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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탐라에서 가장 탐나는 너.
작가 : 리릭
작품등록일 : 2019.10.29

대한민국 땅 끝 마을 해남.
해남에서 놓인 커다란 다리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인공섬 숨비도.
탐라 최고 지도자의 손자 소마주(小馬主) 김위온.
탐라 최고의 음전한 규수 류모을.
육지의...... 그냥, 태희.
세 사람을 둘러 싼 이야기.

 
10. 의문의 비밀상자.
작성일 : 19-10-31 22:54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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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을은, 어제 들었던 류 대감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받아와야 할 물건이라....... 무엇일까....

 

 “숨비도 대행수께 연통을 드리려는데, 어찌해야 되오?”

 

 나인들이 조반상을 치우자, 최 상궁이 진피 차를 가지고 들어왔다.

 

 “궁에 숨비도와 연락할 수 있는 전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연유이신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탐라에 있는 유일한 전화.

 모을도 들은 적이 있었다.

 이 전화만 있으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지.

 저기 멀리 있는 육지의 대통령과도 이것으로 통화를 한다고 하니 신기한 물건이었다.

 

 “대행수님께서 날을 잡아 여각에 들리라 하셨는데, 숨비도로 나가 잠시 뵙고 올 생각이오.

 연통을 넣어 주겠소?.”

 “네 알겠습니다. 통화원에, 바로 다녀오도록 하겠사옵니다.”

 

 “아가씨! 숨비도로 또 나가는 것입니까?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남들은 평생 한번 나가기도 힘들다는데, 전 벌써 한 달도 되지 않아 두 번째입니다.

 누구한테 자랑을 하지...??

 아!!..... 맞다! 여긴 궁이지... 히잉~“

 

 최상 궁이 나가자 정민이 좋아 펄쩍 뛰다가 금세 풀이 죽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대행수께서 소저께서 말씀하신 사흘 뒤, 괜찮다 하셨습니다.

 숨비도까지 가시는데, 불편함 없이, 채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하온데.....”

 

 모을은 문을 나서다 걸음을 멈춘 최 상궁에게 시선을 돌렸다.

 

 “1년에 한번 대행수께서 소마주님의 외조모 되시는 부부인을 뵙고 계시지요.

 그런데, 소저께서 가시는 날이 그날이옵니다.“

 

 최 상궁의 말을 듣는 순간 모을의 아랫입술이 살짝 떨렸다.

 

 ‘최 상궁이 어제 아버지와 나눈, 대화를 들은 것인가.... 하지만, 그때 이 방안에 아무도 없었지 않았던가.’

 

 “얼마 전 소마주님께서, 그 댁에 다녀오신 것 때문에 조금 소란이 있었습니다.

 대마주께서는 하 대감댁과 관련된 것이라면, 사소한 것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는지라. 괜한 오해로 소저께서 곤란을 당하실까. 저어 되오니, 행동에 각별히 유의하십시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최 상궁이 모을의 눈을 한번 쳐다보더니, 예를 갖추고 물러났다.

 류 대감과의 대화 내용을 아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좀 더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

 

 아침, 희원재 마당에 마차가 들어왔다.

 모을이 마차에 오르자, 시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마차는 힘차게 달려나갔다.

 고운 한복이 부둣가에 끌릴세라, 정민이 치맛단을 잡아주고, 최 상궁이 길을 내자 모을은, 배에 올랐다.

 

 “아가씨! 보십시오. 저 배는 언제 봐도, 참! 멋집니다.”

 

 정민이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

 저번, 위온과 숨비도에서 타고 들어왔던, 탐라 궁의 배가 주위 다른 배들을 압도하며

 정박해 있었다.

 그 위용을 과시하 듯, 뱃 머리 위에 마(馬 )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저 배에서 내릴 때, 그의 눈은 분명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젠 그의 눈은 모을을 향하지 않는다.

 하루에, 한두 번 마주쳤지만, 말을 섞으려 하지 않았고, 의도적으로 자신과 가까운 거리에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

 계속 이 상태로 지내야 하는 건지... 자신이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야 될지, 파악이 안되었다.

 그의 진심이 무엇일까...

 교육은 힘들어도, 끝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온의 그런 행동들이 모을의 마음을 힘들게 했다.

 자신과 눈길이 맞지 않으려, 부단히도 애쓰는 그를,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

 

 “어서 오너라, 고생하였다.”

