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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무사
작가 : 설매1
작품등록일 : 2019.11.1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를 지나 첫번의 생을 살았고 두번째 생은 조선중기 그 격변하는 전쟁 중심의 시대를 돌파해 나가는데 무사의 길을 걸으며 살았다.
문과 시험을 치루기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주인공 무극은 그 길을 접고 무사의 꿈을 꾸게된다. 그는 태어나면서 2018이라는 숫자에 매료된다. 그 숫자로인해 무사의 길이 열린다. 순막히는 순간에 2018의 숫자로부터 하늘의 에너지를 받게 된다. 인간의 삶이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소설속 < 동희> <승려포청전 > <무사 > 에서결정되었다.

 
12화
작성일 : 19-11-01 21:29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1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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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랴!! ” 용비마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물 만난 고기처럼 용비마는 꼬리를 세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말굽소리에 놀라 나뭇가지에 앉아 재잘거리던 새들이 하늘로 솟았다.

  연무장 고목나무가 무극의 행동에 ‘허허허, 그래 사랑도 해 봐야지.’ 웃는 모습이다.

  너의 첫 번째 태어남은 화려했었지. 아름다운 여인을 어머니로 두었고, 거대한 아버지를 두었었지. 그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으로 한 생을 살았었지. 고목나무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무가 무극의 행동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정겹게 다가왔다. 몇 바퀴 숨 돌릴 틈도 없이 달리던 속도를 줄이고 고목나무 아래 섰다.

  세월의 시달림에 버거워 온통 비만이 되어버린 고목나무는 썩은 몸뚱이에서 연한 가지를 키워 단풍이 고왔다. 그렇게 곱게 물들인 단풍색이 아름다워 말에서 내렸다. 움푹 페인 고목의 몸을 손으로 쓸어주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창창하게 조선의 미래를 짊어 질 청춘들이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는 연무장. 모든 것을 다 보고 듣고 비바람 눈보라에도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는 조선의 숨결, 고르게 솟아난 작은 가지들이 어미인 고목나무를 두르고 연병장 한 곳에 편안하게 하였다. 대궐 호위부대가 산이 울리지만 절제 된 함성 소리를 먹고 자랐을 늙은 고목나무가 오늘 따라 친근하다. 마치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 같은 포근함이 있었다. 마음을 어찌하지 못해 말을 타고 달렸던 자신의 행동이 어린애 같이 보였을 고목나무를 아름으로 안았다. 오래도록 만고의 풍상을 다 겪고 살아온 고목나무에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 보인 것 같아 창피하기도 하였다. 절제가 강요된 사회에서 긴장과 두려움을 극복하며 살아왔던 자신이 미란을 만나면서 억 눌려있던 가슴을 펼 수 있었다. 그것은 기적과 같은 변화였다. 한 곳에서만 치우치고 살았던 마음이 한 여인으로 인해 감당하기 버거운 변화를 행복이라는 단어에 접목 시켜 전에 없던 전율을 느꼈다.

  봄날 벼랑 끝에 곱게 피어난 두견화의 고운 자태를 못 잊어 꺾어 가슴에 않았고 그것이 사랑이라면 몸이 부서져도 그 사랑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에 정신 못 차리는 폭풍 같은 바람을 잠재우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내 것인데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차츰 마음이 안정되자 제정신으로 돌아와 말 위에 올랐다. 하루의 시간이 이렇게 지루하게 여겼던 적이 있었던가. 아직 퇴궐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아무렇지않게 집무실로 돌아왔다. 매성기가 뒤따라 들어왔다. 대장의 마음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다. 후환이 두려웠다. 끝까지 속여 먹으려던 마음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들 날락 거리는 무극의 심사를 건드렸다 가는 무슨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 하여 이실직고 하였다. 같이 갔던 장터 집 이야기며 미란이 내의원에 사직서를 낸 것도 하고자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실토 했다.

  “나를 놀렸구먼.”

