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꽃을 담은 소녀
작가 : 심연고래
작품등록일 : 2019.9.3

특별한 힘을 가진 소심한 소녀의 이야기

 
05. 성문을 향해 (3)
작성일 : 19-10-31 15:21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710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몇 번의 공간이동 끝에 우리는 수도 변두리에 도착했고, 거기서도 차를 타고 세 시간을 더 이동한 끝에야 왕성 근처까지 올 수 있었다. 왕성까지 직통 장치를 만들어놓는다면 더 편하겠지만,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공간이동 장치를 쓸 수 있는 건 멀리 떨어진 변두리 지역까지라고 코시는 설명했다. 하긴 어쨌든 마족의 기술이니까 부숴놓는다고 해도 그들이라면 손쉽게 복구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족의 마법은 대단하니까.

  나는 창밖을 내다봤다. 처음 도심 내로 들어왔을 때, 나는 코시가 왜 내 대답에 말을 더듬었는지 알 것 같았다. 도시의 풍경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모든 것이 많았고, 화려했고, 다양했다. 하지만 난 더 이상 그 풍경이 신기하지도, 놀랍지도 않았다. 아마 그 풍경 뒤로 보이는 높은 성벽과 성 때문이겠지. 점점 다가갈수록 위엄을 내뿜는 그 성들은 거대한 바위가 되어 나를 짓눌렀다.

  아무 일 없이 돌아올 수 있을까?

  성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자신이 없어졌다. 하지만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는 충실하게 달려 성문 앞에서 멈춰 섰다.

  “꺄~ 드디어 왔다!”

  코시는 박수까지 치며 좋아했다. 그녀는 해맑은 얼굴로 나를 보며 차 문을 열었다.

  “마닐드! 내리자!”

  가까이에서 본 성벽은 정말로 높았다. 그리고 그 너머의 성들은 검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맞다. 나 축제 때문에 왔지.... 각양각색의 전구를 휘감은 성을 보니 축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온 세상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에 나만 이 모양이라니.... 조금은 억울한 기분도 들었다.

  “마닐드! 또 한숨 쉬는 거야?”

  “악!”

  너무나 익숙한 그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펄쩍 뛰어오르며 소리 지르고 말았다.

  “카뷔 언니!”

  언제 온 건지 옆에는 카뷔 언니가 서 있었다. 나는 언니를 빤히 쳐다봤다. 2년 만에 만나 할 이야기가 잔뜩 쌓여있었음에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뭐야~.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나오는 거야?”

  “아,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뭔가 신기해서....”

  카뷔 언니는 코시와 같은 제복을 입고 있었다. 분명 언니의 입단식에서 봤던 그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자꾸 낯설까? 나에게는 너무나 낯선 이 배경이 언니에게는 너무나 잘 어울렸다.

  “으이그. 오는 동안 많이 피곤했구나? 새벽에 출발했다며?”

  “새벽도, 새벽이고, 일행도 일행이라 아주 피곤했을 거야.”

  데인이 고개를 휘휘 저으며 끼어들었다. 그러고는 문지기의 눈치를 살짝 보곤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말도 마라. 지금 없으니까 하는 말이지 아즈반 새끼가 시비 걸고, 승질부리고 아주 진절머리가 났다니까.”

  어.... 성질을 내지는 않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코시는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는 얼굴이라 난 태클을 걸진 않았다. 어쨌든 그녀가 아즈반 때문에 고생을 한건 맞으니까. 후. 그 애교는 지금 생각해봐도 안쓰럽다.

  “오즈님도 무슨 생각이 있으셨겠지만, 네가 고생이 많았네....”

  “어휴. 그 생각이라도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니까?"

  코시는 계속 주변의 눈치를 보며 궁시렁거렸다.

  “중간에 나한테 전화 와서 받았을 때 물어봤는데, 은근 슬쩍 넘어가기만 하고.”

  “그분 생각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 오래 사신만큼 깊으시니까.”

  카뷔 언니는 코시를 달래려 했지만, 그녀는 더더욱 입을 삐죽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면은 둘이 똑 닮았다니까?”

  “응? 어떤 면?”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거 말이야. 아즈반도 어찌나 말발이 좋던지 내가 분통터져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아, 그, 그래?”

  와. 아즈반이랑 닮았다니. 이건 드래곤 가죽을 뒤집어쓴 낯짝만큼이나 모욕적인 말이지 않을까. 뜬금없는 직장 상사 욕에 카뷔 언니도 조금 당황한 기색으로 내 눈치를 살폈다. 어... 음.... 이럴 때는 최대한 무심한 척해 주는 게 예의겠지?

