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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데이드림
작가 : 마침표
작품등록일 : 2019.10.20

13번 도시의 보안대 소속 3팀장 로건
불미스러운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데

 
10. 수사
작성일 : 19-10-30 17:52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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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로건은 30초도 걸리지 않아 환복과 무장을 마치고 대장실로 향했다. 어제 늦은 새벽에 퇴근하고 나서 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각이었다.

 

 대장실 안에는 이미 몇 사람이 모여 있었다. 웬일인지 일찍 출근한 라울 대장과 퇴근은 한 건가 싶을 정도로 어제와 완전히 똑같은 모습의 루시아. 그리고 하얀 가운을 입은 아돌프 법의관이 방 중앙에 서 있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 젊은 법의관이 가볍게 목례했다.

 

 "아, 로건. 마침 잘 됐군."

 

 라울이 아돌프의 옆을 가리키며 말했다.

 

 "막 법의관이 어제의 그 미수자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가지고 왔다네. 자네, 주간 근무지? 와서 같이 듣게나."

 

 로건은 아돌프의 옆, 라울의 책상 앞에 섰다. 대장은 보기 드물게 담배를 물거나 꺼내지도 않았다. 책상 위의 재떨이도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그가 양쪽 모두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이쪽은 수사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돌프 법의관이네. 여기는 3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로건 팀장이오. 서로 면식 정도는 있겠지?"

 

 라울의 소개에 둘은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형식적인 인사를 나눴다. 아돌프는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약간 굳은 기색이었다. 여유롭고 침착하던 이전 모습과는 달리 신경이 날카로워 보였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할까요?"

 

 아돌프가 들고 있던 차트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그러시오."

 

 "간략한 신상 정보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수자의 이름은 대런. 나이는 27세. 법적으로 아버지는 없고, 어머니는 10년 전에 사망. 다른 혈연관계 없음. 출신지는 경계구역이고 현 실거주지는 G구역 10-3번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로건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인은 총상으로 인한 뇌출혈.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크게 신경 쓸 만한 정보는 아닙니다. 하지만 계속 알아보면서 몇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첫 번째는 이 대런이란 남자가 이미 약 일 주일 전 쯤에 G 지구대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자라는 겁니다."

 

 "실종자란 말이오?"

 

 책상 위에 양 손을 올린 채 듣고 있던 라울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신고자는 누구요?"

 "그것까지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직접 G지구대로 가서 확인하는 게 더 확실할 것 같군요."

 

 로건은 안주머니에서 손바닥만 한 수첩을 꺼내 아돌프가 읊었던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나갔다. 젊은 법의관은 잠시 기다렸다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 두 번째가 더 마음에 걸리는 군요. 미수자의 몸에서 데이드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라울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기어코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고는 손가락 사이로 굴리기 시작했다.

 

 "그 신종 마약 말이오?"

 

 "그렇습니다. 이 남자는 꽤 오랜 기간 동안 다량의 데이드림을 투약한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즉, 이미 13번 도시에 이 마약이 들어왔고 유통되고 있으며 어딘가에 그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아돌프의 목소리는 마치 나무라는 듯이 차가웠다. 로건은 입 안으로 신음을 흘리며 관자놀이를 펜 끝으로 꾹꾹 눌렀다.

 

 마약에다 불법 총기까지 한꺼번에 소유한 남자라니. 신경 써야 할 일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은 그다지 유쾌한 소식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제야 실마리가 잡힌 셈이군."

 

 라울이 말했다.

 

 "그것보다 그 남자가 가지고 있던 총기에 대한 분석은 어떻게 되고 있소?"

 

 "그건 아직 분석 중에 있습니다. 늦어도 내일 오전 안으로는 결과가 나올 겁니다."

 

 "결과가 나오면 즉시 알려주시오. 또 다른 정보는?"

 

 "그나마 쓸 만한 정보는 아직까지는 이 정도가 다 입니다."

 

 "알겠소. 일부러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오. 이제 가보셔도 좋소."

 

 아돌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라울이 담배를 물려다가 멈칫하며 물었다.

 

 "할 말이 남으셨소?"

 "예, 데이드림의 수사에 관련된 얘기입니다."

 

 로건은 그 젊은 법의관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보안대장에게 도전적인 눈빛을 보내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왜 아돌프가 직접 보안대장실로 내려왔는지 짐작이 갔다.

 

 "벌써 데이드림에 대한 공문이 내려온 지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보안대는 이번에 이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조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지요. 예방책을 강구하는 모습도 없었고요. 이해합니다. VIP 경호 임무 때문에 여러모로 바쁘셨겠죠. 하지만 그 일도 끝났으니 이제 마약 수사에 좀 더 집중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라울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알겠소. 무얼 우려하는지도 알겠고. 물론 우리는 그 마약에 대한 조사도 동시에 진행할 거요. 이번 미수자 사건으로 그 두 개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거라 짐작되니까. 하지만 제일 우선순위는 총기에 관련된 쪽으로 기울 거라는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군."

 

 "이건 아주 심각한 사항입니다. 데이드림이라는 마약은 전염병과 같습니다. 뒤늦게 손쓰기엔 너무 늦은 시기가 될 수 있단 말입니다. 좀 더 마약수사에 전력을 기울이는게……."

 

 "총기는 더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위험이오, 법의관."

 

 라울이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당신은 보안대의 우선 사항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는 걸 상기시키고 싶군."

 

 둘은 언성 하나 높이지 않고 침착한 어조로 언쟁을 벌였다. 오히려 그게 더 팽팽한 대립으로 느껴졌다. 이제껏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루시아마저 하던 일을 멈추고 긴장한 기색으로 쳐다볼 정도였다.

