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은 살인일 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9.10.13

잠을 자고 일어난 임현, 그런데 거실에 자신의 동거인이자 친구인 석준이 죽어있었다. 자신에게 쏠릴 용의자를 지목하는 화살표를 진범에게 돌리기 위한 그의 추리.

 
17. 전원 집합!
작성일 : 19-10-30 16:45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472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신덕교회의 제 1번 예배당에 먼저 도착한 건 20B호에서 살고 있는 이지민과 서이호였다. 오지 않는다면 범인으로 생각하겠다는 형사의 권유 같은 협박을 곧이곧대로 믿진 않았지만 지각으로 인한 쓸데없는 오해는 피하고 싶은 마음에 집에서 조금 일찍 나오게 된 것이다.

  집에서 가져온 보리차를 넣어둔 보온병의 뚜껑을 열고 있는 지민에게 이호가 말을 걸었다.

  “교회에는 왜 모이라고 한 걸까?”

  “아마 형사가 말한 거니 사건에 관련된 이유겠지. 오지 않을 시에는 범인으로 몰겠다고 거창하게 말한 걸 보면 범인을 특정하겠다는 거 아닐까.”

  “그러려나. 그나저나 오늘 비 내린다고 했는데 우산은 가져왔어?”

  “장우산 하나 가져왔는데 상관없지?”

  “그거면 뭐 괜찮지.”

  무표정하게 뚜껑을 뒤집어 보리차를 따른 뒤 마시는 지민의 뒤로 20C호의 지희영이 조심스럽게 예배당 안으로 들어왔다. 비가 온다는 보도에 맞춰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했는지 조금 헝클어진 머리칼을 희영은 대충 정리했다.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 이호가 먼저 인사를 건네자 희영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웃음을 만드는 것으로 인사에 대답했다. 그녀는 걸음을 옮기려다 문득 무언가가 생각나 이호와 지민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혹시 두 분도 형사님이 찾아와서 오신 건가요?”

  “그렇죠.”

  지민의 대답에 고개를 다시 끄덕인 희영은 걸음을 옮겨 둘과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스마트폰을 꺼내 두드리는 희영이 듣거나 말거나 이호와 지민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우리 작곡은 어떻게 해?”

  “어떻게 하긴, 그냥 해야지.”

  “그게 아니라 언제까지 끝낼 거냐는 거지.”

  “못해도 내일 안에는 끝을 봐야…… 아, 맞다. 내일 우리 기념일이구나.”

  “맞아.”

  “그럼 오늘 안에 끝을 봐야겠네. ……이게 빨리 끝나길 빌어야지.”

  희영이 저 둘은 역시 사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의미 없이 포털사이트를 들락날락거리고 있자니 “실례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40A호의 이윤군이 들어섰다. 윤군은 현재 예배당에 있는 인원들을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3등이군요.”라고 작게 말한 뒤에 희영의 앞자리에 앉았다. 그가 앉자마자 또 한 명의 사람이 들어왔다. 40C호에 사는 박상영이었다. 윤군과는 자주 오고 가며 얼굴을 익혀뒀는지 윤군을 보자마자 그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아가씨도 형사님이?”

  “네. 어찌나 당황스러웠는지 몰라요. 아침에 출근하려는데 빌라 현관문에서 어깨를 딱 붙잡는 거 있죠? 학원에 가야한다고 했더니 직접 전화해서 허락을 맡아줄 테니 학원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지를 않나, 갑자기 이곳으로 오라고 하지 않나…….”

  그로부터 5분 정도 지나며 여러 이야기꽃이 만개하고 있는 중에 돌연 아기 울음소리가 교회 입구에서부터 시원스럽게 울려 퍼졌다. 예배당에 있는 이들은 지금 들어오려는 이가 누구인지 확신했다. 빌라에서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는 단 한 명뿐이기 때문이다.

  30A호에 살고 있는 이서아와 아이를 품에 안은 김구지, 그리고 10B호의 이아진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섰다.

  “어라, 왜 셋이 같이 들어와요?”

  희영이 묻자 아진이 대답했다.

  “오는 길에 만났거든요. 어차피 목적지도 같으니 얘기 좀 하면서 왔어요.”

  이번엔 그녀의 앞에 있는 윤군이 질문했고 이번에도 아진은 시원하게 대답했다.

  “학생도 어린 남자애를 돌보지 않았는가?”

