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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완] 딕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8

마약중독자 흑인 부모에게 태어나, 백인 가족들 밑에서 자라게 된 미국 뉴욕 버팔로 치크토와가 딕 로드(Dick Rd)에 사는 딕(Dick)이 있는 흑인 십대 소년 딕 존스(Dick Jones)의 아주 평범한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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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르가 드라메디 장르인데 드라마, 코미디 장르를 선택할 수가 없네요ㅠ

 
SINCLAIR 2
작성일 : 19-10-31 17:15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4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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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프리 커민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시선을 핸드폰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동영상에 올라오는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

 

  “뭐? 대마초도 하라고? 내가 하는 건 대마초가 아니야. 그냥 마당에 있는 풀을 뜯고 말려서 하는 거라고. 보여줄까? 잠시만…….”

 

  제프리 커민은 핸드폰을 침대 위에 올려두고 어딘가로 가버렸다. 나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을 직감했다. 나는 숨죽인 채로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을 기다렸다.

 

  코카인 때문인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헐떡이는 거리는 사만다의 음성이 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만다가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제프리 커민은 정말로 마당에 있는 풀을 뜯어 대마초로 만드는 건지 사만다가 괴로워하는 내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사만다가 의식을 잃어갈 때 즈음 제프리 커민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사만다!”

 

  제프리 커민은 거품을 물고 있는 사만다를 보고 놀란 듯 사만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곤 사만다에게 엉터리 CPR을 하기 시작했다.

 

  “사만다!”

 

  엉터리 CPR에도 사만다가 일어나지 않자 제프리 커민은 커다란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사실 이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볼 수 있는 거라곤 화면에 비친 제프리 커민의 상체와 팔꿈치뿐이었다.

 

  나는 제프리 커민의 팔꿈치로 제프리 커민의 행동을 유추했다. 괴로움에 몸부림칠 거야.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리겠지.

 

  그때 멀리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반응한 제프리 커민은 침대에서 나와 창가로 갔다. 큰일이라도 났는지 제프리 커민은 옷장에서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사만다는 방치돼있고,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사이렌 소리는 한 곳에 머물렀다. 그리고 제프리 커민의 집으로 들어오는 사람들. 사만다를 들것에 들려 실려 갔다. 그 뒤로는 한 남자의 얼굴이 비췄다.

 

  그는 화면을 꺼버렸다.

 

  여기까지다.

 

  내가 몰랐던 사만다의 이야기 그리고 제프리 커민의 지독한 짓은. 내가 빌리였다면 나도 제프리 커민에게 똑같이 해줬을 것이다. 아니, 나는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더 한 짓을 했을 지도 모른다.

 

  동영상을 끝까지 다 보았다. 나는 이다음에 일들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동영상을 보게 된 빌 리가 화가 나서 제프리 커민을 찾아다니다가 제프리 커민과 더티 익스프레스 앞에서 마주치게 되고, 빌리는 제프리 커민을 죽일 듯이 팼다.

 

  죽진 않았다.

 

  정신은 깨어있지만 몸은 죽어있는 상태였으니까. 그리고 내가 에밀리의 아빠에게 맞고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지고 나와 토미가 잡혀 들어갔다. 그리고 빌리는 토미와 내가 자신 대신 유치장에 들어갔단 이유로 죄책감에 휩싸였을 것이다. 사실 내가 아닌 토미 때문이겠지만. 그래서 빌리는 자수를 했을 것이다. 제프리 커민을 저렇게 만들어 놓은 건 토마스 에반스가 아니고 자신이라고. 그리고 토마스 에반스와 빌리 아이작 존슨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나는 빌리의 행동을 유추해보았다. 이 행동들이 빌리의 과거였을지 아니면 그저 나의 바보 같은 상상일지는 빌리 자신만 알고 있다.

 

  나는 그런 빌리에게 묻고 싶었다.

 

  내 상상속이 유효하다면 지금 즈음 빌리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는 빌리에게 따졌을 것이다.

 

  욕설을 뱉었을 것이다.

 

  너는 지금 집으로 올 수 없으니까. 하지만 내 상상은 유효하지 않았다. 물거품처럼 형체를 알 수 없었고, 눈 깜짝할 새에 터져버렸다.

 

 

 

  “앉아도 되지?”

 

  트리스가 말했다.

 

  트리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고 턱을 괴고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런 트리스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내 행동은 이미 늦었다는 걸 알았지만 해야만 했다.

 

  “뭐 먹을래?”

 

  나는 트리스의 질문에 쿠키셰이크 잔을 흔들어보였다.

 

  “폴! 여기 나쵸랑 감자튀김!”

 

  그러더니 트리스가 폴 아저씨를 향해 소리쳤다.

 

  “트리스! 일 안 해?”

 

  폴 아저씨는 트리스를 향해 폴 아저씨가 소리쳤다.

 

  “진짜로? 정말로?”

 

  트리스는 지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주문을 받으러 가거나 카운터에 서있었겠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허……. 노닥거리는 시간 뺄 거야.”

  “그러시든지.”

 

  트리스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더니 앞치마를 푸르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 거지같은 거 좀 그만 입을 수 없나.” 트리스는 혼잣말로 말했지만 내 귀에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

 

  나는 그런 트리스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동정하기 때문이다.

 

  트리스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송골송골 서리가 맺힌 셰이크 위에 꽂힌 빨대를 쪽쪽 빨아마셨고, 트리스는 턱을 괴고 그런 나를 쳐다봤다.

