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버킷메시아
작가 : 비맞은산타
작품등록일 : 2019.10.6

물이 찰랑이는 양동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청년은, 팔이 빠질 것 같은 아픔에 끙끙대며 자신을 천계로 끌고 온 눈매 사나운 여신에게 질문했다.

-누님. 이 물양동이는 뭐죠?

-그거 지구.

-네?

-그거 떨어트리는 순간 70억이 죽거든? 그 꼴 보기 싫음 버텨라?


10년.

20년.

100년.

어느새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은 양동이를 고쳐들며 이를 부득 갈았다.


-망할 년들. 이쁜 것들은 얼굴값을 한다더니...

 
누님, 강림(1)
작성일 : 19-10-30 16:56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477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난 모든 근심걱정을 던져버리고 유카의 움직임에 따라 상하좌우 역회전 정회전하는 가슴을 그저 하염없이 즐겼다.

 

 몰캉몰캉

 

 아...

 

 부들부들

 

 아아...

 

 폭신폭신

 

 아아아...

 

 불끈불끈

 

 아아...?

 

 잠깐. 방금 효과음이 다르지 않아?

 

 난 수상하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그 효과음의 진원지를 찾았다. 그리고...

 

 근 70년 들어 가장 놀라운 것을 목도하고 말았다.

 

 탁탁탁!

 

 "우붑! 우, 우가(유, 유카)..."

 

 난 쓸 수 없는 손대신 발바닥으로 유카 다리를 탭하며 그녀를 불렀다.

 

 "응? 왜요?"

 

 "구부! 구부!(큰일! 큰일!) 우붓!(스톱!)"

 

 유카가 가슴속에서 웅얼대는 말을 용케 알아듣고 움직임을 멈췄다.

 

 "무슨 일이에요?"

 

 난 가슴에서 머리를 뽑으며 환희와 찬탄을 담아 외쳤다.

 

 "아래쪽에! 내 친구가! 드디어 내 소꿉친구가!!"

 

 내 말을 들은 유카가 시선을 아래쪽으로 시선을 살짝 던졌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오?! 친구 분이 부활을? 축하해요."

 

 "으흐흑. 그래. 난 발기부전도 고자가 아니었던 거야. 이 70년간 얼마나 불안했었는지...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냐하핫. 그러게 제가 말했잖아요. 그냥 억제되고 있을 뿐이라고."

 

 "물론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는 거랑은 다르지. 후아... 무지무지하게 기뻐."

 

 유카가 그녀와 나의 높이차를 이용해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 준다. 평소라면 무척 부끄러울 장면이지만 이번만큼은 기쁜 맘으로 그녀의 축하를 받아들인다.

 

 "생각해 보면, 처음 우주에 올라오고 나서부터 내 상태가 굉장히 이상하긴 했었어. 평소완 달리 뭐랄까. 욕망이, 구체적으론 리비도가 용솟음친달까, 무럭무럭하달까. 왠지 뭔가를 막 먹고 싶다는 기분도 들고."

 

 "아..."

 

 유카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마 그거, 저 때문일 거에요."

 

 "응?"

 

 "여긴 우주잖아요. 저 하얀 세계의 바깥. 즉, 언니가 저 세계에다 지정해 둔 룰의 바깥이란 말이죠. 육체보정은 해 뒀지만 정신보정을 비롯해서 나머진 ‘그냥 풀어 두는’ 바람에 욕망억제도 같이 풀린 걸 거에요. 미처 생각을 못 했네요. 데헷~."

 

 흠. ' 데헷'에서 뭔가 모를 악의(?)가 막 느껴지는데.

 

 "으음... 그렇다는 건, 내려가면 난 다시 불능이 된다는 건가. 내 리비도가 드디어 악랄한 금제를 이겨내고 우뚝 선 줄 알았더니... 아니, 아니지. 일단 내가 멀쩡하단 걸 알았으니 그걸로 됐어. 내려가서 세워봐야(?) 쓸데도 없으니 얌전히 해탈상태로 있는 게 더 낫지. 암."