  아~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나는 멍청하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즈고 아즈반이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에헤라디야~

  하지만 그런 카뷔 언니의 심정을 눈치 못 챈 코시는 기어코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주 그냥 삼촌이랑 조카랑 묘하게 똑같아.”

  아무 생각이.... 잠깐, 뭐라고?

  “말발 같은 것도 유전이 되는 걸까?”

  코시의 진지한 질문에 카뷔 언니는 아무 대답 없이 당황스러운 미소만 지었다. 잠깐만. 지금 내 귀가 뭘 들은 거야? 삼촌이랑 조카라고? 그 언니의 상사인 그 오즈라는.... 오즈라는.....

  드래곤이랑?

 

 ***

  망했다. 아, 아니 망한 정도는 아닌가?

  나는 언니의 뒤를 따라 걸었다.

  “일찍 일어났으니 졸리겠다. 조금만 더 가면 돼.”

  뭐 솔직히 아즈반이 드래곤이라고 해도.... 뭐, 문제가 생길 일은 없었잖아? 없었나? 나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쭉 돌이켜봤다.

  “왕성 안에서는 어쩔 수없이 왕족 위주라 왕족 말고는 아무것도 탈 수 없어서.... 걷기 힘들지?”

  두어 번 돌려봤지만 딱히 걸릴만한 건 없었다. 내가 다치지 않는 이상 내 능력이 새어 나올 일은 없으니까..... 또 나이가 들수록 컨트롤하기도 쉬워졌고....

  “음.... 저기 마닐드?”

  “어, 응? 언니 왜?”

  내가 생각해도 내 목소리는 너무 가식적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 아니.... 조금 그냥 피곤해서. 오늘 일찍 일어나 갖고...."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어두운 언니의 표정을 똑바로 보기 힘들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언니는 꿈에도 모르겠지. 알게 된다면....

  실망하겠지.

  “정말로 괜찮은 거야?”

  “응. 오늘 푹 자면 괜찮을 거야.”

  “흐음... 그래?”

  언니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어휴... 언니가 저런 눈빛을 할 때마다 뚫릴 것 같다니까....

  우리들, 그러니까 카뷔 언니의 동생인 넬리 언니, 나 그리고 쌍둥이들은 카뷔 언니를 거짓말탐지기라고 불렀다. 거짓말로 언니의 잔소리를 넘어가려 들면 금세 들통났기 때문이다. 프로 중의 프로인 넬리 언니조차 카뷔 언니의 레이더망을 벗어날 수 없었다.

  어후 섬뜩해..... 나는 괜히 다른 곳을 보며 딴청 피웠다.

  “그나저나.... 마닐드가 오다니 좀 놀라운걸?”

  “으, 으응? 내가 왜?”

  “너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어... 그냥 경험을 좀 해볼까 싶어서. 헤헷....”

  내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너무 빤히 보인다. 거짓말인 거....

  “어머니한테 떠밀려온 건 아니고?”

  “아하하하하....하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귀신이네 귀신이야. 카뷔 언니는 어색하게 웃는 나를 슬쩍 쳐다봤다.

  “근데, 넬리는 어디 가고 혼자 왔어?”

  “어, 어어?”

  헉. 맞다. 카뷔 언니는 모르지! 등줄기를 흐르던 땀이 그대로 쏘옥 들어갔다. 아즈반이 드래곤이라는 것에 충격을 먹은 나머지 넬리 언니가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파티에 도시에 성을 입에 달고 살 던 넬리 언니가 여기에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거늘! 카뷔 언니가 물어보는 건 당연한 일인데, 여기저기에 정신을 빼앗겨버리는 바람에 대비하지 못했다.

  “어... 어, 음. 그러니까 말이지?”

  나는 두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뇌를 쥐어짜냈다.

  “음... 그러니까....”

  카뷔 언니는 아무 말 않고 내 대답을 차분히 기다렸다. 차라리 독촉하는 게 더 낫지! 이건 뭐, 한 번 변명해봐. 들어나 보자. 이거잖아!

  아니, 잠깐만. 내가 왜 변명을 해야 해?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 난 내 가족의 체면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이런 생각이 드니 용기가 샘솟았다. 나는 카뷔 언니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면서 대답했다.

  “넬리 언니 집 나갔어.”

