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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차우의 마을 이야기
작가 : 치르비
작품등록일 : 2019.10.9

꿈능력자 차우에게서 벌어지는 기묘하고 이상한 사건들.
믿을 수 있는 것은 친한 친구와 시간을 초월하여 정보를 알려주는 꿈들 뿐.
과연 그는 평범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9화
작성일 : 19-10-30 22:01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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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목격한 이후에 납치사건이 터졌지. 그때 나도 목격자로서 나서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그날 내가 봤던 점은 목격자로 나서지 말라고 내게 경고를 하더군. 그래서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서 목격자로 나서지 않았지. 난 지금도 그런 선택을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차우는 메린의 말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바닥 먼지가 내뱉는 텁텁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만 무시했다. 차를 단 한 잔도 마시지 못한 지금, 대화는 천천히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뭣 때문에요?”

  “목격자로 나서지 않은 덕분에, 나는 범인의 눈에서 벗어날 수 있었거든.”

 

  차우와 사틴은 눈을 둥그렇게 떴다.

 

  “범인이라니요? 무슨 말씀이시죠? 범인이 누군지 아시나요?”

 

  사틴이 다급히 말했다.

 

  “아니, 난 몰라. 범인이 누구인지. 이상하게 이 사안에 대해서 내가 어떤 식으로 점을 치든, 점은 내게 확실한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어. 수정구 점의 경우는 더 심했지. 아까 봤지? 아예 이해할 수 없는 상징 덩어리 한 묶음을 내게 던져줄 뿐이었어. 너도 그러지 않았나, 차우?”

 

  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꿈도 이 사건에 대해서 확실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그저 주변의 이야기만을 계속 반복재생 할 뿐이었다. 그도 그것에 의문을 느끼던 참이었다.

 

  “저도 그랬어요. 이 사건에 대해서 가끔 꿈을 꾸는데, 이상하게 뭔가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범인이 누군지에 대해서 같은 걸 안 보여줘요. 그저 과거의 사건만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죠.”

  “그래. 나도 그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지. 왜 보여주지 않는지. 그러다가 한 가지 추측을 떠올렸어. 어쩌면 범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서, 그래서 혹여나 우리가 그에게 들켜서 큰 변을 당할까봐 점이 우리를 보호하려고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그게 가능한가요?”

 

  사틴이 물었다.

 

  “간혹 있어. 물론 이 이야기를 하려면 잠재의식이라든가 아스트랄계라든가 하는 복잡한 이론을 꺼내야하니 지금은 생략하겠네. 나름대로 급한 상황이니까. 확실한 건, 점술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적인 차원에서 어떤 법칙이 작동하곤 한다는 거야. 지금처럼 정보를 제한적으로 주거나, 빙 돌려서 표현하거나 하는 게 그 경우지. 아니면 아예 그와 관련된 사한을 보지 못하도록 막아버리는 경우도 있어.

  아무튼 내 말은 범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서 우리가 알아볼 수 범위가 한정되어있다는 거야.”

  “그럼 범인이 우리에 대해서 아는 건 시간문제 아닌가요? 아니, 그 전에 이미 알지 않았을까요?”

 

  사틴의 말에 차우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은 당연한 지적이었다.

  메린도 그런 사틴의 반응을 예상했는지 별 다른 표정변화 없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다면 분명 우리에게 뭔가 손을 썼겠지. 하지만 사건이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 두 사람에게, 특히 나한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루어보면, 범인이 우리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거나, 아니면 자기처럼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나는 후자의 경우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메린은 단호하게 말했다.

 

  “무슨 뜻이죠?”

  “내가 봤을 때 범인은 점술가가 아닌 것 같아. 물론 난 주술을 깊게 공부하지 않아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그 범인 놈이 점술가가 아닌 것은 확실해. 만약 점술가였다면, 그 놈이 정규교육을 받았든 안 받았든 내가 범인 놈을 모를 리 없거든. 그래서 이건 그냥 내 추측인데, 범인은 능력을 지닌 주술사인건 확실하지만, 점술 공부를 제대로 한 놈은 아닌 것 같아.”

 

  그 순간 차우는 허브를 떠올렸다. 침대 밑에 붙어있던 라벤더. 그리고 메린은 범인이 허브를 통해 주술을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그럼 그 라벤더도 범인이 ‘주술’에 이용한 걸까?

 

  “저기 그런데, 그게 지금 사건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사틴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일단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를 해보지. 결론적으로 범인은 허브를 이용해서 주술을 사용하는 주술사이고, 그런 자신의 능력을 범죄에 이용하고 있어. 차우, 그때 라벤더는 너 말고는 아무한테도 안 보였다고 했지?”

  “네.”

 

  차우가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더 쉬워져. 아마 범인은 그 라벤더를 통해서 피해자를 뒤에서 조종했을 거야. 허브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 거지. 그럼으로써 피해자의 의식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해서 스스로 나오도록 만들었겠지. 이러니 증거가 불충분한 것도 당연해. 아마 다른 사건에서도 같은 수법을 썼을 거야. 그때 라벤더가 안 보였던 건 아마 라벤더에 주술을 걸어놓으면서 조건부를 걸어놓아서 그랬을 거야. 예를 들어서 자기처럼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 자만이 볼 수 있도록 말이야. 그게 범인의 실수였지만.”