 

 대행수가 반갑게 모을을 맞아 주었다.

 밖에서 보는 여각은 조용했으나 안으로 들어서니, 영락없는 잔칫 집이었다.

 활짝 개화된 꽃들이 눈을 먼저 사로잡았다.

 알록달록 그늘막은 따갑게 내리쬐는 해를 가리고, 마당에 펼쳐진 대형 상만 해도 수 십 개가 되어 보였다.

 전 굽는 냄새가 입구부터 진동을 하며, 싱글벙글, 신난 많은 사람들이 잔치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대행수는 모을 일행을 귀빈들의 상이 차려진, 접대실 안으로 안내했다.

 마당이 훤히 보이는 자리에는 고급진 그릇에 담긴 음식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1년에 한번 이렇게 잔치를 벌인다. 이 잔치에는 참석하고 싶은 이들은 누구나 저 대문으로 들어올 수가 있지. 평소 하루 한 끼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단다.

 그리고.... 이제 너도 알아야 할 테니,

 사실 오늘은, 소마주님의 외조모 되시는 분의 생신 일이다.

 처음엔 작고 소담하게 시작하였으나, 기쁜 날이니 함께 마시고 즐기면 좋지 않겠느냐...

 하여 여각에서 일하는 일꾼부터 시작한 것이 이리 크게 벌려진 것이다.

 그렇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오늘이 정확하게 어떤 날인지는 알려주지는 않았다.

 1년에 한번 오늘.

 그저 자신들을 위해, 정성껏 차린 음식을 먹는 날. 이라고 알고 있으니,

 너도 그리 알아두거라.“

 “네에~”

 

 족히 몇 백 명은 앉아, 거뜬히 먹여 보낼 것 같은 엄청난 규모에, 모을과 정민은 눈을 떼지 못했다.

 죄인의 생일상을 차리는 것에, 대마주께 죄스러운 마음이 든 걸까?

 아니면, 돌아가신 하선의 소마주 원부인의 모친을 위로해 드리려는 걸까?

 분명 기쁜 날이나, 슬픈 눈빛의 대행수를 모을은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그때, 대행수 뒤로 인자하게 생긴 노 부인이, 여자 시종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생김은 고왔으나, 어딘지 냉랭한 분위기가 돌았다.

 

 “오시었습니까?”

 

 대행수가, 반갑게 노 부인을 맞았다.

 

 “처음 뵙사옵니다. 소녀, 류모을 이옵니다.”

 

 모을은 눈이 마주치자, 바로 일어나 노 부인을 향해 기품 있는, 예를 갖추었다.

 

 “나를 아는 눈치로구나... 눈빛이 총명하시고, 오늘 처음 보는 나를 이리 알아보시니,

 또한 영리하시고... 게다가 선도 바르고, 외모도 고우시니... 대행수께서, 며느님을 자알 얻으신 것 같소!”

 

 부부인 장 씨는 대행수가 안내한 자리에 앉으며, 모을을 향해 인자한 미소를 보였다.

 모을이 장 씨의 칭찬에 얼굴을 붉혔다.

 장 씨의 손은, 나이가 들어 주름이 깊었으나, 고상한 손길로 대행수가 따르는 찻잔을 들었다.

 자신을 처음 보고 단번에 누군지 파악해 버리다니... 제법, 심장이 단단한 모을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관찰하는 장 씨의 냉철한 눈길이 닿는 곳곳마다, 시선이 느껴지며,

 긴장으로 몸이 조금씩 움츠러들었다.

 

 오전부터 시작했던 연회는, 오후가 되자 한산 해졌다.

 모을은 연회를 마무리하는 대행수를 기다리며, 잠시 별채에서 쉬고 있었다.

 

 “대행수님께서, 집무실로 오시라는 전갈이옵니다.”

 

 밖에서, 송 행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겠네.”

 

 모을은 따라나서겠다는 정민과 최 상궁을 두고, 송 행수와 집무실로 향했다.

 대행수와 장 씨와 들어서는 모을을 맞았다.

 모을은 가볍게 숨을 들이 마시고, 함께 자리하였다.

 어느 누가 와도 이 자리는 엄청 불편하였을 것이다.

 

 “이것을 주려고 불렀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구나.”

 

 대행수는 노란색 꽃무늬가 놓인, 비단 주머니를 모을 앞으로 내려놓았다.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한번 보거라.”

