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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꽃을 담은 소녀
작가 : 심연고래
작품등록일 : 2019.9.3

특별한 힘을 가진 소심한 소녀의 이야기

 
06. 우연, 필연, 운명 (2)
작성일 : 19-11-01 17:57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7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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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내 귀가 제대로 들은 건 맞나? 아아아아악!

  삼촌? 조카? 검은 드래곤? 흔하지 않다고? 유전? 끄아아아아아아악

  내가 왜 여기에 왔을까, 내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 왜 쓸데없는 짓을 해가지고. 아아악!

  비명과 자책과 후회가 머릿속에서 마구 뒤섞였다. 만약 지금 혼자였으면 진짜로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옆에 카뷔 언니가 있으니 그럴 수는 없다. 카뷔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아아아아아아악! 거지 같아!

  자. 자. 일단 진정하자. 마닐드. 이대로 아무 말도 안 하면 언니가 진짜로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자 침착해. 침착하자. 일단은 무슨 말이라도 꺼내자. 자연스럽게~.

  “오~ 그렇구나~. 검은색 드래곤이라니! 정말 신기하다!”

  아... 이건 좀 망한 것 같지만, 일단은 그래도 말을 꺼냈으니 잘했어. 성공이야. ....근데 그다음에는 뭐라 하지?

  “그렇지? 아버지 쪽 유전이래. 아즈반이랑 아즈반 쌍둥이까지 합해서 열 명 정도 된다더라고.”

  “아,아~ 그렇구나....”

  아아아악! 열 명이래!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아니. 하필이면 재수가 없을라니까 그 산골에서 드래곤을 그것도 전 세계에 열 명밖에 없는 검은 드래곤을 만나냐고!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와 씨. 미친.... 진짜 미쳤네.

  욕이 절로 나왔다. 솔직히 욕밖에 안 나왔다. 전 세계에 열 명이라니. 거기에 비늘 색이 유전이면 그 열 명이 다 혈연관계라는 건데..... 정말 거지같이 꼬이는구나. 내 인생.

  “그, 근데 그런 희귀하신 분이 왜 다른 종족들이랑 같이 사는 거야?”

  나는 말을 잠깐 멈추고 카뷔 언니의 눈치를 보며 슬쩍 덧붙였다.

  “뭔가 크은 계기 같은 거라도 있어? 뭐, 우리나라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거나.... 감동을 받았다거나?”

  “흐음... 글쎄.... 정확한 이야기는 나도 잘 몰라. 너도 봤겠지만, 걔가 다른 사람들이랑 친해질만한 성격이 아니라서.... 내가 들은 건 다 오즈님이 말해주신 거거든.”

  카뷔 언니는 약간 어두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날 내려다봤다. 나는 괜스레 찔려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속마음을 들킨 건 아닐까?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언니가 눈치채면 어떻게 하지? 말해야 하나? 아니면 둘러대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도 점점 불어났다. 다행히 언니는 곧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뭐야. 아즈반한테 은근히 관심이 많은걸?”

  언니의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섞여있었다. 음? 설마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서 물어보는 건가? 설마? 아니야.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을지 몰라. 좀 더 물어볼 수 있잖아?

  “에잉? 전혀 아닌데? 드래곤은 진짜 보기 힘든 분들이잖아. 그래서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건데? 완전 연예인 같아서 궁금한 거지 특별히 그 사람.... 이 아니라 그분한테 관심 있어서 그런 건 아닌데?”

  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고 두 손을 휘휘 저었다. 카뷔 언니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기에 나는 조용히 언니의 기색만 살폈다. 먹혔나? 먹힌 건가? 어느 쪽이든 간에 일단 지금은 화제를 돌리는 게 나을까? 아아악! 언니가 눈치를 채면 어떡하지? 이상하다고 그러면 뭐라고 둘러대야 할까?

  근데 그 드래곤이 아즈반일까? 하지만 1년 전부터 일을 했으면 분명 왕실 소속인데.... 그 꼴이 되어서 수도에서 먼 우리 마을까지 올 리가 없잖아? 나랑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흔치는 않아도 우리나라에 제법 있을 텐데. 어쩌면 전 세계에 있는 검은 드래곤 보다 더 많을지도.... 그럼 그게 아즈반은 아닌가?

