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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무사
작가 : 설매1
작품등록일 : 2019.11.1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를 지나 첫번의 생을 살았고 두번째 생은 조선중기 그 격변하는 전쟁 중심의 시대를 돌파해 나가는데 무사의 길을 걸으며 살았다.
문과 시험을 치루기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주인공 무극은 그 길을 접고 무사의 꿈을 꾸게된다. 그는 태어나면서 2018이라는 숫자에 매료된다. 그 숫자로인해 무사의 길이 열린다. 순막히는 순간에 2018의 숫자로부터 하늘의 에너지를 받게 된다. 인간의 삶이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소설속 < 동희> <승려포청전 > <무사 > 에서결정되었다.

 
11화
작성일 : 19-11-01 21:27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1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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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무극은 동구 밖 길을 산책하였다. 단풍나무가 줄을 이어 색감을 드러내는 길을 혼자 걸어보기는 처음이다. 아름다운 계절이구나. 미란을 위해 사준 집 둘레에도 과일 나무며 단풍나무를 심어야겠다. 그녀와는 마음이 잘 통한다. 둘이 산책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리라. 웃어주던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제 2의 인생을 함께 하리라. 동료들이 만들어 준 혼례의 자리는 참으로 잘 된 일이다. 대 놓고 혼인 할 입장도 아니었는데 일이 해결 되었다. 누구라도 함부로 말하지 못하리라.

  아침상을 물린 뒤 사랑으로 나왔다. 하린이 따라왔다. 시앗을 보았다고 하늘같은 남편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타는 속은 타는 속이고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여인의 운명은 하린에게도 비켜갈 수 없었다. 남편을 그냥 보낸다면 영영 집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을 비워야 했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목울음을 삼켰다.

  “작은 집이 되었다는 사람을 집에 데리고 오세요. 저도 마음을 다스려 보겠습니다.”

  관복을 입혀주는 손끝이 떨렸다. 남편의 앞태를 매만지고 뒤태를 매만지며 사랑하는 눈으로 보았던 혼자만의 사랑이 다른 손길로 넘어갔다는 생각에 가슴이 메어진다.

  “아이들을 봐서라도 집에 들러 주세요. 저는 아무래도 괜찮아요. 애들이 아버지를 그리워 하지 않게 마음을 써 주세요.”

  자존심이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그리 말을 하였다. 무극의 얼굴은 처다 볼 수 없지만 말을 하였다.

  할 말이 없다. 자기 마음도 보고 싶은 고통을 참을 수 없으니 그냥 입을 다물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부리는 아이가 용비마의 털을 다듬고 있었다. 아이들이 우루루 나와 인사를 한다.

  “아버지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아버지를 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부러울 것이 없이 순진무구하였다. 그것은 다 가정교육 탓이다. 그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어릴 때 생각이 떠올랐다. 내 형제는 어렵게 살았다. 그러나 내 자식들은 부러운 것 없이 잘 자란다. 그 것으로 아비의 역할을 다 하지 않았나 하는 자기 합리화도 해 보았다. 마음이라도 편안하고 싶었다.

  아침 태양이 눈부시다. 말을 타고 아침 공기를 마시니 억눌렸던 가슴이 시원하게 풀어졌다. 성문 앞에서 말고삐를 잡고 들어갔다. 병조판서의 자리는 언제나 마음의 무장이 풀리면 안 되는 직책이다. 긴장 속에서 살았던 무극이 미란을 만나 굳었던 근육이 풀리고 인상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 일인지.

  나라의 안위를 중시하는 자세에는 마음을 옥죄는 책임감이 따른다. 만남은 생활을 변화 시킨다. 모든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었다.

  미란은 임의원에게 사직서를 내야 했다. 집수리를 하는 동안 대궐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에 정진해야 한다고 믿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두려울 것은 없었다. 하루 해가 산마루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 지루한 날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봉투를 임의원 앞에 내어 밀었다.

  “이것은... 사직서가 아닌가! 내의원을 나가려 하는가?”

  “죄송합니다. ”

  임언국은 놀라움과 섭섭함에 미란을 쳐다본다. 손발이 맞아 일하기가 쉬웠던 조수가 아니었나. 사랑을 찾았다고 내의원을 나갈 줄은 몰랐다. 많은 생각을 하고 결심을 하였을 그 마음을 헤아리니 할 말이 없다.

