무극이 써 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혼자 의원을 할 수는 없었다. 의원 한 명과 의녀 두 명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 일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라 임의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음이 부풀어 이런저런 생각에 밤잠을 설칠 때도 있었다. 둘 사이 불같은 사랑도 차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무극도 대궐의 일이 복잡하여 생각이 많았다. 모든 것을 벗어 놓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하늘이 되기 위해 달려온 시간들이 한계에 부딛치고 있었다. 그런 마음은 부모님을 생각하게 하였다.

  미란의 말에 공부하였던 생각도 났다. 글씨를 잘 쓴다는 소문이 동리에 자자하였다. 그랬던 자신이 무사가 되어 사는 동안 안방에 들어앉아 글씨를 썼던 시절이 까마득한 옛일이 되어 서년 시절을 생각하게 하였다.

  “옛날 생각이 났소, 어려서부터 공부만 하고 다른 것을 알지 못했소, 부모에 대한 효심도 깊지 못했고 오직 나라에 대한 일에만 마음을 쏟고 살았던 것 같소, 부모님은 자식이 가까이 있어도 한번 찾아와 만나보지도 못하고, 나 또한 부모님이 있다는 것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당신을 만난 것 조차 부모님이 모르시니 이런 자식이 나라에 녹을 먹고 산다고 남들이 들으면 웃을 것이요. 부모님 생각을 하기는 처음이요. 이제 철이 들어가는 건가. 불효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당신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소”

  무극의 말을 들으니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였으니 무극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당연히 찾아뵈어야 하는데 잊고 있었어요. 집이 완성되었으니 부모님을 뵈러 갈 수 있어요. 이제 의원을 시작하면 떠날 수 없을 거예요. 이 기회에 며느리라는 도장을 확실하게 찍어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가 뵙기를 청했다.

 

  분이가 맨발로 뛰어 나왔다. 소문으로도 들어보지 못한 미란을 분이는 의아한 눈으로 맞이 했다. 며느리인 하린이도 찾아오지 않아서 속으로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른다. 다행히 아들이 하나 더 있어서 그 아들을 옆에 두고 마음을 달래며 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들어오는 큰 아들의 얼굴을 보니 웃음이 활짝 피었다. 안으로 들어간 미란이 공손하게 시부모님에게 예의를 갖추었다. 자리에 앉아 아들을 쳐다보며 웃었다. 미란의 행동이 예뻤다. 세월 속에 모습 또한 달라진 분이는 아들의 얼굴을 대하니 그동안 보고 싶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솟아 아들을 보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나오려했다. 아들을 따라온 여인이 절을 하는 것을 보니 아들이 새로 들인 며느리일 터였다. 눈물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무극이 부모님 앞에 구구절절 말할 입장도 분위기도 아니었다. 분이는 미란의 손을 잡고 잘 왔다고 반겨주었다. 그리고 미란의 모습에서 어느 대가집 여인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옷 입는 매무새라든가 부끄럼이 없이 다가오는 행동이 싫지 않았다.

  “아버님, 어머님. 처음 인사드립니다. 어여삐 보아 주십시오.”

  “대감, 무슨 영문인지 말해 보시오. ”

  분이는 함부로 말을 놓을 수도 없는 초면의 며느리를 대하자 아들의 설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사람은 저를 많이 도와준 사람입니다. 그런 인연으로 얼마 전에 집에 들여습니다.”

  “집에 드리 다니요. 큰애와 한집에 살고 있다는 말이요.”

  “아닙니다. 집을 따로 마련하여 살림을 차렸습니다.”

  분이는 예상은 했지만 아들에게 듣는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사돈의 얼굴과 하린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같은 여자의 마음 때문에 하린에 대한 연민이 일었다. 어여삐 보기에는 아직 일렀다. 그러나 밉지 않았다. 아들이 온 것 만 해도 기쁜 일이라 다른 생각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가지고 온 선물을 풀었다. 아버지는 그냥 빙긋이 웃기만 하였다. 대견한 아들이 옆에 있다는 것으로 행복해 하였다. 내놓은 선물들은 분이를 기쁘게 했다. 새 며느리는 선물로 얼굴에 바르는 지분이나, 노리개를 챙겨왔기에 더욱 친근감이 들었다. 이제 젊고 곱던 모습은 사라져 없지만 여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옷이며 화장품을 안고 한마디 한다.