  아. 이건 용기를 너무 낸 것 같은데.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카뷔 언니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아, 아니 그러니까 가출을 맞는데, 그러니까 외, 외할머니 여관에서 일한다고 갔어!”

  나는 다급히 변명을 덧붙였다. 아... 넬리 언니 변호해주기 정말 싫은데.... 하지만 카뷔 언니의 표정이 너무 무서웠다.

  “아니, 얘는 진짜!”

  언니는 입술을 꾹 다물고 허공 어딘가를 무섭게 노려봤다. 우리는 잠깐 동안 침묵 속에서 걸었다. 분명 난 잘못이 없는데, 괜히 주눅 들어 조용히 언니 뒤를 따랐다. 곧 언니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외할머니 댁에 있다. 이거지?”

  “응.... 편지 왔었어....”

  “허. 지가 나가놓고 편지도 보냈어어?”

  “어.... 아니. 외할머니께서...”

  “뭐?”

  “외할머니께서 넬리 언니가 왜 여기 와있냐고....”

  “그럼 넬리는?”

  “음.... 아직은 아무런....”

  “이 미친 년이!”

  카뷔 언니는 욕까지 내뱉으며 화를 냈다. 처음은 아니지만 드문 언니의 기세에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아니... 난 잘못도 없는데....

  “얘는 어머니 일이나 도울 것이지 여관은 또 왜 가서 민폐를 끼치냐는 말이야! 그것도 하필이면 지금!”

  카뷔 언니는 말을 잇지 못하고 이를 으드득 갈았다. 하지만 곧 심호흡을 하며 화를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후.... 정말 도움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안 되지. 정말....”

  “그, 그래도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쳤으니까 나중에 엄청 후회하지 않을까?”

  일단 언니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무 말이나 떠오르는 대로 뱉었다. 꽤 효과가 있는 말이었는지 카뷔 언니는 나를 빤히 쳐다봤다.

  “어...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딥다 재미있었다고.... 넬리 언니한테 말할게. 돌아가서....”

  다행히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구만! 카뷔 언니의 얼굴에서 화가 점점 가라앉는 게 보였다. 난 일부러 더욱 과장되게 장난을 섞었다.

  “내가 배알이 뒤틀려서 한 삼일은 앓아눕게 만들어 놓을 게. 수도에 파티에 무려 왕성 축제잖아? 분명히 땅을 치고 후회할걸?”

  “흐음.... 그래. 나중에 들으면 그렇겠지....”

  카뷔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앞장서서 걸었다. 나는 언니의 뒤를 따라 걸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 잘했다 마닐드. 좋은 대사였어. 오랜만에 나 자신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

  “카드키는 여기 있습니다.”

  나는 시녀가 건넨 카드를 받았다. 얇게 제련된 금속 카드는 차가웠다.

  “그럼. 편안하게 보내십시오.”

  그녀는 단정하게, 그러나 어떤 감정도 없는 인사하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당연히 나는 따로 손님 방을 배정받을 거리는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낯설고 커다란 공간에 혼자 남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씁쓸하고, 허전하고.... 조금은 무서웠다.

  “후우. 뭔 놈의 복도가 이렇게 넓어?”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카드를 손잡이 윗부분에 가져다 댔다. 기계음이 들리면서 잠금이 풀렸다. 카드를 주머니에 넣고, 문고리를 돌렸다. 철컹. 문은 천천히 열렸다. 내부는 빛 하나 없이 어두웠다. 여기 어딘가에 카드를 넣는 곳이 있을 텐데…. 문이 닫히지 않게 한쪽 발로 받치고 문틈으로 손만 넣어 더듬었다. 하지만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지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어두울 때 들어가긴 싫은데….

  문을 최대한 활짝 열어 복도의 빛이 방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현관문에서 조금 먼 곳의 벽에 구멍이 보였다. 문을 놓자마자 재빨리 들어가 카드키를 꽂았다. 키가 인식되자 모든 방의 불이 동시에 들어왔다.

  너무 환한 빛에 깜짝 놀라 눈을 가리고 말았다. 잠시 동안 빛이 눈에 익기를 기다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복도에 두었던 짐가방을 안으로 옮기고 현관문을 닫아 잠갔다. 잠금장치의 기계음이 고요한 실내에 울렸다. 조용하다. 아무도 없으니까 당연한 걸까? 왠지 이 고요함을 깨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심해서 신발을 벗어 신발장 한쪽에 가지런히 놓았다. 혼자서 하는 모든 것이 어색했다.