 

  차우와 사틴은 서로를 쳐다봤다. 갑자기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저 증거를 얻기 위해 찾아온 것인데, 어느 순간 이야기는 주술과 범인의 관계로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는 사실에서는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네로를 도와 조사에 착수한지 고작 이틀밖에 안 지났지만, 이 사건이 얼마나 미궁에 빠져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 할머니 말이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야. 차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증거로, 자기 눈에만 보인 불타버린 라벤더와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 자신의 꿈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상황 설명을 다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점은 많아요. 왜 범인은 남자만 납치하는 거죠? 주기는 왜 자꾸 길어질까요? 범인이 흔적도 남기지 않고 피해자들을 납치하는 수법에 대해서는 그게 해답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이외의 설명을 해주지는 않고 있어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애초에 믿지도 않겠지. 차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그걸 조사해봐야지. 도대체 남자들 데리고 뭔 짓을 하고 있는지.”

 

  메린은 그렇게 말하며 차를 마셨다.

 

  “혹시 생각하고 계신 게 있으신가요? 범행 동기 같은 거요.”

 

  사틴이 자세를 고쳐 앉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메린을 쳐다봤다. 으레 그렇듯, 그가 진지해지면 취하는 태도였다.

 

  “몇 가지가 있기는 한데, 그 중에서 가장 가능성 있다고 느껴지는 건 주술에 사용할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어.”

  “재료요? 설마 사람을 재료로 쓰는 건가요?”

 

  그 말에 즉시 두 사람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일단 진정 좀 해. 범인이 정말로 사람을 주술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그냥 가능성일 뿐이야.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지금 와서 범행 동기를 찾는 것보다는, 당장 피해자들을 찾고 범인을 잡는 게 급선무 아니겠어?”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 특히 차우는 한숨을 내뱉었다.

  메린 할머니가 말씀하신대로 범인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문제라면 지금 그 범인을 어디서 찾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디서 범인을 찾죠? 기껏 해봐야 이 근방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만······.”

 

  그때,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어떤 생각이 차우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차우는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방금 자신이 했던 말, 지금까지 자신이 봤던 증거 자료들, 실제 탐방으로 얻은 경험들이 눈앞에서 스쳐지나갔다. 퍼즐이 맞춰지듯 그 모든 것들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깨달음은 머지않아 찾아왔다. 차우는 곧 눈을 둥그렇게 뜨며 잔뜩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

 

  “그래, 맞아! 왜 그걸 내가 생각 못했던 거지?”

  “뭔데, 뭐야?”

 

  사틴이 물었다.

 

  “사틴, 잘 생각해봐. 항상 근처 마을에서 납치 사건이 벌어졌었지?”

  “응.”

  “하지만 우리 마을은 단 한 번도 납치 사건이 벌어진 적이 없어.”

 

  차우는 그렇게 말하며 사틴에게 종이를 달라고 말했다. 사틴은 즉각 주머니에서 살짝 찢어진 종이 한 장과 다 써서 낡은 몽땅 연필 하나를 꺼냈다. 종이와 함께 연필을 받은 차우는 곧장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종이 한 가운데에 큰 원을 하나 그리고, 주변에 작은 원들을 차례차례 그렸다.

  이윽고 차우는 큰 원을 가리켰다.

 

  “이게 우리 마을이야. 그리고 이 작은 원들이 다른 마을이고. 자, 이제부터 잘 봐봐. 첫 번째 사건이 벌어진 위치는 여기서 좀 떨어진 학센 마을이었어. 그리고 두 번째 사건은 학센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다른 마을이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좀 멀리 떨어진 할라스 마을에서 사건이 벌어졌지. 그렇게 또 두 개의 사건이 할라스 마을 근처에서 벌어졌고. 이런 식으로 우리 마을 근처에서만 사건이 벌어지고 있잖아! 우리 마을 내에서 벌어진 적은 단 한번도 없어!”

  “잠시만, 점점 우리 마을 쪽으로 가까워지는데?”

 

  사틴의 말에 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범인도 나름 생각하면서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야. 어떤 공통점도 발견 못하도록.”

 

  메린도 몸을 그들 쪽으로 가까이 가져갔다.

 

  “네, 맞아요. 그래도 이렇게 뜬금없이 움직여도 패턴이라는 게 있으니까, 아마 여기까지는 네로 누나나 다른 사람들도 눈치를 챘을 거예요. 문제라면 그 다음이죠. 범인이 어느 마을에서 살고 있느냐.”

  “굳이 마을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틴이 묘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 대답은 메린이 대신했다.

 

  “이 근처에서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 없어. 숨어 지낼 곳도 없지. 바에부스트로 숲은 너무 위험하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숲은 너무 작아서 숨어 지낼 공간도 없어. 그 외에 나머지 산이나 근처 들 같은 지역도 사람이 살만한 공간은 아니야. 게다가 이렇게 마을 몇몇 개가 가까이 붙어있는데 마을 밖에서 살게 되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 눈에 띌 거야.”

 

  차우도 그 말에 동의했다. 특히 그는 메린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마을 밖에서 사는 탓에, 사람들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경우가 지금 눈앞에 있었다. 물론 메린은 특별한 경우였지만, 그 외에 마을 외출이 잦은 사람들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마을 밖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거나, 아니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터였다. 당장 자신의 아버지만 해도 마을과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가 꿈에서 봤던 사람은 적어도 숲이나 산에서 숨어 사는 사람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로브만 해도 아주 새것처럼 깨끗했고, 잠깐 본 것뿐이었지만 재질 역시도 아주 부드럽고 좋은 것으로 보였다. 훔친 게 아닌 한, 그런 물건을 구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어느 정도 돈이 있는 마을 안의 인물이라는 소리였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만약 범인이라면, 오히려 마을 안에서 살려고 노력할거야.”

 

  메린은 마시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맞아요. 그쪽이 더 안전한데다가 의심도 덜할 테니까요.”

 

  사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차우, 넌 너네 마을 사람 중 한명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메린은 차우를 쳐다봤다. 어서 털어놓으라는 듯, 눈빛은 아주 매서웠다. 차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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