 

 법의관과 대장은 잠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아돌프는 목덜미가 살짝 벌게진 채 움츠러들지 않는 눈빛을 보냈고, 반면 라울은 이에 문 담배를 깐닥거리며 평소와 완벽히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결국 라울의 그 철벽같은 항상성에, 아돌프가 먼저 꼬리를 내렸다.

 

 "제가 너무 주제넘었군요.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괜찮소. 당신의 걱정은 이해하는 바요. 크게 신경 쓰지 마시오."

 

 라울이 대꾸했다. 아돌프는 허리를 잠깐 숙였다가 다시 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더 알아낸 사실이 있으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아돌프는 대장실에 모여 있던 모두에게 인사를 하더니 곧 문 밖으로 사라졌다. 라울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로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로건, 당장 미수자의 실거주지로 가서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게."

 "예,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하겠네."

 

 라울은 담배에 불을 붙였고, 로건은 대장실을 나와 3팀 휴게실로 향했다. 그 사이 팀원들은 이미 출근해서 환복과 무장을 마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월터가 신문을 건네면서 말했다. 로건은 받아들고는 힐끔 앞면을 살폈다. 사건에 관련된 내용이 대서특필로 1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한 쪽에는 아수라장이었던 현장의 사진이 흑백으로 인쇄되어 실려 있었다.

 

 자극적인 표현과 단어들이 머릿속에 쿡쿡 박히는 듯 했다. 바로 기자들이 원하던 효과였을 것이다. 앞으로 이 사건으로 일 주일은 족히 우려먹겠지. 시민들이 이 기사를 읽고 안심할리는 만무했다.

 

 "재미있군."

 

 정보국의 무능함 때문에 불법 총기가 마구 난무한다는 식의 기사까지 훑은 로건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며 신문을 테이블 위로 던졌다.

 

 그는 기사의 내용에 신경 쓰는 대신, 팀원들에게 어젯밤 대장실에서 오갔던 얘기를 짤막하게 전달했다. 예상대로 '군'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대원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총격전의 위험을 알렸을 때보다 더 긴장한 기색이었다.

 

 로건은 이어서 3팀을 2개의 조로 나눴다. 첫 번째 조는 그와 함께 G구역으로 출동할 것이었고, 두 번째 조는 평소와 같이 주변 순찰을 맡을 예정이었다.

 

 "팀장님."

 

 인원을 나누고 있는데, 로웬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

 

 "저도 G 구역으로 가고 싶습니다."

 

 로건은 잠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로웬도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그 시선을 받았다.

 

 "괜찮겠나?"

 "네."

 "그럼, 그렇게 하게."

 

 로건은 마지막으로 팀원들에게 평소보다 긴장하고 특이사항 있으면 곧바로 무전하라고 일렀다. 잠시 뒤, 다수의 보안차량이 샤프트의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A 구역을 막 빠져나갈 때 즈음, 차량 무전기가 울렸다. 조수석에 앉은 로웬이 무전을 받았다.

 

 "보안 3팀의 로웬입니다."

 

 무전기는 잠시 지직대더니 목소리를 토해냈다.

 

 "G지구대 1팀장 조엘입니다. 로건 팀장님 계십니까?"

 

 상대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중성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무전 상태가 깔끔하지 않아서 약간의 잡음이 섞였다.

 

 로웬이 무전기를 건넸고, 로건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채 반대편 손으로 무전을 받았다.

 

 "여기 보안 3팀 로건입니다."

 

 "G지구대 1팀장 조엘입니다. 보안대 부관님께 미리 연락받았습니다. 어제 테러 사건의 용의자가 G구역 10-3번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요."

 

 "예, G구역에 도착하면 지구대의 협력을 요청하려고 했었습니다."

 

 "안 그래도 이미 저희 팀이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주변도 통제하고 있고요. 근데, 정말로 10-3 번지가 맞습니까?"

 

 조엘이 미심쩍다는 듯이 물었다. 로건은 잠시 기다려달라고 한 다음, 송신기를 로웬에게 건넸다. 수첩에 적혀 있는 내용을 확인한 다음, 다시 송신기를 들었다.

 

 "맞습니다. 10-3번지.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 일단 직접 현장에 오셔서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은 모호하게 대꾸했다. 로건은 금방 가겠다고 대답한 뒤 무전을 끊었다.

 

 그는 무전기를 건네면서 로웬을 슬쩍 곁눈질했다. 그녀는 긴장된 표정으로 뻣뻣하게 무전기를 받았다. 아직도 충격과 죄책감이 있는 것 같았다.

 

 "조금 괜찮아졌나?"

 "… 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됐네."

 

 아마 그녀가 충격을 딛으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간에, 로웬은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려하고 있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바깥쪽 구역으로 나갈수록 스모그가 짙어졌다. 빛이 적어서 아직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사위는 겨울의 아침처럼 희끄무레했다. 경보기가 깜빡깜빡 노란불을 쏘아댔다.

 

 이윽고 G구역에 들어서자 경보기의 불빛이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로건은 10번가 쪽으로 차를 틀었다. 더 이상 안쪽으로 차량을 진입시킬 수 없었다. 도로가 좁은데다가 양옆에 폐차 직전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거리를 가로질러 출입 금지선이 처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건과 로웬은 차에서 내려서 그 안쪽으로 들어갔다. 다른 팀원들도 차를 세우고 그들의 뒤를 따라왔다.

 

 금지선 앞을 지키고 있던 지구대원들은 그들이 권총을 차고 있는 것을 보더니 별도의 신분 검사도 없이 들여보내 주었다.

 

 로건은 몇 발자국 걷다가 멈춰 섰다. 그리고 10-3번지로 추정되는 곳에 있는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새까맣게 전소된 아파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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