  죄도 없이 오해를 받아야 했다. 아무리 말하지 말라 하였어도 말을 했어야 했다. 미란이 무극에게 말한다고 하였다. 무극이 그리 마음을 잡지 못할 줄은 몰랐다.

  “대감의 마음에 부담이 될까 봐 그리했을 겁니다.”

  “당장 그곳으로 갑시다. 사람의 애간장을 녹여도 분수가 있지, 당신을 나보다 더 믿었다는 말이요!”

  섭섭함에 따귀라도 갈기고 싶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힘들다. 미란이 매성기를 만나려고 집무실까지 왔었다는 말에 더욱 화가 났다. 자기를 보고도 모른 척 한 것도 모르고 단 걸음에 내의원으로 달려갔던 자신의 행동과 하루 동안 미친개 날 뛰듯 마음을 잡지 못했던 웃지 못 할 행동이 매성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화가 났던 것이다. 점점 마음이 진정되었다. 있는 곳을 알았으니 그리 서둘러 매성기의 눈에 우습게 보이기는 싫었다.

  내의원에 계속 다니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그랬던 마음이 갑자기 바뀐 이유가 궁금했다. 무슨 돈으로 장터의 집을 샀을까. 살림 할 집도 사 주었는데 무슨 일인지 알고 싶었다. 매성기도 자세한 것은 잘 몰라 말하지 않았다.

  조선의 여자들은 혼인하면 의례 집에서 남편 뒷바라지나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내의원에 계속 있으라고 했던 것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 컸기에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그대로 하게 하려는 배려였다.

  매성기와 조금 전에 있었던 갈등은 모두 풀렸다. 둘은 평복 차림으로 북적거리는 장터를 걸었다. 무사의 길을 걸어 온 평범할 수 없는 무극이기에 장터거리는 신기했다. 장터에 들어서자 활기찬 사람들의 분주함이 눈에 보였다. 어릴 때에도 장터에 와 본 일은 없다. 어려서부터 책을 들고 살았고 나이 들어 전쟁에 몸을 바치다보니 장터가 있는 줄도 몰랐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기름 냄새며 고기 끓이는 냄새가 코를 통해 배속으로 들어가 시장기를 부추긴다. 그곳에는 직위가 높고 낮음이 없는 색다른 기운이 넘쳤다. 이제 막 걷어 들이려는 상인들이 분주하였다. 장터가 파하기 직전이라 남은 물건을 홀가분하게 떠 넘기려고 마지막 떨이에 열을 올리며 옷자락을 잡아당겨 놀라게 하는 광경이 무극의 눈엔 신비롭게 보였다. 매성기도 그들의 행동에 웃으며 저지해 주었다.

  지금껏 살아왔던 일들이 어쩌면 이들의 행복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행복해 보였다. 때가 되면 먹고 밤이 되면 자고 자식들의 입에 밥 넘어 가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고 어릴 때 들었던 분이의 말대로 살아가는 행복이었다. 그 것을 지켜주기 위해 조선의 아들들은 목숨을 버려야 했던 것이다. 사람들을 지나쳐 걸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다. 번화한 장터를 지나 사통이 넓게 뚫린 한 곳에 섰다. 산 사나이가 안에서 부지런히 오고갔다. 매성기가 안으로 들어갔다.

  “대감은 여기서 기다려요.”

  안으로 들어간 매성기가 나오지 않았다. 둘러보니 주위가 어수선하고 먼지가 온 집안을 덮고 있었다. 나무 기둥 사이로 헐거워진 벽을 바르고, 흙에 물을 부어 발로 밟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에 놀랐다. 겉으로 보기에도 커 보이는 이 집이 미란이 사들인 집이란 말인가. 무슨 돈으로 시장에 있는 집을 샀을까. 무극은 돈에 대한 것은 잘 모르고 살았다. 이만큼 큰 집을 사려면 돈이 많이 들었을 것인데, 여린 마음의 여인이 저질렀다 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매성기가 나오자 안으로 들어가 보려고 발을 옮겼다. 먼지가 뽀얀 곳에서 미란이 수건을 벗어 들고 미란이 나왔다.