  “집에서 대감 퇴궐만 기다리며 살 건가.”

  “그 것이 아니고, 스승님께 말씀드리기는 송구하지만 곧 장터에다 의원을 차려볼까 합니다. 스승님께 배운 의술을 성 밖의 사람들에게 펴보려는 생각에 저질러 보았습니다. 그동안 저를 아껴주시고 가르쳐주신 선생님의 은혜를 의술로 갚고 십습니다.”

  임 의원은 놀랐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였을까 대견스럽다.

  “대궐 밖에서라...

  “언제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어. 그런 마음이라면 보내주어야지. 대궐 밖에서 병든 사람들 고통을 덜어주는 게 의술배운 목적이 아니었나. 잘 생각했네. 오른팔이 떨어지는 아픔이 대수 겠나.”

  의외의 희망을 안겨준 미란이 놀라워 손을 마주잡았다.

  이제 자주 뵙지 못할 것 갔기에 고개가 숙여졌다.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눈물이 났다. 그동안 정들었던 곳을 떠나려니 마음이 아팠다. 의녀들은 놀라운 사실에 손을 마주잡고 부러워했다. 병조판서 작은댁으로 들어앉을 것이라고 알았던 의녀가 의원을 차린다는 말은 그들에게도 놀라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임의원도 그녀의 행로가 궁금하였다. 훌륭한 의술을 썩이고 살림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미란이 그져 내의원에 남아 있기만을 바랐었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다. 임의원은 섭섭하면서도 장터에서 의원을 열겠다는 놀라운 말에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된 궐 밖 사회생활을 결정한 미란을 격려하여 미란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미란은 가슴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다.

  내의원에서 사용하던 물건을 모두 챙겼다. 열심히 공부에만 정진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하나하나 챙겨 넣었다. 수 의녀를 도왔던 의녀는 눈물을 흘리며 헤어짐을 안타까워했다.

  “갑자기 떠나신다니 저는 어떻게 해요?”

  수 의녀를 따랐던 의녀가 눈물을 흘리며 전송하였다. 의녀의 등을 두드려 안으며.

  “걱정 말고 잘 있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사람의 일은 모르는 거야. 이렇게 내의원을 떠날 거라는 생각을 했겠니. 너도 잘하고 있어,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

 동생 같이 자신을 따르던 그녀의 정에 눈시울을 적셨다.

  자리를 잡으면 데려가리라 마음먹었다. 자신이 임언국을 믿고 따랐듯이 그녀도 자신을 믿고 따랐던 것이다. 사람은 인연을 잘 만들어야 한다. 좋은 인연은 좋은 결과를 만든다. 임의원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궁궐의 나인으로 살았을지 궁궐을 나와 혼인하여 살았을지 모른다. 인식하지 못했던 희망이 인연으로 인해 세상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무극이 문과를 공부하다가 장군이 되겠다고 진로를 바꾼 것도 그렇다.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겨진 비밀이 인생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무엇을 하고자 해도 기회가 주워 지지 않으면 이루기 어렵다.

  첫 번째로 할 일이 있었다. 무극의 부인으로 살려면 확고한 자리가 필요하다. 본가와 화합의 본질을 이루지 못한다면 외로울 것이다. 의녀의 오랜 직업도 청산 하였고, 하고자 했던 일이 눈앞에 왔는데 큰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다면 어떻한 경우에도 마음 편히 살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궐 밖의 생활이 만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려도 본인이 모른다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것인가. 신뢰를 받아야 할 직업전선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린을 만나야 한다. 가슴 떨리는 심정으로 결정하여 찾아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많은 선물을 가지고 가고 싶지만 뭐 그리 반가운 손님이라고 기뻐하겠는가. 마음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결론 내렸다. 처음 만남이 중요하다. 자신이 기생 이었다면 모든 것을 무시하면서 무극의 사랑을 독차지 할 뻔뻔함이 있었겠지만, 자존을 지키려면 인간의 도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머리가 다 뽑히도록 머리끄덩이를 잡힌다 해도 호랑이 굴로 들어가 타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범하게 차려 입었다. 무엇을 들고 가도 본 댁의 손에서 성하지 못 할 것으로 생각하고 빈손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무서웠다. 더욱이 그녀의 친정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대감 댁이 아니던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죽는다 해도 누구 하나 나서서 구명해 줄 사람도 없다. 형제가 있어 누가 같이 갈 사람도 없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허허벌판을 걸었다. 외로웠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옆에 무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혼자 해결 할 문제다. 첩이 라는 것도 억울한데 전처가 어떠한 행동을 하여도 견뎌 내기로 한 이상 모든 각오를 하고 무서운 소굴로 걸어가고 있다.

