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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상처의 노래 1부(부제: 비창)
작가 : 소피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

청춘들의 사랑과 아픔을 그린 소설입니다.

 
41화 희연이의 마음
작성일 : 19-11-01 12:02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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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희연이의 마음

 

  4교시 영어음운론 수업이 끝났다. 유진은 강의실을 나와 도서관으로 갔다. 도서관 앞에서는 희연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와 있었던 거야?”

  “나도 방금 왔어. 뭐 먹고 싶어?”

  “돈가스 먹으러 가자.”

  “응.”

  두 학생은 교문쪽으로 걸어갔는데 얼마 가지 않았을 때 뒤에서 큰소리로 희연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둘은 뒤를 돌아보았다. 가방을 어깨에 맨 나연이 전속력으로 두 사람한테 달려오고 있었는데 그만 두 사람한테 다 와서는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넘어지고 말았다.

  “괜찮아?”

 유진이 걱정하며 물었다.

  “괜찮아요. 항상 이러니까요.”

 나연이 일어서며 바지를 털었다.

  “넌 그게 자랑이냐? 어쩔 때는 진짜 내 동생인 게 창피하다니까.”

  “언닌 내가 언니보다 이쁘다고 질투하는 거지?”

  “뭐?”

  “아무튼 짬뽕 사 줘.”

  “우린 돈가스 먹으러 갈 거야.”

  “짬뽕 먹으러 가자. 짬뽕도 맛있잖아?”

 유진이 말했다.

  “역시 오빠가 최고에요.”

  “돈가스 먹고 싶다고 했잖아? 괜찮아?”

  “돈가스는 다음에 먹으면 되잖아? 짬뽕 먹으러 가자.”

  “다음에는 오빠가 언니한테 돈가스 사 줘요.”

  “그런 소리 하지 말고 니가 좀 나한테 사 주면 어떠냐?”

  “언닌 내가 돈이 어딨어? 안 그래도 집에서 사탄으로 낙인 찍혀서 완전 찬밥 신세인데.”

  “니가 왜 사탄이야?”

  “그죠? 역시 절 알아주는 건 오빠밖에 없다니까요. 아무튼 우리 짬뽕 먹으러 가요.”

  “어휴, 도대체 언제나 철이 들련지.”

 희연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세 학생은 교문을 나온 후 음식점을 찾다가 얼마 전 신장개업을 한 중국집을 보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신장개업을 해서 그런지 가게 안은 무척 깨끗했다. 셋은 중앙에 놓여있는 비어있는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자 희연이 짬뽕 곱빼기 두 그릇과 자장면 한 그릇을 주문했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자리를 떠나자 나연이 말을 꺼냈다.

  “근데 훈이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뭐, 미성년자니까 사형은 피하겠지.”

 희연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년원에서 나오자마자 세 명이나 죽였는데?”

  “그래도 미성년이잖아? 게다가 하나같이 인간 쓰레기들을 죽인 것 뿐이니 정상참작이 어느 정도 될지도 모르고.”

  “언닌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건 아니지 않아?”

  “어차피 그런 인간들은 살아있어 봤자 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쓰레기일 뿐이야. 차라리 죽은 게 사회를 위해 잘 된 일이지도 모른다고.”

  유진과 나연은 희연이의 말에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희연은 순간적으로 유진이의 반응을 눈치챘다.

  “미안해.”

  “뭐가?”

 유진이 당황해 하며 물었다.

  “내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말한 거 같아서.”

  “난 말야 솔직히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널 알고 지냈는데 가끔씩 정말 널 알다가도 모르겠어.”

  “미안해.”

  “또 그런다? 도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그만하고 우리 밥이나 먹어요.”

 나연이 어색한 분위기를 돌리려고 때마침 음식이 나오자 말했다.

 유진과 나연은 수저를 들었고 희연은 항상 목에 걸고 다니는 목걸이를 두 손에 꼭 쥐고 기도를 올린 후 수저를 들었다.

  세 사람은 식사를 맛있게 마친 후 식당을 나와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교문안으로 들어서자 유진이 말을 꺼냈다.

  “난 수업 있어서 먼저 갈게.”

 유진이 떠나자 자매만 남았다.

  “언니, 지금 바빠?”

  “아니.”

  “그럼 나랑 좀 얘기 좀 해.”

 자매는 무성한 나무 숲으로 그늘이 져 있는 벤치로 가서 앉았다.

  “얼마 필요해?”

  희연이 물었다.

  “응?”

  “돈 꿔 달라는 얘기 아니었어?”

  “뭐? 언니는 내가 돈 때문이 이러는지 알아?”

  “니가 돈 달라는 얘기 말고 나한테 할 얘기가 뭐 있어?”

 희연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나연이를 보았다.

  “언니!.”

  “알았어. 알았으니까 뭔 얘긴지 말해 봐.”

  “언니는 도대체 왜 그래?”

  “뭘?”