  “아들을 자주 보지 못하고 산지가 오래 되었네. 아래로 딸 하나 아들이 또 있으니 불러서 친해지기 바라네.”

  그리고 남편을 쳐다보며 두 아이들 집에 연락하라는 눈치를 주었다. 그리고 어머니로서 해야 할 말이 있었다. 하린에 대한 미안함과 밀치지 못한 미란의 행동에 말이라도 하고 넘어가야 했다.

  이왕 우리 집에 들어왔으니 둘이서 투기하지 말고 다정히 지내야 하고, 안에서 불화가 생기면 밖에 나가 큰 일하는 사람의 일을 그르칠 수도 있기에 마음을 복잡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라고 일침 하였다. 이미 큰 며느리는 아이도 셋이나 낳았고 집안이 대단하니 그들의 마음이 상한다면 아들의 앞날에 해라도 입힐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혹여 미란의 몸에서 자식이 생길지라도 큰 집의 위상은 부모인 자기가 세워주어야 한다는 속마음에서 미리 염려 하여 하는 말이다. 손님이 왔으니 당연히 음식을 차려야한다. 분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래 만에 찾아온 아들에게 무엇이든 맛있는 음식을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미란은 따라 일어났다. 분이를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 두 분이 살아가는 집안에 기별도 없이 찾아 왔는데도 정리정돈이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부엌도 깨끗하였다. 우선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분이는 정신이 없다. 눈치 빠른 미란이 솔가지를 꺾어 아궁이에 넣었다.

  “어머님,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겁니다. 대감의 바쁜 일정을 미루고 그러기로 하고 왔습니다. 아직 때가 되려면 이른 시간입니다. 저는 집 구경을 좀 해도 될 런지요. 어머님.”

  어머니란 말을 쉽게 해 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머니라는 호칭은 어렵다. 그러나 미란은 서슴없이 친근감을 보였다. 갑자기 며느리가 하나 더 생겼으니 분이는 속으로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라고 불러주는 호칭이 정겨웠다. 하린은 며느리지만 어려웠다. 어려서 들어 왔지만 아들의 뒷바라지가 바쁘다는 핑계로 시어른에게 오지 않아 정을 붙이지 못했다. 애들이 하나씩 태어났다는 소식에도 며느리가 어려워 손주 보러가는 것을 자제하며 살았다. 미란이 처음부터 친근하게 대하는 것을 보니 고맙고 마음에 들었다. 시댁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미란을 데리고 부엌 밖으로 나왔다. 혈혈단신 혼자가 된 미란은 부모의 정이 그립다. 무극의 부모님께 정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밖으로 나와 분이의 팔에다 손을 넣고 걸었다. 동구 밖에 있는 가을걷이를 일일이 보여주며 설명하였다. 미란을 한식구로 받아주는 절차였다.

  분이는 불교의 신앙으로 살고 있다. 무극이 군에 들어가고부터 신앙은 굳건하게 되었다. 자식 셋이 모두 제 살림을 하고 있으니 모두가 부처님 공덕이라고 생각하였다. 남편이 없다면 이제는 절에 들어가 살고 싶을 정도로 신앙에 빠져 있었다. 새 며느리를 만났으니 그러한 이야기는 당연하였다.

  부모님은 계시느냐, 형제는 몇이나 되는지 물어가며 궁금한 것이 많았다. 미란은 그런 말이 나올 것을 미리 짐작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어머님, 저는 어려서부터 대궐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좋으신 의원님을 만나 의녀가 되었습니다. 서방님을 만난 것도 내의원에 있을 때였습니다. ”

  분이는 놀랐다. 미란의 말을 들으니 언젠가 무극의 일이 생각났다. 삼일 동안 죽어 있었다던 말이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얼마나 놀랐던가. ‘내의원에서 무극이를 살려 주었다는 그 의녀구나.’ 그때부터 무극과 인연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 자랑삼아 국가에서 치루는 의원 시험에 합격하여 의원의 자격도 갖추고 있음을 자랑했다.