  매성기를 만났을 때 물어 보았다. 무극의 가족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어디에 살고 있다는 것도 들었다. 매성기가 물었다.

  “본가에 가려구요?”

  “그것이 도리라 생각합니다.”

  그 때부터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자신을 달래려고 노력하였다. 수많은 생각을 하며 걸다보니 어느새 무극이 산다는 집 마당에 들어섰다. 커다란 개가 달려와 짖어댔다.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나와 개를 손짓으로 멈추게 하고 공손히 인사를 한다.

  “마님을 찾으십니까?”

  일하는 사람도 미란이 여염 집 아가씨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일하는 사람의 눈에도 여염집 여인이 아니라는 게 보였다 .마님이 아무도 몰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대감이 적진에서 돌아오자 행복하여 날아갈 듯이 아름답던 주인마님이 언제 부턴가 얼굴이 시들시들 말라가는 것을 보니 대감과 마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마당에 서 있는 다소곳한 저 여인은 처음 보는 여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 눈에 알아보았다.

  “마님을 뵈러 왔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 아뢰었다.

  “얌전하게 생긴 여인이 마님을 뵙겠다고 찾아 오셨는데요.”

 순간 하린의 가슴이 콩닥거렸다. ‘대감이 보낸 여인인가. 어찌 혼자 왔단 말인가. 보통 여인네가 아니구나. 어찌할 것인가, 단번에 기를 꺾어 놓을 것인가. 얌전히 대할 것인가’ 등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하였다.

  “마님, 어찌 할까요. 아주 예쁘게 생겼어요.”

 자존심을 뭉개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하인에게 성질을 내기도 뭐 하여 마음을 가다듬고 의젓하게 말했다.

  “안방으로 드시라 해라. ”

 

  TV 안에는 2018의 숫자가 베일을 벗고 함성 속에서 살아났다. 2018 2월 8일 오후 8:10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을 메운 함성은 영하의 날씨에도 열로 다스렸다. 선수들과 함께92개국 국기가 펄럭이고 7년의 긴 시간동안 연구하여 발표하는 퍼포먼스는 세계인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성화의 불꽃은 세계를 돌아 스타디움으로 들어왔다. 환호의 기쁨은 모든 이념을 넘어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북한의 하이스하키 선수가 대한민국 선수와 성화를 나란히 들고 들어오자 스타디움 첫 개막장식을 하는 환호성이 안방의 TV빡스를 들썩이게 했다. 누가 마지막으로 성화의 불꽃을 피워 올릴 것인지 궁금한 가운데 놀랄 장면이 눈에 들어 왔다. 마지막 성화를 든 선수 두 명이 오른 뒤 계단이 하나씩 사라지는 기술을 보며 놀랐다. 성화를 든 두 선수가 가파른 계단을 한발 한발 이 오른다. 오르자 뒷 계단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었다. TV 앞에 환호하는 사람들은 기술을 놀라워하였다. 마지막으로 성화의 불꽃을 피여 올릴 주인공은 누구일까를 가슴 조이며 보고 있었다. 과연 기대했던 대로 하얀 날개옷을 입은 김연아 선수가 얼음 위에서 마지막 성화를 받아들고 파란 불꽃을 피워 올렸다. 성화에 끝 장면이었다. 성화의 불꽃은 누가 붙일 것인가에 의문이 풀린 관중들의 열광은 파란 밤하늘을 끝까지 진동시켰다.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퍼포먼스는 불꽃놀이로 변하여 하얀 꽃들이 하늘을 날았다. 그 것은 꽃이 아니다.

