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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손이 닿다
작가 : 윤지산
작품등록일 : 2019.10.27

한참 재잘재잘 이야기를 이어가던 담희가 말을 멈추고 동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예전에 제가 영가를 보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했었잖아요."
"그랬지."

동원은 자신의 팔을 간질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담희는 더욱 파고 드려는 듯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못 보게 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장난을 치듯 머리카락을 배배 꼬고 있던 그의 손이 멈추었다.

"그분은 자신의 옆에 친했던 영가들이 아직 있느냐고 물었었어요."

동원은 가만히 담희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몸을 바로 세운 담희는 동원을 올려다보았다. 그와 마주 본 그녀의 눈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제가 당신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동원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를 똑바로 바라보던 눈이 감기자 눈꺼풀 위로 그의 차가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영원히 너의 옆에 있을 거야."

 
#10 보이지 않는 자
작성일 : 19-10-31 17:42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6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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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자

  금요일 오전 9시 30분, 담희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오늘 그녀가 찾는 인물은 동원이 아니었다. 전날 만났던 천사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였다. 솔직히 남자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를 따라다니던 천사는 여러 의미로 충격적이었기에 한 번 보면 알아볼 수 있을 터였다.

 

 ‘어제랑 시간이 달라서 없나?’

 

  잠시 정류장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보았으나 그 남자는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던 그녀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PC방 안으로 들어갔다.

  일을 시작하기 전 청소를 하기 위해 대걸레를 물어 적시고 있었다.

 

 “안녕?”

 “아아악!”

 

  옆에서 날아든 인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 머리카락투성이인 얼굴이 코앞에 있었다. 여자는 자신이 인간이 아님을 뽐내듯이 공중에 붕붕 떠서는 인사를 건네 왔다.

 

 “또 만…….”

 

  담희는 그대로 주먹을 내질러 여자를 쓰러뜨렸다. 여자는 바닥에 쓰러져 널브러졌고 담희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뒤로 물러났다.

 

 “어?”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가다듬던 그녀는 여자 귀신의 모습이 낯이 익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어?”

 

  전날 보았던 여자 귀신과 같은 얼굴에 놀라 그녀를 삿대질해가며 입을 달싹였다.

 

 “천사님?!”

 

  맞은 부위가 아픈지 한참을 바닥에서 뒹굴던 그녀가 휘청휘청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뒤로 물러났던 담희는 그녀에게 다가가 부축하기 위해 다가갔다.

 

 “감히…….”

 

  그녀는 담희가 내민 손을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서슬 퍼런 안광을 반짝이며 말한다.

 

 “나를 화나게 했겠다. 잡아먹어 버리겠다!”

 “꺅!”

 

  겁에 질린 담희의 비명과 함께 그보다 더 크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쓰러진 것은 천사라 불리는 여자였고 소리가 나게 한 담희는 다시 뒤로 물러났다. 놀란 나머지 담희가 다시 한 번 주먹을 내지른 것이다.

 

 “아, 죄송해요. 놀라서 그만.”

 

  저번에 동원에게도 폭력을 쓴 전적이 있기에 우발적인 자신의 손을 원망하였다. 자제해야 한다고 속으로 되뇌고는 바닥에 쭈그려 앉아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너한테는 장난치면 안 되겠구나.”

 “많이 아프신가요?”

 “어, 많이 아프다.”

 

  예전에 동원이 그녀는 주먹만 휘둘러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하였는데 정말이었나 보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그녀는 다시 공중에 둥둥 떠올랐다.

 

 “괜찮으신가요?”

 “괜찮다. 어차피 장난친 건 내 쪽이니 신경 쓰지 마.”

 

  그녀는 담희에게 얻어맞은 부위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것보다 이제 온다.”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자가 PC방 안으로 들어섰다. 남자는 이곳이 처음인지 카운터 위와 실내를 살펴보고는 자연스럽게 정렬된 카드 중 하나를 집어 들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미리 알고 오신 거예요?”

