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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과분하게 사랑받는 엑스트라
작가 : 로셀린
작품등록일 : 2019.10.14

소설의 비극적 결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소녀 아리는 졸지에 황제이자 남자주인공인 에르즈의 마음에 들어버렸다. 심지어 여자 주인공 루시아는 자신을 친동생 아리엘이라 여기며 품에서 놓아주려 하질 않는다. “내 여인에게서 손 떼어라.” vs “제 여동생이에요.” 남주와 여주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리의 이야기

 
15. 내가, 정말 이세계의 사람이었다니
작성일 : 19-10-31 15:53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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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눈을 몇 번을 비비고 봐도 과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선명해지며 눈앞을 맴돌았다.

 

  아리는 잠시 얼이 빠졌다. 혼란스럽고, 허탈했다.

 

  여신이 보여준 과거는, 고뇌하던 시간들이 무색할 정도로 분명했다.

 

 ‘내가, 정말 이세계의 사람이었다니….’

 

  차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여신에 대한 배신감을 털어버리고 아리는 정신을 다잡았다.

 

  우선 이세계는 분명이 존재하는, 지구와는 다른 차원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내가 읽은 책은 뭐였던 걸까.’

 

  걷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던 걸까. 아리가 아주 잠깐 눈을 뗀 사이, 아장아장 걷던 아기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아리엘!”

 

  루시아의 외침이 들려오자, 아리는 다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아기를 받으려 루시아는 사력을 다해 달렸다.

 

  마침내 루시아는 넘어지기 직전의 아기 손을 잡을 수 있었다.

 

  루시아가 아기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 바람에 루시아는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직도 중심을 잡지 못하던 아이가 루시아를 향해 넘어지기 직전이었다.

 

 ‘저 대로면 루시아가 다칠 텐데!’

 

  아리가 손을 뻗었지만, 두 아이에게는 닿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아이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리 아이들을 잡으려 손을 뻗어도 허공에 손을 내젓는 것처럼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마치 빔프로젝터가 보여주는 상처럼, 눈에 보이되, 맺히지 않았다.

 

  노이즈가 들어간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하듯, 아리의 손에 닿은 두 사람의 상이 심하게 흔들렸다.

 

  깜짝 놀란 아리가 다시 뒤로 물러났다. 그제야 두 어린아이의 모습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게 무슨….”

 

  ‘설명하라.’는 듯 아리가 여신을 노려보았다.

 

  자신이 정말 이세계의 사람이었던 이상, 아리는 여신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보일 수 없었다.

 

 ‘루시아의 말이 다 맞았어. 여신이 나를 다른 차원으로 보냈던 거야.’

 

  날카로운 시선을, 원망 어린 눈초리를, 여신은 피하지 않고 모두 받아내었다.

 

 “이것은 내가 보여주는 기억.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과거. 너와 내가 간섭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인자하던 표정은 어디 갔는지, 여신의 얼굴에는 슬픔이 어렸다.

 

 “하지만 안심하렴, 이 시기의 너는, 그저 평범한 아기일 뿐이었으니.”

 

  그 말이 사실인걸까. 다행히 자리에 주저앉은 루시아의 품 안으로 아기는 쏙 들어왔다.

 

  루시아는 품에 들어온 동생을 꼭 껴안았다.

 

  마치 아리를 잃어버린 미래를 아는 것처럼, 단호하고 애절한 손길이었다.

 

 “히히, 동생이다. 나도 동생 생겼다!”

 

  황성에는 결혼 적령기의 여인들이 가득했다. 다들 비슷한 나이에 결혼했다는 뜻이었다.

 

  집안의 반대가 심해 홀로 결혼이 늦었던 루시아의 아버지는 뒤늦게 딸을 낳았다.

 

  하지만 딸과 어울릴 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황성에 존재하는 영애들은 모두 루시아의 언니뻘이었다.

 

 “나 동생 줘! 나도 동생 생길 거야!”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써가며 떼쓰는 루시아를 보다 못한 두 부부는 아리엘에게 동생을 낳아주었다.