  영혼들이 반딧불이 되어 2018 대한민국의 동계올림픽을 환영하러 스타디움으로 몰려왔다. 가슴을 찡하게 연출되어 스타디움에 반딧불이 떼를 지어 하늘에 오르고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죽어서도 평화를, 통일을 원한다는 영혼들이 반디 불로 비둘기로 반짝거렸다. 이어 남북이 함께 평화의 올림픽이 되기를 염원하는 꽃등이 날고 있었다.

  대한민국 만세다. 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이어 조선을 지나온 민족인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평화의 올림픽이라는 슬로건은 성공하였다. 작은 항아리 속에서 놀았던 강원도 평창이 그 항아리를 깨부수고 하늘로 치솟았다. 하늘은 바다에 내려와 파랗고 바다는 하늘을 받아 동해를 알리는 세계인에게 신선함을 주었다.

 

  미란은 오그라진 가슴을 두 손에 감싸고 안방 한쪽으로 섰다. 장롱의 화려함은 대가 집 본보기인 양 한 쪽에 놓여 있고, 하린이 봄직한 책 몇 권이 책상에 가즈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미란은 문지방을 넘어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꼿꼿하게 서서 바라보고 있는 하린에게 인사를 했다. 마음을 아무리 다스려 보려 해도 하린의 눈은 미란을 뚫어 져라 쏘아보았다. 하린의 직감은 적중하였다. 미란의 모습에 질려 분노를 누르고 자리에 앉았다. 스스럼없이 입가에 미소는 지을 수는 없어도 찾아온 손님에게 의연하게 예의를 차리려고 자리에 앉으라는 손짓을 하였다.

  미란은 이 순간을 피하고 싶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눈이 무서웠다. 겉으로 보기에 의연한 행동이었지만 미란은 그대로 자리에 앉으면 안 되었다. 하린이 먼져 자리에 앉자 미란은 입고 있던 웃옷을 살짝 벗어 옆자리에 내려놓고 공손하게 큰절을 올렸다.

  하린은 손이 부르르 떨었다. 몸을 일으켜 머리채를 휘어 감을까, 입고 있는 옷을 갈기갈기 찢어 속살을 볼까 마음 같아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데, 순간 일어나려는 충동을 참아내야 했다. ‘체통을 지켜야지’ 하는 강한 의지가 그녀의 얼굴을 가라앉혔다.

  “저는 사미란이라고 하옵니다. 무례를 용서하여 주소서”

  미란의 자세를 보니 부지불식간에 화를 내 자신의 무식함을 드러내는 꼴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을 최대한 안정시키려고 노력하였다. 큰 절을 받았으니 추한 꼴을 보여서는 안 되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미란을 보며 말했다.

  “편이 앉아요. ”

  말 속에 가시를 빼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가슴이 떨려 그 자리에 계속 앉아 버틸 수가 없었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앉아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분한 감정이 폭발 할 것 같아 다스려야 했다. 부엌에 들어가 찬 물을 퍼 마시며 가슴을 눌렀다. 뜰에 나와 가슴을 쓸었다.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이런 날이 올 것을 짐작이나 하고 살았다면 덜 슬펐을 것이다. 이런 일을 겪게 하는 남편이 원망스럽고 미웠다. 그것은 평생 씻을 수 없는 배신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친정어머니의 심정을 이제는 알 것 같았다. 믿고 믿었던 사랑이 깨지는 순간 그 허무한 심정을 화를 냄으로서 풀어 보고자 행동으로 옮겨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방에 사람을 두고 매양 밖에서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를 들여오라는 말을 전하고 미란이 앉아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미란은 혼자 황망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지루하였다. 머릿속이 까맣고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앉아 그저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하린이 방으로 들어오자 벌떡 일어섰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눈물이 방바닥으로 뚝뚝 떨어진다. 죄 없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자신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울 수밖에, 무극을 너무나 사랑하여 이러한 고초는 얼마든지 받아도 당연하다고 믿었다.

  “앉아요. 아랫사람이 들어와 보겠어요.”

  그냥 서 있다면 하린이 더 화를 낼 것이라는 생각에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바로 앉으라는 소리에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앉았다.