 

 "왜 쓸데가 없어요? 숲에 가면 여리여리하게 굴곡진 아름다운 나무들이..."

 

 "닥쳐."

 

 ------------------

 "자! 이번엔 진짜 출발!!!"

 

 난 다시 얼굴을 가슴에 힘차게 파묻으며 외쳤다.

 

 "......"

 

 "우부우바?(출발 안 해?)

 

 어째선지 유카는 대답 없이 날 뒤로 밀어냈다. 강제적으로 가슴 밖으로 밀려나온 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어어? 왜? 안 갈 거야?"

 

 유카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제가 먼저 시작한 거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이면 아무리 저라도 좀 깨는데요."

 

 "에엑!"

 

 "히힛. 그러니 이번엔 '안전장치'는 없는 걸로 하죠."

 

 난 절규했다!

 

 "왜! 어째서! 이 순간만이 이 가슴을! '진정한 의미'로 즐길 수 있는 처음이자 마자막 찬스인데!"

 

 난 내 머리를 잡고 있는 유카의 손에 대항해 있는 힘껏, 그야말로 젖 먹던 힘을 다해 머리를 들이 밀었다. 하지만 유카의 손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아, 아아... 눈앞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있는데! 들어갈 수가 없어! 이토록 인간의 무력함을, 신의 불합리함을 절절히 느껴 본 적이 또 있던가!"

 

 "그런 거창한 걸 이런데 갖다 붙이셔도... 저기, 지금 텐션이 좀 이상한 건 알죠? 성욕억제 해방을 인식한 게 트리거가 되는 바람에 억제의 반동이 온 것 같은데... 쉽게 말해 살짝 명정상태에요."

 

 난 발끈해서 달려들었다.

 

 "명정? 반동? 몰라 그런 거! 내 가슴 내놔!"

 

 "음. 이걸 보세요."

 

 유카가 손가락을 들어 아래를 가리킨다. 그 손가락 방향을 따라가자 거기엔 불끈 서서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하는 내 친구가...

 

 "그, 그게 왜!"

 

 그녀의 입가에 야릇한 웃음이 걸렸다.

 

 "좀 전처럼 붙어있으면 그걸 계속 제 다리에 부비적거리는 상태가 될 텐데, 그건 저같이 조신한 아가씨에겐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닐까요. 당신은 그래도 괜찮나요?"

 

 "조신은 개뿔! 가슴에 얼굴 끼우는 건 괜찮고 그거 좀 닿는 건 안 되냐! 이 치녀! 기준이 뭐야!!!"

 

 "그거야 제 맘이죠?"

 

 "솔직히 말해봐! 의도가 뭐야!"

 

 "으음. 갖고 노는 게 재밌으니까? 냐하하하핫!"

 

 "악마! 너도 역시 누님과 같은 과였어! 이익!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몸이 움직이질 않잖아! 가슴이 저기 있는데!!"

 

 "언니와 같은 과라니. 무슨 누명을요. 자~ 다시 갑니다~."

 

 유카가 다사 이동을 시작한다. 난 무슨 슈팅게임의 옵션유닛마냥 유카와 3미터 거리에서 딱딱하게 굳은 채 끌려가기 시작했다.

 

 "유카! 네가 내게 이럴 순 없어!!"

 

 서서히 중력이 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이내 귓가를 스치는 격렬한 바람.

 

 지금 내가 정상이 아니란 건 건 나도 안다. 유카 말한 반동이니 뭐니의 영향이겠지. 하지만 상관없다! 왜? 다소 과장은 되었을지언정 이것 역시 내 솔직한 마음이니까!

 

 "아아아아!!!"

 

 다가오는 반구형의 하얀 대지. 거대 꼬부기들은 이미 시야의 바깥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유카의 약속대로 머리 위 물양동이의 무게도 사라졌다. 잠깐이라곤 하나 백수십년만의 자유. 하지만 이미 내게 기쁨은 없다. 있는 것은 눈앞에 있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한 그림자가 되겠지. 하지만, 친구야. 조금만 기다려 주렴. 언젠가 반드시...