 

  자신의 나이 또래라고는 없던 황성에서 동생이 태어났으니, 얼마나 신이 났을까.

 

  말동무가 없어 외로웠던 루시아에게 동생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몰랐다.

 

 “유모, 유모!”

 “무슨 일이세요, 아가씨?”

 “아리엘 응아 마려운 거 같아!”

 

  루시아는 아기를 직접 집으로 데려가려고 애를 썼지만, 자그마한 체구의 아이에게 아기는 꽤나 들기 버거웠다.

 

  결국 루시아는 아기의 어깻죽지를 잡고 땅에 질질 끌다시피 집으로 돌아왔다. 낑낑대며 걸어온 루시아를 본 유모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아이고, 아가씨! 그러다 큰일 납니다. 아가의 발은 여려서 잘못하다가 돌부리에라도 채이면 큰일 날 수 있어요!”

 “나 때문에 아가가 다친 거야?”

 

  루시아는 금방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히끅이는 루시아에게서 아기를 받아든 유모는 얼른 루시아를 달랬다.

 

 “괜찮아요. 다음부터 조심하면 되죠. 작은 아가씨 발도 이렇게 무사…어머!”

 

  아리엘의 발을 확인한 유모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기 발 여기저기에 생채기가 나있었다.

 

  자신을 데려와준 언니의 마음이 상할까봐 꾹 참았던 걸까.

 

  유모의 품에 안기기 무섭게 우는 아기를 보며, 루시아도 결국 눈물을 글썽였다.

 

 “미안, 미안해, 으허어엉….”

 

  유모는 두 아가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우선 작은 아가씨의 발을 먼저 치료하기로 마음먹고, 아리엘을 안은 채 집 안으로 들어왔다.

 

  루시아는 아직까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아기를 안은 유모가 집안으로 들어가자 자석처럼 그 뒤를 쫓았다.

 

  루시아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아기 발에 약을 바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기가 약이 쓰라려 움찔 댈 때마다, 루시아의 마음도 찢어져왔다.

 

  루시아는 아기를 보며 죄인과 같은 심정으로 서있었다.

 

 “루시아, 무슨 일이니?”

 

  루시아와 아리엘의 어머니가 나타나자 아리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어머니는 비싼 맞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산속의 집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 적응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음머, 음머!”

 

  아기인 아리엘이 되지 않는 발음으로 ‘엄마’를 부르는 소리에 후다닥 달려온 부인이 얼른 아리엘을 안아들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아이를 어찌 이리 내버려 둔 거야!”

 

  기품 있고 우아한 모습으로, 어머니는 유모를 혼내었다. 그러자 얼른 다가온 루시아가 어머니의 드레스자락을 붙들었다.

 

 “아냐, 엄마. 내가 잘모태써. 아가 바레 상처를 내써….”

 

  울먹이던 루시아의 발음도 아기 못지않게 뭉개졌다.

 

 “나 마니 조시말게여. 아가 데려가지 마라여, 흐어엉….”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아기를 안은 채 무릎을 굽혀 루시아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루시아, 아리엘이 그리도 좋아?”

 

  루시아가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기와 놀 때는 늘 조심해야한단다. 약속할 수 있니?”

 

  루시아가 재빨리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어린 아이가 보일 수 있는 가장 굳은 다짐의 표시였다.

 

 “하늘땅! 별땅! 각기별땅!”

 

  주문을 외우듯 접힌 새끼손가락을 흔든 루시아는 잠이든 아가를 슬픈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아가 자…?”

 “코 자요.”

 “시른데….”

 

  루시아가 시무룩해졌다.

 

  어머니는 루시아를 잠시 내버려 두고 아기를 방에 눕히러 갔다. 그러나 루시아는 아리엘의 방 앞까지 졸졸 쫓아왔다.

 

 “들어오면 안 돼요, 우리 루시아. 자는 아기 뺨 손가락으로 찌르지 않기로 약속했지?”

 “히잉, 그러면 아리엘 맨날 잠만 자잖아….”

