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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1950년 그날
작가 : 솔거
작품등록일 : 2019.10.12

1950년 6.25일 그날부터 휴전까지 지금의 고양시 벽제동에서 벌어진 전쟁실화이다.

 
10화. 귀향
작성일 : 19-10-31 17:28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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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구장은 식량이 다 떨어지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전진하는 국군을 바짝 따라 가기로 하고 ‘공덕동’ 친척집을 나섰다.

 

 ‘신촌’으로 해서 가려고 집을 나서서 ‘수색’까지 가는데 들판에는 보리가 봉긋하게 자랐고 야산에서는 수꿩이 암놈을 부르느라 꿩꿩 노래를 한다.

 

 어재까지 전쟁터였든 산하가 자연으로 되돌아가 파란 들판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은태는 한 달 만에 대 자연에 파묻히니 그동안 피란살이 하느라 ‘공덕동’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에 신이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엄마는 은태 뛰는 것을 보고 너는 무엇이 좋아서 그렇게 펄쩍펄쩍 뛰니?”

 

 “엄마! 한 달 만에 산에 나무와 들에 보리를 보니 좋아서 뛰는 거야, 그리고 청석골은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 가슴이 마구 뛰어.”

 

  ‘청석골’ 집 생각을 하니 좋으냐?”

 

 “그럼! 할머니와 바둑이 생각에 빨리 가고 싶어.” 은태 네는 식량 때문에라도 빨리 가야 되는데 수색까지 가니 그 많은 기차 철로에 객차가 수 없이 많은데 그중에 절반은 타고 있는 것 같다.

 

 벌판에 많은 객차가 붉게 타니 그것 또한 장관이다. 은태는 전쟁마당에 모든 것이 재미있어 보인다.

 

 그렇게 전쟁이 막 지나간 자리를 보면 불타고 죽고 모든 것이 그렇게 짓밟히고 엉클어져 있다.

 

 어제 저녁까지 그렇게 수색에서 전쟁을 하고 진격을 하여 전쟁 마당이 화전이 된 것 같다. 그렇게 격전이 벌어져 일진일퇴를 해 더는 못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태네는 어쩔 수 없이 수색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떠났다.

 

 은태는 서울로 올 때는 찹쌀을 지고 오느라 혼이 났는데 고향으로 갈 때는 빈 몸으로 가니 몸과 마음이 가벼워 팔짝 팔짝 뛰며 간다.

 

 고향 가는 길이니 발걸음도 가벼워 한나절 만에 백마 이모네 집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청석골로 간다. 식량이 바닥 나 하루도 지체 할 수가 없었든 것이다.

 

 은태는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 뛰어놀면서 깡통이며 병을 구둣발로 툭 툭 차면서 간다. 그렇게 아끼던 빨간 구두 앞이 벗겨져 빨 같던 구두코가 하에 졌다.

 

 이제는 구두가 떨어지던 말든 돌부리도 차고 깡통도 차면서 간다.

 

 은태 네는 하루치 식량도 없으니 진격하는 국군 뒤를 바짝 딸아 간다. 그렇게 전쟁이 막 끝난 뒤를 따라가다 보니 길옆으로 미처 치우지 못한 죽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인민군, 민간인이 순서 없이 도랑에 머리를 쳐 박고 죽은 사람, 엎어 죽은 사람, 앞으로 고꾸라져 죽은 사람, 뒤로 벌렁 누어 죽은 사람으로 뒤죽박죽이다.

 

 그것들을 보니 전쟁은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태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시체를 봐서 무감각해 죽은 것 보다 어제 여기서 인민군하고 국군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을까 그런 상상만 했다.

 

 그렇게 청석골 집에 도착하니 동네 사람들이 놀란다. “아니 조금 전까지 인민군이 있다 후퇴 했는데 어떻게 그 뒤를 바짝 딸아 왔어?”

 

 김 구장은 “네, 식량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전진하는 국군 뒤를 바짝 딸아 왔어요.”

 

 “그래?”