  장터에 집을 사 의원을 차릴 차비가 다 되었다는 것도 말했다. 분이는 놀라 눈이 둥그레졌다. 여인도 의원이 될 수 있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던 것이다. 그러면 새 며느리가 의원이란 말인가. 대궐에서나 만나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며느리가 되었다는 반가운 마음에 미란의 손을 잡았다. 내 며느리 감이 조선의 여의원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속으로 그 덕이 다 부처님을 정성을 드려 공경한 대가라고 생각했다. 자기 복에 이런 며느리를 보게 된 것이 그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스스로 손을 모았다.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하였구먼 ”

  조선의 여인은 일찍 혼인하여 죽을 때 까지 남자들의 지배에 고개 숙이고 살아야 하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 조선의 법도에 여자가 의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개혁이다. 분이도 경전을 읽고 기도를 하고 생각하는 것이 여염집 여인들과 달랐다. 남보다 생각이 앞서가는 지혜가 있었다. 욕심을 놓을 줄 알고 자식에 대한 집착도 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미란을 만난 것이 서로 동지를 만난 것처럼 마음이 통했다. 무극을 편안하게 해줄 것 같아 고마웠다.

  내 어머니에 대한 소문을 들어보지 않았을까. 어머니 그리는 생각에서 그런 기대 같은 마음이 머리를 스쳤다. 이제 창피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자신의 입지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되었다는 자신감에 분이에게 말을 비춰보았다.

  “저에게 어머니가 계신데 행방을 모르고 산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전쟁 통에 조선에 귀화한 북방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조선의 백성으로 어머니를 만나 저를 낳았답니다. 그 아버지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어머니도 저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저런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저는 대궐에서 공부하느라 모르고 살았습니다. 여진족이었던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머니는 어디로 가셨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대궐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대감을 만나고 보니 어머니의 행방이 궁금합니다.

  처음 만난 시어머니에게 솔직하게 자기의 처지를 말하였다. 어쩌다 그런 용기가 났는지 후회는 없다. 분이는 놀랐다. 속에 꼭꼭 감추어 두었던 말을 처음 본 시어머니에게 털어놓는 미란이 안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무어라 할 말이 없다. 조선의 여인들 중에는 전쟁 통에 가족을 잃은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젊은 여인들이 혼자 사는 일이 쉬운가. 다른 남자를 만나 후실로 들어갔다든가 나이 많은 홀아비를 만나 재가하여 사는 사람이 얼마더냐. 미란의 어머니도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하게 들어본 일이라 별 이상할 것도 없었다.

  “어머님, 제가 이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것이 이상하지요?”

  버릇없이 시집 어려운줄 모르고 다소곳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분이를 처다 보았다.

  “자식이 부모를 그리는 것은 당연하고 그 어머니가 어떤 이유로 떠났는지는 모르지만 자식을 버리고 갈 정도라면 무슨 사연도 있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 봐야지. 자식은 부모를 버려도 부모는 자식을 버릴 수 없다는데, 부모의 마음은 누구도 모르니까.”

  혹시 소문이라도 들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로 가슴이 벌렁거렸다. 며느리의 입장을 이해하고 귀를 기울여 생각해 주기를 바랐다. 분이는 자세히 물었다. 어디에서 살았으며 어느 집 자손인지 물었다. 일찍부터 집을 떠나 살았기에 어머니의 친정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다. 어느 집 하인으로 살았는지 대가 집 딸인지 몰랐다.

  무극의 형제들이 몰려왔다. 누이고 아우고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기뻤다. 형님이, 오빠가 높은 벼슬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그들의 기를 살려 주고 있었다. 시누이 될 여동생이 예쁘다. 다짜고짜 미란의 손을 잡고 반가워했다. 여자의 마음은 서로 통하는 데가 있어서 호기심이 많았다. 형제가 없는 미란은 이들이 부러웠다. 아무리 떨어져 있었다 해도 마음은 항상 옆에 있는 것이 부모와 형제다. 무극은 오랜만에 만난 동생들을 보고 빙긋이 웃을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분이는 그들이 먹을 반찬과 식사 준비에 바쁘고 미란은 언제까지 방에 앉아 있을 수 없어서 부엌으로 나왔다.

  “형수님!”

 무극의 남동생이 불렀다. 뒤따라 나오며 방으로 들어가라고 등을 밀어 정겨웠다. 집을 수리 하느라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했기에 몸이 피곤하였다. 무극을 만나면서 모든 일들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무극의 가족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 만큼 그들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주었다. 하룻밤의 정으로 맺어진 가족의 정은 이제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미란은 시간을 내 궐에 들어왔다. 내의원 사람들이 분주하다. 익숙 된 행동은 안으로 들어갔다. 서책을 보고 있던 임의원이 미란이 가까이 서서 인사를 하자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누구냐! 사 의녀가 대궐에 어인일로 들어왔어”

  일손을 놓고 한참 바라보았다. 어리게만 생각했던 미란이 이제 의젓한 여인의 모습이라 임의원은 미란의 손을 잡았다.

