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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완] 딕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8

마약중독자 흑인 부모에게 태어나, 백인 가족들 밑에서 자라게 된 미국 뉴욕 버팔로 치크토와가 딕 로드(Dick Rd)에 사는 딕(Dick)이 있는 흑인 십대 소년 딕 존스(Dick Jones)의 아주 평범한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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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르가 드라메디 장르인데 드라마, 코미디 장르를 선택할 수가 없네요ㅠ

 
BILLY JOHNSON 1
작성일 : 19-10-31 17:16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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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창 문 밖에서 바삐 움직이는 토미가 보였다. 나는 그런 토미의 창문에 조약돌 크기의 작은 돌을 던졌다.

 

  한 개.

 

  뚝…….

 

  두 개.

 

  뚝…….

 

  그리고 세 개를 던지자 토미가 짜증나는 듯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었다. 돌을 던진 사람이 도망갔을 까봐 저 멀리 도로로 시선을 돌렸다.

 

  “토미.”

 

  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목소리로 토미를 불렀다. 토미는 내 목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뭐야.”

 

  토미가 말했다.

 

  나또한 토미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렸다.

 

  나는 토미를 향해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

 

  내 행동에 토미는 팔로 크게 엑스자를 만들었다.

 

  “아직도?”

 

  이번에는 토미가 내 말을 듣지 못한 거 같다. 엑스자를 만들던 손을 내려놓지 않았다.

 

  나는 가방에서 스케치북과 매직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기 시작했다. <러브 액츄얼리>처럼 토미에게 사랑 고백을 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게이가 아니니까 토미에게 사랑 고백할 일은 절대로 없다. 내 상황을 보고도 절대로 착각하지 마라.

 

  ‘빌리가 소년원에 있대.’

 

  나는 눈이 좋지 않지만 이 스케치북에 적힌 말을 보고 놀라 눈이 커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종이를 한 장 넘겨 다음 종이에 글을 적기 시작했다.

 

  빌리는 시험 문제의 답을 알려주는 듯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YDC에 갈 거야. 너도 같이 가고 싶다면 가방을 챙기고 지금 나와. 나는 오래 기다려 주지 않을 거야.’

  종이에 적힌 내 목소리를 읽은 듯 토미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토미를 기다렸다.

 

  토미는 내가 집 앞에 도착해서 작은 돌로 자신을 부르기 전보다 더 바쁘게 움직였다.

 

  핸드폰이 없으니 가방에 지갑만 넣고 올 금방 나올 것과는 달리 토미는 정확히 15분이 지나고 나서야 내게 모습을 비추었다. 빌리에게 줄 게 그렇게나 많은가……? 어차피 주지도 못 할 건데.

 

  토미는 창문을 넘어 나무를 타고 내려와 내 앞에 섰다. 정말 빌리에게 줄 게 있는지 토미의 가방은 제법 묵직해 보였다. 나는 그런 토미의 가방을 열어보고 싶지만 차마 열지 못했다.

 

  “어디로 가야 돼?”

 

  토미가 내게 물었다.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

  “뭐? 무슨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거야?”

 

  토미는 정말 궁금한 듯 보였다. 나는 그런 토미에게 아주 차가운 찬 물을 끼얹었다.

 

  “아니. 국제공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메가 버스 타고 갈 거야.”

 

  내가 말했다. 내 말에 토미는 미간을 구겼다.

 

  나와 토미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토미의 집에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 까지는 3마일이 넘지 않았다. 저번에 자전거를 타고 나이아가라 국제공항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침에 엄마와 아빠, 그리고 토미의 부모님들이 사라진 우리를 발견하기 전까지 나와 토미는 아주 여유 있다.

 

  토미는 국제공항까지 가는 내내 나에게 말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빌리 생각뿐인지, 아니면 내게 화가 난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만약 토미가 내게 화가 났다면 나는 그 화가 무엇 때문인지도 알 수 없었다.

 

  집에 나온 지 벌써 1시간 25분이 흘렀다. 토미와 함께 한지는 50분이 지났다. 그 시간이 너무나도 고됐다.