 

  담희는 이어폰을 한쪽만 끼고서 천사를 보며 말했다. 그녀의 말은 고요한 실내에 작게 울렸고 남자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담희는 이어폰이 보이게 고개를 조금 틀어 보이고는 말을 계속했다.

 

 “다치신 데는 정말 괜찮으신 거죠?”

 

  남자는 그녀가 전화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금세 시선을 돌렸다.

 

 “풋, 푸하하하하.”

 

  담희가 하는 양을 바라보던 천사는 돌연 방정맞게 웃어댔다. 청소준비를 하던 그녀는 손을 멈추고 천사를 바라봤다.

 

 “왜 갑자기 웃으시는 거예요?”

 

  왜인지 비웃고 있는 거 같은 웃음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웃음을 멈출지 모르는 그녀를 놔두고 담희는 청소를 시작하였다. 천사의 웃음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직전까지 호쾌하게 웃어젖히던 그녀가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하는 행동이 저 아이와 같아서.”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당연하게도 그녀가 따라다니는 남자가 있었다.

 

 “제가요?”

 “그래, 저 아이가 귀신과 대화할 때면 이어폰을 한쪽만 꼈었어. 너처럼.”

 

  그녀의 설명에 너무 놀라 대걸레를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탕하고 큰 소리가 조용한 실내에 울려 퍼졌다.

  담희는 자신도 모르게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남자 또한 소리에 놀랐는지 상황을 살피다가 담희와 눈이 마주쳤다.

 

 “말 걸지 마. 이제 저 아이는 보지 못해.”

 

  그 말에 담희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대걸레를 집어 들었다. 아직도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청소를 시작했다.

 

 “어째서요?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건가요?”

 “아주 가끔 그런 이들이 있어. 영안이 트일 아이가 아니었기에 안 보이게 된 거지.”

 

  어려서는 선명히 보았지만, 남자가 중학생 때는 많이 흐리게 보였다고 한다. 그것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드문드문 안 보이다가 지금에 와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그 말을 하는 천사의 얼굴은 추억을 회상하듯 잔잔한 미소를 띠면서도 많이 슬퍼 보였다.

 

 “그때는 나 말고도 다른 귀신들이 옆에 있었지만 이제는 나만 남았지.”

 “모두 떠난 건가요?”

 “아니, 모두는 아니야. 몇몇은 승천했으니까.”

 

  흡연 부스 옆자리의 의자를 정리하던 담희는 놀라서 천사를 바라보았다. 천사는 미소를 지으며 담희가 정리하는 자리를 힐끗 바라봤다.

 

 “도대체 얼마나 있었길래 몇몇이라고 하시는 거죠?”

 “나 포함해서 여섯 명은 꾸준히 옆에 붙어 있었지.”

 

  담희가 질린 표정을 지었고 천사는 방긋 웃음 지을 뿐이었다.

 

 “그렇게 많이 몰려다니면 생활에 지장 있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우리는 저 아이가 좋은 만큼 폐 끼치지 않기 위해 밖에서는 거리를 유지했어.”

 

  그녀는 과장되게 웃으며 말했다. 의심의 눈초리로 지그시 바라보니 천사가 슬쩍 눈을 피했다. 정류장에서의 행동을 보면 정말로 그를 배려해줬을지 믿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학교에서는 친구도 사귀고 잘 지냈어.”

 “학교까지 따라다니긴 했다는 거네요.”

 

  천사는 찔끔하는 얼굴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제는 지난 일이고 그녀 자신의 일도 아니었기에 더는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

 

 “그럼 그 후로는 마주친 적 없는 거예요?”

 

  그 후는 그가 귀신이 안 보이게 된 후를 말했다. 그것을 천사도 무리 없이 알아듣고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예전에는 가끔, 아주 가끔 저 아이가 아플 때 보였었어. 그게 매번 보이는 것도 아니었고 이제는 아예 못 봐.”

