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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친은 왕자님
작가 : 핑키pinky
작품등록일 : 2019.10.9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관해 원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면 족했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그 나라의 친구이길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에 간직했던 소망을 이루려는 찰나...... 여린 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왕실 로맨스입니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여행, 시작되다.
작성일 : 19-10-30 16:30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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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네덜란드 손님들을 위한 한국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명소에 도착하기도 전이었지만 리나는 이동하는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거리의 풍경과 교통수단, 사람들의 모습들이 이국적으로 다가온 탓이었다.

 수연이 그 마음을 이해한 듯 싱긋 웃자 크리스 역시 제 누이를 보고 미소 지었다.

 

 사실 그 또한 리나와 같은 심정이었다.

 한국은 처음이었기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신기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동안 동양권의 방문은 공식적인 일정으로 부모님과 동행한 일본이 유일했다.

 아시아는 서양인들에게 신비로운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유일한 방문국인 일본은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 한국은 굉장히 특별한 느낌이었다.

 공기의 느낌마저도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전체적인 풍경에서 어딘가 모르게 활력이 느껴지는 것도 일본과 달랐다.

 모든 것이 낯설어야 정상이었지만 생경한 느낌마저도 마치 오랫동안 마주한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 이유를 유추하려는 크리스의 두 눈에 포근한 빛이 담겼다.

 리나와 대화하는 수연의 얼굴에서 온화한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와우! 수연! 여긴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천국에 온 듯 편안하고 고요해.”

 

 창덕궁, 비밀의 화원에 도착한 리나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미 궁궐의 대문에서부터 시작된 감탄이 비로소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수연은 매우 흐뭇한 얼굴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을 소중한 사람과 공유하는 건 큰 기쁨이기 마련이었다.

 

 “한국의 궁전에 이런 곳이 숨어 있었다니! 건물도 너무 아름다워. 그렇지, 크리스?”

 

 리나가 제 오빠에게 동의를 구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정말 아름다워. 음.....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명화를 보는 느낌이야.”

 “오, 맞아. 히잇. 어멋, 수연, 저기도 집이야?”

 

 리나가 자그마한 기와집을 가리키자 수연이 웃는 낯으로 입을 열었다.

 

 “아, 저긴 부용정이라고 하는데 아마 잠시 쉬면서 머리를 식히는 곳이 아니었을까 해.”

 “그렇구나. 그럼 저기 건너편은 어떤 건물이야? 계단 위로 문이 세 개다.”

 “응, 저곳은 규장각이라고 하는데 조선시대의 왕실 도서관이었대. 저 문들은 독특하지? 가운데는 임금님이 다니시던 문이고 양옆은 신하들이 다녔던 문이래.”

 “어멋! 너무 신기해. 가까이에서 봐도 될까?”

 “그럼.”

 

 호기심을 참지 못한 리나의 걸음이 앞서나가자 수연이 웃으며 뒤따랐다.

 크리스는 규장각을 감상하며 수연의 설명을 떠올려보았다.

 건축물에 숨겨진 의미는 언제나 흥미를 유발했지만 단순해 보이는 문에까지 뜻이 담겼다는 건 매우 특별했다.

 감상에 잠긴 이의 귓가로 곧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수연과 리나의 모습이 흐뭇함을 이끌어내는 찰나, 크리스가 카메라를 들었다.

 

 하루 종일 서울의 명소를 둘러본 이들이 호텔 앞에 도착했다.

 작별 인사를 전하고 집으로 가려던 수연을 리나가 붙잡았다.

 

 “수연, 우리 같이 저녁 먹자.”

 “저, 저녁?”

 “응. 오늘 고마워서 나랑 크리스랑 너 맛있는 거 사주고 싶어.”

 

 수연이 당황스런 얼굴로 리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리나야, 오늘 점심도 네가 샀는걸? 내가 대접하려고 했는데....”

 “히잇. 알아. 이미 말했지만 마음 쓰지 마. 난 너랑 더 있고 싶단 말이야. 음....그리고...우리가 네 시간을 방해했잖아. 너에게 주고 싶어서 그래. 음....보답이라고 하지? 여기 한국 레스토랑 있니? 나 한국 음식 먹고 싶어. 안내 좀 해줘. 응?”

 

 수연이 난처한 표정으로 피식 웃자 크리스가 가까이 다가왔다.

 

 “불편하지 않다면....음.....함께 식사하는 거, 어떨까요?”

 “아, 그, 그게......”