 

  “토미.”

 

  나는 토미를 불러 세웠다.

 

  토미를 부르지 않으면 토미는 저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메가 버스만 기다리고 있을 게 뻔했다.

 

  “배고프지 않아?”

 

  내가 물었다.

 

  “예매 해야지.”

  “내가 해놨어.”

  “아…… 얼마 나왔어?”

  “138달러.”

  “그래. 내건 내가 줄 게.”

  “그럴 필요 없어.”

 

  내 말에 토미가 나를 쳐다봤다. 나는 토미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토미에게 물었다.

 

  “배고프지 않아? 네가 정 나한테 표 값을 주고 싶다면 식사 대접 정도는 받아 줄 수 있어.”

 

  내 말에 토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 열어 있는 가게라고는 24시간 운영하는 샌드위치 가게뿐이었다.

 

  나와 토미는 샌드위치 가게에 들어갔다. 메뉴판 앞에 선 토미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반면에 나는 고민 따위 없었다.

 

  “미트볼 샌드위치 주세요.”

 

  점원은 내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샌드위치를 다 만들어 갈 때 즈음 토미가 주문을 했다. “터키 베이컨 샌드위치요.”

 

  샌드위치를 받은 나는 구석진 자리로 가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토미를 기다리진 않았다. 기다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샌드위치를 반 정도 먹어갈 때 즈음 토미가 샌드위치가 담긴 트레이를 들고 내게 다가왔다. 토미는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하나 더 먹어도 되지.”

 

  내가 물었다.

 

  미트볼 샌드위치는 내 양을 채우기 턱없이 부족했다.

 

  내 말에 토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두 개 먹어도 돼.”

 

  토미의 말에 나는 미트볼 샌드위치를 다 먹지도 않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키 베이컨 샌드위치 주세요.” 토미가 시켰던 샌드위치가 먹고 싶었다.

 

  “계산은 이걸로 해주세요. 아, 두 개 주세요.”

 

  두 번째로 먹는 샌드위치는 토미가 계산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냥 내가 계산 하고 싶었다. 내 카드를 받고 계산까지 끝마친 종업원은 내게 카드와 영수증을 건넸다. 그리고 나는 카운터 앞에서 샌드위치가 나오길 기다렸다.

 

  뒤를 돌아보니 토미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토미에 입모양으로 말했다. ‘너도 먹을래?’ 내 말에 토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

 

  “터키 베이컨 샌드위치 나왔습니다.”

 

  나는 토미의 행동을 마저 보기도 전에 터키 샌드위치 베이컨이 나왔다며 나를 부르는 종업원으로 시선을 돌렸다.

 

  샌드위치는 포장했다.

 

  메가 버스에서 배가 고프면 어떡해. 다섯 시간 동안은 꿈쩍도 못 할 건데.

 

  토미에게로 돌아간 나는 포장 된 터키 베이컨 샌드위치 두 개를 가방 안에 넣었다.

 

  “안 먹게?”

  “응. 나중에 배고파지면 먹게.”

 

  그대로 나는 자리에 앉고 미트볼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메가 버스에 올라탄 나와 토미는 어색함 속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봤다. 나는 창가에 앉고 토미는 통로에 앉았다. 이렇게 어색할 거였으면 붙어있는 자리 말고 떨어져있는 자리로 예매할 걸 그랬다.

 

  내가 집에서 나온 게 10시였는데 벌써 해가 떠버렸다. 앞으로 6시간 30분을 더 달려야한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아왔다.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잠은 내게 찾아오지 않았다. 24시간 하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버스에 올라 탈 시간을 기다리며 30분을 잔 게 다인데. 괜히 잤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까지 되게 멀다.”

 

  토미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 말은 혼잣말이 아닌 내게 하는 말 같았다. 그래서 나는 토미에게 대답했다. “그러게.” 사실 대답은 아니었다.

 

  “메가 버스 탄 적 있어?”

 

  이번에는 토미가 혼잣말을 하지 않고 내게 물었다.