  “네. 그런데 형사님이 와서…… 우진이는 잠시 실내놀이터에 맡겼어요. 경찰관 한 분이 같이 있어주기로 하시기도 했고요. 아, 설마 여러분 모두?”

  “맞아요. 그 형사님이 와서 꼭 여기로 와달라고 했거든요. 안 오면 범인으로 취급한다나 뭐라나…….”

  슬슬 지민과 이호를 제외한 다른 이들도 현재 상황에 대해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형사의 등장, 범인으로 취급하겠다는 공통된 으름장, 모두를 한 곳에 모으는 행위.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결론을 친절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우선 앉자는 서아의 말에 구지와 아진은 이호와 지민의 앞에 자리를 잡았다.

  각자 자리에 앉아 각자만의 행동을 하며 공통된 생각을 머릿속에서 되뇌고 있을 때, 현재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예배당을 울렸다. 누군가는 눈동자를 굴려서, 누군가는 고개를 돌려서, 누군가는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시킨 채 귀로만 그를 확인했다.

  “많이 모여 있으시군요.”

  이곳에 모이라고 모두에게 공지한 형사, 김우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의 뒤에서 잘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현재 상황에 대해 불평을 내뱉는 10A호의 김규식과 전화로 연신 사과를 하는 40B호의 김현혁이 걸어 나왔다.

  규식은 본인의 고집 때문에, 현혁은 대학교 조별과제 때문에 형사의 으름장에도 굳건하게 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우현이 태도를 바꿔 더욱 과격하게 말하자 결국 둘은 꼬리를 내리고야 말았다. 필요한 행동이었다곤 하나 그래도 자그마한 죄책감은 어쩔 수 없었기에 우현은 현혁과 규식을 자신이 타고 온 차 뒷좌석에 우겨넣고 이곳으로 온 것이다.

  “쓸데없는 일이기만 해봐.”

  그렇게 한마디 하고 멀찌감치 혼자 앉는 규식을 보며 우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현혁은 우현을 바라보며 “정말 제 조별과제에 문제없겠죠?”라고 물었고 우현이 “제가 학생 친구들에게 잘 말해둘 테니 안심하시죠.”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들어도 찜찜한지 현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곤 규식의 옆으로 가 앉았다. 동병상련 같은 심리가 작용한 것인가 하며 우현이 둘을 바라보고 있는데 뒤편에 있는 계단에서 한 인물이 올라왔다.

  “제가 제일 늦었네요.”

  5층에 거주하고 있는 빌라의 주인인 이정우가 멋쩍게 웃으며 교회 내부의 계단을 올라 등장했다. 그의 등장 경로를 보곤 우현이 정우의 말을 정정하는 동시에 질문했다.

  “아닙니다. 아직 한 팀이라고 할까요, 아직 한 집이 오지 않아서…… 그런데 왜 거기서 나오시나요?”

  “제가 여기 교회에 다니거든요. 2번 예배당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오늘 행해질 예배들은 전부 거기에서 드리게 되었다고 권사님이 말씀하셨거든요.”

  “그러셨습니까? 처음에 댁에 들어갔을 때부터 교회에 다니시겠거니 했는데 여기일 줄은 몰랐네요.”

  “그 때 같이 있던 임현 군이 달력에 대해 물어보기에 아실 거라 생각했는데요.”

  “별 말을 들은 적이 없어서요.”

  그들의 대화를 비집고 재잘거리는 두 개의 목소리가 나타났다. 그 목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리자 30C호의 김제영과 지시윤이 우현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인사를 건네며 건물에 들어서고 있었다. 우현이 제영의 인사에 반응을 하자 제영은 장난기가 어린 목소리로 우현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가 제일 늦었나보네?”

  “알긴 아나보군.”

  “순서로만 보면 그렇지만 시간에 맞춘 건 우리니까 크게 보면 늦진 않았어.”

  우현의 살짝 비꼬는 대답에 제영은 코웃음을 치며 간단하게 반박하곤 시윤의 손을 잡고 이호와 지민의 옆에 앉았다. 정우는 그들을 천천히 바라보더니 이내 걸음을 옮겨 윤군의 앞에 앉았다.

  이렇게 해서 사건에 관련된 빌라의 구성원들이 임현이 지정한 장소에 모였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 모이라고 했던 임현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우현의 일단 기다리자는 말을 따라 묵묵히 앞으로 진행될 무언가를 각자 기대하고 걱정하길 몇 분, 서서히 기다림에 지쳐갈 무렵에 돌연 예배당 구석에 있는 문이 벌컥 열렸다. 모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문으로 쏠렸고 4초가 지나자 문 안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모두가 기다리던 임현이었다.