 

 난 희미해 져 가는 마자막 열정을 그러모아 안타까운 외침을 내질렀다.

 

 

 "가스으으으으음!!!"

 

 ------------------

 그리고.

 

 -000Y:000D:00:00:00

 

 타이머가 멈췄다.

 

 -쿠지직.

 

 공간이 찢어지는 소리.

 

 또각. 또각.

 

 그 뒤를 잇는 하이힐의 굽 소리.

 

 “흐음. 100년인가.”

 

 드디어 하얀 공간을 찢어내며 호환보다도, 마마보다도 무서운 그 누님이 모습을 드러내신다.

 

 “...누님.”

 

 하앍... 정말 그녀는 언제 봐도 대단하다. 저 반짝이는 백금발, 저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미모... 그래. 저 찬란함이야말로 내가 두려워하면서도 그토록 그리워하고 동경하던 것.

 

 후아... 머릿속에서 항상 만나곤 있지만 역시 직접 보는 것과는 차이가 크구나.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이 고동은 기대감인가, 두려움인가.

 

 그녀가 나를 흘낏 보더니 차갑게 웃었다.

 

 "오랜만이다. 우리 할 말이 좀 많지? 좀만 기다려 봐."

 

 "오, 오랜만입니다. 근데 그 할 말이란 게...? 허억!!!?"

 

 반갑게 인사라도 하려고 다가가던 난 움찔 놀라 오히려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그녀가 안 그래도 사나운 눈매를 한층 더 날카롭게 세운 채 유카의 목덜미를 괭이 새끼 물듯 움켜쥐고 찢어진 공간 틈새에서 끄집어 낸 탓이다. 으아... 유카. 대체 뭘 당한 거냐. 불에 한번 굽기라도 했는지 시커멓게 그을린 채 바둥거리는 저 안쓰러운 모습이라니, 무려 지천사씩이나 되는 존재인데 저건 완전히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가 아닌가. BGM으로 도나도나라도 불러줄까...

 

 "저... 누님?"

 

 대답대신 피부를 에일 것 같은 싸늘한 공기가 흐른다.

 

 쾅!

 

 "끄엑!"

 

 괭이 멱따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처박히는 유카.

 

 난 다시 두어 걸음을 더 물러서며 유카를 내동댕이친 그녀의 행동거지며 눈치를 슬슬 살폈다.

 

 음? 그나저나 웬 일인지 이번엔 언제나의 OL 정장차림이 아니네?

 

 그녀는 어딘가 군복을 연상케 하는, 타이트한 검은색의 제복차림을 하고 있었다. 다만 신발은 여전히 밟히면 발등이 뚫릴 것 같은 킬 힐. 그리고 저 가슴은 여전하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유카보다 한 사이즈 더 큰, 저 박력 있는 사이즈라니.

 

 “슈릅... 후아...”

 

 난 한껏 풀어헤친 상의 사이로 드러나는 가슴계곡에 저도 모르게 탄성을 발했다.

 

 근데 내가 전부터 가슴운운을 자주 한다 해서 날 가슴에 환장한 가슴성인으로 오해하진 마라. 심마니가 삼을 보면 심 봤다고 외치듯, 아르키메데스가 넘치는 목욕물을 보면 유레카라 외치듯, 남자가 멋진 가슴을 보면 가슴!!!이라고 외치는 건 당연한 거다. 심지어 그게 무려 초우주급(?)의 가슴임에야. 아니라고? 우리 솔직해지자. 아니라고 부정한 사람은 그저 입 밖으로 그걸 뱉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지?

 

 어깨엔 처음 보는 황금색의 타원형 문양이 다섯 개. 저게 별이면 원수계급이 되겠지만... 무려 누님신이니 그보다 더 대단한 뭔가를 상징할 것 같은데. 잠깐, 별보다 대단하면서 작은 구를 둘러싼 타원모양이라면... 설마 저거 은하인가? 흠. 은하가 다섯 개라. 은하 하나에 항성이 수천억 개에서 수조 개 있다고 하니 적어도 원수보다 한 1조배쯤 위대한 계급인가 보다. 저거 정말 실제로 사용되는 계급인가? 아니면 그냥 개그용?