 “수연, Please.......”

 

 호텔 지하에 한식당이 있었다.

 수연은 리나의 애교에 피식 웃으며 걸음을 옮겼지만 내심 놀라는 중이었다.

 고급 호텔은 근처에도 와본 적이 없었고 올 일이란 전무한 삶이었다.

 먼지 한 톨 없는 대리석 바닥에 세련된 장식품들....

 고급스런 공간은 부담이 아닐 수 없었고 머무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수연, 음식 골라줘. 음....난 한국에 온 순간 다이어트 포기했으니까 많이 먹을 수 있어.”

 

 메뉴판의 등장과 동시에 리나가 어깨를 으쓱거리자 수연과 크리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크리스도 그렇지?”

 “응. 나도 한국 음식에 반해서....음.....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수연, 부탁해요.”

 “아, 그럼......”

 

 수연은 미소 띤 얼굴로 메뉴판을 펼치더니 두 사람의 취향을 반영해 주문하기 시작했다.

 불고기 정식이 세팅되고 테이블 위에서 고기가 보글보글 끓자 오누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 익은 고기를 한 점 맛본 이들로부터 마침내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점심에 먹은 것도 굉장했는데....이것도 대단해. 이름이 뭐라고 했지?”

 “불고기.”

 “아, 그래. 적어둬야지.”

 

 리나가 메모하는 사이,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연 덕분에....음....미식가가 된 것 같아요. 정말 맛있어요. 리나, 그 메모, 나중에 보여줘.”

 “히잇. 알았어.”

 

 식사가 즐겁게 이어지는 사이, 수행원 하나가 다가와 예를 갖추었다.

 그로부터 알아들을 수 없는 네덜란드어가 흘러나오자마자 리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멋, 부모님께 전화하는 걸 깜빡했어. 크리스, 우리 수연 부탁해.”

 “Okay.”

 

 리나가 사라진 후, 떠들썩했던 분위기가 차분히 가라앉았다.

 수연이 어쩔 줄 몰라 하자 크리스가 미소 지었다.

 

 “음....궁궐을 좋아하나요?”

 

 수연이 동그래진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그, 그걸 어떻게....”

 “역시 그렇군요. 음...뭐라고 할까...궁궐 안에서의 당신 눈빛이 좀 달랐거든요.”

 

 수연은 제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그녀가 급히 시선을 떨구자 크리스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아, 불편하셨다면...죄송합니다. 나쁜 뜻이 아니라....음....조국의 역사에 대한....사랑과 긍지가 느껴졌을 뿐이니까요. 그리고 자랑스러워하는 게 당연해요. 음..... 저는 오늘 처음 본 한국의 궁궐에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부끄러움에 갈 곳 잃었던 시선이 뜻밖의 고백에 스르륵 올라와 상대에게 닿았다.

 

 “유럽의 궁전과 정원이 철저히 계산적으로 만들어졌다면....음....한국은 자연스럽고 편안해요. 첫 인상은....물론 인공적인 쪽이 정돈되어 보이지만.....음.....계속 보면 오히려 자연적인 쪽이 편하게 느껴지죠. 또 한 가지, 특별했던 건....음....왕의 길과 문이 따로 있는 거예요.”

 

 수연은 크리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정성껏 준비했던....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궁궐에 대해 진솔한 느낌을 듣게 되어 기쁜 건 당연했다.

 가장 놀라운 건, 마치 이곳 사람처럼 한국어를 구사하는 크리스 그 자체였다.

 

 흰 피부, 갈색 머리카락 그리고 푸른빛의 두 눈.....

 겉모습만으로 완벽히 외국인인 그는 이 순간, 한국인이라고 해도 인정받을 만했다.

 뜨거운 시선을 느낀 크리그가 싱긋 웃으며 수연을 응시했다.

 

 “음....내 얼굴에 뭐 묻었나요?”

 “어머, 그, 그게 아니라....”

 

 곧 호탕한 웃음이 쏟아졌다.

 

 “그럼, 다행이네요. 숙녀 앞에서 실수할 순 없으니까요.”

 “사실은....한국어를 너무 잘 하셔서 놀라는 중이었어요. 이미 공항에서부터 놀라긴 했지만.....특별히 배우게 되신 이유라도 있었나요?”

 “음......저도 한국 친구를 사귀어보고 싶어서요.”

 “네에?”

 

 수연이 동그래진 눈으로 웃자 크리스가 미소 지었다.