  속이 다 타도록 찾아 헤매던 무극과 달리 미란의 마음은 여유로워 보였다.

  의녀 복을 입고 있었던 미란을 상상하며 바라보았다. 입고 있는 옷이며, 기름이 흐르던 머리를 수건 속에 묶고 있는 모습 먼지에 어룩진 민낯은 또 다른 활기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주막에서 기다리세요. 제가 그곳으로 갈게요.”

  무극이 온 게 반갑지만 한편으론 집을 다 정리하고 깜짝 놀라 게 해주고 싶었기에 아쉬웠다. 무극이 화가 나 있어 매성기가 어쩔 수 없이 말을 하였다는 것을 알았다. 한 달여 걸릴 집 손질이라 매양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던 일을 마무리 짖고 무극의 마음을 풀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산 사나이가 있어 집수리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설계한 대로 집 구조를 꾸미느라 털고 붙이고 바르고 분주하였다.

  매성기와 주막에 와 앉았다. 술상을 청하여 한 잔씩 마셨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물어보는데, 저 집이 돈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무슨 돈으로 샀대나 그리고 무엇을 하려고 그러던가?”

  부모도 없는 미란이 불쌍하여 더욱 애처롭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리 생각한 자신이 답답하여 매성기에게 물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강으로 일관하여 살았던 무극이 여인의 치마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당황스럽다. 그러한 의문을 매성기는 풀어 줄 수가 없었다.

  “저나, 대장이나 과소평가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조선의 보통 여자로 생각하게엔 놀랍지 않습니까.”

  “나는 뒤통수를 쎄게 얻어맞은 기분이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구먼.”

  그들이 있는 주막으로 미란이 왔다. 돈 많은 여인이 시장에 들어 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주막주인이 알아보고 반가워하였다. 무극의 마음을 어찌 달래 주어야 하나 겁이 나기도 하였다. 이제 고개를 숙이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주막에 상한기분을 달래는 데는 술이 제격이라 술집에 들어와 마주앉았다. 웃으며 들어서는 미란을 보고 매성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란은 무극의 옆 자리에 앉아 무극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대담함은 두 사람의 눈을 놀라게 하였다.

  “용서 하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든 말씀드리고 저지르겠습니다. 한 번만 너그럽게 보아 세요.”

  무극은 잡힌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체온이 가슴에 전해진다. 그리고 매성기가 있는 자리에서 좁은 소견을 보일 수도 없었다. 따라주는 술을 마셨다. 주인이 특별히 만들어준 술안주며 부침을 먹었다.

  마주 앉은 술자리가 두 번이나 되다보니 매성기도 이제 가족처럼 가까웠다. 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제 가족과 같이 친해진 친정 오라비처럼 의지해도 되겠다며 웃었다. 두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자기가 하고자하는 의원 일을 말하였다. 여자의 소견으로 번잡한 장터에서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어렵고 불안하지만 대감이 옆에 있어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미리 상의하지 못한 점에 용서를 빌었다. 의원 자격을 취득하였지만 이런 용기를 낸 것은 무극의 든든한 힘이 있어 가능 하였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였다.

  미란이 하는 말을 미리 들은 바가 없어서 놀랐다. 의원 자격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그녀의 말에 그저 놀라고 있을 뿐이다. 그녀에게서 생동감을 보았다. 그리고 무극과의 처지를 생각해 남편만을 기다리는 여자의 일생을 살기엔 하린에게 너무 죄짓는 일이라 판단 하였다는 미란의 말을 무극은 그저 듣고만 있었다. 조선의 여인이 주막에서 남정네와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인다는 게 놀라운 광경이지만 그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저는 당신을 혼자 갖고 십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집착하지 않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길에 대해 생각하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아는 사람을 만나서 제 마음에 드는 장소에 집을 마련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고, 용기를 갖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매성 오라버니가 아니 계셨다면 어려웠을 수도 있었는데 제 일을 잘 해결해 주셔서 일이 잘 풀렸어요. 당신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되었소. 이제 알아들었으니 그만해도 되오.”