  “며칠 전에 대감께 한번 보자고 했어요. 대감이 당신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지만 좋아 한다는 말은 했어요. 그 순간 저는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대감의 행동에 배신감을 억누르며 어찌 하여야 하는지 며칠 밤을 샜었죠. 이렇게 당신을 마주하고 보니 그 당황함이 몸으로 느껴집니다. 당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서 밤잠을 설쳤지만, 그러나 애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나쁜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고 배웠기에 노력하고 있어요. 두 사람의 인연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제 돌이킬 수 없다면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하겠지요.”

  하린은 긴 말에 깊은 한숨을 삼켰다.

  차반이 들어왔다. 미란의 찻잔에다 차를 따랐다. 그리고 자기 잔에도 차를 따랐다. 죄인으로 앉아있는 처지에 얼른 찻잔에 손을 내어 밀어 차를 마실 수가 없었다. 하린은 마음을 안정시키느라 차를 마셨다. 뜨거운 차가 한 모금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앉아있는 미란을 찬찬이 살펴보았다. 하린이 보아도 아름다운 미란을 무극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녀라고 하였지요?” “네.”

  “부모님은 다 계시나요. 뭐 이런 건 물어도 되는지 모르지만 대감이 좋아하시는 처자를 제가 어쩌겠어요. 마음의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모든 걸 무릅쓰고 우리 집에 찾아와 주었으니 화를 낸다고 깨진 그릇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는 없지요. 깨진 그릇에 담겨있던 맑은 물은 이미 그릇에 남아있을 수가 없지요. 대감을 버릴 겁니다. 애들이 있으니 더 이상 마음상하는 일을 애들 눈에 보이지 않으려구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달아오르는 열기를 차로 다스렸다.

  그리고는 고개만 숙이고 앉아 있었다. 하린의 마음속에 무극은 없는 것 같았다. 남편인 무극을 놓아버렸다, 그래야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혼자 아등바등 쥐어뜯는다고 달라질 게 아니라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자존심은 미란이 죄 의식이라도 느껴보라는 안간힘이었다.

  미란은 이 자리에 어떤 변명의 말도 하면 안 되었다. 무극을 좋아 한다 던가. 헤어질 수 없다던가 하는 자극되는 말은 하면 안 되었다. 다시 무릎을 꿇었다. 죽을죄를 지었다는 몸짓이다. 이대로 이 순간을 벗어날 수 없다면 전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마님, 용서하여 주십시오. 제가 마님께 무슨 말씀을 올리겠습니까. 차라리 제 머리 채를 잡고 흔드십시오. 화가 풀릴 때까지 저를 때리십시오.”

  “때려요? 물어뜯어요, 그런다고 떠난 사랑이 돌아온다면 한번 해보고 싶네요. 이미 우리 부부의 관계는 끝났어요. 당신 때문에 우리 가정은 박살이 났다고요!”

  하린의 마음을 풀어줄 아무런 묘안도 없다. 그러나 호랑이 굴에 들어온 이상 그냥 내 쫒겨도망갈 수는 없었다. 얼른 일어나 하린의 옆으로 갔다. 그리고 하린의 손을 꼭 쥐었다. 아무런 요동도 하지 않았다.

  “형님으로 잘 모실 겁니다. 아이들도 예뻐할 겁니다. 대감님을 혼자 탐하지 않을 겁니다. 제 분수를 지킬 것이며, 욕심을 버릴 것입니다. 저는 외롭게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여진족이었고 여진으로 다시 돌아간 아버지가 여직 소식이 없으며 아버지가 없어진 후 어머니는 재가를 하여 행방을 모릅니다. 대감님이 성을 되찾은 뒤에 혼절하여 내의원으로 들어 왔을 때 혼신으로 대감을 돌봐 드렸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당시 장군 이셨던 대감님을 마음속으로 사모하였지만 혼인을 하셨다는 소식에 마음을 접었는데, 사신의 중대한 임무를 띠고 일본에 간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여러 날 뱃길에서 죽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기에 뱃길에 편하시라는 생각에 속을 다스릴 수 있는 약을 스승님의 심부름처럼 전하는 길에 또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못 뵐 수도 있는 장군의 얼굴을 뵈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이후 하루도 장군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돌아와서 임금님을 기쁘게 하여 병조판서 직을 제수 받으셨다는 소식에 그냥 기쁘기만 했습니다. 대감님이 하루 내의원으로 찾아오셨는데 그것이 만남의 계기가 되어 마님께 가슴 아픈 일을 겪게 하였습니다. 부디 용서 하여 주십시오.”