 

 모을은 매듭을 풀고, 주머니 안 영롱하게 숨어있는 커다란 진주 한 알을 꺼내 들었다.

 분홍빛이 살짝 감돌아, 그냥 봐도 보통 진주와는 무게나 빛깔이, 달라 보였다.

 

 “허~~”?

 

 모을은 터지는 감탄사를 입으로 막고, 매끈하게 빛나는 진주와, 자신을 보며

 흡족히 웃고 있는, 대행수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마음에 드는가 보구나.”

 “네, 아주 마음에 드옵니다. 이것을... 제게 주시는 것입니까?”

 “그래! 네가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구나. 숨비도 최고의 장인에게 수공을 맡길 것이다.

 소마주 원부인의 반지에, 이 진주가 쓰일 게야.“

 

 선의의 진줒빛은 노랑과 푸른빛이 감돌았었다.

 대마주에게 진주를 받던 날, 선의는 선공감 사람들과 막걸리를 들며 축하를 받았었다.

 술 향만 맡아도 취한다던 그녀는, 눈물 콧물로 얼룩진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와, 속에 있던 말을 한참 동안 퍼부었었다.

 취한 선의를 자신의 등에 업고, 선의의 처소로 가던 그날, 수문은 선의에게 마음을 열었다.

 지선에게 너무나 미안했었기에, 수문은 선의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했었다.

 소마주 원 부인 자리.

 이것 때문에, 하 대감처럼 욕심에 눈이 멀어 이 혼인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

 자존심이 강했던 그녀였기에, 자신의 외면에 이렇게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새싹처럼 여리고, 수문 자신처럼 가여운 사람이었다.

 

 대행수의 말을 듣던 모을은, 두 눈을 반짝이며 크게 떴다.

 궁의 핏줄만 가질 수 있는, 황금 잎사귀의, 투명한 붉은 작약꽃.

 꽃잎들 사이로 보일 듯, 보이지 않도록... 그 꽃잎의 중앙에 진주알이 박힌다.

 탐라 왕실에 대대로 내려온, 직계와 배우자만 가질 수 있는 탐라 궁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었다.

 직계가족은 관례를 치르면 받게 되지만, 배우자는 혼인 전, 시 부모에게 선물로 받았다.

 

 “이걸 구하느라, 애쓰셨소. 대행수.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또 기다리고...

 소마주 원부인의 반지는.... 어느 반지보다, 아름다운 진주로 만들어지기에,

 ‘두 번의 인내’ 라고도 한단다.

 첫 번째는, 조개가 오랜 시간, 고통으로 품어 알을 내는 것이고, 사람은 마음에 드는 것을, 얻기 위해 두 번째 기다림을 시작하지... ”

 

 장 씨는, 진주를 받고 뛸 듯, 기뻐하던 선의가 생각이 났는지 잠시 생각에 젖는 듯했지만,

 다시, 속내를 알 수 없는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반지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이리 귀하게 만들어지는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대행수님. 정말 감사드리옵니다.”

 

 모을은 정말 진심으로 대행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때, 장 씨가 진주 주머니를 되돌려 받는 대행수의 눈을 피해, 자신의 시종에게 은밀히 눈짓하는 모습이 모을의 눈에 들어왔다.

 

 “그럼, 전 이만, 탐라로 들어가겠사옵니다.”

 

 못 본 척 눈을 돌리며, 모을이 주섬 주섬 일어섰다.

 장 씨가 물끄러미, 모을을 올려다보았다.

 

 “그래, 조심해서 돌아가거라. 송 행수! 소저를 모시도록 하여라.”

 “오늘, 뵙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신을 감축드리옵니다.”

 “그래, 나도 만나 기뻤다. 죄인의 신분으로, 선물을 받지 못한 것뿐이니, 마음 쓰지 말거라. 잘 들어 가도록 하고....”

 

 모을은, 송 행수와 밖으로 나오며 자신을 바라보던 장 씨의 눈빛에 찝찝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차를 준비해 두었으니, 바로 타시면 돼옵니다.”

 

 송 행수가 앞서며 길을 안내하였다.

 

 “보자기를 풀어 배에, 묶으십시오.”

 

 뒤에서, 장 씨의 시종이 모을의 귀에 속삭이며, 오른쪽 옆구리 쪽으로 무언가를 내밀고,

 재빠르게 사라졌다.