 

 은태 네는 한 달 만에 집으로 오니 노 할머니가 반갑게 맞는다. 그러나 반가운 것도 잠시 하루 종일 걸어왔고 또 긴장이 풀리니 피곤해 일찍 저녁을 해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은태는 자고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아침인데 ‘설문리’ 쪽에서 야포소리 기관총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김 구장은 또 불안하다. 국군이 전진을 해서 더 멀 리가 가야 마음을 놓을 텐데 이제는 지쳐서 피란도 못 가고 전쟁한가운데서 어떻게 큰 딸을 지킬까 걱정을 하며 아침을 먹었다.

 

 은태는 아침을 먹고 규석이하고 노는데 오전 아홉시쯤 됐을까 은태네 뒷산에서 국군이 살살 기어 내려오며 입에다 손을 댔다.

 

 아무소리 하지 말라는 수신호다.

 

 은태와 규석은 호기심에 국군이 시키는 대로 입을 다물고 그들만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국군은 쌍안경으로 동네 앞 은태네 밀밭에 초점을 맡 추고 있는 것 같다. 그 밀밭은 동네 한 가운데 있는 이백 평 쯤 되는 넓이의 밭이다.

 

 밭 앞에는 조그만 개울이 있는데 개울둑은 개울에 비해서 꽤 높은 편이었다.

 

 그 개울에서 동북쪽으로 이백 미터 쯤 내려가면 큰 개울이 나온다. 그런데 설문리 에서 쫓긴 인민군이 역으로 큰 개울로 올라오다가 작은 개울로 들어선 것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인민군은 더 올라가야 숨을 곳이 없으니 은태네 밀밭에 숨으려고 살살 기어들어온 것이다.

 

 그것을 국군 일개 중대가 은태네 동네 다섯 가구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중대장의 사격 신호가 떨어짐과 동시에 집중사격이 시작됐다.

 

 인민군 쪽에서도 따발총으로 반격한다. 그렇게 쌍방 간에 교전을 하는데 벼란 간 밀밭 가운데서 꽝 소리가 나더니 잠잠해 졌다.

 

 인민군이 포로로 잡히느니 수류탄으로 자폭했다는 것이다. 교전이 끝나 시체를 수습하니 인민군이 열 한명이나 죽어 있었다.

 

 인민군을 사살한 국군은 잔당을 추격해 은태네 뒤꼴 밭쪽으로 진격했다. 동네 아이들은 진격하는 국군 뒤를 따라 가며 전쟁하는 것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국군은 은태네 뒤꼴 밭 위의 작은 산등성이로 올라가더니 산 아래 골짜기에다 무차별 기관총을 쏴댔다.

 

 동네 아이들은 전쟁하는 것을 보는 게 일상화되어 이제는 더욱 접근해서 따라간다.

 

 겁도 없이 전쟁터를 딸아 다니니 국군은 너희들 이제 그만 집에 가! 하며 악을 썼다. 그러나 아이들은 들은 척도 않고 따라 다니다가 국군이 전진해서 설문리 쪽으로 가고 나서야 집으로 왔다.

 

 은태와 규석은 눈앞에서 직접 전투 하는 것을 보니 정말 너무 재미있다고 느꼈다.

 

 그래, 전쟁은 재미있는 거야, 어른들은 걱정이겠지만 우리들은 학교 다니며 숙제할 걱정 없이 매일 총격전 아니면 유엔군 폭격기들이 날아와 앞마을 뒷마을 앞산 뒷산에다가 폭격하니 그것 보는 것이 너무 너무 재미있었던 것이다.

 

 그해 여름과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니 도로 국군이 퇴각을 하고 인민군 연대가 김 구장네 집으로 들어왔다.

 

 그해 겨울에는 중공군은 다른 마을로 갖나 인민군이 최전선으로 들어왔다.

 

 김 구장은 민폐 끼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근심어린 표정으로 중대장을 쳐다보니 중대장은 어르신 앞으로는 걱정 하지 마십시오.

 

 우리 인민군이 중국군 산하로 들어간 후로는 절대로 민폐 못 끼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해 겨울도 지나가고 봄이 되니 다시 국군이 들어오고 인민군은 후퇴했다. 은태네 있던 인민군도 밤사이 후퇴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석골’이 전쟁터가 아니고 ‘문산’과 ‘고랑포’를 경계로 일진일퇴 전쟁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휴전을 조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빨리 휴전을 하기 위해 더 전진을 못하게 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더 쳐들어가면 북한이 휴전제의를 거부하니 어쩔 수 없이 서부전선은 문산 근처에서 일진일퇴를 하였다.