  무극과 만남의 자조지종을 설명하면서 미란은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다. 진실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어떻게 말이 그리 술술 잘 쏟아져 나오는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린은 아무런 동요도 없이 말을 들었다. 미란이 잡고 있는 손을 그대로 두었다. 그녀의 진실 된 말에 속이 편안해졌다. 하린 손이 미란의 손을 다시 잡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미란을 안아 주었다. 두 여인은 서로 부등켜 않고 소리 죽여 눈물만 흘렸다. 가진 자의 너그러움이 약한 여자의 눈물 앞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였다. 동생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얼마를 그리 하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서서히 가슴에 맺혀 있던 울분과 설움이 가셨다. 서로 안고 가야 할 한 남자의 여자로 살 수 밖에 없다는 숙명으로 받아 드렸다. 웃을 수 있었다. 미란은 다 식어버린 차를 마셨다. 그리고 무극에게 비밀로 하였던 일을 말했다. 의녀로서 의원자격을 취득한 일이며 이제 궁궐을 나와 장터목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였다. 그러기에 무극을 혼자 탐하지 않을 것임을 말하였다. 하린은 미란을 다시 보았다. 자기보다 훌륭한 여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아나 무인 격으로 남의 가정을 갤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데 마음이 놓였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상을 차려 들려왔다. 이제 의자매를 맺은 것처럼 가까워진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을 이해하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이 집에 올 것이니, 그 애들에게도 자네의 입장을 이야기하여 이해를 시켜야 하겠지. 그래야 자네의 마음도 좋을 것이 아닌가.”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하린의 손을 꼭 잡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무극의 아내가 되는 순간이다. 점심을 맛있게 다 먹었다. 둘이 밖으로 나갔다. 자기들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나란히 들판을 걸었다. 오래전부터 만났던 친구처럼 그들은 어느새 한 남자를 생각하는 운명에서 비켜설 수 없다는 데 합의 하였다. 곡식을 걷어 들인 들에는 갈대숲만 바람에 흔들린다. 마음이 평정된 두 사람은 가벼운 몸으로 걸었다. 자랑삼아 보여주는 땅의 위대함은 부러워하며, 다음 해에 싹을 틔울 씨앗을 품은 대지의 몸 둘레를 기분 좋은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마음이 바빴다. 이제 모든 것이 해결 되었으니 하고자 하는 일들을 마음속으로 차곡차곡 정리해 나갔다. 산 사나이를 시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집을 수리하려면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임자를 만나지 못해 비워두었던 집에는 냉기가 돌았다. 부엌에 불을 피웠다. 냉기를 없애기 위해서다. 비었던 점포 안에는 장터에 쓰였던 물건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치우고 먼지를 털어내고 또 한편으로는 벽에 흙 메질을 하는 등 분주하게 일이 진행 되었다.

 

  내전을 나오면서 임의원은 때마침 대궐을 나간 미란이 선경지명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웃었다. 임의원이 내의원에 도착하였을 때 무극이 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무극의 손을 잡았다.

  “대감 고맙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미란을 보기 위해 찾아왔는데 임의원의 말에 놀랐다. 대궐에 들어갔다더니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가. 임의원의 손을 도로잡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무극은 임의원의 손에 잡혀 안으로 들어갔다. 미란을 찾는 무극을 한참 쳐다 보다가 임의원은 웃으며 미란이 사직을 하고 내의원을 나갔는데 모르느냐고 물었다.

  “네! 사직서를 내고 내의원을 그만 두엇 다구요? 그게 무슨 말씀인지”

  “아직 모르고 게시는 구먼, 보따리를 싸가지고 내의원을 나갔어요, 뭐, 의원을 차린다고 하던데 정말 모른단 말이요. 대감.”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그런 일을 한마디 의논도 없이 했단 말인가. 그리고 그런 일이 며칠 사이에 일어났단 말인가. 어디에 가서 미란을 만난단 말인가. 새 집으로 들어갔나.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매성기는 알고 있을까 하는 마음에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임의원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집무실로 달려왔다. 마침 매성기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 매성기를 불렀다.