 

 그리고 그 뒤에서 후닥닥 일어나 기합이 빡 든 채로 열중쉬어를 취하고 있는 유카는 드디어 복장이 바뀌었다. 팔, 다리 목 가릴 것 없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장신구와 몸에 두른 하얀색의 토가(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복장을 상상하면 된다). 근데 요즘 천계가 많이 궁한지 천의 면적이 압도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심지어 얇기까지 하다. 야! 다 비쳐. 비친다고! 세상에. 밑에는 또 밑이 있다더니... 설마 그 비키니아머보다 더 부실한 물건이 있을 줄이야. 그녀의 친구로서... 저 부실한 복장을 보고 있자니... 정말 마음이 아...

 

 아... 프긴 개뿔! 얼씨구! 지화자! 좋구나!

 

 그때 누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이어지던 내 상념을 깨트렸다. 어딘가 깊은 빡침이 느껴지는 외침이었다.

 

 "유카리스티아!!!"

 

 "Yes! ma'am!"

 

 유카의 입에서 기합이 잔뜩 들어간 대답이 튀어나왔다. 평소의 유들유들하기 짝이 없는 그녀라곤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나는 이제 마지막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2019 / 10 / 30 238 0 5969   
31 내게 한 걸음의 용기를(2) 2019 / 10 / 30 263 0 4883   
30 내게 한 걸음의 용기를(1) 2019 / 10 / 30 254 0 5337   
29 Present for you. 2019 / 10 / 30 231 0 5257   
28 대마법사를 만드는 방법 2019 / 10 / 30 238 0 5038   
27 누님, 강림(3) 2019 / 10 / 30 236 0 5224   
26 누님, 강림(2) 2019 / 10 / 30 238 0 4846   
25 누님, 강림(1) 2019 / 10 / 30 256 0 4778   
24 나는 이러고 놀았다(3) 2019 / 10 / 30 237 0 5145   
23 나는 이러고 놀았다(2) 2019 / 10 / 30 228 0 4829   
22 나는 이러고 놀았다(1) 2019 / 10 / 30 234 0 4908   
21 여기는 우주(6) 2019 / 10 / 30 235 0 5420   
20 여기는 우주(5) 2019 / 10 / 30 255 0 4233   
19 여기는 우주(4) 2019 / 10 / 30 230 0 4940   
18 여기는 우주(3) 2019 / 10 / 30 219 0 4684   
17 여기는 우주(2) 2019 / 10 / 30 226 0 5621   
16 여기는 우주(1) 2019 / 10 / 30 251 0 4353   
15 누님은 의외로 대단하다(2) 2019 / 10 / 30 264 0 4465   
14 누님은 의외로 대단하다(1) 2019 / 10 / 30 227 0 4522   
13 만남. 이별. 만남. 2019 / 10 / 30 226 0 4304   
12 비키니 아머의 그녀(4) 2019 / 10 / 30 248 0 4553   
11 비키니 아머의 그녀(3) 2019 / 10 / 13 243 0 6366   
10 비키니 아머의 그녀(2) 2019 / 10 / 11 243 0 6700   
9 비키니 아머의 그녀(1) 2019 / 10 / 10 246 0 5079   
8 나는 여행을 떠난다(3) 2019 / 10 / 9 227 0 5820   
7 나는 여행을 떠난다(2) 2019 / 10 / 9 227 0 5158   
6 나는 여행을 떠난다(1) 2019 / 10 / 9 230 0 5214   
5 지구의 무게 2019 / 10 / 7 237 0 5669   
4 여긴 누구, 나는 어디(3) 2019 / 10 / 6 215 0 5132   
3 여긴 누구, 나는 어디(2) 2019 / 10 / 6 226 0 5687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