  “별고 없으시죠?”

  아버지를 걱정하는 딸의 모습으로 의원의 손을 잡고 기뻐하였다. 다른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마주 앉았다. 이제 집 내부수리가 완성되어 문을 열어도 되었다. 그러나 소문이 크게 난 만큼 주위의 관심도 컸다. 마지막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이 있었다. 당분간은 혼자 병자를 받아보려고 하지만 옆에서 도와줄 의녀가 필요하였다. 그런다고 마음대로 내의원 의녀를 데려 갈 수는 없었다. 임의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들어온 것이다. 변함없이 반가워 해주는 임의원을 고맙게 생각하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보고하였다. 모든 것이 완비가 되었는데 도와줄 의녀가 없어 어찌 하면 좋을 것인지 도움을 청하였다. 이런저런 생각에 방을 붙여 찾아보려고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스승님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기로 하였지만 스승님 곁에서 있었던 때가 제일 편안 하였습니다, 말이 많아진 미란이 속을 알고 싶었다.

  “마음에 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여기 온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보게.”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자기의 행복을 자랑이라도 하였는가. 스승님의 말씀에 그런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이제 의원 문을 열어야 하는데 의녀 한 두 명은 있어야 하기에 스승님의 의견을 듣고자 들어 왔습니다.”

  부탁하러온 미란이 고맙기도 하였다. 내의원에 의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없지만 의녀들은 많았다. 혼인하여 궁궐을 나간 의녀도 몇 있었다. 그들은 이제 아기를 낳고 집에서 살림을 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 한 두 사람은 도와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님의 고마움을 재확인하고 친하게 지내던 의녀들을 만나 이야기도 하였다. 의녀들은 장터의 의원 이야기를 듣고 그들도 마음이 설랬다. 의녀의 대표로 자기들의 꿈을 대신해 주는 사의녀가 여인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어 고맙고 부럽기도 하였다. 혼인한 사람이 병조판서였기에 가능하다는 그녀들의 아린 속마음을 달래는 위로의 말은 부러움이다.

  “성님은 복도 많소.

  열심히 노력한 만큼 의녀자격증도 따더니 혼인한 사람도 그런 사람을 만났네요.“

  부러워 쳐다보았다. 미란을 도왔던 의녀가 섭섭하여 눈물을 흘렸다. 따라가고 싶었다. 대궐이 좋다고는 인정하지만 정을 못 잊어 그런 생각을 하였다. 바쁜 그들과 길게 이야기하기에는 눈치가 보여 시간이 되면 장터에 있는 의원에 놀러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마음 같아서는 무극의 근무처에 들려보고 싶었다.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임언국 의원을 믿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빨랐다. 성문을 지키는 사람들도 서로 인사를 하며 반겨 주었다. 이제 성으로 들어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오랫동안 정주고 지냈던 대궐을 돌아보며 걸었다. 성 안의 풍경은 무심히 살았던 그런 풍경이 아니었다. 주위는 고목의 나무들이 고운자태를 드러내어 가을을 아름답게 하였다. 무언가 서운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한 묘한 기분으로 걸었다.

  “저어~ 여진 집 딸 미란이 아닌가?”

  부지런히 성 밖을 빠져 나가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머리가 희끗한 여인이 미란의 앞길을 막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가던 걸음을 멈추어 섰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아는 얼굴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 여인은 어머니의 나이로 보였다. 혹시 하는 생각에 ‘어머니를 아는 분인가’ 하는 생각에 어머니를 만난 것처럼 가슴이 콩닥거렸다.

  “저를 아세요?”

  가슴이 떨렸다. 이름을 부르다니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가.

  그 여인은 손을 잡고 반가워하였다. 어머니를 아시는 분이라는 생각에 그 여인에게 잡인 손을 도로 꼭 잡았다.

  “저의 어머니를 아세요?”

  그 여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살아 있어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머니가 살아 계시다니’ 기뻤다. 빨리 만나 뵙고 싶었다. 그 여인은 차마 자락 끝을 잡고 눈물콧물을 닦으며 어머니가 병이 들어 곧 죽을 거라고 하였다. 마지막 가는 길에 딸을 한 번만 보고 싶다는 부탁을 받고 대궐로 찾아가는 길이라 했다. 그리고 어머니와는 어릴 때 함께 놀던 이웃 친구라고 하였다. 그 여인을 재촉하여 걸음을 빨리했다. 돌아가시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 제 정신이 아니었다. 어머니를 죽게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무슨 병으로 그리 되었는지를 그 여인에게 물어보아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 여인은 어머니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다고 하였다.