  실낱같은 희망 한 줄기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 언니가 활짝 웃으며 나를 돌아봤다.

  “그렇게 궁금하면 만나러 가자!”

  “엉? 누구를?”

  “드래곤! 궁금하다며.”

  “어, 어? 아즈반 벤델 그분을? 언니 별로 안 친하다고-.”

  “아아니. 그 녀석 말고 오즈님. 오즈님 만나러 가자.”

  “으엥? 그, 그 고룡이라는 그분?”

  뭐야. 왜 이야기가 거기로 흘러가는 건데? 애초에 그런 분을 이렇게 막 만날 수 있는 거야? 엉? 고룡인데? 세계에 여섯 분 남은 고룡인데?

  “응. 드래곤에 대해선 역시 고룡분들이 제일 잘 아시지. 가서 궁금한 거 다 물어봐.”

  “아, 아니. 그만큼 궁금하고 그런 건 아니야.”

  “에이~. 네 말대로 흔치 않은 기회인데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또 만나보겠어?”

  와, 진짜 말이든 행동이든 정말 조심하고 살아야겠다.

  “아니야! 그분 일도 많으실 텐데.”

  “괜찮아. 옛날이야기 들려주는 거 엄청 좋아하셔. 애들이 고문이라고 부를 만큼 붙잡아놓고 수다를 떠신다니까?  그리고 요즘 별로 바쁘시지 않아서 괜찮아.”

  “언니 일이 바빠서 집에도 못 왔잖아.”

  어. 당황했다. 언니 지금 잠깐 당황한 거 같은데?

  “그, 일은 다 했어. 내가 너 올 때까지 마치려고 몰아치다 보니 그런 거지 이젠 한가해. 그러니까 아침부터 이렇게 나와있지.”

  그러곤 언니는 나에게서 쇼핑백들을 뺏어 번쩍 들어 보였다.

  “이렇게 오랜만에 쇼핑도 하구 말이야.”

  “어, 아, 아니 나는 진짜 괜찮아.”

  난 그 쇼핑백을 다시 뺏으려 했지만, 언니는 휙 돌아 마구 걸어가버렸다.

  “자! 가자! 언니가 맛있는 카페 가서 맛있는 거 사줄게! 우리 마닐드 카페라테 좋아하지?”

  “잉? 갑자기?”

  그리고 라테는 넬리 언니고 나는 모카인데?

  “응! 오늘 오즈님이 딱! 그 맛있는 가게에서 점심 드신다고 했거든! 궁금증 푸는 김에 맛있는 것도 먹으면 좋잖아? 가잣! 마닐드!”

  나는 잠시 멍하니 멀어지는 언니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아니, 그러니까 난 진짜 괜찮다니까? 그런 류의 궁금증이 아니라고오! 왜! 내 말을! 안! 들어! 사람 말을! 아아아아악!

 

 

 ***

  “어머어! 카뷔, 오랜만이야!”

  나와 언니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우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는 꽤 신기한 모습이었는데, 동그랗게 만든 머리카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저런 걸 아프로 머리라고 하는 거지?

  “어머 언니! 정말 오랜만이지? 내가 요즘 많이 바빠서 못 왔네.”

  응? 언니? 여자분이야?

  “하긴 곧 건국절이니까. 근데 얘는 누구야? 신입?”

  “아니! 얘가 마닐드야 언니.”

  “어머! 정말?”

  가게 주인은 나를 보며 활짝 웃었다. 흐음. 아무리 봐도 여자 같지는 않은데....

  “마닐드, 이쪽은 이 가게 사장님!”

  “안녕하세요. 마닐드 베커입니다. 카뷔 언니 동생이에요.”

  “어머. 그때 로즈마리 쿠키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저는 여기 사장 멤피아 시다모에요. 그냥 편하게 시다모 언니라고 불러요.”

  “아....네. 시다모 언니.”

  이상하다. 헤어스타일이 특이한 것 말고는 완전히 남자인데.... 아닌가? 흐음....

  ....어휴 한심하다 한심해. 내가 지금 이런 걸 생각하고 있을 때야?

  “쇼핑하고 오는 길인가 보네? 많이 무겁지? 어서 앉아. 마음에 드는 데 앉으면 주문받으러 갈게.”