  구구절절 설명에 공감을 얻었다. 얼마나 예쁜 마음인가. 내의원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온 것은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의원의 자격을 다 갖추고 있다는 말에 놀랐다. 그런 여인이라는 게 새삼 놀랐다. 배운 의술을 펴 보려는 미란의 욕심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여린 여인으로만 생각하고 대했던 그동안의 일이 부끄러웠다.

  “당신의 마음이 그런 줄도 모르고 애를 태웠던 내가 미련하였소. 이제 되었으니 마음대로 당신의 의술을 펴보시오. 내가 무슨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당신 마음을 편하게 해주리다. 당신말을 듣고 보니 정말 기분 좋은 날이요.”

  매성기에게 고마워해야했다. 허둥댄 것은 사나이 체면에 말이 아니지만 그 만큼 미란을 사랑했다는 것이니 창피한 행동은 묻어야 했다.

  술잔을 받아 마시며 웃었다. 행동이 부끄러워 웃었다. 며칠 동안 전전 긍긍했던 일은 그녀를 잃어버릴까 봐 애썼던 것이다. 만약 미란이 말도 없이 자신의 곁을 떠났다면 미쳤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사랑은 목숨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둘이 걸었다. 손을 꼭 잡고 그녀의 깊은 마음을 알았다.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던 그녀를 더 사랑하였다. 하린을 찾아가 만났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가슴 속에 감추어 두었던 통 큰 마음이 때를 같이 하여 밖으로 나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를 안고 걸었다.

  “이제 형님과도 잘 지내기로 하였으니 서방님은 마음을 놓으세요.”

  처음으로 하늘같은 대감을 서방님이라고 용기를 내어 불러 보았다.

  부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다 풀어 준 것은 너무 고마웠다. 본가에 찾아간 것도 놀랍고 서로 화해하여 잘 지낸다는 말도 놀라웠다. 이제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홀가분한 기분은 그녀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었다.

  “당신에게 할 말이 없구려. 내 마음을 이리도 편안하게 해 줄줄은 정말 몰랐소. 이제 아이들 얼굴도 아비로서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겠소. 내 마음엔 당신밖에 없어서 아무도 마음속에 들어 올 수 없는 줄 알았는데 당신의 말을 들으니 아이들이 먼저 생각이 났소, 내 마음을 이해해 주시오. 아비가 되어서 이런 경황을 어찌 설명할 수 있었겠소, 당신 덕분에 하린의 마음도 편안해졌을 것이요. 지혜로운 당신이 정말 사랑스럽소. 당신의 행방을 알지 못하고 헤맸던 것을 보상 받은 셈이요.‘

  솔직한 심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며 하루 종일 헤매고 다닌 이야기도 하였다. 내의원에서 나갔다는 황당한 이야기며 말을 타고 달려갔던 이야기며 머리가 하얗게 세었을 거라며 다 털어 놓았다. 그녀의 하얀 이가 행복해 보였다.

  “ 당신이 내 옆에 없다면 죽을 거요. 이번 일을 보면 말이요.”

  어두운 길에는 사람의 왕래가 없었다. 둘은 외진 곳에서 보고 듣는 이가 없음에 큰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최무극은 나의 서방님이다!”

  “내부인은 사미란이다~~”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내려와 그들과 함께 걸었다.

  미란은 대문 밖까지 무극을 따라 나왔다.

