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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완] 딕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8

마약중독자 흑인 부모에게 태어나, 백인 가족들 밑에서 자라게 된 미국 뉴욕 버팔로 치크토와가 딕 로드(Dick Rd)에 사는 딕(Dick)이 있는 흑인 십대 소년 딕 존스(Dick Jones)의 아주 평범한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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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르가 드라메디 장르인데 드라마, 코미디 장르를 선택할 수가 없네요ㅠ

 
SINCLAIR 1
작성일 : 19-10-31 17:14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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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들어오자 소파에 앉아있는 엄마가 보였고 그 맞은편에 앉은 낯선 뒤통수 하나가 보였다. 나는 엄마의 친구인 줄 알고 인사를 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어…….”

 

  그는 엄마의 친구가 아니었다. 빌리의 친구였다. 이름이…… 데미안 이었다. 빌리의 친구인 데미안이 소파에 앉아있었다. 나는 데미안의 이름과 얼굴만 알지 대화를 해 본적도 없었다. 데미안은 너무 과묵해서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난 데미안의 목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를 보자 엄마는 옷걸이에 걸려놓은 겉옷과 바구니 안에 있던 열쇠를 챙겼다.

 

  “둘이 얘기 하고 있어. 난 잠시 사만다 좀 보고 올게.”

 

  엄마는 나와 데미안만 남겨두고 집을 나가버렸다.

 

  데미안과의 긴 침묵이 오갈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그 반대였다. 데미안은 나를 기다렸다는 듯 엄마가 나가자마자 입을 열었다.

 

  “다른 애들은 안 찾아온 거야?”

 

  처음으로 데미안의 목소리를 들었다.

 

  예전 같았다면 나는 데미안의 목소리를 들은 날이라고 달력에 적어놓거나 서랍 깊숙한 곳에 봉인 된 수첩에 적어놓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찾아온 애들 없냐고.”

 

  다시 한 번 데미안이 물었다.

 

  나는 데미안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다른 애들이라면 빌리의 친구들 말하는 것인가……? 그 자리에 있던 빌리의 친구들은 다 경찰서에서 봤었는데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거지……?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답을 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거실 안은 나와 데미안의 숨소리 그리고 시계바늘 소리가 가득 매였다.

 

  “너는 사만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예 모르는 구나.”

 

  데미안이 말했다.

 

  데미안의 말은 아주 날카로운 바늘이었고, 나는 그 날카로운 바늘에 깊게 찔렸다. 주변에는 바늘에 찔린 상처를 치료할 도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피가 흘리는 상태에서 데미안의 말을 들었다.

 

  “제프리 커민이 사만다에게 지독한 짓을 한 것도…….”

 

  그건 알고 있었다. 제프리 커민이 사만다에게 했던 일들을. 하지만 어떠한 지독한 일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아니, 난 제프리 커민이 사만다에게 한 짓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나는 내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을 알지 못하는 한심한 멍청이였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듯이 데미안은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 숨소리가 내 두 귀로 파고들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너는 사만다 동생이라는 애가…….”

 

  처음으로 들어본 데미안의 목소리는 저음이었다. 너무 낮은 목소리여서 내가 듣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엄마가 나가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데미안의 목소리는 현저하게 낮아졌다.

 

  “난 사만다의 동생이지만 입양아야. 너도 내 피부색만 보면 얘가 입양아라는 거 알 수 있잖아. 입양아는 진짜 가족들 간의 끈끈한 끈이 없어. 그렇게만 보일뿐이지. 가족처럼만 보일 뿐이지. 진짜 가족이 느낄 수 있는 게 없어. 내가 만약 자식이 없는 집에 입양됐다면 다르겠지. 근데 자식이 둘이나 있는 곳에 피부색도 다른 애가 입양 오게 되면 아무리 가족이라도 소외감을 느끼게 돼.”

 

  토미에게도 털어놓은 적 없는 말이었다.