 

  천사는 뒷말을 삼키듯 입을 다물었다. 다가 심통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없을 때 다른 녀석들과는 대화도 나눴다더라.”

 

  천사는 몸을 틀어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뒤에 있던 담희는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돌아선 그녀의 뒷모습이 슬퍼 보였다.

 

 “적어도 마지막 인사 정도는 나누고 싶었는데.”

 

  담희는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깜짝 놀랐다.

 

 “이제 안 오시는 건가요?”

 “보이지도 않는 아이 옆에 붙어있어 뭐하겠니.”

 

  바로 말을 꺼내려 했던 담희는 잠시 멈칫하였다. 일부러 자신의 말은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일반적인 말로 돌려 말했기에 다음 말을 꺼낼 때 신중해졌다.

  담희는 남자에게 들릴세라 입을 가리고는 작게 말한다.

 

 “일반 사람처럼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서요.”

 

  동원이 담희와 밥을 먹거나 대화를 나눌 때면 사람처럼 모습을 보이곤 했었다. 동원의 설명대로라면 그녀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을 터였다.

  담희를 바라본 천사의 눈이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그리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안 돼. 말했잖니. 영안이 트일 아이가 아니었다고.”

 

  잔뜩 인상을 찌푸린 담희의 얼굴이 설명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저승차사나 나나 원칙적으로는 산 자가 인식도 할 수 없어. 그리고 산 자와 관련이 되면 기억을 왜곡하거나 지워야 한다.”

 “원래 알던 사이잖아요!”

 

  어처구니가 없었다.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던 것이 아닌가.

  주위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큰 소리가 나와 버렸다. 그러나 천사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것은 규율이다. 과거에는 눈을 맞췄기에 그냥 둘 수 있었지만 지금 내 쪽에서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돼.”

 “하지만…….”

 “어겨서는 안 되는 법칙이 있어.”

 

  그녀의 눈빛이 단호하다 못해 차갑게 느껴졌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서 어긋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할 때면 가까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것 같은 거리감을 느꼈다.

 

 “뭐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거지.”

 

  담희의 기분이 저조하자 천사는 애써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였다.

 

 “너는 나한테 궁금하거나 속풀이 할 거 없어?”

 

  천사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으나 담희는 여전히 미간을 좁히고 있었다.

 

 “아니다. 그런 얘기는 그 저승차사랑 하겠구나.”

 “네?”

 

  대뜸 대화에 동원이 나오자 담희는 반문했다.

 

 “둘이 사귀거나 그러는 거 아니야?”

 

  상상도 못 한 말에 담희는 기가 막혔다.

 

 “아니, 조금 전까지 규율이 어떻다 말씀하시던 분이 그런 말이 나오세요?!”

 “못 사귀는 건 아니니까 그렇지. 저승차사랑 사귀는 건 본적이 없긴 하다.”

 “정말 사귈 수 있는 건가요?”

 

  그냥 던져본 물음이지만 그녀는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자는 가능하지. 네가 영안이 닫히지 않는 이상은 말이야.”

 

  담희는 아파져 오려는 머리는 짚었다.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대화하는 동안에도 청소는 계속되었기에 이제 처소가 되지 않은 곳은 남자가 있는 줄 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천사에게 기다려 달라고 요구하고 남자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남자는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담희를 쓱 스쳐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서 담희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남자의 시선을 느끼고 그와 마주 보자 남자는 움찔 놀라서는 고개를 돌렸다.

 

 ‘뭐지?’

 

  그 후로도 남자는 담희를 힐끗힐끗 돌아봤다. 담희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천사는 그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였다. 그녀의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뭐 할 말 없어? 뭐든 물어봐도 좋아.”

 

  그녀는 담희와의 대화가 즐거운 듯했다.