 

  트리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분명 더티 익스프레스의 음악 소리는 매우 큰 편인데 이상하게도 내 귀에는 트리스의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폴 아저씨가 테이블 위에 나쵸와 감자튀김 그리고 햄버거를 올려놓았다.

 

  “햄버거는 안 시켰는데요.”

 

  내가 말했다.

 

  내 말에 사만다도 궁금하다는 듯 폴 아저씨를 쳐다봤다.

 

  “단골에게 주는 서비스라고 생각 해.”

 

  폴 아저씨가 말했다.

 

  폴 아저씨도 알고 있다. 치크토와가에서 사만다와 제프리 커민의 일을 모르면 바보 소리 들을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내 앞에 앉은 트리스도 알고 있다. 여름 캠프를 보내는 학생들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고 에밀리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폴 아저씨는 서비스 따위 안 주는데 웬일이래……?”

 

  트리스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퉁명스럽게 넘어가려고 했다. 내 두 눈에는 그런 트리스의 태도가 보였다.

 

  “너 되게 야윈 거 같아. 밥은 먹긴 해?”

 

  나를 걱정하는 듯한 트리스였다. 그런 트리스는 자연스럽게 나쵸를 과카몰리에 찍어먹었다. 그러더니 맛있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 트리스의 행동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식으면 맛없잖아.”

 

  내 시선에 트리스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모든 음식은 식으면 맛이 없어. 트리스는 햄버거를 칼로 자르기 시작했다.

 

  “내가 특별히 너한테 더 큰 거 줄 게. 나 원래 이렇게 착한 사람 아니야. 너도 알지?”

  “알아.”

  “뭐? 야. 딕. 한 번 정도는 아니라고 말 해주면 안 되냐? 센스가 없게, 정말…….”

 

  나는 트리스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웃었다.”

 

  트리스가 말했다. 트리스는 내 웃음을 기다렸던 거 같다. 나도 내가 웃는 순간을 기다렸다. 도대체 얼마 만에 웃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그 순간 더티 익스프레스에 트리스가 있는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웃어. 사람은 웃는 모습이 보기 좋은 거야.”

 

  트리스의 검지 손가락이 내 입가에 다가왔다. 그리곤 내 양쪽 입 꼬리를 올렸다.

 

  “이건 좀 아닌가? 조커 같다.”

 

  트리스는 흘려 말했지만 내 귀에는 선명하게 들렸다. 얼굴에서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다. 트리스는 내 양쪽 입 꼬리에 머물러 있던 검지 손가락을 떼었다.

 

  “식었겠다.”

 

  내 얼굴에서 햄버거로 떨어진 시선. 식어가는 햄버거를 본 트리스는 작은 조각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러더니 작은 입으로 한 입 베어 먹는다. 나는 그런 트리스의 모습을 조각품 감상하듯이 봤다.

 

  트리스는 나의 시선에 볼이 붉어지거나 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냥 내 두 눈과 마주칠 뿐이었다.

 

  트리스는 또 다시 햄버거를 크게 한 입 베어먹었다. 나는 그런 트리스를 보다가 트리스를 따라 햄버거를 베어 먹었다.

 

  “맛있다.”

 

  습관이 아닌 본능에서 내뱉은 말이었다. 내 말에 트리스는 눈웃음을 지었다. 마치 자신이 만든 음식을 내게 검사받는 사람처럼. 내 말을 폴 아저씨가 들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거야.

 

  “더 먹을래?”

 

  나는 트리스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 괜찮아.”

 

  정말 괜찮았다.

 

  나는 배가 고파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배를 가볍게 채우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데 트리스는 배가 고픈 어린 아이 마냥 나를 대했다. 마치 자신이 그 아이의 부모라도 되는 듯이 대했다.

 

  나는 그런 트리스의 행동이 싫거나 하지 않았다. 그냥 좋았다. 이상하게 가족 같았고, 이상하게 집 같았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빈 집에 들어갈 바에 이곳에 더 머물러 있고 싶다.

 

 

 

  “바람 참 선선하다.”

 

  트리스가 말했다.

 

  더티 익스프레스에서 나온 나와 트리스는 무작정 걸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를 정도로 목적지 없이 걸었다. 두 시간 가량을 걸어서 그런지 종아리와 발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괜찮은 척 아픔을 삼켰다.

 

  “그러게. 여름인데도 여름 같지가 않다.”

 

  내 말에 트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트리스도 여름 같지 않은 이 선선한 날씨를 느끼는 듯 보였다.

 

  그 이후로 트리스는 나에게 그 어떠한 말을 걸지 않았다. 나는 그런 트리스에게 어떠한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냥 어두운 밤하늘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그렇게 우리는 월튼 우드 공원 앞에 도착했다.

 

  한 달 전에는 토미랑 이곳에서 자전거를 탔고 에밀리랑 이곳에서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곳에 트리스랑 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트리스는 친하지만 더티 익스프레스 밖에서 본 적은 없어. 누군가가 내게 트리스에 대해 잘 안다고 하면 나는 이렇게 말 할 준비가 돼 있었다.

 

  트리스가 나에 대해 알지 못하는 만큼 나도 트리스에 잘 알지 못한다. 서로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트리스가 지금은 내 옆에 서있다.

 

  트리스가 날 잘 알지 못한다는 거. 그건 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보같이 어리석은 착각을 했다. 혼자 생각했다. 트리스는 지금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너는 내가 너를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맞아. 하지만 네가 지금 필요한 건 뭔지 잘 알고 있어.’ 물론 이 말들은 트리스가 내뱉지 않은 그냥 내 생각 속에서 외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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