 “아가를 억지로 깨우면 못 써. 그렇게 일어난다 한들, 아리엘은 피곤해서 루시아랑 재미있게 놀 수가 없단다. 알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루시아를 본 어머니는 그제야 싱긋 웃어보였다.

 

 “그럼 우리 아리엘은 꿈나라로 갈까요.”

 “시쪄어. 가지 마아.”

 

  징징대는 루시아를 방문 앞에 두고 어머니는 문을 닫았다.

 

  루시아는 방문을 긁으려는 고양이처럼 문 앞에서 얼쩡거렸다.

 

  한참이 지나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루시아는 그 틈에 몰래 방안에 들어가려다 어머니께 딱 걸렸다.

 

 “루시아.”

 “자는 것만 볼래. 응? 아가 자는 것또 예쁘쟈나.”

 “어휴, 정말이지 누굴 닮아서….”

 

  어머니는 한숨을 쉬고는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주었다.

 

  루시아는 얼른 까치발을 하고 아가 침대에 매달렸다.

 

  새근새근 잠이 든 아리엘을 보며 루시아는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히이, 내 동생이다….”

 

  어머니는 루시아를 매의 눈으로 감시했다. 혹시나 또 루시아가 아리엘을 콕콕 찔러 일부러 깨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다행히 루시아는 어머니 앞에서 아가를 깨우지 않았다.

 

  안심한 어머니가 나가기 무섭게 방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루, 시, 아!”

 “아냐아! 아가가 깨써! 나랑 논다고 깨써!”

 

  루시아가 얼른 손을 내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리엘의 오른쪽 뺨에는 선명한 손가락 자국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풋….”

 

  여신이 웃음 소리가 난 곳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푸하하하….”

 

  아리는 웃으며 울고 있었다. 가족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웃었다. 헌데 왜일까,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아하하, 하하…. 하…. 흐윽…. 히끅….”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막을 수 없었다. 흘러넘치는 마음이 멈추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아리는 사랑받지 못했다. 늘 찬밥취급이었다.

 

  정말 친부모가 맞나 의심될 정도로, 아리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리를 학교에도 보내지 않으려했다. 정부에서 나온 사람이 두 사람에게 고발장을 내밀지 않았다면, 아리는 학교에도 가지 못했을 것이었다.

 

  아리는 10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집밖을 나섰다.

 

  초등학교 입학식도 보내지 않은 부모는, 3월 2일에 아리를 학교에 던져놓고 사라졌다.

 

  아이들은 발달 수준에 따른 차이가 큰 편이라, 아리는 곧잘 상을 타오곤 했다.

 

  아이들은 앞에서도 아리를 축하해주지 않았다.

 

  뒤에서는 오죽했을까.

 

 “저 언니는 왜 늦게 학교에 들어와서 우리랑 경쟁하는 거야?”

 “맨날 상을 다 가져가니까 진짜 싫어.”

 

  아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그들의 부모 입김도 크게 작용했다.

 

 “쟤네 부모는 양심도 없나? 어딜 아이를 2년이나 미루다 학교에 보내.”

 “아니래, 사실 공부를 못해서 일부러 유급시킨 거래.”

 “내신 등급은 다 쓸어가잖아. 얄미워 죽겠어, 정말.”

 “우리 애들만 피 보는 거지.”

 

  엄마들은 아리가 지나가면 수군거렸다.

 

  멈추지 않는 입놀림은, 오히려 들으라는 듯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아리의 자리는 없었다.

 

  허나 그런 아리에게도 진짜 가족이 있었다.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에서의 삶과는 비교도 안 되는, 비교할 가치도 없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매일이 있었다.

 

 “그런데 왜, 왜 저를 버리신 거예요!”

 

  짐승이 으르렁거리듯, 목울대를 긁어내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왜…!”

 

  아리가 오열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땅에 떨어진 눈물이 연못을 이룰 정도였다.

 

 “미안하구나, 나의 아이야. 미안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단다. 하지만 이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너도 내 선택을 이해할 수 있을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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