  새로 산 집에서 두 사람은 행복 했다. 아침 일찍 무극을 위해 밥을 지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에 수건을 쓰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쌀을 씻었다. 두 사람의 신혼 생활이 시작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군인 가족은 편하다. 미란과의 인연으로 별동부대원들과 더 가까워 졌다. 그들은 신바람이다. 하늘같은 대장의 집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으 쓱 올라갈 일이라 집안을 살펴준다든가 나무를 쌓아 놓는다든가 나무를 잘라 아궁이에 넣기 좋게 묶어 놓는다든가. 미란은 그것이 행복했다. 자기를 환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더구나 남자들의 대우를 받는 게 더 큰 기쁨이다.

  아침상을 두고 마주 앉았다.

  “서방님, 호호호 이것이 꿈은 아니지요?”

  무극을 빤히 쳐다보고 행복해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여인으로서 최고의 행복이었다.

  열정으로 밤을 새운 두 사람은 이불 속에서 열정으로 밤을 새운 두 사람은 이불속에서 떨어지기 싫었지만 일어나 밥을 지었다. 그리고 그와 마주 앉아 아침을 먹는다. 장난스런 소꿉놀이 같다. 무극의 숟가락에 반찬을 올려놓으며 웃었다.

  대궐의 권세도 내려놓고 평범하게 농사를 지으며 그녀와 살고 싶었다. 그녀에게 떠밀려 대문 밖까지 나왔다.

  말을 두고 왔기에 매성기에게 아침 일찍 말을 가지고 오라는 명령을 했던 것이다. 대문밖에 나오니 멀리서 말 발급 소리가 났다. 무극의 옷매무새를 살펴주며 무극의 허리를 두 팔로 끓어 안았다. 누가 보는 사람도 없으니 그들의 사랑 표현은 자유로웠다. 언제까지 샘물처럼 사랑이 샘솟을 것인지 궁금하다.

  “집에 아이가 올 것이요. 이웃에 사는 아이요, 낮에만 집안 정리를 시키고 저녁에는 집으로 보내기로 하였으니 집안일은 걱정 안 해도 되오.”

  집안일까지 세심하게 생각해 주는 무극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게 없는 자신이 미안하여 고개를 숙였다. 그는 조선 남자가 아니었다. 조선 남자는 그러면 안 되었다. 진정 조선의 남자와 열정의 밤을 보낸 것인가 행복에 겨워 웃으며 되새겨본다. 방에 들어오니 쓸쓸한 바람이 휘~잉 지나갔다. 먹다 남은 밥상을 부엌에 밀어 놓고 방문을 열었다. 밤새 가두어 두었던 공기를 갈아주기 위해서다. 대문이 삐걱 열리더니 머리에 댕기를 맨 열 서너 살 된 아이가 들어와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셔요.”

  머뭇거림 없이 인사를 한다. 집안 일 하기위해 온 아이임을 알고 안으로 들어오라 하였다. 대궐에 있을 때 고만 고만한 여 아이들을 많이 보아 왔기에 그들을 대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부리는 법도 알고 있었다. 자기도 가난하게 살아온 처지라 집안일에 아랫사람을 둔다는 것은 어색하기도 하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집에서 살림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보니 더 고마웠다. 어린 것이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을까 정을 주어 가족으로 생각하리라 마음먹었다.

  “이름은 덕이 구요. 나이는 열세 살 먹었어요. ”