 

 중부전선은 백마고지를 중심으로 낮에는 유엔군이 고지를 점령하고 밤에는 중공군이 점령하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양측에서 많은 사상자가 나니 정부에서는 전국적으로 영장을 발부했다.

 

 은태네 동네서도 영장을 받아 뽑혀가는 장병들을 환송하기위해 고봉산 밑의 초등학교에 모여 환송식을 하고 벽제면 소재지로 떠났다.

 

 그 때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쌍방 간에 사상자가 많이 나니 뽑혀가는 장병들 가족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은태 오촌 아저씨도 소집 영장을 받고 출정하니 작은집 식구들도 따라가며 너무 슬피 우는 것이다. 은태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거의 다 장가간 장전들이 출정하니 그 부인들이 너무 슬피 우는 것이다. 전선으로 가면 십중팔구 죽는다고 생각해 그렇게 우는 것이란다.

 

 전쟁은 미국대통령의 휴전제의에 의해서 회담을 하면서 일진일퇴를 하는데 유엔군이 38선을 넘어 진격을 하면 북한이 너희들은 휴전을 핑계 삼아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한다며 휴전에 소극적으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어 전진을 못하고 일진일퇴를 하다가 서부전선은 ‘도라산’과 ‘고랑포’사이에서 1953년 7월 20일 휴전이 되었다.

 

 휴전이 되니 김 구장에게 고양군 대한청년단 본부에서 오라는 전갈이 왔다.

 

 김 구장은 왜 오래나 하고 가니, 단장 홍기수가 김 구장 오랜만이야? 다름이 아니고 김 구장이 감춰 주었던 국군을 밀고 한 놈을 잡았어, 그래서 김 구장 의견을 듣고 처벌하려고 오라고 한 거야.

 

 김 구장은 궁금해 밀고한 사람 어디 있어요. 하고 물으니 저기 유치장에, 그래서 유치장으로 가 보니 생각지도 않던 집안 아저씨가 유치장에 앉아있다.

 

 아니 아저씨가 왜 그런 짓을 했어요.

 

 아저씨는 조카님 미안해요. 내가 징용 갔다 오니 누가 그러더라고요. 큰말 구장하고 작은 말 구장인 조카님이 징용 영장에 도장을 찍어 내가 이렇게 반병신이 되었다고? 그래서 밀고한 거지.

 

 김 구장은 아니 아저씨는 큰말 사는데 나 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요. 아무 상관도 없는 나에게 복수하려고 그런 짓을 해요?

 

 조카님 내가 잘못했으니 나를 용서해 달라고 해줘. 조카님이 사정하면 놔 줄 거야.

 

 김 구장은 동네서 저 아저씨는 미친 취급받는 인간이고 국군은 살았지 않은가.

 

 그 국군으로 해 딸이 큰 봉변을 면했다. 그래 용서하자 하고 홍 기수에게 선처를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홍 기수는 김 구장이 좋은 사람이란 것은 진즉에 알았지만 그래도 저 인간 때문에 몇 달을 방공호에서 꼼짝도 못했다며?

 

 단장님 그건 그렇습니다만 저 아저씨 동생이 1.4 후퇴 때 다들 꺼리는 빨갱이들을 다 쳐단 했다고 하니 그 공을 생각해서 형은 용서 합시다.

 

 홍 기수는 김 구장이 그렇게 말하니 국민 방위군 생각이 난다.

 

 중공군이 참전해 유엔군이 후퇴하니 그 동안 좌익이라고 잡힌 빨갱이들을 쳐단 해야 되는데 서로 핑계를 대고 총을 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밀고한 동생이 그들을 모두 총살 시킨 것이다. 좌익이라면 어른 애 할 것 없이 다 총살시켰다.

 

 그것이 밝혀지면 민심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김 구장말대로 그를 풀어주었다.

 

 풀어주며 홍 기수는 말했다. 너 저 김 구장에게 죽을 때까지 잘해, 김 구장이 좋은 사람이라 그렇지 나쁜 사람이었으면 너는 총살감이야.

 

 아저씨는 잘 압니다. 앞으로 어른으로 모시겠습니다. 김 구장에게 반말을 하던 그가 그 후로는 김 구장에게 꼭 존대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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