 

  “아니. 너는?”

 

  내가 대답에서 말을 끝낸다면 불편한 침묵이 여섯 시간 동안 흐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토미에게 질문했다. ‘너는?’ 그런 나의 질문에 토미가 대답했다.

 

  “두 번 있어. 한 번은 7학년 때 가족들이랑 메가 버스 타고 캐나다에 간 적 있고 또 한 번은 사촌 형이랑 10학년 때 뉴욕에 가본 적 있어.”

 

  나는 토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나는 사실 치크토와가를 떠난 적이 없었다. 내게는 치크토와가, 버팔로가 집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집을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멀리 가본 곳은 나이아가라 폴스였다. 자전거를 타도 3시간도 되지 않는 거리. 그게 내가 가장 멀리까지 가본 일탈이었다.

 

  “토미.”

 

  나는 그 일탈을 깨트리기 위해 토미를 불렀다.

 

  “응?”

  “나 조만간 이사 갈 거야.”

  “이사?”

  “아마…… 동부에서 더 먼 곳으로 가겠지.”

 

  내 말에 토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왜 동부에서 멀리 떠나는지 토미는 묻지 않았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사만다는 어때?”

 

  토미가 물었다.

 

  “괜찮아.”

 

  내 대답에 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토미가 아무 말이 없자 머리를 창가에 기대곤 눈을 감았다. 잠이 오지 않았지만 잠을 자는 척 피하고 싶었다.

 

  “딕.”

 

  토미가 나를 불렀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대답이 없자 토미는 나를 쳐다보았고, 그 모습이 유리창에 비추었다.

 

 

 

  나와 토미의 앞에는 줄무늬 옷을 입은 빌리가 있었다. 요 며칠 동안 많이 힘이 들었는지 빌리의 얼굴이 다 상해버렸다.

 

  “왜 왔어. 올 필요 없는데.”

 

  빌리는 우리에게 투덜거렸지만 얼굴이 다 상한 빌리를 보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만다는 괜찮아?”

 

  빌리도 사만다가 걱정됐나 보다. 빌리는 엄마랑 아빠랑 만나면 늘 사만다가 괜찮은지 부터 물었다고 한다. 바보 같은 빌리는 자신을 걱정하지도 않고 사만다 먼저 걱정한다. 토미는 그런 빌리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 정말로.”

 

  토미가 말했다.

 

  사만다가 괜찮은지 자신이 괜찮은지 나는 토미의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빌리는 토미의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 빌리가 말했다. 빌리는 씁쓸한 표정을 숨길 수는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우리 조만간 이사 갈 거야.”

 

  내가 말했다.

 

  빌리는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빌리에게 할 말이 없었다. 만들어내려고 했지만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갈 게.’ 라고 말하기엔 앞으로 남은 7분이 너무 아깝고 ‘잘 지내’라고 말하기엔 빌 리가 잘 지낼 수 없다는 걸 빌리 만큼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적어도 눈치라는 게 있다.

 

  “나 뒤에 있을 게 너희 둘이 얘기 좀 해.”

 

  둘이 얼마 만에 만나는지 나는 잘 모르지만,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건 틀림없다. 빌리가 망가진 게 한 달이 지났으니…….

 

  나는 토미와 빌리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지만 토미가 나보다 더 빌리에게 할 말이 많은 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토미도 빌리도 서로와의 대화가 필요했다. 나는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난 두 발로 모래 없는 바닥에서 장난을 쳤다. 그러면서 토미를 기다렸다. 하지만 7분이라는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린 건 더더욱 아니다. 한 시간이어도 기다릴 수 있다. 그러니까 빌리가 마음이 편해지기를 토미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기를 바랄뿐이었다.

 

  빌리가 웃었다.

 

  아주 환하게 웃은 건 아니었지만, 지금 빌리는 무척이나 행복해하는 듯 보였다. 아니면 즐겁거나……. 엄마랑 아빠 그리고 사만다가 웃는 빌리의 얼굴을 본다면 지금 눈앞에 놓인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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