  집은 10리 밖에 있다고 했다. 아침저녁으로 걸어 왔다 갔다 하라는 조건으로 왔다고 했다. 제법 똑똑해 보였다. 이것저것 할 일을 정해주었다. 아직 집안에 할 일은 없지만 무극이 정한 일이라 집을 지키는 정도로 책임을 지워놓았다. 덕이 나이에 대궐에 나인으로 들어갔다가 배탈이 나는 바람에 임의원의 배려로 의녀가 되었다. 그 아이의 얼굴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지난 일들을 떠올렸다. 이제 모든 게 잘 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어머니를 찾고 싶었다. 어디 살고 계신지 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을 만났기에 하나 뿐인 딸을 혼자 남겨두고 행적을 감추었는지 궁금했다. 살아 계시기나 한지 갑자기 어머니 소식이 궁금했다. 시간을 내 살던 동리에서 아는 사람을 찾아 어머니의 행적을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말을 달렸다. 세자와 가져던 대화의 여운이 강했는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달려온 것이 본가인 집 마당에 당도 하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랬다. ‘미란은 어찌 되었을까’ 문득 돌아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울음소리를 듣고 아범이 대문을 열어 주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안방에 불이 밝아지고 문이 열리며 하얀 비단 속옷 바람으로 달빛에 선 하린이 아름다웠다. 참으로 묘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온통 미란의 생각만 꽉 차 있어서 다른 생각은 들어 올 틈도 없었다. 더 큰 일을 생각하느라 사랑 따위의 감정은 날아가 버린 것인가. 말고삐를 전해주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하린이 이미 첫잠을 설친 눈으로 관복을 받아 대나무로 만들어 놓은 사랑 옷걸이에 걸었다. 하린이 늦은 시간에 들어온 무극의 얼굴을 무심히 쳐다보니 무언가 무거운 분위기를 감지하여,

  “무슨 일이 있습니까. 대감의 얼굴이 붉어 있습니다.”

  “밤에 말을 달려 왔더니 그런가 보오. ”

  부인에게 세자와 함께 대궐에서 저녁을 먹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녀자에게 할 말이 아니어서 입을 다물었다. 하린이 일어나 세숫대야에 물을 떠 왔다. 손발을 씻고 자라는 경고다. 그녀가 하라는 대로 씻었다. 수건으로 발을 문지르며 대궐에서 먹었던 밥상이 머리에 떠올랐다. 잘 먹은 탓인지 속이 든든하였다.

  “대궐에서 저녁을 잘 먹었더니 속이 타는구려. 물 한 그릇 떠 오시오. ”

  다른 말은 할 수 없고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한 말이다. 그녀가 부엌으로 나간 사이에 옷장을 열고 이부자리를 꺼내 방바닥에 깔아 놓았다. 방에 들어온 하린이 놀랐다. 평소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무극의 행동에 비웃음의 콧방귀가 나왔다. 남편이 미란의 품에 서 행복해 할 때 밤이 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새파란 밤은 눈에 불똥이 튈 정도로 별의별 상상을 다하며 남편을 미워했었다.

  미란이 아무리 무극의 마음을 잡았다 해도 아이들을 낳아준 조강지처는 버리지 않는 것이 남정네라는 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잠시 마음이 갔을 뿐 결국에 조강지처 품으로 돌아오리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달랬다. 하린의 손에서 물을 받아 마시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한 마디 한다.

  “내 들었소.”

  그 사람과 만났다는 얘기를, 당신이 이해해 주어서 고맙소. 앞으로 잘 지내주기 바란다는 걸구지 말하지 않아도 그런 마음을 감지하였다. 남편의 말이 아니꼽고 더러워도 어쩌겠는가. 자식이 셋이나 있는 여인이 투기를 하여 집안을 시끄럽게 한다면 나랏일을 하는 남편을 욕되게 한다는 걸 알기에 참아야 했다. 무극의 입에서 미란에 대한 말을 들었을 때 몸에서 까슬한 소름이 배심 감을 억지로 참았다. 어쩌랴 그 대단하던 무극이 손수 이불을 펴는 것을 보니 다른 사람으로 보여 물끄러미 서서 바라보려니 참으로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극이 사랑으로 건너가기를 바랐다. 마주보고 있다는 것 자체에 자존심이 상하여 다른 이부자리를 펴 남편이 눕기 전에 한 쪽에 깔고 누웠다. 애들 방으로 간다는 것도 우습고 잠을 잘 수 없는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웅크리고 누워있는 하린의 이불을 덜렁 제치고 와락 끓어 않아 자기 옆에다 뉘었다. 힘을 다해 버둥거리며 무극의 손을 뿌리쳐 일어나려 하였다. 이렇게 허무하게 용서할 수는 없었다. 여자 힘으로 당해 낼 수 없는 무극의 품안에서 꼼짝 할 수 없게 되었다. 힘으로 용을 써 보지만 남자의 억센 팔에 안겨 빠져나올 수 없을 바엔 여인의 무기인 눈물로 대신 하는 것이다. 무극의 품에서 설움에 복받쳐 흐느끼고 있었다. 여인의 눈물은 강한 무기가 되어 남자를 약하게 한다. 무극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품었다.