  천사의 질문에 담희는 동원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럼 비둘…… 아니, 날개 보여주실 수 있나요?”

 “에이, 그건 싫은데.”

 

  그녀는 장난스럽게 말하며 얄밉게 고개를 저었다.

  장장 한 시간 넘는 시간 동안 대화가 이어졌다. 정확히는 잔잔한 대화보다는 실랑이에 가까웠으나 둘 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대화의 종지부는 당연하게도 남자가 찍게 되었다.

 

 “천백 원입니다.”

 

  남자가 이곳을 나가면 언제 그녀와 다시 재회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남자가 건넨 돈을 받아들자 조금은 아쉬움이 마음이 자리 잡으려 했다.

 

 “저기.”

 

  남자는 카운터 앞에서 한참을 주저하다 입을 열었다.

 

 “이런 말 하면 이상하게 들릴 줄 아는 데요. 혹시 귀신같은 거 보이시나요?”

 “네?”

 

  갑작스럽게 정곡을 찔린 담희는 입을 다물었다. 담희가 얼빠진 표정으로 반문하자 남자는 당황하며 시선을 피했다.

  남자의 얼굴에는 낭패감이 어렸다. 표정만 봐도 그가 후회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폰 반대로 꽂고 계세요.”

 “아.”

 

  담희는 자신에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서 확인했다. 마이크가 달린 줄은 오른쪽인데 그녀는 왼쪽 이어폰을 오른쪽 귀에 꽂고 있었다.

 

 “그래서 귀신을 보는 건가 했어요.”

 

  잠시 고민하던 담희는 입을 열었다.

 

 “……맞아요. 저는 귀신이 보여요.”

 

  용기를 내었어도 바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담희는 순순히 인정했다. 모른 척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옳은 행동이었지만 그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일 터였다. 그에게는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군요. 힘드시겠어요.”

 

  담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침묵이 지나가고 남자는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제 주위에 누군가 있지 않나요?”

 

  그의 질문에 그녀의 시선이 천사에게로 향했다.

  바로 대답하려던 담희의 입을 천사가 손으로 막았다.

 

 “없다고 해.”

 

  지금까지와 다른 굳은 표정으로 담희를 마주 보던 그녀는 천천히 입에서 손을 뗐다.

 

 “……아무도 없어요.”

 

  남자는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은 아쉬우면서도 안심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다행이네요. 괜히 기다리고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그는 다행이라고 말하며 굳어진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항상 붙어있던 분들이라 아직도 있는 건 아닌가 했는데.”

 

  잠시 뜸 들이던 그는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그럼 수고하세요.”

 

  남자는 거침없이 문으로 향했고 이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천사는 남자가 밖으로 나갔음에도 담희의 옆에 있었다.

 

 “어째서 진실을 말하지 않은 건가요?”

 

  담희는 문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물었다.

 

 “알아봤자 신경만 쓰일 뿐이야. 인제 그만 올 거라고 했잖아.”

 “그럼 왜 저에게는 이야기를 해주신 거죠? 말을 전해주길 원하신 거 아닌가요?”

 “아니야. 그저 저 아이와 같은 이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들어줘서 고마워. 나는 그거면 돼.”

 

  천사는 손을 뻗어 담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까 날개가 보고 싶다고 했지?”

 

  담희의 머리에서 손이 떨어져 나가며 천사의 뒤로 하얀 날개가 펼쳐졌다. 잠시 펄럭이던 날개는 이내 잔잔히 움직였다.

  날개가 펼쳐진 순간 어두운 실내를 환하게 비추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둠 속에서도 제 색을 알리는 밝고 하얀 자태에 넋을 잃고 바라봤다.

 

 "난 이만 갈게."

 

  천사는 작별인사를 건네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이런 날개를 보고 비둘기 날개라 한 거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다. 동원의 감수성과 안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담희는 다음에 그를 만나면 꼭 따질 것이라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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