 

  이 말들을 데미안에게 털어놓게 될 거라는 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나면 나는 울음을 터트리고 누군가가 내게 휴지를 건네주며 나를 위로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울음을 터트리지 않았고 당당했다.

 

  그리고 울음을 터트리지 않은 나에게 데미안은 위로 따위 하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에게는 언제나 사만다와 빌리가 우선이었고, 사만다는 나에게 속을 털어놓은 적도 없어. 빌리는 처음부터 나를 싫어했고.”

 

  내 말은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입양아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어린 아이들은 새로운 것이 나의 구역에 침범하는 것을 싫어한다. 어린 아이였던 빌리가 자신의 구역에 침범한 나를 싫어했던 것도 어린아이의 본능과도 같다. 특히 나처럼 피부색이 다르다면 새로운 것을 이방인 취급한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나는 그동안 데미안의 질문들에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내 질문에 데미안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데미안도 내 말을 동감하는 듯 내 심정을 느끼는 듯 보였다.

 

  “나랑 토미는 빌리랑 네 그 빌어먹은 친구들 덕분에 유치장에서 밤을 보냈어. 우리는 더티 익스프레스에 있었고 다음 날 떠나는 여름 캠프 때문에 들떠있던 상태였어. 너희와는 전혀 다른 상태였다고. 그런데 경찰은 그런 우리의 말도 듣지 않고 나랑 토미를 잡아갔어. 난 그때 경찰한테 뺨을 맞기도 했지. 유치장에 있었을 때 그 어떠한 사람도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어. 믿었던 엄마까지도 날 찾아오지 않았어. 그 시간에 빌리랑 사만다 걱정만 했겠지. 나는 말만 가족이지 형태는 이방인이니까.”

  “그건 미안하게 생각해.”

  “뭐가 미안한데? 너희 대신 유치장에 간 거? 아니면 내가 이방인인 거? 잡혀갔을 때 그때 너는 못 봤어. 네가 나한테 사과할 건 아니야.”

  “네 가족들은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니?”

 

  데미안이 물었다.

 

  데미안은 아주 침착했다. 데미안은 상담사 같았다. 나는 그런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는 정서가 불안정한 십대 소년이었다. 나는 몰랐다. 내게 상담사가 필요한지. 나는 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내가 집으로 들어왔을 때 아빠는 내게 딱 한 번 눈길을 줬어. 그다음부터는 내게 눈길을 주지 않았어. 온 신경은 빌리와 사만다에게 가있다는 듯이.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하지만 섭섭하지는 않았다. 당연한 거였다. 나라도 그랬다. 나라도 입양된 자식 보다는 피가 섞인 친자식이 더 소중할 것이다.

  “제프리 커민이 사만다에게 했던 행동들은 모르는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행동에 데미안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나는 그런 데미안을 아주 궁금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도대체 핸드폰으로 뭘 하려는 거지. 데미안이 내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나는 그런 데미안을 호기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쳐다봤다.

 

  “봐. 이젠 구글에 검색만 해도 뜨니까.”

 

  그 말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데미안이 건넨 핸드폰을 보았다. “사만다…… 사만다 존슨” 구글에는 사만다 존슨이라는 제목을 가진 동영상이 있었다. 내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다. 미세하게 떨리던 손가락이 금단의 열매를 따먹는 거처럼 ‘사만다 존슨’이라는 동영상을 클릭했다.

 

  “얘들아. 날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

 

  동영상에는 반나체인 제프리 커민이 나왔다. “그러니까 날 팔로우 했고. 내 옆에는 누가 있냐고? 사만다. 사만다 존슨. 내 여자친구.” 제프리 커민이 자신을 비추던 핸드폰으로 옆에서 자고 있던 사만다를 비추었다.

 

  나는 이다음에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것을 예견했다. 그래서 핸드폰의 전원을 꺼 테이블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데미안이 내가 던진 핸드폰을 들어 다시 내게 건넸다. “봐야 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면 네가 봐야 돼. 네가 이걸 보는 게 괴롭다는 걸 알지만 넌 봐야 돼.”