  일단 구경부터 해볼까? 우선은 현관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부엌부터 들어갔다. 1인용 냉장고에 오븐, 마나번, 싱크대. 없는 게 없었다. 찬장에는 값이 꽤 나가 보이는 은은한 장미색 식기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건 그냥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살림집이잖아? 찬장 다음으로 내 눈길을 끄는 오븐 앞에 앉아 문을 열어봤다. 내부까지 새것처럼 깨끗했다. 시간 나면 한 번 써봐야지.

  부엌에 붙어있는 문 너머로는 작은 베란다도 있었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세탁기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 내부는 오븐처럼 완전히 깨끗했다. 매번 바꾸는 건 아닐 텐데…. 혹시 쓰는 게 아니고 장식용인가?

  거실에는 부드러운 갈색 양탄자 위에 1인용 소파 세 개가 동그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한쪽 벽에는 책이 반쯤 차있는 책장이 붙어있었다. 거실 옆에 있는 방은 침대가 있는 걸 보니 침실이고. 그럼 이쪽이 화장실이구나.

  대충 어디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현관 근처에 뒀던 가방을 침실로 옮겼다. 아무래도 보이는 곳에 있는 게 쓰기 편할 것 같았다. 단정하게 잘 꾸며진 침실에는 전신거울이 달린 세련된 옷장이 있었지만, 가방은 그냥 문 근처에 두었다.

 자. 이제 뭘 할까? 방 안은 적막했다. 나는 괜히 거실로 나와 커다란 소파에 앉아봤다. 세련된 가죽은 부드러웠고, 솜은 푹신했다.

  카뷔 언니는 나만 신경 써 줄 수가 없어. 당연한 일이지.

  당연한 일이고, 이미 알고 있었지만 왜 이렇게 허전한 걸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난 단 한 번도 혼자서 이렇게 커다란 공간을 써 본 적이 없구나.... 가끔 집에 혼자 남는 때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달랐다. 집은 시간이 걸려도 가족들이 돌아올 곳이었고, 여긴.... 여기선 정말 나 혼자다.

  갑자기 한기가 느껴졌다. 난 다시 침실로 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분명 이불을 덮고 있는데도 고요하게 내려앉은 공기가 피부를 찌르는 것 같다. 집 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어색했다.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고 몸을 웅크렸다. 아아... 이러면 좀 위험한데.... 제발. 제발 아무 일 없기를. 떠오르지 않기를.

  툭.

  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창문을 가리고 있는 커튼을 거칠게 걷어 젖혔다. 어두워진 밖은 작은 불빛들이 수놓고 있었다. 하늘은 아무 변화도 없었다. 분명히 들렸는데-. 잘못 들은 걸 거야. 나는 다시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썼다.

  툭. 투둑.

  또, 또 들렸다. 침대에서 뛰쳐나와 수도꼭지를 확인했다. 화장실도, 부엌도 어떤 곳에서도 물이 새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빗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다시 침실로 돌아와 이불로 온몸을 둘둘 감았다.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지만, 빗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5 07. 불꽃 2019 / 11 / 2 248 0 4991   
14 06. 우연, 필연, 운명 (2) 2019 / 11 / 1 246 0 7270   
13 06. 우연, 필연, 운명 (1) 2019 / 10 / 31 236 0 4987   
12 05. 성문을 향해 (3) 2019 / 10 / 31 243 0 7107   
11 05. 성문을 향해 (2) 2019 / 10 / 30 241 0 5534   
10 05. 성문을 향해 (1) 2019 / 10 / 23 237 0 5151   
9 04. 작별 2019 / 10 / 1 237 0 4651   
8 03. 변화는 언제나 갑자기 찾아온다. (3) 2019 / 9 / 26 231 0 5222   
7 03. 변화는 언제나 갑자기 찾아온다. (2) 2019 / 9 / 25 250 0 4480   
6 03. 변화는 언제나 갑자기 찾아온다. (1) 2019 / 9 / 24 243 0 7984   
5 02. 달콤한 일상 (3) 2019 / 9 / 22 257 0 4991   
4 02. 달콤한 일상 (2) 2019 / 9 / 21 276 0 4673   
3 02. 달콤한 일상 (1) 2019 / 9 / 20 228 0 4461   
2 01. 산골 마을의 소녀 2019 / 9 / 6 249 0 5172   
1 00. 프롤로그 2019 / 9 / 3 402 0 37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