 

 

 자그마한 거울 앞에서 로션을 두드려 바른 수연이 곧 책상 위의 스탠드를 켰다.

 하루 종일 돌아다닌 몸은 이미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녀는 두 눈을 비비며 잠을 쫓았다.

 물론, 리나와 함께 즐겁게 지낸 것은 최고의 기쁨이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공부를 놓친 셈이었다.

 임용고시는 결코 쉽지 않았고 제 동기들만 해도 대다수가 사활을 걸고 있었다.

 높은 경쟁률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 수밖에 없었다.

 

 “휴우, 노는 것도 힘들구나. 조금이라도 더 보고 자야겠다.”

 

 수연은 두꺼운 책을 펼치고는 곧 연필을 들어 밑줄을 긋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무언가를 중얼중얼 외우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책으로 향했던 연필은 어쩐 일인지 가던 길을 멈추고 말았다.

 수연의 입가로 미소가 피어났다.

 동그래진 눈도 마치 그 미소와 보조를 맞추는 것만 같았다.

 

 <.....조국의 역사에 대한 사랑과 긍지가 느껴졌다고 할까요? 자랑스러워하시는 게 당연해요. 저는 처음 본 한국의 궁궐에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

 

 수연의 기억 속에서 크리스가 웃고 있었다.

 비교적 정확한 한국어와 더불어 궁궐에서의 느낀 점을 설명하는 모습은 차분하며 단정했다.

 

 “어쩌면 그렇게 한국어를 잘 하실까? 정말 신기해. 꼭 좋은 한국 친구를 만나시면 좋겠다.”

 

 저도 모르게 미소 짓던 수연이 다시금 책으로 시선을 가져갔다.

 

 

 침대에 누워있던 크리스의 입가로 미소가 스르륵 피어났다.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던 수연을 떠올리자마자 나타난 반응이었다.

 낯선 언어를 배우는 건 마치 다시 태어나는 기분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은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노력한 보람이 드디어 그를 찾아왔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했다.

 제법 기쁘게 웃던 그는 서서히 고요함 속으로 가라앉았다.

 차분해진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수연....모르죠? 사귀고 싶은 한국 친구가 바로 당신이라는 걸......’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대저택이 매우 화려했다.

 뾰족한 지붕은 마치 하늘을 뚫을 기세였고 건축의 규모도 작지 않아 모든 면에서 궁전을 추월할 정도였다.

 제법 많은 일꾼들이 안팎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사이, 많은 방들 중 하나에선 범상치 않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말이 방일 뿐, 크기와 인테리어는 궁전의 연회장을 방불케 했다.

 

 이레네는 푸른빛이 감도는 실크 드레스 차림이었다.

 가슴엔 볼륨감이 넘쳤고 허리는 잘록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민낯으로도 뽀얀 피부는 메이크업 탓에 마론 인형같이 반짝였고 단정히 올린 헤어 아래로는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귀걸이와 목걸이가 화려함을 뽐냈다.

 

 클래식의 선율 속, 그녀는 방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차분히 걸음을 옮기더니 다시 같은 방식으로 되돌아왔다.

 미소를 드러낼 듯 말 듯한 표정과 고귀함이 묻어나는 자태는 가히 압권이었다.

 걸음을 옮기던 그녀가 이번엔 커다란 테이블에 자리했다.

 곁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던 이들은 분주히 음식들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마치 대단한 연회라도 열리는 듯 식사 도구부터 식기까지 제대로 된 풀 세트였다.

 최고급 와인이 글라스에 담기자 잠시 호흡을 고르던 이레네는 잔을 들어 향을 음미했다.

 애피타이저부터 메인 요리 그리고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었지만 이상한 건 딱 한 명만을 위한 식탁이란 점이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마치 공주처럼 식사를 마친 이레네가 제 입가를 조심히 닦아내자 갑자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마치 객석에 화답하듯이 예법에 맞추어 인사했다.

 

 “오! 완벽하구나, 내 딸!”

 

 방의 한쪽에서 숨죽인 채 지켜보던 남자가 성큼 성큼 걸어와 이레네를 안았다.

 

 “마음에 드셨어요?”

 “오냐. 어디 마음에 들다 뿐이냐? 넌 영락없는 세자빈이다.”

 

 남자가 웃음을 참지 못하자 그를 뒤따르던 중년의 여자 역시 흐뭇하게 웃었다.

 이레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자빈’이라는 한 단어는 그녀의 존재 이유이자 삶의 유일한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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