 

  해가 지자 검은 구름이 차츰 비로 변하여 대궐의 지붕 위 기왓장 사이로 물줄기가 요란스럽게 흘러내렸다. 우산을 챙겨온 사람은 없다. 퇴궐 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처마 밑에 모여서 소낙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한 발짝을 나서지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았다. 대감을 모시는 아랫사람들은 분주하였다.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하인들은 여기저기 뛰었다.

  매성기가 어디서 구해 왔는지 우산을 무극의 머리위에 씌워주며 발 빠른 부하가 챙겨 왔음을 말했다. 우산을 챙겨 쓰고 마구간에서 용비마를 내와 비속으로 말을 달렸다. 미란이 있는 장터로 가고 있었다. 한양의 거리는 여기저기에 미쳐 비를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남의 집 처마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비가 쏟아지는 장터거리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검은 구름이 일자 물물교환으로 길 옆에 앉아 있던 시골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다.

  미란은 하던 일을 멈추고 어찌 하여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집들이 운집한 장터라 이미 옆집 사람들과 말을 통하고 있었기에 우산을 얻어놓았다. 집으로 가는 길이 멀어 말을 타면 빨랐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처다 봐도 금방 그칠 비가 아니다. 어디서 말울음 소리가 들리더니 무극이 말을 타고 장터로 들어오고 있었다. 장터에 말을 타고 들어오기는 처음이다. 다행히 거리에 사람들이 없어서 말을 타고 들어와도 거치는 것이 없다. 앞으로 장터를 수없이 들락거릴 걸 생각하니 사람의 일이란 정말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란이 무극을 확인하고 길옆에 비켜서 있었다.

  “서방님~”

  무극은 그녀를 뒤에 태우고 돌아섰다. 비가 쏟아져도 집으로 가야하는 길이다. 용비마의 수염이 비를 뿌린다. 미란은 무극의 등에 꼭 붙어 지난밤을 생각했다. 하린과 밤을 보냈을 무극이 오늘은 자기와 밤을 보낼 것이다. 그들에 대한 묘한 질투심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자기 혼자 좋아해야 할 무극이 다른 사람을 품었다고 생각하니 그의 허리를 안고 있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여 무극이 미워지고 있었다. 하린에게 무극을 욕심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런 심정은 무어란 말인가. 그런다고 대놓고 마음을 드러내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극을 혼자만 갖고 싶다는 강열한 열정이 말을 달리고 있는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꽉 조였다.

  뜨거운 체온을 느끼며 두 사람은 흥분하고 있었다. 무극이 조여드는 두 팔의 힘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지난밤에 무극은 하린과 행복했다. 대궐에서의 일을 생각하면 세자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지만 비속에 미란을 만나니 미란에 대한 사랑을 갑당하기 힘들다. 이 여인은 나로 하여금 미치게 하는 무엇이 있구나. 비를 맞으며 달리는 말 등에 두 사람은 알 수 없는 미로 속에 여인의 젖가슴에서 전해지는 전율은 참을 수 없는 욕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말에서 내린 두 사람은 그냥 집안으로 들어 갈 수 없었다. 몸은 비에 젖었지만 두 사람 흥분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물이 뚝뚝 떨어졌다. 미란을 밀어 대문 앞에 세웠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만 들린다. 미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얼굴을 타고 턱밑으로 줄줄 떨어진다. 비가 쏟아지는 어둠 속에서 보는 이가 없어 자유롭다.