  어느 대감 집 하녀로 살았는데 전쟁으로 포로가 된 여진족의 대장을 만나 나라에서는 조선 여인과 혼인하여 살도록 하였다. 아버지와 혼인시켜 밖으로 내 보냈다. 아무것도 없는 살림살이는 두 사람을 더욱 의지하게 하였다. 동리 일을 도와가며 어느 행랑방에서 겨우 살았다. 그러다 미란을 낳아 차츰 낳아지는 살림살이에 두 사람은 안정된 생활이 시작되어 행복했다. 미란이 철이 들어 대궐에 들어갔기에 거기까지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없어진 것은 여진족이 출현한 때이다. 돌아올 것을 기다리며 어머니는 혼자 몇 년을 살았다. 걷고 있는 여인은 그 다음 일은 몰랐다. 그런데 얼마 전에 어머니가 병이든 몸으로 친구를 찾아 왔다는 것이다. 몰골이 거지인가 하였는데 곧 죽을 것 같은 친구가 굶어서 그러려니 정성껏 먹을 것을 해 주었다고 했다. 그러나 먹지를 못하고 자주 토한다고 하였다. 그러한 증상을 내의원을 찾아오는 환자에게서 많이 보았다. 대강은 무슨 병인지 알 것 같았다. 우선 어머니를 만나는 것이 급했다. 두 사람은 걸음을 빨리 뛰다시피 걸었다.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길을 나선 그 여인이 너무나 고마웠다.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니 얼마나 가슴이 아팠으면 한 번 와보지도 못했던 대궐을 찾아 왔겠는가. 두고두고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빨리 걸었음에도 멀었다. 여인은 저 멀리 보이는 골짜기 마을이라고 했다. 띄엄띄엄 초가지붕이 보였다.

  마당에 들어서자 그 여인은 소리를 질렀다.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딸을 데리고 왔다고 기쁨에 넘쳐 뛰어 들어갔다. 방문이 활짝 열렸졌다. 안에서 죽어가던 사람이 무슨 힘으로 방문을 열어 제쳤는지 놀라웠다. 단걸음에 뛰어가 어머니를 안았다. 정말 말하던 대로 죽을 날을 받아 놓은 몰골이 미란을 쳐다보고 흐느껴 울기 시작하였다.

  “내 딸이 맞느냐. 꿈을 꾸는 건가.”

  “미란이예요. 어머니, 이제 걱정 마세요.”

  그런 심정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머니 병은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죽을 날만 기다리고 누워있던 사람이 혼미하여 쓰러지지도 않고 친구가 건네 준 미음을 먹기 시작했다. 품에 안긴 여인은 마음이 편안하여 살고자 하는 의욕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머니를 만났다. 외로움도 무서움도 이제 없을 것이다. 의원 일이 하루 이틀 늦어진다고 큰 일 날 것도 아니고 어머니를 안정시켜 집으로 모셔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원기를 회복하자면 입맛을 돋우는 탕약으로 병을 다스려야 한다.

  “어머니를 거두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두고두고 잊지 않고 갚겠습니다. 어머니의 병이 위중하여 저의 집으로 모셔가야 하는데 어찌하면 좋을지 한시가 급하여서 그럽니다.”

  친구는 좋은 수가 있다고 했다. 소를 이용한 수레는 있을 거라며 아랫집으로 달려갔다. 소를 이용하여 물건을 실어 나르는 소달구지가 동네의 급한 일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지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환자에게 무리가 될 수 있지만 시간을 다투는 일이라 지체할 수 없었다. 길이 멀어도 떠나야 했다. 처음 와 본 거리가 멀었지만 수레를 타고가면 그리 먼 거리는 아니라는 어머니 친구 말이었다. 친구를 살릴 수 있다면 무엇을 망설일 것인가. 짐이라야 입고 왔던 옷밖에 없다. 미란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어머니 몸에 덮어주고 수레에 올랐다. 정신이 혼미하여 친구의 눈물어린 전송도 손을 잡고 꼭 낳으라는 소리도 귓전으로 듣고 눈물을 흐리며 딸 품에 안겨 있었다. 수레 주인에게 환자는 꼭 안고 갈 터이니 최고 속도를 내 달려달라고 부탁 하였다.