 

  나는 데미안이 이렇게 지독한 놈일 줄 몰랐다.

 

  내게 형벌을 내리는 거 같았다.

 

  테드 번디처럼 전기의자에서 처형당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내게 이 끔찍한 동영상을 보여주려는 데미안의 형벌이 더 나을까. 그게 아니면 성숙하지 못한 내가 데미안으로 인해 성숙해지는 싱클레어였을까.

 

  “주소 알려 줘.”

 

  내 말에 데미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때 미스터 빌스에 빌리랑 함께 있었어. 같이 이 동영상을 봤고 빌리는 화가 났어. 그래서 제프리 커민을 찾으러 갔어. 난 그때 가지 않았어. 위험해진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그래.”

 

  나는 데미안을 빨리 돌려보내고 싶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대화를 한 게 이런 내용인 것도 우습고 내 치부를 토미가 아닌 데미안에게 드러낸 게 너무 쪽팔렸다. 그래서 데미안을 우리 집에서 내쫓고 싶었다.

 

  “지금은 못 볼 거 같아. 마음이 가라앉으면 그때 볼 게.”

  “응. 빌리에게 연락 오면 말해줘.”

 

  데미안이 말했다. 그리고 데미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데미안을 쳐다보다 데미안이 집을 나가는 거 같아 보여 데미안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려는 거야?”

 

  내가 물었다.

 

  “응. 내가 가면 네가 편해질 거 같거든.”

 

  데미안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도 데미안은 그런 나를 보지 못했다. 데미안은 소파 위에 올려 둔 짙은 청색의 재킷을 집어 들었다. “갈 게.” 그리고 데미안은 집을 나가버렸다. 데미안은 집 안에 적막한 공기를 선물하고 나가버렸다.

 

  데미안이 나가자 나는 재빨리 내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창가 너머로 보이는 데미안을 쳐다봤다.

 

  그때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에서 기분 나쁜 진동을 내뱉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냈다. 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긴장되기 시작했다.

 

  나는 데미안이 보낸 주소를 클릭하지 않았다. 데미안이 보낸 주소 대신 구글에 사만다 존슨을 검색했다. 그러자 상단에 동영상 하나가 나왔다. 나는 그 동영상을 들어갔다. 방금 전처럼 손가락이 떨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심장이 떨렸다.

 

  “얘들아. 날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 그러니까 날 팔로우 했고. 내 옆에는 누가 있냐고? 사만다. 사만다 존슨. 내 여자친구.”

 

  제프리 커민의 호흡기를 떼버려야 될까.

 

  호흡기를 떼버린 채 자고 있는 제프리 커민을 베개로 눌러 숨통을 끊어버릴까. 하지만 역시나 이것들은 내 생각에 불과했다. 나는 생각만 할뿐 그것들을 지키지 못한다.

 

  심장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사만다는 지금 자고 있어. 나는? 나는 지금 코카인을 할 거야.” 헐벗은 몸의 제프리 커민은 이불을 들춰서 사만다의 몸을 보였다. 그리고 협탁 위에 있는 코카인을 보였다. “사실 이건 슈가 파우더야. 나는 저혈당이라서 이렇게 슈가 파우더를 흡입하지.” 침대에 나온 제프리 커민은 코카인을 흡입했다.

 

  제프리 커민은 코카인을 슈가 파우더라며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 그 누가 저 하얀 가루를 슈가 파우더라고 믿을까 생각했다.

 

  “하…… 뭐라고? 내 여자 친구도 코카인 하냐고? 이건 코카인이 아니래도.” 제프리 커민은 이 말을 내뱉고는 사만다의 콧속에 코카인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어차피 슈가 파우더라 뇌에서 녹을 걸?” 말도 안 되는 말을 늘여놓았다. “무식한 풋볼 선수 새끼.”

 

  제프리 커민의 말에 나는 실소를 터트렸다.

 

  무식하다 못해 머리에 똥만 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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