  “엥? 주문은 카운터에서 해야죠.”

  “에이, 괜찮아. 지금 손님이 없어서 파리만 날리는 시간인데 뭐. 몸뚱이도 좀 움직여 줘야지, 가게에서 부엌만 들락거리다간 또 휠체어 신세를 질지도 모르는걸?”

  “이야~ 오늘 좋은 시간에 와서 우리 언니의 특급 써비스도 받고~.”

  우리는 창가에서 가까운 테이블에 앉았다. 가게는 아담한 편이어서 테이블은 네 개 정도 밖에 없었다. 어쩌면 우리 빵집보다도 더 작은 가게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카뷔 언니가 왜 이곳을 자주 오는지 알 것 같았다. 작고 아담한, 주인의 손길이 가득 담겨있는 가게는 처음 왔는데도 편안하고, 익숙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자가 엄청나게 푹신했다!

  “의자 되게 편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렇죠? 내가 의자만큼은 엄청 투자해서 샀어요. 가게 열고 의자 값만 반년을 갚았다니까요?”

  언제 온 건지 시다모씨가 옆에 서 있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메뉴판을 내 앞에 놓아주었다.

  “너도 필요해?”

  “아니! 난 늘 먹던 걸로 먹으려고.”

  카뷔 언니의 말에 시다모는 빙그레 웃었다.

  “어쩐지 그럴 거 같았어.”

  손수 만든 듯한 메뉴판은 반듯한 글씨로 쓰인 음식 이름과 함께 예쁜 그림들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었다.

  “어.... 저는 카페 모카로 주세요.”

  “아! 맞다! 마닐드는 모카 좋아했구나! 넬리가 라테였지! 에고. 헷갈렸네. 미안.”

  “아니야. 뭐 그럴 수 있지. 나도 가끔 헷갈리는 걸?”

  “어? 그래? 쥬뮈랑 벳지는 취향이 많이 다르지 않아?”

  “어....”

  카뷔 언니랑 넬리 언니랑 헷갈린다고 하면 나 죽겠지?

  “어... 뭐. 가끔 헷갈리더라고 아하하.”

  “하긴 둘 다 아직 어린이라 비슷한 거 좋아할 때도 있겠지. 음식은 뭐 먹을래?”

  “어? 음식도?”

  “응. 여기 점심 먹으러 온 거잖아. 그리고 언니 요리 솜씨가 아주 끝내줘.”

  “음... 그럼 잠깐만....”

  난 메뉴판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젠장 아무도 없길래 빨리 마시고 도망가려 했더니. 실패다.

  “난 이거. 파니니 먹을래.”

  “그럼, 마닐드는 카페 모카랑 파니니, 카뷔는 늘 먹던 대로. 맞지?”

  시다모씨는 주문을 받아 적으며 되물었다.

  “응! 맛있게 부탁해용~ 언니!”

  “네에~ 손님.”

  시다모씨는 피식 웃으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카뷔 언니가 저렇게 애교가 많은 말투였나? 흐음.... 언니에게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친구는 닮는 건가. 아! 맞다! 코시 데인!

  “참! 언니 내 방에서 요리 같은 거 해도 돼?”

  “요리? 거기에 주방이 있으니까 당연히 되지.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니. 그건 아니구. 그래도 나 데리러 와주셨으니까 쿠키 같은 거 간단하게 만들어서 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아~ 코시한테? 좋지. 걔 네 쿠키 엄청 맛있다고 또 먹고 싶다고 했는데. 좋아하겠다.”

  “엉? 내 쿠키?”

  “로즈마리 넣어서 만든 거. 전에 보내줬잖아. 다른 사람들이랑 나눠 먹었거든. 다들 맛있다고 좋아했어.”

  “아.... 그 쿠키....”

  로즈마리가 한창 철이던 때였을 것이다. 뒷산에서 자생하는 허브지만, 계속해서 뜯어 쓰려면 가끔씩은 손을 봐줘야 할 때가 있다. 비료를 준다든지, 비가 너무 안 내리면 개울물이라도 떠다 준다든지. 그리고 그날은 가지치기를 하는 날이었다. 반나절 동안 붙어서 걷어냈더니 너무 많은 양의 로즈마리가 나와 버렸고, 문뜩 쿠키가 먹고 싶어서 왕창 만들었었다. 로즈마리가 잘 자라서 향이 되게 좋았는데, 이번에는 뭘 넣어서 만들어볼까?