  “지금 내의원에 다녀오는 길인데 그녀의 행방이 묘연하오. 당신은 혹시 아는 바가 없소?”

  매성기는 무극에게 말하지 말라던 미란의 말이 생각났다. 무극의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왔지만 시침을 딱 떼고,

  “무슨 말씀이십니까. 없어지다니요. 대감이 모르는 일을 제가 어찌 압니까.”

  “내의원을 그만 두었대요. 보따리를 다 싸가지고 나갔다는데 나는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소!”

  매성기는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시침을 뚝 떼고 자리로 돌아왔다. 지금쯤 헌 집을 손질하느라 바쁠 것을 생각하니 저녁에 퇴근하여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극은 가슴이 불안하여 집무실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관복을 벗어놓고 마구간에서 용비마를 끌고나왔다. 근무시간이지만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말에 올라 채찍을 가했다. 마음이 얼마나 급했으면 아끼고 아끼는 용비마의 엉덩이에 채찍을 쳐 달리게 했겠는가. 갈 곳이라고는 미란에게 사준 집밖에 없다.

  말을 달려 대문에 닿았다. 대문이 꼭 잠겨 있었다. 말을 세워놓고 문을 밀었다. 빗장이 삐그덕 거릴 뿐 안으로 잠겨 있었다. 문을 두드려 소리를 내 안의 인기척을 확인해 보려다 담 둘레를 살펴보고 뛰어넘기 좋은 곳에서 가볍게 담을 넘었다. 안에 들어가도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문을 열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미란이 왔다는 흔적은 없다. ‘무슨 일일까 혹시라도 하린이 알고 다녀 갔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럴 사람이 아닌데 무슨 사고라도 난 게 아닐까’ 미란이 가지고 나왔다는 보따리는 보이지 않았다. 우둑 커니 서서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나를 떠났단 말인가. 그럴 리는 없다. 왜’ 문을 닫고 마음을 가다듬고 대문을 열고 나왔다. 혼자 살았다는 미란의 집이 어딘지 알아 놓지 못하였으니 찾아갈 수도 없다. 집 보는 아이라도 들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말을 돌려 집무실로 올 수밖에 없었다. 혹시 임의원은 l미란이 어디에 가 있는지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대궐로 들어 왔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꼴을 누구 눈에라도 들킬까봐 조심하였다. ‘천하의 무극이가 아녀자의 일로 이렇게 무너지다니. 미란이 말 못할 일이 무엇일까, 부모를 찾았나?’ 도무지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조용히 기다려 보자. 안절부절 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저녁때까지 참아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매성기에게 부탁하였다. 새로 산 집에 심부름할 아이가 필요하다고, 빠른 시일 내에 구해 놓으라고 했다.

  내의원에 가 미란의 행방을 알아보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임의원 말이 생각났다. 의원이라 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미란이 없어진 일에만 온통 마음을 다 뺏기어 허둥대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았다.

 

  ‘과거심도 불가득, 현재심도 불가득, 미래심도 불가득’ 속으로 최면을 걸어 되뇌어 보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행위가 미친 짓이라 해도 미란이 좋은 걸 어쪄랴. 퇴궐 후 미란에게 사준 집으로 가 기다려 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정을 나눴던 때가 떠올랐다.

  말위에 태워도 가만히 있던 그녀의 행동도 놀라웠지만 벌건 대낮에 여인을 태우고 달렸던 자신도 놀라웠다. 미란의 가슴을 미친 짐승처럼 더듬어 취했던 정사를 생각하니 손끝에 전율이 흐른다. 그런 행복이 어디 있을까. 너럭바위 위 두 사람 만 공유할 수 있다는 행복이 마음에 불을 지른다. 더 이상 생각하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은 그리움에 벌떡 일어나 주전자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다시 집무실을 나와 말을 타고 연무장으로 나왔다. 넓은 곳에 서니 마음이 좀 진정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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