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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15
작성일 : 19-10-30 19:18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3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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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비를 막은 게 설매화란 아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쥐새끼처럼 뒤에서 몰래 보던 눈길은 바로 옥녀였다. 사실 화비가 그쪽까지 찾아가게 만든 사람 또한 옥녀였다. 자란은 화비의 궁, 양하궁(陽下宮) 근처에서 입을 열도록 만들었다.

 

 '아니, 궁 안에 있는 사랑채 알지? 거기에 이번에 후궁 후보를 모였는데 말이야.'

 '어머, 후궁 후보?'

 '그래. 그런데 하나같이 미색이라고 하더라. 혹시 몰라. 그들 중 하나가….'

 '옥녀야, 얘. 말 함 부로 하지 말거라. 혹시라도 화비 마마가 들으면 어쩌니.'

 

  일부러 자신의 궁녀들이 입을 열게 만든 후, 그걸 화비의 궁녀가 듣게 만들었다. 같이 떠들던 궁녀의 말에 사색이 되어 입을 막은 옥녀가 그 궁녀와 함께 빠르게 월난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의 궁녀에게 전해 들은 화비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월난궁의 사랑채로 향했다. 자란에게 인사도 안 하고 갈 정도로 그녀는 분노에 차 있었다. 그걸 막은 게 매화라는 여자였다. 자란은 그녀가 생각보다 여간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찢겨져 난도질이 된 쥐를 보고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까칠하게 보이던 문씨 가문의 딸조차 흔들림이 있었는데, 그녀는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커다란 충격을 받았을 시, 얼마나 평온하게 있을 수 있는가. 매화는 감히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았다.

  또한, 화비라는 복병이 나타났을 때의 대처는 어떠한가. 자란에게 의존하여 해결하려고 할 것인가. 아니면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매화는 평화롭게 해결했다. 생각보다 강하고 똑똑한 자였다.

 

 "가문의 힘은 적지만, 똑똑하고 강한 아이구나."

 "……."

 "옥녀야, 우선 그녀를 최종 후보로 두렴."

 "네, 그리 하겠습니다. 마마."

 

  적을 만났을 때,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처럼 강한 힘은 없다. 자란은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과연 요물이로구나. 지켜볼 맛이 나는 아이가 나타났다.

 

 

 *

 

 

  아침을 먹는 동안, 네 명의 여인은 말이 없었다. 사실 딱히 친분을 유지하며 하하 호호할 필요는 없기는 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서로 맞는다면 얘기를 꺼낼 법도 했다. 하지만 네 명 다 너무도 다른 성격이었다.

  매화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 자라 사실 딱히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 반대로 예리는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말을 꺼내고 싶어 했으나 너무도 조용한 분위기에 말을 하지 못 했다. 까칠하고 꼼꼼한 성격의 지선은 그 누구와도 어울리고 싶지 않아했고, 보리는 지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나물만 쿡쿡 찌르고 있었다.

 

 "그, 오늘 다과회 말입니다."

 

  결국 예리가 입을 열었다. 밥을 먹던 그들의 시선이 예리에게로 꽂혔다. 당황스러움에 눈을 깜빡이던 예리가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그, 오늘 다과회에 무슨 말을 하게 될까요? 무슨 짐작 가는 거 있으세요?"

 "있으면 이러고 있겠습니까. 준비라도 하겠죠."

 

  예리의 말에 지선이 까칠하게 대답한다. 지선의 말에 당황한 예리는 아- 입만 벌린 채 멍청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우아하게 쌀밥을 집어내며 지선이 말했다.

 

 "아까부터 뭡니까? 친해지고 싶어서 안달이 난 그 몸짓 말입니다."

 "아니, 그게요."

 "여기서 단 한 사람만이 후궁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굳이 친해지려고 하냔 말입니다. 우린 적인데."

 

  매화는 그녀의 말이 틀린 건 없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후궁을 몇 명 뽑을지는 모르겠으나, 두 명은 떨어져 나갔다. 이들 중에서 한 명이 뽑힐 확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매화는 그런 마음을 숨긴 채로 말했다.

 

 "모르지요. 혹시 압니까. 우리 모두가 후궁이 될지."

 "뭐라고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한 명이 될 수도, 둘이 될 수도, 셋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가 될지 모르는 거죠. 만약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된다고 한다면요? 그럼 뭐든 고깝게 듣는 행동, 고칠 겁니까."