  임현은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완벽히 무시하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예배당에 모인 이들이 한눈에 보이는 그곳에서 임현은 예정된 순서대로 오른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켜 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가 전화를 받자 즉시 스피커 모드로 전환하고 동시에 방송실을 향해 왼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사전에 자신과 임현이 맞춘 행동을 본 장석은 계획대로 무대 천장에 말아둔 대형 스크린을 내리고 임현이 준비해온 파워포인트를 스크린 위에 띄웠다.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보이는 행동을 넋 놓고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주인공은 미리 준비한 소형 마이크를 꺼내고 입을 열었다.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이곳에 여러분을 모신 이유는 간단합니다. 몇 분은 아시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말을 일부러 늘이면서 끊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좌우지간 임현에게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긴장으로부터 비롯된 행동이었다.

  돌연 이호가 손을 들어 임현이 하려 한 뒷말을 얘기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인가요?”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온 지원군에게 감사를 표하며 임현이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그 말 그대로에요. 저는 오늘 여기서 범인을 잡아낼 겁니다. 제 뒤에 있는 파워포인트를 통해 추가적으로 설명도 해드릴 생각이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임현이 손가락을 튕기자 파워포인트가 넘어갔다.

  파워포인트에 적혀진 문장을 다시 읽으며 임현이 선언했다.

  “이 자리에 범인이 있어요. ……진부한 대사라 죄송하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 많이도 우려먹은 진부한 대사라곤 하나 그걸 가상의 공간에서 듣는 것과 실제 상황 속에서 듣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 자리에 범인이 존재한다는 단순하고 익숙한 한마디가 모두를 긴장시켰다. 그 긴장 속에서 홀로 태연한 임현이 입을 열려는 찰나, 예배당 안으로 특별한 손님이 들어왔다.

  하주영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상사에게만 인사를 건넨 뒤 곧장 임현에게 달려갔고 임현은 그녀를 보자마자 마이크의 전원을 잠시 껐다. 주영은 임현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나왔습니다.”

  흡족한 표정을 지은 뒤 수고했다 말하는 임현에게 주영은 고개를 숙이곤 곧장 자신의 상사 옆으로 가 관객을 자처했다.

  다시 마이크 전원을 켠 주인공이 말을 꺼냈다.

  “그럼 사건의 해결을 시작하겠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2. 후일담 (완결) 2019 / 11 / 9 275 0 1846   
21 21. 변명과 반박 2019 / 11 / 7 283 0 4446   
20 20. 해결편 3 2019 / 11 / 5 292 0 5250   
19 19. 해결편 2 2019 / 11 / 3 293 0 5202   
18 18. 해결편 1 2019 / 11 / 1 278 0 6556   
17 17. 전원 집합! 2019 / 10 / 30 289 0 4728   
16 16. 사전 작업 2019 / 10 / 29 305 0 4451   
15 15. 외부 조사 2 2019 / 10 / 28 280 0 5978   
14 14. 외부 조사 2019 / 10 / 27 291 0 3910   
13 13. 알리바이 조사, 5층 2019 / 10 / 26 288 0 4023   
12 12. 알리바이 조사, 1층 2019 / 10 / 25 295 0 3417   
11 11. 현장 재차 방문 2019 / 10 / 24 305 0 5994   
10 10. 저녁 식사, 정보 교환 2019 / 10 / 23 295 0 7792   
9 9. 알리바이 조사, 4층 2019 / 10 / 22 300 0 4726   
8 8. 알리바이 조사, 3층 2019 / 10 / 21 298 0 4234   
7 7. 알리바이 조사, 2층 2019 / 10 / 20 298 0 5472   
6 6. 석준의 비밀 2019 / 10 / 19 288 0 4759   
5 5. 간략한 인물 정보 2019 / 10 / 18 286 0 3946   
4 4. 우현의 이야기 2019 / 10 / 17 291 0 4686   
3 3. 수사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2019 / 10 / 16 303 0 3886   
2 2. 제가 아니라니까요. 2019 / 10 / 15 333 0 6581   
1 1. 프롤로그 2019 / 10 / 13 487 0 116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nonsense love
쑤우
고양이 전쟁
쑤우
어서와, 우리의
쑤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