  그때 맑은 종소리가 들렸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가게 현관을 쳐다봤다. 거기에는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20대 중반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가장 먼저 나와 눈이 마주쳤고, 그다음 카뷔 언니를 발견했다. 카뷔 언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종소리에 부엌에 있었던 시다모 씨도 나왔다.

  “어서 와요. 주문은 늘 먹던 그대로?”

  “네. 부탁해요.”

  “알았어요.”

  시다모씨는 다시 부엌으로 들어왔고, 남자는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조금 의외네요.”

  카뷔 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뭔가 무거운 분위기에 나는 뒤늦게 언니를 따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어.... 근데 난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는 거지? 학교서 배운 왕족에게 하는 인사? 아니면 그냥 인사? 언니처럼 하는 건 모르는 상이인데 너무 예의 없을 것 같은데.... 내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남자는 우리 테이블 옆에 섰다.

  “이쪽이 마닐드 베커 양이군요? 만나서 반가워요. 난 오즈라고 해요.”

  남자는 미소 지으면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이 사람이구나! 이 사람이! 아니 사람이 아니지. 이 드래곤이 그 고룡이구나! 아즈반 벤델의 삼촌!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막 고룡들은 한 번에 능력을 알아채는 그런 능력이 있을까? 아니면 막 몸이 닿으면 눈치를 챌 수 있다던가? 만약에 그런 거 있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이미 내민 손을 잡지 않으면 그야말로 민망하고 괜한 꼬투리를 잡히는 짓일지도 몰라. 아아아악! 나도 모르겠다!

  나는 어색하게 오즈의 손을 잡고 악수했다.

  “아, 안녕하세요. 마닐드 베커입니다.”

  “마닐드양에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많이 늦은 것 같지만, 쿠키 잘 먹었어요.”

  “아... 네....”

  도대체 어디까지 나눠준 거지? 상사니까 뭐 그럴 만하기는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많이 보냈었나?

  “음... 혹시 이 자리 비었으면 앉아도 될까요?”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카뷔 언니를 쳐다봤다. 언니는 신나게 나를 끌고 올 때와는 달리 이상하게 표정이 어두웠다. 뭐... 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네. 괜찮습니다.”

  오즈는 빈자리에 앉았고, 나와 언니도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러곤 침묵이 흘렀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소리 말고는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나는 이 상황이 얼떨떨했고, 카뷔 언니는 여전히 이상한 얼굴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연 건 오즈였다.

  “아즈반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나요?”

  “네.... 카뷔 언니가 말해줬어요. 조카분이시라고....”

  “맞아요. 아즈반이랑 오는데 고생이 많았죠?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아, 아니에요. 괜찮았어요.”

  “그래요? 괜히 시비 걸고 그러지 않았어요?”

  “어.... 그... 네....”

  이것까진 도저히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오즈는 이미 잘 안다는 듯 피식 웃었다.

  “미안해요. 그 녀석이 원래 그렇게까지 성격이 나쁜 놈은 아니었는데, 형제가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좀 엇나갔어요.”

  “아....”

  목이 턱 막혔다. 손이, 온몸이 떨렸다. 제발 진정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여야 해. 하지만, 아즈반의 쌍둥이면 분명히 검은 드래곤일텐데. 안 돼. 생각하지 말자. 일단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아닐 거야. 절대로 아닐 거야. 만약에 진짜로 그 드래곤이 오즈의 조카라면 카뷔 언니가 모를 리가 없잖아. 언니가... 모를 리가....

  카뷔 언니는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오즈도 잠시 말을 멈추고 나를 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는 막 미소가 사라지고 있었다. 설마...

  “흐음. 이미 눈치를 챈 모양이군요. 역시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모르고 있었을만하네요.”

  오즈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묻어있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난 꺽꺽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발. 제발. 오즈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일단은 감사 인사를 먼저 하는 게 맞겠죠.”

  난 그대로 얼어붙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고,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는 오즈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 조카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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