  무극과 살림하는 집에 갈 것인가, 장터의 집 의원으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급한 환자이니 만큼 그리고 시작하려는 외의원의 첫 번째 환자로서 병원으로 모셔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꼭 살려서 자기의 의술을 확인하고 싶었다. 어머니는 수레의 흔들림에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지 숨소리가 고르고 편안해 보였다. 말 대신으로 짐을 싣고 주인과 함께 살아온 세월만큼 소가 끄는 수레도 덜렁덜렁 성큼성큼 주인의 마음을 알았는지 빨랐다. 걸어올 때는 가도 가도 멀게만 느껴졌던 거리가 금방 한양의 중심지인 장터에 당도하였다. 이미 어둑어둑 하여 호롱불이 집집마다 걸려 있는 시간이다. 소 수레를 끌고 온 사람이 너무 고마웠다. 시장주막에서 푸짐하게 대접하였다.

  외의원 내부는 정갈하게 정돈되어 환자를 받을 준비가 끝나 있었다. 어머니를 편안하게 누워계실 곳에 눕혔다. 자는지 눈을 감은 채 기척이 없다. 마음이 바쁘다. 우선 어머니의 맥부터 짚어보았다. 맥이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가늘게 뛰긴 해도 맥은 안정적으로 뛰고 있었다. 우선 환자의 기운을 돋우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까운 정육점으로 찾아갔다. 육수를 우려 먹이면서 탕약으로 약한 부위를 다스려 볼 생각이다. 소 꼬리부분을 잘라 가마솥에 넣고 불을 지폈다. 그리고 입맛을 돋우는 탕제를 달이기 시작하였다. 우선 어머니 병을 고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간판도 달았고 환자가 찾아온다고 해도 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우선 어머니의 옷을 벗기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전신을 닦아주었다. 뼈마디가 앙상하였다. 언제 감았는지 까치집처럼 엉켜있는 머리도 감기고 수건으로 털어 말렸다. 거미 같은 손가락 마디를 보며 눈물이 나왔다. 환자복으로 갈아입혔다. 몸이 땀으로 젖었다. 어머니 얼굴을 살폈다. 눈동자기 반짝거렸다. 기운은 없었지만 희망 같은 것이 보였다.

  “어머니 이제 아무런 걱정 마세요. 저는 결혼도 하였고 이곳이 제가 있을 집입니다. 어머니도 알다시피 제가 의녀예요. 어머니 병은 제가 고칠 겁니다.”

  방을 따뜻하게 하고 환자를 편안하게 눕혔다. 그리고 환자를 침으로 다스렸다. 우선 혈을 터놓아야 음식이 들어가도 소화를 시킬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대전의 비상상태가 풀리고 병조의 집무 실은 한숨을 돌렸다. 이제 정상적으로 퇴궐하여도 되었다. 무극은 꽤 이른 시간에 대궐을 나왔다. 일주일 만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새 파랗다. 기분도 좋았다. 그 제사 미란의 내의원일이 생각났다.

  미란은 무극이 오지 않는 동안 정상적으로 외 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장터에 병원이 있다는 게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의지가 되게 하였다. 갑자기 병이 생기면 가까운 곳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큰 역할을 했다.

  대궐의 일 때문에 임의원이 바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행이 어머니가 미란 자신의 정성던에 차츰 호전되는 것 같은 기미를 보이자 기뻤다.

  일주일 동안 무극이 집에 오지 않은 것도 섭섭한 줄도 모르고 지냈다.

  무극은 밝은 낮에 장터에 들어왔다. 일주일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기에 피곤한 몸으로 외의원에 들어왔다. 벌써 침을 맞고 있는 환자인지 다친 사람인지 몇 있었다. 집에 들어서는 발길이 어쩐지 어색하고 낯설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만의 공간이어야 하는 집에 타인이 있다는 점은 미리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애타게 무극을 기다리던 미란이 아니었다. 무언가 서운한 공기가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는데 길게 누워있는 중한 환자가 있음을 알았다. 미란이 환자 옆에 있다 일어나 반겨주었다. 그녀의 얼굴에 어리던 그늘이 없었다. 환자들을 보니 즐거워 그러는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벌써 환자가 있구려. 당신 혼자 힘들 터인데.”