 "하, 참. 제 행동을 지적하기 전에 본인의 행동부터 돌아보세요."

 

  지선은 기분이 상했는지 자신의 노비를 불러 식탁을 치우라 말했다. 입가를 가볍게 닦은 다음 손수건을 노비에게 건넨 지선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에 보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누구 보고 행동을 돌아보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한낱 졸부 주제에."

 "……."

 "조심하세요. 그녀는 졸부라고 하나 어쨌든 이제는 귀족입니다. 귀에 잘못 들어갔다가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미 매화님도 안 좋아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뭐, 저라고 말 못 하라는 법 어디 있습니까. 투덜거리며 보리는 남은 산적을 집어 먹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까지 나가자 둘만 남았다. 예리는 나물을 깨짝거리다 한숨을 쉬었다.

 

 "제가 잘못한 걸까요. 싸우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뇨. 애초에 삐뚤게 보이는 자들에게는 다정한 말이 들리지 않는 법입니다."

 "그런가요?"

 

  애초에 지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보리가 있었고,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 지선이 있었다. 그들의 짜증을 굳이 좋은 방향으로 풀어가고 싶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들의 마음마저 곱지 않았거늘, 좋게 대한다고 마음이 풀릴까 싶다. 매화는 마지막으로 한 입, 밀어넣으며 생각했다. 예리만 심란해져 복잡해진 머리를 긁적였다.

 

 

 *

 

 

  황후의 다과회에 모인 네 명의 여인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윽고 황후가 안으로 들어오자 모두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 깊숙히 고개 숙여 인사하는 그들에게 황후는 손짓으로 일으켰다. 천천히 허리를 일으킨 후 자리에 앉은 다음,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폐하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는가."

 

  황후의 말에 정적이 흘렀다. 끽해야 지방 귀족인 그들이 아는 게 뭐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이야기는 있었다. 예리의 눈이 반짝였다.

 

 "용모가 아름답고 풍채가 늠름하신 분이라 들었습니다."

 

  예리의 말을 필두로 두 여인도 작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이 시대에 볼 수 없는 멋진 분이라고…."

 

  보리가 황홀하단 듯이 말했다.

 

 "총명하시어 정세를 잘 돌보시는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똑똑하단 말에 초점을 맞추어 말한 지선을 보리가 힐끔 쳐다봤다. 그녀는 지선의 모든 것이 아니꼬운 모양새였다.

 

 "그대는 뭐 아는 거 없는가."

 "…이미 다른 분들께서 다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것 외에 아는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매화는 황제가 광증이 돋아나 미쳐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입을 다물었다. 아마 황후는 이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일 거다. 마냥 설레고 사랑 받는 현실이 아니다. 그를 각오하지 못할 거면 돌아가라고.

 

 "폐하는 말 그대로다. 금국의 황족에게만 있는 푸른눈과 태후 마마를 닮은 붉은 머리칼. 용모가 아름다우시며 풍채 또한 남다르시다. 머리 또한 좋으셔서 정세를 꼼꼼히 돌보시지. 허나."

 

  반전되는 말에 모두 침을 삼켰다. 황후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그의 성격은 차갑고 냉정하며, 마냥 누군가를 사랑해주시는 성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궁으로 살고 싶은가."

 

  그녀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무슨 대답이 가장 어울리는 답일까. 하기 싫다고 하면 정말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그녀들이 머리를 굴릴 때, 매화는 차를 마시며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이 없군. 그대들이 생각하기에도 차가운 현실이겠지."

 "……."

 "굳이 폐하만 바라보고 사는 것만이 후궁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매화가 찻잔에서 입을 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렸다.

 

 "저는 그렇습니다. 폐하의 사랑? 제가 감히 가지게 된다면 좋겠지요."

 "……."

 "그러나 저는 그보다 제가 가지게 될 명예와 지위가 욕심 납니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매화는 웃으며 말했다. 자란은 깊이 웃었다.

 

 "그대는 지방 귀족이기 때문에 보다 높은 지위인 후궁이 욕심난다?"

 "그렇습니다. 지위를 가지면 힘을 가지게 되죠. 저는 한낱 지방 귀족. 제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권력을 갖고 싶습니다."

 "나쁘지 않아.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견딜 수 있겠지."

 

  그 뒤로 다른 후궁들이 답을 내놨지만, 자란은 그저 웃으며 넘길 뿐이었다. 그녀들은 그제야 매화가 생각보다 소리소문없이 치고 올라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향한 시선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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