 순간, 너무 놀라 ‘악’ 소리를 낼 뻔하였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모을은 겨우 가다듬은 목소리로 송 행수에게 의복을 다시 정돈하고 싶다고 말하며,

 방을 하나 내어 달라 부탁했다.

 

 송행수가 가까운 곳에 있는, 아담한 방문을 열어 주었다.

 모을은 문을 닫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그 자리에 ‘펄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급한 숨을 뱉으며, 손에 든 것을 내려다보았다.

 싸고 있는 붉은 보자기를 풀자, 검은 비단으로 싸인 어른 주먹 두 개 만한, 물건이 나왔다.

 모을은, 붉은 보자기로 단단히 배에 동여매었다.

 치마를 내리자, 치마가 풍성해 표가 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모을은 희원재로 돌아와, 보자기로 싸여진 물건을 풀어 보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인데, 부부인께서 대행수님도 모르게 아버님께 전하시는 건가...’

 검은 보자기까지 풀어 내자, 양손으로 감싸지기에는 조금 크고, 자개와 보석을 사용하여, 정교한 무늬를 새긴 상자였다.

 열어보고 싶었으나, 상자는 단단하게 잠겨 있었다.

 분명 열 수 있는 상자이나, 자물쇠가 없었다.

 비밀 상자.

 이것은 ‘비밀상자’였다.

 모을은 어릴 때, 자주 이런 상자를 가지고 놀았다.

 그랬기에, 모을에게 이런 건 우습게 보였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모을은 이리저리 상자를 살펴 보다, 맨 밑에 작은 열쇠가 들어있는 구멍을 발견했다.

 하지만, 열쇠 구멍을 찾는 건, 열쇠를 찾는 것보다 더 어려웠기에 미간에 힘을 쓰며 찾기 시작 했다.

 성격 급한 이는 상자를 때려 부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견고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화려하게 만들어진, 상자 자체로도 엄청난 값어치가 나가기 때문에 거의 부서지는 일은 없었다.

 한참을 눈이 빠져라 쳐다보던, 모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오른쪽 모서리를 타고 오르는 줄기 끝.

 작은 꽃잎 하나를 살짝 밀어내자, 구멍이 나왔다.

 모을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작은 서찰이 들어 있었다.

 

 ‘돈은 생각지 말고, 진행하시오.’

 무얼 진행하라는 거지?

 모을은 서찰을 접어 두고 상자 안에 든 것을 살폈다.

 상자 안에는, 각종 보석이 박힌 떨잠, 금반지, 비취 비녀등,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장신구들이 영롱한 빛을 내며, 고운 비단천에 싸여 있었다.

 단번에 봐도, 그 값어치가 상당 한 것들이었다.

 그 자체의 장신구 값도 상당한 것들이었지만, 지금 탐라나 숨비도에서 나오는,

 물건은 역사적인 가치를 더해, 세계 최고의 금액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해외 경매시장에서 역대 최고가에 팔린 물건이, 전부 탐라에서 나온 물건이라고 들었다.

 부르는 게 값이었으니 말이다.

 해외의 어느 부호가 탐라의 떨잠을, 연회에 하고 갔다가,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라고, 대한민국 언론이 보도하며 회자된 것을, 글로 읽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탐라에서 외부 유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어, 쉽게 보기는 어려운 물건이었다.

 모을도 이렇게 귀한 것은 처음 보았다.

 그런데, 이 물건이, 왜 류 대감에게 전달되는 것일까?

 

 “아가씨... 이불 깔아 드리겠습니다.”

 

 모을은 정민의 목소리에, 보고 있던 상자를 닫아, 서안(書案) 서랍 안에 넣었다.

 일단 자자.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부시럭하더니, 옆방에 있던 정민이 구름 솜이 가득 들어 푹신한 침구들을, 이불장에서 꺼내 바닥에 깔았다.

 정민이 나가며, 모을 가까이에 있는 등 하나를 두고, 방안 모든 등을 소등했다.

 불이 꺼지고 어두워 지자, 모을은 더욱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등을 가져와 가까이 두고, 정민이 펴둔 자리에 누웠다.

 복잡한 생각들이 모을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소마주..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틈이 있으면, 줄곧 그를 생각하고 있었다.

 궁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그를 생각하면, 있던 걱정도 사라졌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숨이 나왔다.

 내일은... 그의 의중을 묻고, 그의 답을 꼭 들어 보리라.

 자신에게 하는 행동의 연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모을은 등을 끄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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