  미란이 돌보던 환자를 내려다보았다. 환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다. 그녀가 얼른 환자를 부축하여 안았다. 무극의 얼굴을 보는 환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 하였다.

  “어머니를 찾았어요. 이 분이 저의 어머니셔요.”

  “뭐요. 당신의 어머니라고!.”

  “어머니가 아파요. 만나고 보니 이런 상태셨어요.”

  어머니라니, 그리도 그리던 어머니를 어떻게 찾았단 말인가. 무극은 반갑다기보다 저런 몸이 어떻게 살았다고 하는가. 의문이 들었다. 차마 마음이 가지 않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의 손을 잡았다. 뼈만 앙상한 손은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미란이 웃으며 자기와 혼인한 병조판서 대감이라고 말했다.

  “무슨 병이기에 이런 몸이 되도록 내버려 두었단 말이요. 이제 딸을 만났으니 안심하시고 병을 다스리십시오.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요.”

  환자는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높고도 높은 사위 앞에 누워있는 자신이 미안하고 죄스러운 것이다. 딸자식 하나 거두지 못하고 살았으니 딸 앞에서도 미안한데 사위를 보는 그녀의 마음이 오죽이나 창피하고 미안할까. 그러한 모습을 언제까지 보고 있을 자신이 없어 그 자리를 떠나 둘만의 잠자리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남의 집에 온 것처럼 낯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도 사랑스럽던 미란을 안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두 사람의 공간을 이제 유지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미란은 죽은 줄 알았던 부모를 찾았으니 기쁠 것이다. 딸이 의원인데 어머니 병은 고쳐 드리겠지. 무극이 남의 집 소 구경하듯 말하는 것 같아 미란은 조금 섭섭함이 있었다.

  며칠 밤을 새운 탓에 몸이 나른하여 자리에 누웠다.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다. 안채에 자리한 방은 아늑했다. 자리에 눕자 금방 잠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나는 언젠가처럼 바람에 쌓여 날고 있었다. 입고 있던 폭 넓은 옷들이 사라지고 몸 어딘가에 날개가 돋아나 아리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파아란 하늘 위를 날고 있었다. 와~와~ 와~ 하늘 위를 솟구치는 함성 소리에 내 몸은 아래로 아래로 어느 지점까지 추락하고 있었다.

  “와~ 와와 어머 어머, 네 바퀴야! 착지가 자연스럽지 않니?”

  파란 하늘을 비행하듯 돌고 돌더니 옆으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와 눈 위를 사뿐히 착지한다. 옆에 마리아가 있었다. 손뼉을 치며 흥분되어 있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의 하늘은 맑고도 맑았다. 나는 그들과 다름없는 옷을 입고 울긋불긋 화려하고 활기찬 수많은 인파속에서 리아의 옆에 앉아 있었다. 백 년만이다. 오십 년만이다 하던 강원도 눈 소식은 올림픽이 다 지나도록 청정하고 맑은 하늘은 선수들을 응원하였다. 둘러섰던 사람들 환호 소리는 끊이지 않고, 극장판 화면에 비치는 컬링의 영미는 유행어가 되었다. 두껍게 언 어름위에서 아리랑에 날개를 달고 대한의 선수가 연하처럼 날고 있다. 아리랑의 감미로운 음악소리는 얼음 위 열화와 같은 감동의 장면을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얼음 위 선수들 피나는 노력의 결실은 스타디움을 환상의 세계로 끌어 들인다.

  스타디움에 몰려 온 인파들의 환호의 물결은 스타디움을 팽창시켰다.

  나는 스무 살의 열기릉 뿜으며 올림픽 경기장을 누비고 다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13화 2019 / 11 / 1 261 0 13618   
12 12화 2019 / 11 / 1 272 0 13467   
11 11화 2019 / 11 / 1 252 0 13023   
10 10화 2019 / 11 / 1 257 0 12781   
9 9화 2019 / 11 / 1 280 0 12819   
8 8화 2019 / 11 / 1 257 0 13224   
7 7화 2019 / 11 / 1 263 0 13996   
6 6화 2019 / 11 / 1 263 0 16749   
5 5화 2019 / 11 / 1 255 0 16827   
4 4화 2019 / 11 / 1 255 0 17653   
3 3화 2019 / 11 / 1 260 0 17409   
2 2화 2019 / 11 / 1 257 0 17446   
1 1화 2019 / 11 / 1 443 0 1782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승려 포청천
설매1
동 희
설매1
동희
설매1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