  지난 밤 하린과 함께 했던 무극의 몸이 질투의 화신이 된 그녀를 미치게 하였다. 그러나 다음 단계는 꼭 그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하고 떨어졌다.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에 젖어 무거워진 옷을 하나씩 벗으며 서로 쳐다보았다. 부끄럼이라든가. 체면이라든가 그런 것은 없었다.

  두 사람은 덕이가 가마솥에 데워 놓고 간 따뜻한 물로 젖은 몸을 씻었다.

 어전에서 있었던 일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긴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 올렸다. 무극의 옷을 새 것으로 꺼내 놓았다. 무극의 옷은 집에서 입을 수 있는 편한 것으로 몇 벌 사다 놓았다. 미란은 알몸을 감추려고 마른 옷을 찾아 입었다. 옷장을 열어 폭신한 이불을 폈다. 불을 피워 따뜻하게 데워진 방바닥은 비에 젖었던 두 사람의 몸을 새로운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였다.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는 추녀 밑에 웅덩이를 만들고 마알 간 물방울 소리에 귀를 세웠다.

  솥뚜껑을 열었더니 식을까 담아 놓은 밥그릇 두 개가 따뜻한 물 위에 담겨 있었고 곱게 흙 맥질한 부뚜막 위에는 서너 개의 반찬 그릇에 반찬이 정성으로 덮혀 있었다. 군침을 돌게 했다. 덕이가 해놓고 간 저녁이다. 그 어린 게 해 놓았다고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그 어린 게 책임을 다하여 지어놓은 것들을 밥상에 올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무극이 누워 있는 이불을 걷었다. 이불 속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몸을 일으켜 무극이 밥상머리에 앉았다. 저녁상에 담겨진 어린 것의 정성을 생각하며 둘이 웃었다.

 비는 추녀 밑을 두드려 밤새도록 내렸다.

 

  미란은 의원 간판을 무어라 붙일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대궐의 의원은 내의원 인데 성문 밖에서 백성들의 병을 보는 의원이라는 뜻에서 외의원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동안 환경이 달라졌다. 허술했던 집이 새롭게 단장됐다. 장터를 오고가는 사람들도 다름을 알아보고 소문은 눈길을 끌었다. 집과 벽을 품위 있게 만들어 놓았다. 장터 사람들 입에서 무엇을 하려나 볼 때마다 궁금해 하는 말이 나왔다. 집이 완성되면서 차츰 소문을 냈다. 성문 밖 백성들은 의원이라 하면 의당 남자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궁금하였던 것이다. 구지 설명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자연히 알아질 일이기에 간판의 글씨를 무극에게 부탁 하였다.

  “서방님, 의원 이름을 외의원이라고 지었어요. 더 좋은 이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집수리를 한 번도 도와주지 못한 미안함에 미란이 물어오자 무조건

  “당신이 좋으면 좋은 거지. 내가 뭐 알겠소. 당신이 마음에 들면 되었소.”

  라는 말로 그녀의 마음을 존중해 주었다. 신여성이라는 말은 조선 중기에 아직 유행되지 않은 생소한 말이지만 미란이 신여성임에는 이의를 달수 없다. 미란이 바쁘고 하여 무극은 부모님에게 인사를 못 시킨 것이 죄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맡은 지책이 막강하다보니 부모님을 찾아보는 일이 여의치 않았다. 무사의 길을 걸으면서 부모님에 대한 애착은 없었다. 그러나 미란은 부모님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동생 둘이 부모님 가까이 살면서 부모님을 잘 모실 거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살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왕래하며 살지 못했다.

  분이 입장에선 큰 며느리 집이 워낙 처음부터 대단한 집안이라 그랬고. 무극이 하는 일이 목숨을 내놓고 임금을 섬기는 일이라 아들이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고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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