  “왜 유진 오빠 앞에서는 신분이 낮은 사람처럼 구냐고? 항상 유진 오빠 앞에서는 혹시 잘못하는 거 없나 조심하기만 하고. 방금 전에도 그래? 도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난 니가 지금 무슨 얘기하는 거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내 말은 언니랑 유진 오빠는 평등한 관계지. 언니가 유진 오빠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유진이는 이 다음에 내 남편 될 사람이야. 그리고 남편은 하늘이고 아내는 땅인데 뭐가 평등한 관계라는 거야? 당연히 아내가 남편보다 신분이 낮은 거지. 아내는 언제나 남편을 존경하고 남편의 말에 복종해야 하는 거라고.”

  “언니, 언니는 도대체 어느 시대 사람이야? 복종은 무슨 얼어죽을 놈의 복종이야? 그래서 언니는 유진 오빠가 죽으라고 죽을 거야?”

  “유진이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잖아? 그래도 만약 유진이가 정말로 나한테 죽으라고 하면 죽어야지.”

  “뭐? 언니, 언니 미쳤지?”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이 다음에 니 형부 될 사람이 유진이라는 것에 감사나 해.”

  “무슨 말이야?”

  “솔직히 이 세상에 누가 너같이 천방지축인 처제를 이해해 주냐? 유진이나 되니까 너를 이해해주는 거지. 아무튼 네 말 같지도 않은 얘기는 더 듣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 갈래.”

 희연은 일어나서 자리를 떠났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니까. 대체 어떻게 저럴 수 있는 건지? 전생에 유진 오빠한테 무슨 죽을 죄라도 졌나?”

 나연은 이해가 안 된다는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승훈은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는지도 모른 채 또 훈을 체포하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상했다. 인질을 잡고 있던 범인보다 오히려 인질한테 더 소름이 끼쳤다. 그 여학생은 그 상황에도 너무나 침착해 보여서 죽음을 초월한 존재로 보였다.

  “선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남준이 말했다.

  “응?”

 남준의 말에 승훈은 생각에서 깨어났다.

  “선배 여자친구가 밖에서 기다려요.”

  “으 으응.”

 승훈은 책상정리를 마치고 퇴근을 했다. 경찰서 앞에서는 은경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정문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휠체어를 탄 소녀가 경찰서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지현이었다. 승훈은 지현을 보고 꽤 놀랐다.

  “학생이 여긴 어떻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물어보고 싶은 거라니?”

  “그 사람 잡혔다고 하던데 지금 어디 있나요?”

  “그건 왜 알려고 하는 건데?”

  “만나고 싶어요.”

  “응? 지금 서울 구치소에 있어.”

  “감사합니다.”

 지현은 인사를 하고는 휠체어를 돌려 경찰서를 나갔다.

  “누구에요?”

 은경이 물었다.

  “저 학생 때문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어.”

  “그 여학생이었군요.”

  “저녁 먹으러 어디로 갈까?”

  “우리 오랜만에 곱창 먹으러 가요.”

  “응.”

 두 연인은 경찰서를 나왔다.

 

  훈이 어디 있는지를 알게 된 지현은 혼자서 훈이 수감되어 있는 구치소를 찾아와 면회를 신청했다.

  면회 온 사람이 있다는 말에 할아버지가 면회를 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면회실로 나온 훈은 지현이 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니가 어떻게 여길? 꺼져? 너같이 배은망덕한 년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

  “이해해요. 지금은 제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겠죠? 하지만 언젠간 제 마음을 이해할 날이 올 거에요. 조만간 당신이 인질로 잡았던 그 분한테도 사과하러 갈 거에요.”

  “뭐? 누구한테 사과를 하러 간다고? 그만 둬. 그런 짓은. 이 세상에 악마가 있다면 바로 그 년이라고.”

  “무슨 말을 하는 거에요?”

 면회 시간이 끝났다.

  “진심으로 충고하는 건데 그 년은 만나지 않는 게 좋아. 그러니까 찾아가지 마.”

 훈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는 면회실을 나갔다.

 

  훈이 진심으로 충고를 했지만 지현은 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후 지현은 희연이의 집을 찾아갔다. 청록색 철제문의 집은 대궐 같았다. 때마침 희연이 문을 열고 집을 나오고 있었다. 희연은 문 앞에 휠체어에 앉아있는 소녀를 보고 물었다.

  “누구죠? 누구 찾아온 거에요?”

  “사과를 드리러 왔어요.”

  “누구한테요? 저한테요?”

  “그 사람이 당신한테 못된 짓을 한 거 용서해 주셨으면 해요.”

  희연은 그제서야 눈앞에 있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어린 여학생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렸다. 자세히 보니 그 아이는 끝을 알 수 없는 호수처럼 맑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전 그 애 미워하지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까.”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고요?”

  “그리고 저한테 용서를 구하는 것 보다는 하나님한테 기도를 드리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진심으로 기도하면 하나님이 학생이 기도를 들어주실테니까. 그럼 전 바빠서.”

 희연은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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